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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칼럼] 구글의 '공동묘지', 실패 수용하는 애자일 문…
    애자일(agile)은 인기 많은 단어다. 애자일 방법론은 전통적인 정보기술(IT) 개발 방법론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탄생했다. 세상의 변화에 빠르게 적응하는 것은 IT만의 이슈가 아니므로 지금은 조직 구성 방식, 일하는 방식, 경영 방식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접목이 이루어지고 있다.애자일은 ‘기민한’ ‘민첩한’으로 해석되니 똑똑하고 빈틈없어 보이는 이미지가 떠오른다. 그러나 애자일의 숨은 뜻은 ‘일단 저지르고 보는’ ‘어설프기 짝이 없는’에 가깝다. 애자일 소프트웨어 개발 선언문의 골자는 잘 다듬어진 문서가 아닌 겨우 동작하는 시제품을 먼저 만들어 부족함을 드러내고 몇 번이든 수정하겠다는 것이다. 이 과정은 실패를 전제해야만 가능하다. 아마존의 창업자 제프 베이조스는 ‘발명과 방황, 2021’에서, 그간 아마존이 실패해온 것들의 규모가 수십억달러에 달하고 실패는 발명과 위험 감수에 필연적으로 따르는 결과라며 아마존을 가장 실패하기 좋은 곳으로 만들기 위해 노력한다고 했다. 구글도 만만치 않다. 2006년부터 ‘구글 공동묘지’라는 공간을 웹상에 만들어 단종된 제품·서비스들을 전시하고 있는데 166가지에 이른다. 실패가 있었기에 지금의 구글이 있고 구글의 미래가 가능하다는 강력한 메시지라고 할 수 있다. 글로벌 빅테크 사례가 우리 기업 현실과는 먼 얘기로 들릴지 모르겠다. 토스의 창업자 이승건 리더는 유튜브에 본인이 강의하는 영상을 올렸다. 오랜 기간 실패를 거듭한 이야기다. 초기 2년간 본인이 기발하다고 생각한 아이디어를 고집하고 시장 반응이 안 좋은 것은 디자인, 기능의 문제라고 생각해 디자인을 바꾸고 기능을 계속 추가했다. 결과는 처절한 실패였다.다시 사업 아이템부터 발굴해서 100여 개의 아이템을 모으고 빠르게 테스트해나갔다. 5년간 8개의 서비스에 실패했다. ‘간편송금’ 아이템은 공감해주는 사람이 없어서 혼자 페이스북에 광고를 올려보았다. 반응이 있어서 송금 서비스를 소개하는 홈페이지를 만들었는데, 문의가 많이 들어왔다. 이때부터 기능을 개발했다. 간편송금에서 출발한 토스는 지금 은행, 증권, 보험을 아우르는 슈퍼 앱이 됐다.   이렇게 드라마틱한 스토리를 누구나 탐낼 것이다. 더욱이 디지털 전환이 시대의 요구가 되면서 과감한 도전 없이는 도태된다는 분위기가 만들어졌다. 예를 들어, 2017년에 출범한 카카오뱅크가 은행 앱 중 월간 활성 이용자 수 1위를 달리고 있고, 2014년에 로켓배송을 시작한 쿠팡이 2022년 상반기 기준 온라인 유통 시장 점유율 1위다. 당연히 전통 기업들도 손을 놓고 있지 않다. 수년 전부터 디지털 전담 조직이 신설됐고 사내벤처, 사내독립기업(CIC) 사례들도 이어진다. 최고경영자(CEO)가 실패를 두려워하지 말라고 당부하는 말은 신년사의 단골 메뉴다.   그런데도 애자일이 조직에 정착됐다는 얘기는 잘 들리지 않는다. 우선은 내부에서 투자 의사 결정을 받기까지가 지난하다. 기술 테스트를 통과해야 하고 투자수익률(ROI)을 산출하여 승인받아야 한다. 이러한 절차는 실패 위험을 줄이기 위해 필요하다.문제는 너무 오래 걸린다는 점이다. 최근 어느 협업 툴 회사의 인터뷰 기사에 따르면, 협업 툴 도입 사전 검토에만 1년이 걸리는 대기업도 있다고 한다. 인공지능(AI)같이 데이터양과 품질이 중요하거나 메타버스(metaverse·현실과 가상이 혼합된 세계)같이 이제 시장 형성 초기인 기술, 아이템들은 가시적인 성과를 바로 보이기가 어렵다. 그러나 단기 성과에 집착하는 조급증으로 인해 새로운 시도들이 자리 잡기도 전에 실패로 치부되는 경우가 많다. 애자일 조직의 DNA 비밀 고객의 욕망을 찾아내는 과정은 미지를 탐색하는 것과 같다. 당연하다고 생각했던 불편을, 있는지도 몰랐던 욕망을 일깨우는 과정이다. 디자인 싱킹, 최소기능제품(MVP)의 핵심은 같다. 고객도 모르는 고객의 마음을 상상하지 말고 무언가를 일단 보여줘 답이 아니라 반응을 얻고, 고쳐서 다시 보여주고 다시 반응을 얻자는 접근이다. 한 번에 증명할 수 없는 일을 증명이 끝난 후 시작할 수는 없다. 시작하지 않으면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으니 결국은 가장 늦게 된다. 작게 시도하고 길을 바꾸거나 길을 넓혀가면 된다. 고객의, 시장의 반응이 기대만큼이 아니라면 그러한 결과를 알게 된 것이 성과다. 좋은 소식이 있다. 노코드 툴(코딩 없이 소프트웨어 제품을 만들 수 있게 하는 도구)은 개발자의 도움 없이도 고객이 실제 사용할 수 있는 최소한의 기능을 구현해 가설을 테스트할 수 있게 해준다. 직장인 익명 커뮤니티인 블라인드에서 채용 서비스를 기획한 프로덕트 관리자는 몇 가지 노코드 툴을 배워 2주 만에 최소 기능을 만들고 고객의 실제 반응을 데이터로 모은 후에 이 결과를 기반으로 정식 제품 개발을 승인받을 수 있었다고 한다. 출시는 진화의 시작점 기성품인 솔루션이 아니라 계속 발전 중인 AI 기술을 적용하고 고객과 상호작용을 축적해 맞춤화하는 제품·서비스를 지향한다면, 출시 시점에는 미완성 상태일 수밖에 없다. 얼마나 더 빨리 배우고 얼마나 더 빨리 업그레이드할 수 있느냐가 관건이다.A기업의 사례를 보자. A기업은 콜센터 상담원이 고객과 대화하면서 잘못 안내한 사항이 있는지를 AI가 자동으로 평가하는 시스템을 다른 기업보다 빨리 도입했다. 하지만 평가자가 하던 일을 바로 대신할 수는 없었다. 전화 음성에 주변 잡음이 들어가서 잘못 인식되거나 단어 하나만 잘못 말해도 지적하는 등, 상담원이 받아들이기에는 온도 차가 있었기 때문이다. 시스템 도입으로 인건비를 절감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으므로 실패한 프로젝트로 몰리게 됐다. 그러나 시스템을 어떻게 현장에서 활용할까에 집중하면서 해결책을 찾아갔다. AI가 판단한 결과를 평가자가 빠르게 재확인하게 했고 평가 절차를 간소화해서 생산성을 높였다. 개인별로 통계를 내서 관련된 교육을 이수하도록 했더니 잘못 안내하는 빈도가 줄었다. 민원 위험이 높은 통화를 선별하는 AI 모델을 추가로 만들어 효과를 높였다.   제품·서비스를 만드는 과정도 그렇지만 출시된 후에도 시행착오를 감당해야 한다. 특히 AI는 시행착오를 통한 배움이 있어야 똑똑해진다. AI가 아무리 똑똑해도 아직은 서로 다른 주제를 연결할 줄 모르니 사람의 지혜가 필요하다. 경영진이 프로젝트의 종료, 제품·서비스 출시와 함께 성패가 결정된다고 믿는다면 모두 실패로 낙인찍힐 위험이 있다. 애자일 문화, CEO의 책임 토스의 이야기로 돌아가 보자. 이승건 리더는 프로덕트 관리자들에게 ‘나약함을 드러내고 실패를 겸손하게 받아들이는 자세가 성공을 가져온다’는 원칙을 직접 주기적으로 말한다고 한다. 그럼에도 기능을 먼저 신경 쓰고 많이 만들려고 하는 모습이 보인다고 한다. 이미 애자일로 성공한 기업이 이렇다면 전통 기업들 내부는 말할 필요가 없을 것이다.   CEO들이 ‘실패를 두려워하지 말라’고 공식적으로 선언하고 있다. 다만 더 나아가서 ‘정말 그럴까’라는 의구심도 없애야 한다. CEO는 실패의 원인을 사람에게서 찾기 전에 제도, 환경에서 먼저 찾아야 한다. 부정한 일에는 불이익을 줘야겠지만 시도하지 않았으면 일어나지도 않았을 일이 기대와 다르다고 하여 사람에게 불이익을 주어서는 안 된다. 조직 구성원은 CEO가 한 말이 아니라 실제 어떻게 행동하는지를 보고 확실하게 배운다. 배달의민족 앱을 운영하는 우아한형제들은 대규모 서비스 장애가 여러 번 발생했지만, 개발자를 징계한 적은 한 번도 없었다. 사업 성장에 기여하는 과정에서 일어난 일이고 장애가 발생할 만한 위험을 미리 제거하지 못한 전체적인 문제로 접근하기 때문이다. 만약 개인을 징계한다면 누구도 변화를 시도하지 않을 것이라고 얘기한다.   애자일을 조직에 뿌리내리게 하기 위한 많은 노력이 관찰된다. 팀을 재구성해보고 권한을 내려주고 회의 방식을 바꾸고 협업 툴을 마련한다. 그러나 변화를 시도하면 필연적으로 일어나는 실패 순간에 대해 CEO가 어떤 자세를 보여주냐가 겉으로 보이는 애자일이 아닌 마음속에서 일어나는 애자일을 가능하게 하는 열쇠다. 애자일은 조직 문화다. 권오현 삼성전자 상임고문은 EBS 특강에서 좋은 조직 문화는 CEO나 오너가 필사의 의지로 솔선수범해야만 만들어질 수 있다고 했다. 오늘도 애자일한 성장을 위해 고군분투하는 경영자라면 명심해보았으면 한다.   이용수 IGM세계경영연구원 교수* IGM세계경영연구원은 이코노미조선에 해당 칼럼을 연재하고 있습니다. 칼럼 링크  
    작성자 작성일 12-30 조회 1640
  • 140
    [프리즘] 웹 3.0이 가져올 비즈니스 미래 변화
    세상에 없던 금융, 디파이(DeFi, Decentralized Finance)  디파이는 은행, 증권사, 보험사, 카드사 등 중개기관 없이 P2P(Peer to peer) 방식으로 운영되는 탈중앙화 금융서비스다. 블록체인 네트워크의 스마트 컨트랙트 기술을 활용해 이용자 간 신뢰를 보장한다. 디파이 서비스 분야는 크게 예치와 대출, 가상자산·파생상품 거래, 보험으로 구분된다.  1) 예치와 대출 서비스: 예치는 이용자가 디파이 플랫폼에 자산을 예치하고 이자를 받는 것이다. 일명 이자 농사(Yield farming)라고 한다. 대출은 가상자산을 담보로 맡기고 해당 디파이 플랫폼의 스테이블코인을 받는 방식이다. 이용자는 신용조회나 승인 없이 즉시 대출을 받을 수 있다. 대표적인 예로 메이커다오(Maker DAO)가 있다. 메이커다오는 블록체인 이더리움(Ethereum)을 담보로 스테이블코인 다이(DAI)를 발행한다. 2) 가상자산 및 파생상품 서비스: 디파이 플랫폼을 통해 가상자산이나 파생상품을 P2P 방식으로 거래하는 것이다. 합성 자산 거래 플랫폼, 신세틱스(Synthetix)가 대표적인 예다. 합성자산이란 달러, 금, 석유 같은 실물 자산을 토큰화한 것이다. 신세틱스의 합성 자산은 신세틱스의 's'를 붙여 sUSD(신세틱스 달러), sXAU(신세틱스 금), sOIL(신세틱스 오일) 등으로 부른다. 3) 보험 서비스: 디파이 플랫폼을 통해 보험 상품을 거래하고, 보험금 청구 및 수령을 자동화하는 것이다. 데지스(Degis)는 블록체인 아발란체(Avalanche)를 기반으로 디파이 보험상품을 제공한다. 데지스는 예측하기 어려운 사건이 발생했을 때 계약한 보험금이 지급되는 매개변수 보험을 취급한다. 비행이 2시간 이상 지연될 경우 보험금을 지급하는 미저러블 플라이트 상품이 여기에 해당한다. 이 밖에도 진도 7.0 이상의 지진에 대한 보험상품, 기온이 40도 이상인 날이 10일 이상 지속됐을 경우에 대한 보험상품, 5등급 이상의 태풍에 대한 보험상품이 있다. 미래형 조직구조, 다오(DAO, Decentralized Autonomous Organization)   다오는 중앙관리자 없이 공통의 목적을 가진 개인이 모여 스마트 컨트랙트를 기반으로 운영되는 탈중앙화 자율 조직이다. 거버넌스 토큰 보유자는 누구나 아이디어를 제안할 수 있으며 모든 안건은 투표로 결정한다. 다오 생태계 분석 플랫폼인 딥다오(DeepDAO)에 따르면 다오가 관리하는 자산은 10억 달러 이상이며 참여자 수는 약 440만명에 달한다(2022년 10월 기준). 다오에는 어떤 유형이 있을까? 웹 3.0 개발자 플랫폼인 알케미(Alchemy)는 다오의 유형을 다음과 같이 구분하였다. 1) 프로토콜 다오: 주로 디파이 프로토콜을 관리하기 위해 조직된다. 대출 서비스를 제공하는 디파이 플랫폼, 메이커다오(MakerDAO), 이더리움 최대 탈중앙화거래소 유니스왑(Uniswap)이 대표적인 사례이다.2) 투자 & 벤처 다오: 초기단계의 스타트업, 프로토콜에 투자하거나 기존 금융에서 취급하지 않는 자산에 투자하기 위해 조직된다. 메타카르텔(Metacartel)은 법인 설립 전 프로젝트 단계에 투자하며, 크라우스 하우스(Krause House)는 NBA 팀 인수를 목표로 자금을 모으고 있다. 3) 컬렉터 다오: 특정 자산에 투자하기 위해 조직된다. 플라밍고 다오(Flamingo DAO)는 유망한 NFT에 투자하고 내부에서 선발된 NFT 큐레이터들이 커뮤니티를 통해 NFT 가치를 분석하고 의견을 공유한다. 컨스티튜션 다오(Constitution DAO)는 미국 헌법 원본을 구입하기 위해 결성된 조직이다. 4000만 달러를 모금했으나 경매 낙찰에 실패했고 모은 돈을 참여자들에게 돌려주었다.  4) 소셜 다오: 공통의 관심사를 공유하기 위해 조직된다. 프렌즈 위드 베네핏(Friends with Benefits)은 웹 3.0에 관심있는 아티스트, 작가, 뮤지션, 소프트웨어 엔지니어, 스타트업 창업자, 창작자들이 모인 커뮤니티다.  5) 자선활동 다오: 사회적 책임을 위해 조직된다. 우크라이나 다오(UkraineDAO)는 전쟁으로 피해를 입은 우크라이나 국민들을 돕기 위해 결성됐다. 우크라이나 국기를 묘사한 NFT를 판매하고 DAO 지배증권으로 LOVE 코인을 발행한다.   6) 보조금 다오: 웹 3.0 생태계에 도움이 될 프로젝트를 선정해 보조금을 지원하기 위해 조직된다. 에이브 그랜츠 다오(Aave Grants DAO)는 디파이 프로토콜인 에이브의 성장에 도움이 되는 아이디어와 프로젝트에 자금을 지원한다.  7) 미디어 다오: 위계가 뚜렷한 기존 콘텐츠 제작 시스템을 재정의하는 다오이다. 뱅크리스다오(Bankless DAO)의 디파이와 비트코인을 알리기 위해 팟캐스트, 뉴스레터 등을 제작한다. 뱅크리스의 네이티브 토큰인 뱅크(BANK)를 보유한 구성원들은 뱅크리스의 주요 의사결정에 투표할 뿐만 아니라 콘텐츠 연구, 그래픽 디자인, 기사 번역, 마케팅 서비스 기획에 적극적으로 참여할 수 있다.  8) 서브 다오: 운영, 마케팅, 재무와 같은 특정 기능을 관리하기 위해 조직된다. 밸런서 다오(Balancer DAO)는 전체 다오에 의해 통과될 필요가 없는 안건의 실행을 촉진하기 위해 서브 다오를 만들자고 제안하고 만장일치로 결성되었다.    <전통적인 조직, DAO 비교>(Source: Cointelegraph / IGM 재구성) 웹 3.0, 어떻게 바라볼 것인가? 가트너(Gartner)는 2022년 블록체인 기술 하이프사이클에서 웹 3.0은 부풀려진 기대의 정점(Peak of Inflated Expectations)이라고 정의했다. 부풀려진 기대의 정점이란 일부 성공 사례와 다수의 실패 사례가 있는 상태를 의미한다. 이 단계에서 일부 기업은 실제 사업에 착수하지만, 대부분의 기업들은 관망한다. 실제로 웹 3.0의 실체와 효용성에 대한 논란이 진행 중이다. 웹 3.0 트렌드에 부정적인 이들은 “아직 초기 단계이고 실체가 모호하다”고 말한다. 일론 머스크(Elon Musk) 테슬라 CEO는 웹 3.0 트렌드에 공개적으로 반기를 든 인물이다. 그는 “웹 3.0은 실체가 없는 마케팅 유행어에 가깝다”, “웹 3.0을 본 사람 있나? 나는 찾을 수 없다”라고 적은 트윗을 올리기도 했다. 그럼에도 웹 3.0에 대한 기대는 날로 커지고 있다. 웹 3.0 옹호자들은 “웹 3.0 인프라가 발전하고 있으며 차세대 인터넷으로 자리매김할 것”이라고 말한다. 구글은 웹 3.0에서 새로운 기회를 찾고 있다. 카를로스 아레나(Carlos Arena) 구글 클라우드 디지털 자산 총괄 책임자는 “구글이 오늘날처럼 성장할 수 있었던 것은 새로운 기술적 혁신을 지속하는 과정에서 새로운 기술과 변화된 비즈니스 모델에 적응해 생태계를 조성한 것”이라면서 “빅테크와 웹 3.0이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는 부분은 충분하다”고 강조했다. 차세대 인터넷, 웹 3.0은 피할 수 없는 거대한 물결이다. 웹 3.0이 조직과 비즈니스 모델에 어떤 영향을 줄지 고민하고 대응책을 마련해야 할 것이다. <References> · McKinsey Insights, “Web3 beyond the hype”, September 2022· Gartner, “What Is Web3?”, February 2022· Gartner, “What Is Web 3.0, and How Does It Impact Digital Marketers?”, May 2022· WEF, “Decentralized Autonomous Organizations: Beyond the Hype”, June 2022· BCG, “Seven Trends at the Frontier of Blockchain Banking”, December 2021 · HBR Korea, “지금 웹 3.0에 주목해야 하는 이유”, July 2022 · HBR Korea, “웹3은 무엇인가?”, September-October 2022 · ETRI, "웹 3.0의 재부상: 이슈 및 전망", April 2022
    작성자 작성일 12-29 조회 1379
  • 139
    [칼럼] 신년 사업 계획 구상의 계절… 구성원 참여도를…
    지금은 대부분 기업이 내년도 사업 계획에 대해 몰두하고 있을 시기다. 사업 계획을 짤 때마다 내년도 전망은 늘 어두웠지만, 작금의 국내외 경제 상황에는 높은 인플레이션(물가 상승), 글로벌 공급망 교란, 긴축 통화 정책 기조, 전쟁의 장기화 등 그 어느 때보다 많은 악재가 도사리고 있다. 세계 경제 성장률도 3%를 밑도는 수준에 그칠 것으로 전망되고 있어 긴장을 늦출 수 없는 긴박한 상황이다.   사업 계획은 이러한 경영 환경의 변화를 읽고 이에 적합한 전략을 개발해서 구체적인 실행 계획을 만드는 것이다. 내년도 전망이 결코 밝지는 않지만, 위기 속에서 기회를 찾아왔듯이 머리를 맞대고 함께 고민하다 보면 극복할 방안도 분명히 발견할 수 있을 것이다. 이러한 과정에서 구성원의 참여를 높이는 것은 새로운 전략의 수립뿐만 아니라 실행에 있어서도 매우 중요한 사안이다.   BSC(Balanced Score Card·균형성과표)의 창시자인 로버트 캐플런과 데이비드 노턴은 회사의 전략을 이해하고 있는 조직 구성원이 5%에 불과하다는 연구 결과를 밝힌 바 있다. ‘하버드비즈니스리뷰(HBR)’의 조사에서도 전략 수립과 실행의 가장 큰 장애 요인은 구성원들과 흡족한 수준으로 컨센서스, 즉 합의 및 일치를 이루지 못했다는 것이다. 이에 전략 따로 일 따로 흘러가게 돼 전략을 개발하고 사업 계획 짜느라 고생한 것이 크게 의미 없어진다고 한다.   동기 부여를 연구하는 윌리엄 브래들리와 로저 매넬도 인간의 내부 통제가 외부 통제보다 몰입도를 훨씬 높인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따라서 전략을 개발하고 사업 계획을 수립하는 과정에 참여하는 것 자체가 구성원 자신에게는 스스로 무언가를 했다고 느끼게 한다. 이는 자신의 주체적 노력과 능력으로 상황을 통제할 수 있다는 믿음을 주게 돼 실행 과정에서도 적극적인 참여로 구현이 될 수 있다.     소니 부활의 일등공신 ‘타운홀 미팅’   사업 계획 과정에서 구성원의 참여를 높일 수 있는 몇 가지 방법을 생각해 보자. 첫째로 ‘타운홀 미팅’을 활용하는 것이다. 타운홀 미팅은 경영자와 직원들이 직접 만나 자유롭게 소통하는 자리를 말한다. 소니는 작년 영업이익이 전년보다 26% 상승한 1조2023억엔(12조230억원)을 기록했다. 영업이익 1조엔 이상은 일본 기업 가운데 도요타 이후 처음이다. 한때 전자제품뿐 아니라 영화, 음반 등 전 세계 콘텐츠 시장을 쥐락펴락했던 시절도 있었다. 그러나 2000년대 들어 삼성전자, LG전자, 애플 등에 밀려 2009년부터 2014년까지 6년 연속 적자를 내는 등 그 위상이 크게 추락했다.   그러던 소니의 최근 상황을 보면 다시 화려하게 부활하고 있다는 인상을 지울 수 없다. 이러한 부활을 이끈 주역이 바로 전 회장 히라이 가즈오다. 그가 소니의 기업 문화와 체질을 바꾼 덕이라는 것이 업계의 중론이다. 2012년 최고경영자(CEO)가 되면서 가장 먼저 한 일은 직원들을 직접 만나서 소통하는 것이었다.그는 “자신감을 상실하고 실력을 발휘할 수 없게 된 직원들의 마음속 깊은 곳에 숨겨진 ‘열정의 마그마’를 이끌어낸 것이 조직의 재생으로 연결됐다”고 회상한다.   히라이 가즈오는 한 달에 한 번 이상 직원들과 직접 만나는 타운홀 미팅을 개최하면서 직원들과 직접 소통했다. 이 자리는 CEO로서 필요한 메시지를 전달하는 것과 함께 회사가 추진하는 전략과 정책에 있어서 구성원 의견을 청취하는 기회로 활용했다. 그리고 이 자리에서 등장한 구성원의 의견을 적극적으로 수용해 회사의 전략과 정책을 변경하거나 개선하는 노력을 보였다.     자유로운 환경, 직원 참여 높여   둘째로 활용할 수 있는 방법은 구성원이 자유롭게 실험하고 학습하는 환경을 만드는 것이다. 이는 사업 계획에 반영할 수 있는 새로운 아이디어와 창의적 제품 및 서비스로 연결될 수 있다.일본 기업인 미라이공업의 직원은 1200여 명인데, 1년에 1만 건 이상의 제안이 이뤄진다고 한다. 이를 통한 특허나 실용신안은 3000개를 넘었고, 미라이공업의 제품 1만8000여 종의 90%가 직원들의 창의적 사고에 의해 만들어졌다고 한다. 이러한 결과의 요인으로서 샐러리맨의 천국이라는 별명이 있을 정도로 미라이공업 특유의 복지제도도 한몫했겠지만, 이 회사에서는 이를 ‘자기 주도형 혁신’의 성과라고 말한다.창업자인 야마다 마키오는 이에 대해 “효율과 경쟁, 목표를 강조하기보다는 직원들이 새로운 제품을 빠르게 개발할 수 있도록 최대한의 자유를 주는 것”이라고 말한다.   호주의 정보기술(IT) 기업 중 기업 가치를 가장 높게 평가받는 아틀라시안(Atlassian)에는 ‘십 잇 데이(Ship It Day)’라는 일종의 사내 아이디어 경연 대회가 있다. 1년에 몇 번 정도 개최되는 행사인데, 이날은 24시간 동안 정규 업무 외에 무슨 일이든 새로운 프로젝트를 찾아보도록 한다. 개인으로 참가할 수도 있고, 팀을 구성해서 참가할 수도 있다. 24시간 이후에는 자신들이 만든 아이디어에 대해 발표하고 이 중 가장 유용하고 참신한 아이디어에 대해서 전 구성원이 투표한다. 선정된 아이디어는 상품이 돼 고객에게 출시되거나 소프트웨어 버그 수정에 활용된다. 이를 통해 구성원은 자신의 창의성을 맘껏 발휘해 보고 회사의 성과에도 기여하는 기회를 얻는다.   셋째로 고려해야 하는 방법은 구성원의 심리적 안전감을 높일 수 있도록 회의 규칙을 명확히 설정하고 실천하는 것이다. 구성원의 참여를 높이기 위해서는 ‘스피크 업(speak up·털어놓고 얘기하기)’이 반드시 이뤄져야 한다. 심리적 안전감은 ‘조직 구성원이 자신의 솔직한 의견을 제시하거나 부족한 점을 드러내도, 무시나 불이익을 받지 않을 것이라는 믿음’으로서 스피크 업의 전제 조건이다.   대한제분의 브랜드 ‘곰표’는 소비 취향이 까다로운 MZ 세대(밀레니얼+Z 세대·1981~ 2010년생)에게 최근 친숙한 브랜드로 어필하고 있다. 이러한 배경에는 곰표 브랜드의 패딩부터 맥주, 스낵, 쿠션 화장품, 갤럭시 버즈 플러스 케이스 등 다양한 아이템이 탄생하면서 MZ 소비자에게 새로운 경험을 선사하기 때문이다. 기존에 상상하기 어려웠던 본업과 무관한 아이템의 출현은 업무에 있어서 수평적으로 자유롭게 의견을 개진할 수 있는 규칙 및 분위기가 크게 한몫했다고 본다.   디지털 애니메이션의 효시인 ‘토이 스토리’부터 공전의 히트를 기록한 ‘겨울왕국’의 탄생 배경에는 ‘브레인트러스트’라는 회의 방식이 있다. 애니메이션 제작사인 픽사의 브레인트러스트는 ‘솔직함’과 ‘문제 해결 중심’을 핵심적인 회의 규칙으로 가지고 있다. 이러한 규칙을 전 구성원이 명확히 이해하고 공유한다. 또한 주제와 관계없이 논쟁에서 이겨 만족감을 얻으려는 행동이나 개인을 향한 비판 등 문제 해결과 관계없는 행동은 금지된다. 어떠한 이야기든 가능한 환경을 만드는 데 기여하고 있다.   신년에 더 높은 성과를 낼 수 있도록 사업 계획은 경영 환경을 반영해서 우리에게 적합한 전략을 개발해야 하고 제대로 실행할 수 있어야 한다. 성공 기업들의 기업 문화에서 이러한 관건은 최대한 구성원의 참여를 이끌어내는 것에 달려 있음을 확인하게 된다.강성호 IGM세계경영연구원 교수 * IGM세계경영연구원은 이코노미조선에 해당 칼럼을 연재하고 있습니다. 칼럼 링크 
    작성자 작성일 12-28 조회 16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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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프리즘] 차세대 인터넷 생태계, 탈중앙화를 실현하는 …
    웹 3.0에 대한 투자와 관심이 날로 높아지고 있다. 2022년 5월, 구글은 클라우드 사업부에 웹 3.0 전담 조직을 만들었다. 아미트 자베리(Amit Zavery) 구글 클라우드 부사장은 “웹3.0은 도입 초기 단계지만, 관련 시장은 이미 엄청난 잠재력을 입증하고 있다”고 말했다. 2022년 2월 라이트스피드 벤처 파트너스(Lightspeed Venture Partners), 실버 레이크 파트너스(Silver Lake Partners) 등 유명 투자사들은 웹 3.0 인프라 플랫폼 개발사인 알케미(Alchemy) 에 2억 달러를 투자해 화제가 됐다. 이처럼 웹 3.0 시장은 기하급수적 성장이 예상된다. 이머전리서치(Emergen Research)는 글로벌 웹 3.0 시장이 2021년 32억 달러에서 2030년 815억 달러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했다(연평균 성장률 43.7%). 미국 최대 암호화폐 운용사인 그레이스케일(Grayscale)은 웹 3.0 시장 규모가 NFT, 메타버스와 결합해 1조 달러 이상이 될 것으로 내다봤다. 도대체 웹 3.0은 무엇이고 이것은 또 세상을 어떻게 바꿔 나갈 것인가? 웹 3.0의 부상   구글(Google), 아마존(Amazon), 메타(Meta)와 같은 빅테크 기업이 주도하는 웹 2.0에 대한 문제가 제기되면서 웹 3.0이 주목받고 있다. 특정 소수기업이 데이터를 장악하는 웹 2.0은 시장 독점, 개인정보 침해 등의 문제가 있는데, 웹 3.0은 탈중앙화를 지향한다. 넷스케이프(Netscape)를 개발하고 벤처캐피털 안데르센 호로위츠(Andreessen Horowitz)를 설립한 마크 앤드리슨(Marc Andreessen)은 “웹 3.0은 플랫폼 기업의 갑질을 막는 원천적 수단”이라고 말했다.   웹 3.0이란? 웹 3.0에 대해 이야기하기 전, 웹 1.0과 2.0을 살펴보자. 웹 1.0은 읽기만 가능한 단방향 커뮤니케이션 환경이다. 웹 1.0 시대는 월드와이드웹(WWW)이 탄생한 1990년부터 2000년대 중반까지다. 예를 들면 넷스케이프(Netscape), 야후(Yahoo), 라이코스(Lycos)가 있다.   웹 2.0은 읽기와 쓰기가 가능한 쌍방향 커뮤니케이션 환경이다. 웹 2.0 시대는 2000년대 중반에 시작되어 현재까지 이어지고 있다. 페이스북(Facebook), 인스타그램(Instagram), 유튜브(YouTube), 틱톡(TikTok) 등 플랫폼 서비스가 대표적이다. 사람들은 언제 어디서나 인터넷에 접속하고 플랫폼 기업이 제공하는 서비스를 이용하면서 엄청난 데이터를 생산한다. 기업들은 이용자의 데이터를 중앙 서버에 저장하고 수익을 창출한다.   웹 3.0은 읽기, 쓰기, 소유가 가능한 개인화된 인터넷 환경이다. 웹 2.0 시대 거대 플랫폼 기업이 데이터를 독점했다면, 웹 3.0은 개인이 데이터 소유권을 가진다. 가트너(Gartner)는 웹 3.0을 블록체인 기반의 ‘탈중앙화된 웹(decentralized web)’으로 정의했다. 이더리움(Ethereum) 공동개발자인 개빈 우드Gavin Wood가 2014년 웹 3.0을 차세대 인터넷으로 언급하면서 알려지기 시작했다.    웹 3.0의 핵심 요소   웹 3.0은 블록체인, 스마트 컨트랙트, 디지털 자산 및 토큰을 기반으로 구현된다. 하나씩 살펴보자.블록체인이란 네트워크에 참여하는 모든 이용자가 데이터를 분산, 저장하는 데이터 분산 처리 기술이다. 블록체인에 저장된 데이터는 네트워크에 참여하는 모든 사람의 합의를 통해 정확성과 무결성이 유지되므로 정보를 기록하고 정당성을 보장하기 위한 중앙집중식 기관이 필요하지 않다. 또한 오픈 블록체인에 저장된 정보는 투명하고 변경 불가능하며 추적 가능하므로 웹 2.0의 중앙집중화 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할 수 있다.스마트 컨트랙트란 블록체인을 기반으로 제3의 개입 없이 계약을 체결하고 이행하는 것이다. 계약 당사자가 협의한 내용을 미리 프로그래밍해 전자계약서에 넣어두고, 계약 조건이 충족되면 계약내용이 자동으로 실행되는 시스템을 말한다.블록체인을 기반으로 한 디지털 자산 및 토큰에는 5가지 유형이 있다.① 네이티브 토큰(Native tokens)은 블록체인 인프라에서 직접 발행하는 토큰이다.② 스테이블코인(Stablecoins)은 미국 달러와 같은 법정화폐와 가치가 연동되는 코인이다.③ 거버넌스 토큰(Governance tokens)은 스마트 컨트랙트에 대한 의결권을 부여하는 토큰이다.④ NFT(Non-fungible tokens)는 고유하면서 상호 교환할 수 없는 토큰이다.⑤ 마지막으로 블록체인을 이용해 실물세계에 있는 자산(부동산, 미술 작품)을 토큰화(Tokenization)할 수 있다.<References>· McKinsey Insights, “Web3 beyond the hype”, September 2022· Gartner, “What Is Web3?”, February 2022· Gartner, “What Is Web 3.0, and How Does It Impact Digital Marketers?”, May 2022· WEF, “Decentralized Autonomous Organizations: Beyond the Hype”, June 2022· BCG, “Seven Trends at the Frontier of Blockchain Banking”, December 2021 · HBR Korea, “지금 웹 3.0에 주목해야 하는 이유”, July 2022· HBR Korea, “웹3은 무엇인가?”, September-October 2022 · ETRI, "웹 3.0의 재부상: 이슈 및 전망", April 2022
    작성자 작성일 12-27 조회 1482
  • 137
    [프리즘] 주목해야 할 리테일 부문의 기술 트렌드 5가…
    많은 유통기업들이 리테일’테크’에 주목해 연구개발을 이어 나가고 있다. 기술을 기반으로 고객 데이터를 수집할 수 있고, 오프라인과 온라인을 연결함으로써 매력적인 고객 경험을 설계하고 제공할 수 있기 때문이다. 세계 최대 전자상거래 기업 '아마존(Amazon)'의 대항마로 불리는 캐나다 기업, ‘쇼피파이(Shopify)’는 주목할 리테일 부문의 기술 트렌드를 다음과 같이 제시했다.1. QR코드 QR코드란 정보를 나타내는 매트릭스 형식의 이차원 코드이다. 코로나19 팬데믹 동안 전자출입명부 시스템 도입으로 QR코드 출입은 일상화되었다. QR코드는 데이터 수집, 쿠폰 사용 외에도 다음과 같이 활용될 수 있다.   - 고객이 온라인에서 구매를 완료할 수 있도록 제품 선반 옆에 Shopcode를 부착하면, 매장 안에서도 스마트폰을 통해 정보를 얻는 고객 74%를 끌어들일 수 있음. - 종이 영수증에 QR코드를 삽입함으로써 고객이 리뷰를 남기거나 설문에 응답하도록 함. - 매장에 수용가능한 인원이 꽉 찼다면, 고객이 QR코드를 스캔함으로써 대기 명단을 기록하고 입장할 차례에 알림을 받을 수 있게 함.   온라인 명품 플랫폼 ‘발란’은 온·오프라인 경계가 없는 쇼핑 경험을 제공하기 위해 지난 7월, 여의도 IFC몰에 ‘커넥티드 스토어’를 오픈한 바 있다. 여기서는 상품에 부착된 QR코드를 통해 발란 앱이 제공하는 상품 정보와 인공지능 추천 상품, 구매 후기를 살펴볼 수 있다. 또한, QR코드를 이용해 착용을 원하는 상품을 장바구니에 담고 피팅룸 이용을 신청하면 고객이 원하는 모든 제품이 피팅룸에 준비되었을 때 알림을 받게 된다. 2. RFID RFID(Radio-Frequency Identification)는 무선 주파수를 이용해 물체나 사람을 자동 인식하는 기술로 일명 전자태그로 불린다. 유통에서는 특히 물류와 재고 관리에 있어 자원과 시간을 획기적으로 절감하고 정확도를 높이는 혁신적인 기술이다.가령, 의류 매장을 떠올려보자. 바코드 리더기로 옷에 달린 태그를 하나하나 인식할 경우 재고 조사에 엄청난 시간이 든다. 반면, RFID 스캐너는 박스에 담긴 수십장의 재고를 순식간에 자동으로 인식한다. 만약 고객이 매대에 걸려있지 않은 특정 사이즈와 색상의 옷을 찾아 달라고 했을 때 RFID 기술이 적용되어 있다면 점원은 창고를 뒤질 필요가 없다. 스마트폰 앱을 통해 바로 상품 위치와 수량을 확인할 수 있기 때문이다. 또한 결제 속도도 빠르다. 여러 벌의 옷이라도 바코드로 하나하나 계산할 필요 없이 RFID는 한 번에 다수의 칩을 인식한다.   RFID의 고급 기술은 아마존고와 같은 무인 매장에서도 적용된다. 제품 선반 내부의 스캐너가 고객이 집어 든 품목을 감지하고, RFID 스캐너의 데이터가 고객이 매장을 떠나면서 자동 결제할 수 있는 지불 시스템으로 정보를 보내는 것이다.  3. AR AR(Augmented Reality, 증강현실)은 사용자가 눈으로 보는 현실 세계에 가상 물체를 겹쳐 보여주는 기술로, 현실 세계의 요소는 컴퓨터가 만들어낸 소리, 영상, 그래픽 등으로 보강되어 보인다. 리테일과 AR의 결합으로 소비자는 매장에 가지 않거나, 혹은 제품을 만지지 않으면서도 직접 경험한 것 같은 효과를 누릴 수 있다. 특히 월마트는 최근 AR 기술 기업들을 적극 인수하며 개인의 쇼핑 경험을 극대화하는데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 가상 피팅룸 : 월마트는 이스라엘의 가상 피팅룸 플랫폼 ‘지킷(Zeekit)’을 인수하여 지난 3월부터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온라인에서 나와 비슷한 체형의 모델을 선택하고 원하는 제품을 가상으로 입어보도록 하는 것이다. 소비자는 피팅룸에 줄을 설 필요도, 옷을 갈아입어볼 필요도 없다. - 매장에서 가상의 현실 경험 : 월마트는 지난 6월 AR 스타트업 ‘메모미(Memomi)’ 인수 계획을 발표하고, 이를 통해 가구 쇼핑을 위한 체험 서비스를 확장하고 있다. 오프라인 매장에서 구매하려는 가구에 카메라를 갖다 대면 실제 나의 공간에 가구가 배치되는 모습을 확인할 수 있다.   4. NFT NFT(Non-Fungible Token)는 블록체인 기술을 이용해서 디지털 자산의 소유주임을 증명하는 대체 불가능한 토큰을 말한다. 유통업계에서 최근 NFT를 활용하는 방식은 주로 한정판이나 프리미엄 상품에 대해 소유권과 함께 증정행사나 할인 등의 혜택을 제공하는 것이다. 이를 통해 신규 고객 유치 및 커뮤니티 형성, 브랜드에 대한 충성도를 높이는 효과가 있다. 프랑스의 럭셔리 브랜드 ‘발망(Balmain)’은 올해 초 발망의 옷과 액세서리로 꾸민 바비 인형 3개를 NFT로 발행했다. 이를 통해 VIP 멤버십을 창출하려는 전략이었다.   NFT는 위조품 논란이 많은 명품 업계에서 확실한 정품 보증 수단이 되기도 한다. SSG닷컴은 지난 해, 상품정보와 구매이력을 블록체인 네트워크에 기록하는 서비스를 출시했다. 온라인에서 거래되는 제품에 고유 번호가 찍힌 디지털 보증서를 제공함으로써 복제나 위·변조가 불가능하도록 한 것이다.   5. 스마트 체크아웃 계산원과 계산대가 없고, 고객은 줄 설 필요가 없다는 “No Lines No Checkouts”을 표방한 아마존고는 스마트 체크아웃의 대표적인 사례이다.이것은 사실 POS(Point of Sales, 판매시점정보관리시스템) 기술의 혁신으로부터 시작된다. 고객 입장에서 POS는 결제 플랫폼이고, 기업 입장에서는 매출 관리부터 상품 발주, 데이터 분석을 위한 수단이 된다. POS 기술이 진화하며 결제 방식에 있어서 고객은 간편결제서비스를 선택할 수 있고, 포인트 적립이나 할인 등의 혜택을 받을 수 있다.디지털 영수증 발급도 스마트 체크아웃 기술 범위에 해당한다. 한편, 기업은 인공지능을 활용하여 수집된 고객 데이터를 분석하여, 개인별 맞춤형 상품과 혜택을 추천할 수 있다.     ‘테크’가 열어준 새로운 기회를 잡으려면   앞서 열거한 트렌드를 차치하더라도 이미 일상 곳곳에서 리테일테크를 목격할 수 있다. 키오스크를 설치한 패스트푸드점, 인공지능 기반 챗봇을 운영하는 백화점, 로봇이 배달하는 배송업체 등 리테일테크 시장 규모가 점차 확대되고 있는 것이다. 기존의 테크가 유통산업 전반의 효율화를 높이는데 쓰였다면, 오늘날 리테일 4.0 시대의 테크는 결국 고객을 향해 있다. 고객의 구매 여정 전반에 걸쳐 새롭고 의미 있는 경험을 제공함으로써 고객과 더욱 깊은 관계를 맺는 기회를 기술이 열어준 것이다.그렇다면 새로운 가능성을 확보하기 위해 기업은 무엇에 신경 써야 할까? Harvard Business Review에 따르면, 자동화 같은 기술의 사용 증가로 고객과 기업이 얻게 되는 여유 시간에 주목하라고 한다. 추가로 얻은 시간만큼 고객이 매장에 더 머물도록 하거나 혹은 어디서나 즐길 수 있는 맞춤형 콘텐츠를 제공하라는 것이다.또한, 점점 온라인 경험과 오프라인 매장의 경계가 허물어지는 상황에서 ‘사각지대’를 찾아야 한다. 고객을 따라가다 보면 기술을 활용할 수 있는 또 다른 무대를 발견할 수도 있다. 마지막으로 고객이 있는 곳 어디든 최적의 쇼핑경험을 위해 매장을 재창조해야 한다. 계산대가 없어지는 등 극적인 변화가 이루어지고 있는 지금, 매장은 모험과 같은 새로운 경험 및 상호작용할 수 있는 공간으로 변모하고 있다. 고객 관점의 끊임없는 테크 혁신에 집중하는 기업이 결국 위기를 기회로 바꾸고 새로운 세상을 보여줄 주인공이 될 것이다. <References> · Deloitte Digital, <Retail Tech Report 2022 by Deloitte and UST> · McKinsey Insights, “The tech transformation imperative in retail” May 20, 2022 · McKinsey Insights, “RFID’s renaissance in retail” May 7, 2021 · Bain & Company, “Luxury and technology: The beginning of a new era” September 15, 2022 · Fortune, “Beyond Bored Apes, NFTs will revolutionize customer engagement” September 14, 2022 · Harvard Business Review, “The Future of Contactless Commerce”, November 22, 2021 · Harvard Business Review, “How E-Commerce Fits into Retail’s Post-Pandemic Future” May 11, 2021 
    작성자 작성일 12-26 조회 1520
  • 136
    [시금치] 상상력과 기술의 만남! 숨 참고 아바타 다이…
    코로나19 확산 이후, 넷플릭스 같은 OTT 플랫폼이 영화를 보는 하나의 방식으로 자리 잡으면서 영화관을 찾는 사람들이 줄었습니다. 게다가 티켓 가격마저 오르면서 ‘이 돈 주고 굳이 극장에 가서 영화를 봐야 하나’를 고민하는 사람들도 있는데요. 최근 관객들의 발길을 극장으로 이끌 영화가 개봉했습니다. 전 세계 역대 흥행 순위 1위인 ‘아바타(2009)’의 속편 ‘아바타: 물의 길(2022)’입니다. ‘아바타: 물의 길(이하 아바타 2)’은 대형 스크린, 3D로 봐야 제대로 즐길 수 있다고 입소문이 나면서 개봉 일주일 만에 300만 관객을 돌파했습니다. ‘물의 길’이라는 부제가 붙은 만큼 ‘아바타 2’에는 바다 장면이 많은데요. 물결의 움직임은 실제처럼 살아있고, 물속을 헤엄치는 바다생물들의 모습은 실사처럼 정교해 환상적입니다. 이렇게 실감 나는 바다를 표현할 수 있었던 배경은 CG(컴퓨터 그래픽) 기술의 발전과 제임스 카메론 감독의 바다에 대한 애정이 합해진 덕분입니다. 감독의 어릴 적 꿈은 해양 생물학자였다고 합니다. 영화 ‘타이타닉(1997)’을 선보인 이후 한동안 바다에서 다큐멘터리 제작에 집중하는 모습도 보였습니다. 그 결과 타이타닉호의 안팎을 촬영한 ‘고스트 오브 어비스(2003)’와 대서양과 태평양 심해를 탐사한 ‘에이리언 오브 더 딥(2005)’이 만들어졌죠. 2012년에는 지구에서 가장 깊은 바다인 북태평양 마리아나 해구를 탐험하기도 했습니다. 이런 경험이 ‘아바타 2’의 탄탄한 기반이 되었는데요. 제임스 카메론 감독은 ‘아바타 2’ 기자간담회에서 “내가 잘 알고 사랑하는 바다의 아름다움을 예술적으로 전달하고 싶었다’고 말했습니다. ‘아바타 2’에는 다양한 탈 것이 등장합니다. ‘아바타 1‘을 보았다면, 탑승형 슈트 AMP(Amplified mobility platform)를 기억할 텐데요. ‘아바타 2’에는 경량화된 모습의 스켈 슈트(Skel suit)가 나옵니다. 스켈 슈트에 탑승한 인간이 키 3m가 넘는 나비족(族)과 비슷한 신체 조건을 가지고 커다란 무기를 다루는 장면이 인상적입니다. 또한, 거대한 게 모양의 다기능 잠수정 크랩 슈트(Crab suit)도 새롭게 등장하고요. 이 밖에 우주선, 함선, 항공기 등 다양한 탈 것을 만나볼 수 있습니다. 실제로 SF(Science Fiction)에서 영감을 얻는 경영자, 개발자들이 많은데요. ‘아바타 2’를 통해 생각의 한계를 넓히고 미래 기술에 관한 아이디어를 얻어 보셔도 좋겠습니다.이미지 출처 : avatar.com ‘아바타 2’는 화려한 볼거리만 자랑하지 않습니다. 스토리도 풍성한데요. 인간들이 자연을 파괴하는 모습을 보여주면서 자연과 인간의 공존에 대한 메시지를 던지고요. 동시에 가족, 소수자와 주류, 원주민과 약탈자에 대해서도 이야기합니다. 제임스 카메론 감독은 아바타의 성공 요인으로 보편적인 문제와 고민을 다룬 점을 꼽으면서 스토리텔링이 영화 제작에서 가장 중요하다고 말했습니다. 감독은 이미 5편까지 아바타 시리즈 구상을 마쳤다고 하는데요. 속편의 이야기도 기대해 볼 수 있겠습니다. 영화에는 나비족의 표현인 “I see you(나는 당신을 봅니다)”라는 대사가 여러 번 등장합니다. 단순히 상대방의 외형을 본다는 것이 아니라, 상대방이 누구인지 또는 그의 진심을 안다는 것을 의미하는데요. 서로 마음이 통하는 상태를 드러내는 표현입니다. 어느덧 2022년도 끝이 보입니다. 연말에는 소중한 사람들과 마음을 나누며 따뜻한 시간 보내시길 바랍니다. I SEE YOU.매주 금요일, IGM 시금치를 메일로도 받아볼 수 있습니다.☞ 뉴스레터 구독하기
    작성자 작성일 12-23 조회 1983
  • 135
    [프리즘] '이커머스(E-commerce)' 지우고 '…
    코로나19 팬데믹은 유통업계를 송두리째 흔들었다. 비대면 소비 경향에 따라 이커머스(E-Commerce) 시장이 급성장했고, 매출 하락의 직격탄을 맞은 오프라인 기반 유통업체들은 디지털 전환을 가속화하며 본격적으로 이커머스 시장에 가세해 치열한 각축전을 벌여오고 있다. 그리고 최근, 엔데믹 전환을 앞두고 온라인 거래가 자연스레 감소하면서 세계 최대 전자상거래 업체, 아마존(Amazon)은 성장성 둔화로 2022년 1분기 부진한 실적을 기록했다. 한편, 오프라인 기반의 유통업체들은 리오프닝(Reopening, 경제활동 재개)을 통한 수요 증가에 기대감을 키우던 중, 이번에는 인플레이션의 공포에 휩싸였다. 미국 최대 유통사인 월마트(Walmart)는 인플레이션으로 인한 수익성 악화로 2022년 1분기 어닝쇼크(Earning shock)를 기록했고, 불확실한 경영 환경에 대비하기 위해 지난 8월 인원 감축을 단행했다. 온·오프라인 할 것 없이 위기가 반복되는 상황에서, 유통업계는 어떻게 위기를 극복하고 새로운 기회를 찾을 수 있을까?  유통시장의 새로운 패러다임, ‘리테일 4.0’   ‘마케팅의 아버지’ 필립 코틀러(Philip Kotler)는 팬데믹의 충격, 장기화된 경기침체 등 혼란에 빠진 유통업계의 현 상황과 패러다임의 변화를 ‘리테일 4.0’으로 정의했다. 그에 따르면, ‘리테일 1.0’은 다양한 상품을 정찰제로 판매하는 백화점의 탄생, ‘리테일 2.0’은 고객이 공간에서 시간을 보내도록 한 쇼핑몰의 탄생, ‘리테일 3.0’은 인터넷의 확산을 통한 전자상거래의 보편화를 말한다. 그리고 지금, 디지털 기술과 코로나19로 가속화된 ‘리테일 4.0’은 온·오프라인 융합으로 고객 경험을 강화하는 것이 특징이다.     차별화된 고객 경험 구현의 핵심, 리테일’테크’   이커머스 성장 둔화, 인플레이션으로 인한 수익성 제고의 필요로 유통기업들은 생존을 위해 다양한 고객 경험 제공에 집중하고 있다. 이에 따라, ‘리테일테크’가 유통시장의 판을 바꿀 게임체인저로 주목받고 있다. 리테일테크란, 소매·유통(Retail)+기술(Technology)의 합성어로, 다시 말해 유통산업에 적용되는 기술을 뜻한다.   2018년 1월, 아마존이 선보인 무인 매장, ‘아마존고(Amazon Go)’가 대표적이다. 카메라, 센서, 컴퓨터 비전, 딥러닝 등 첨단 기술을 적용한 ‘Just Walk Out(그냥 나가세요)’ 시스템 덕에 고객은 아마존고 앱을 켜고 QR코드로 입장한 후, 필요한 물건을 담고 계산대에 줄 설 필요 없이 바로 가게를 나가면 된다. 5초 후 등록된 신용카드로 자동결제 되기 때문이다. 당시 혁명적으로 여겨졌던 이 시스템은 현재 전 세계적으로 확산되고 있다.월마트는 창고형 매장 내 상품 위치를 정확히 찾고, 장바구니에 담은 물건을 자동으로 결제하는 ‘Scan & Go’ 앱을 선보였다. 일본 편의점 체인 ‘로손(Lawson)’도 아마존고와 비슷한 시스템을 적용했으며, 우리나라에서는 백화점 ‘더현대서울’이 ‘아마존웹서비스(AWS)’와 협업해 만든 무인 라이프스타일 매장, ‘언커먼스토어’를 소개했다.[한국판 아마존고, 언커먼스토어]천장에 달린 40여 대의 AI 카메라가 고객 동선과 상품이동을 추적한다. (Source: 현대백화점)  <References> · Deloitte Digital, <Retail Tech Report 2022 by Deloitte and UST> · McKinsey Insights, “The tech transformation imperative in retail” May 20, 2022 · McKinsey Insights, “RFID’s renaissance in retail” May 7, 2021 · Bain & Company, “Luxury and technology: The beginning of a new era” September 15, 2022 · Fortune, “Beyond Bored Apes, NFTs will revolutionize customer engagement” September 14, 2022 · Harvard Business Review, “The Future of Contactless Commerce”, November 22, 2021 · Harvard Business Review, “How E-Commerce Fits into Retail’s Post-Pandemic Future” May 11, 2021
    작성자 작성일 12-22 조회 2374
  • 134
    [시금치] 똑똑해지고 싶다면, 매일 15분 그냥 아무것…
    '아무것도 하지 않으면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지만,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으니 기분이 아주 좋았던’ 한 아티스트의 경험을 바탕으로 시작된 대회가 있습니다. 바로 <멍 때리기 대회>인데요. 대회 참가자들은 90분 동안 누가 ‘멍 때리기’를 더 잘 하는지를 겨룹니다. 아무 행동도 생각도 하지 않고 넋을 잃은 듯 가만히 있으면서 안정적인 심박수를 기록하면 됩니다.코로나가 심각했던 지난 3년을 제외하고 2014년부터 올해까지 매년 개최되었는데요. 올해의 우승자는 “한화 이글스 경기를 보고 있으면 절로 멍이 때려진다“며 출전한 야구 팬이었습니다. 그는 우승 후 인터뷰에서 이렇게 말했습니다. “사람들이 ‘채우려면 비우는 걸 잘해야 한다’는 말을 한다. 멍 때리기도 그런 행위인 것 같다. 우리가 살면서 이것저것 많은 정보가 뇌에 담기는데, 가끔은 비울 줄도 알아야 앞으로 더 많은 것들을 채울 수도 있으니까 어찌 보면 멍 때리기는 꼭 필요한 행위 같다” 실제로 멍 때리기는 호흡을 안정시키고 마음을 편안하게 만들며, 뇌의 능력을 높여줍니다. 미국의 신경과학자, 마커스 라이클(Marcus Raichle)은 실험을 통해 멍하거나 몽상에 빠졌을 때 뇌에서 유독 활성화되는 영역을 발견했는데요. 이를 두고 ‘디폴드 모드 네트워크(Default Mode Network)’라고 이름 붙였습니다. 쉽게 말하면 뇌가 초기화된 상태인데, 이 순간 창의성에 불이 켜진다는 겁니다.평소 우리가 무언가에 집중하는 동안에는 미처 바빠서 연결되지 못했던 뇌의 각 부위들이 연결되면서 지식과 정보들도 서로 연결되고, 이를 통해 불현듯 무릎을 탁 치는 깨달음을 얻을 수 있는 것이죠. 정원에서 사과나무를 바라보다 만유인력을 발견한 뉴턴이나, 늦잠 자다 천장의 파리를 보고 x축과 y축을 발견한 데카르트처럼 말입니다.   ※ 정신과전문의가 제안하는 “멍 때리기, 이렇게 해 보세요!"(서울맑은정신건강의학과의원 김윤석 대표원장)■ 자연을 쳐다보세요. 우리는 평소 온종일 고개를 숙이고 가까이 있는 서류나 액정을 쳐다봅니다. 고개를 들고 생각을 비우고 멀리 바라보기에는 자연 만한 것이 없습니다. 둥둥 떠다니는 구름이나 바람에 흩날리는 나뭇가지 등을 쳐다보세요.   ■ 장소에 변화를 주세요. 항상 일하거나 생활하던 곳에서 5분이라도 걸어 나와서 익숙하지 않은 환경에서 멍 때리세요. 그 자리에서 나오는 것만으로도 우리의 뇌는 환기가 됩니다.종일 신경이 곤두서 있고 집중해야 할 일이 많은 리더 여러분, 그럴수록 하루 잠깐의 멍 때리기는 필수입니다. 뇌가 충분히 쉬어야 영감도 떠오르고 문제 해결 능력도 높아지거든요! 매일 한 시간은 꼭 '창 밖 보기 시간'을 가졌다는 잭 웰치(GE 전 회장)처럼 하루 15분은 멍 때리기 루틴을 만들어 보시면 어떨까요? 그 때만큼은 스마트폰과 완전히 떨어져서 온전히 나만의 시간에 집중해 보시기 바랍니다.     매주 금요일, IGM시금치를 메일로도 받아볼 수 있습니다. ☞ 뉴스레터 구독하기
    작성자 작성일 12-21 조회 19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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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칼럼] '충성스러운 조직’ 리먼 브라더스는 왜 망했나
    생산적인 논쟁은 기업 성장에 기여…‘훈련’ 통해 반대하는 분위기 만들어야 위협적인 대상을 만났을 때 동물들의 반응은 둘 중 하나다. 맞서 ‘싸우거나(fight)’ 혹은 ‘도망치거나(flight)’다. 사람도 마찬가지다. 의견 대립이 생기면 보호 본능이 작동한다. 상대를 대놓고 비난하거나 속으로 삼킨다. 의견 대립은 사실 괴롭다. 부부 사이든 직장이든 웬만하면 피하고 싶다. 하지만 조직에서는 피할 수 없다. 의견은 사람 수만큼 다양하다. 이것이 오히려 조직의 성장을 촉진시키는 측면이 있다. 자기와 다른 의견을 통해 자신의 사고를 발전시킬 수 있기 때문이다. 다른 의견은 혼자 만들 수 없었던 무언가를 찾아내는 데 도움을 준다. 의견 대립은 그래서 조직에는 축복이라는 말이 있다. 경영학자 피터 드러커는 “의견 대립 없이 좋은 결정을 내리기 어렵다. 오히려 상반된 의견을 듣고 여러 대안을 모두 고려해야 한다”고 말했다. 피터 드러커의 이러한 원칙을 지키지 않아 망한 회사가 많은데 그중 하나가 2008년 금융 위기를 축발한 주범 리먼 브라더스다.   2008년 리먼 브라더스는 팀워크와 충성심이 강한 조직 문화를 갖고 있었던 것으로 유명했다. 2006년 포천이 ‘월스트리트에서 가장 화목한 기업’ 중 하나로 지목했을 정도다. 이렇게 탄탄한 조직이라면 위기도 잘 극복했을 것 같다.   그런데 왜 파산했을까. 기업의 파산에는 복합적인 요소가 등장한다. 외부 충격이 제일 컸다. 미국 중앙은행(Fed)의 금리 인상, 주택 담보 채권의 가격 하락 등이 그것이다. 다음으로 조직 문화다. 팀워크와 강한 충성심은 매우 바람직하다. 이것을 거꾸로 해석하면 사내 불화가 용인되지 않았다는 이야기로 바꿀 수 있다.     충언했지만 해고된 직원   충성어린 동료들 때문에 다른 의견이 있어도 팀워크를 생각해 반대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서로에 대해 지나치게 긍정적이었고 웬만하면 그대로 수용하는 분위기였다. 심지어 자신이 더 많은 것을 알고 있는 상황에서도 말이다.   구체적으로 살펴보자. 2005년부터 2007년까지 미국의 기준금리가 1.75%에서 5.25%까지 올랐다. 부동산 가격이 급락했고 주택 담보 대출에 과다하게 노출됐던 미국 투자은행들이 흔들렸다.   위태롭다는 신호가 여기저기에서 감지됐다. 2006년 고정 자산 부문 글로벌 책임자였던 마이크 겔벤드가 최고경영자(CEO)에게 충언했다. 하지만 그를 탐탁하지 않게 생각한 딕 펄드 전 리먼 브라더스 CEO는 겔벤드를 해고해 버렸다.   이후 충언하는 목소리가 줄어들었다. 모두가 알면서도 공론화하는 것을 껄끄럽게 생각했다. 그래도 세계에서 넷째로 큰 금융회사였던 리먼 브라더스까지 무너질 줄은 몰랐다. 문제는 강한 충성심과 팀워크가 조직이 아닌 개인 중심이었다는 사실이다. 그들은 보스인 딕 펄드에 대한 충성심으로 똘똘 뭉쳤다. 누구도 대립되는 의견으로 평화를 깨뜨리기를 원하지 않았다. 결국 2008년 리먼 브라더스는 파산했다.   다른 사례를 살펴보자. 사우스웨스트항공이다. 아마도 귀에 못이 박이도록 많이 들었을 것이다. 이 회사는 코로나19 발생 이전까지 48년 연속 흑자를 기록했다. 9·11 테러, 2011 유가 파동, 코로나19 위기까지 슬기롭게 넘겼다.   조직 문화도 리먼 브라더스와 크게 다르지 않다. 화목하고 단결심이 강한 팀워크다. 차이점이라면 상당히 가족적이었다는 점이다. 회사가 종업원을, 종업원은 회사를 가족으로 여기고 있다. 창립자 허브 켈러허가 가장 중시하는 부분이다. 그는 직원들을 존중하고 회사의 가장 중요한 고객으로 여겼다. 해고가 잦은 미국 사회에서 직원들을 내보내지 않는 것으로 유명했다. 어렵더라도 고통을 회사와 직원이 서로 분담하는 것이다. 보너스를 반납하고 위기엔 자발적으로 급여를 줄였다. 서로에 대한 믿음은 활발한 정보 공유나 원활한 소통으로 이어진다. 물론 부서 간에 불평·불만이 생길 수 있다. 경영진끼리도 의견 차이는 있다. 하지만 이를 감추지 않는다. 빨간 깃발이 필요하다고 생각되면 망설이지 않고 즉시 들어 올린다. 좀 더 구체적으로 들어가 보자.   사우스웨스트항공의 사업 모델은 500마일 이하 단거리 비행 서비스다. 저가 항공의 생명은 턴어라운드다. 얼마나 자주 비행기를 띄우느냐다. 항공기는 지상에 머무르는 시간이 길어질수록 수익성은 낮아진다. 자주 이륙하고 자주 착륙해야 한다. 사우스웨스트항공은 턴어라운드 타임이 35분 안팎으로 매우 짧다.   다음 비행 준비 시간을 단축하려면 긴밀한 협업이 필수다. 기장, 승무원, 기내 청소원, 램프 담당 직원들이 마치 입안의 혀처럼 돌아가야 한다. 문제가 생기면 곧바로 소통하고 협업해야 빠른 이착륙이 가능하다. 의견 차이가 더 커지기 전에 적극적으로 해결하기 위해 노력한다. 속으로 부글부글 끓으면서도 겉으로 미소를 짓는다든지 반대하면서도 고개를 끄덕이지 않는다.   사우스웨스트항공, 상호 존중으로 위기 극복   예를 들어 각 부문 사이에 심각한 문제가 생기면 ‘정보 공유 미팅’을 연다. 미팅은 정해진 프로세스를 밟는다. 한 팀이 자신들의 의견을 설명하면 다른 팀도 자신들의 시각에서 설명한다. 그다음은 해결 방법을 찾아 합의에 이르도록 한다.   이 프로세스는 다른 기업들과 별반 차이가 없다. 중요한 것은 바탕에 깔린 구성원 간 상호 존중이다. 한 직원은 이렇게 얘기한다. “의견 차이 때문에 우리는 상대방을 비난하고 상대도 우리를 비난했어요. 같은 이슈로 한 달에 두 번씩 같이 만나는 회의를 열었죠. 처음에는 서로 욕하는 자리였지만 이제는 ‘나는 이걸 받아들일 수 있어’, ‘이건 내가 할게’라고 말하는 자리로 발전했죠.”   여기에서 알 수 있는 것이 있다. 의견 대립은 신뢰가 바탕이 될 때 조직이 더 건강해진다는 점이다. 의견 대립이 없을 때 조직이 나쁜 방향으로 가는 이유는 크게 두 가지다. 첫째는 조직에 순응하려는 경향이다. 조직에서 특정 의견이 채택되면 나머지 사람들은 그 의견의 단점이나 다른 대안을 충분히 고려하지 않고 우르르 따라간다는 것이다.  사회심리학자 어빙 제니스 예일대 교수는 이 현상을 ‘집단 사고’라고 처음으로 이름을 붙였다. 둘째 이유는 공유 정보 편향이다. 집단 내 다른 사람이 자신보다 더 잘 알 것이라고 가정하면 그 누구도 질문하거나 반기를 들지 않는다. 결국 조직에서 공유되는 정보는 한 쪽으로 치우칠 수밖에 없고 토론은 형식적인 것이 되고 만다. 이런 폐단을 막기 위해 제니스 교수는 ‘악마의 변호인(Devil’s Advocate)’이라는 제도를 제안한다. 많이 들어봤 것이다. 회의 시작 전 특정인에게 반대자 역할을 의도적으로 부여하는 방식이다. 팀의 화합을 해치지 않으면서 의견 대립이 주는 장점도 누릴 수 있다. 한국에서도 몇몇 기업이 이 방식을 도입했다. 하지만 문제점이 내재돼 있다. 샬런 네메스 버클리대 교수에 따르면 이 제도가 이론대로 작동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악마의 변호인은 하나의 역할극에 불과하기 때문에 단지 ‘반대를 위한 반대’여서 사람들은 건성으로 듣게 된다는 것이다. 심지어 당사자조차 반대하는 척하다가 나중에 반대 깃발을 슬그머니 내리고 마는 경향이 있다.   더 어처구니없는 것은 조직 구성원들의 심리다. 자신들은 편협한 생각을 막기 위해 예방 주사를 한 방 맞았다는 생각에 오히려 원래 의견에 안주하게 되더라는 것이다. 그래서 네메스 교수는 좀 미묘한 실험을 했다. 첫째 실험 조건은 악마의 변호인 역할을 공개적으로 밝혔고 둘째는 누군가가 자발적으로 나서 실제로 반대하는 것이었다.   양쪽 모두에서 의견 대립은 팽팽한 긴장감을 가져왔다. 반대하는 사람을 싫어하는 마음도 일부 나타났다. 하지만 자발적인 조건에서 좀 더 생산적인 논의가 이뤄졌고 더 창의적인 해결 방안이 만들어졌다. 동일한 사람이었고 동일한 근거였는데도 말이다.   이유는 이렇다. 역할극의 경우 리스크가 적고 책임감도 없는 반면 자발적 반대자에게는 적지 않은 용기가 필요하다는 점을 사람들이 인지하기 때문이다. 반대하는 사람의 용기와 취약성에 참가자들은 오히려 마음을 열고 풍부하게 의견을 교환하더라는 것이다. 즉 위험을 무릅쓰고 진심으로 반대하는 사람 앞에서 사람들은 자신의 의견이 틀렸을 수도 있다는 가능성을 열어 두게 된다. 사람들은 의견 대립에 흔히 ‘열린 마음이 필요하다’고 말한다. 하지만 다른 의견을 존중하는 만큼 자신의 의견도 존중하는 자세가 필요하다. ‘논쟁에서 이기겠다’는 마음이 아니라 ‘어떻게 하면 이 의견 대립이 의미 있는 것이 될 수 있을까’로 생각을 바꿔야 한다. 생산적인 의견 대립은 철학의 문제가 아니다. 잘 훈련된 습관이고 기술의 문제다.이태석 IGM세계경영연구원 교수   * IGM세계경영연구원은 한경비즈니스에 해당 칼럼을 연재하고 있습니다. 칼럼 링크
    작성자 작성일 12-20 조회 158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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