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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칼럼] 떠나는 직원과 아름답게 이별하는 법
    ‘퇴사형 인간’이 당연해진 세상…퇴사자를 조직의 지지자로 만들어야   바야흐로 ‘대(大) 퇴사’ 시대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를 거치며 지난해 여름과 가을 동안 미국에서는 수백만 명의 노동자들이 직장을 떠났다. 처음에는 주로 호텔이나 식당 등 상대적으로 임금이 낮은 서비스직의 노동자들이 일을 그만두기 시작했는데 점차 일반 사무직 노동자들까지 직장을 그만두는 추세가 확산됐다.   이처럼 퇴사율이 급격히 치솟은 현상을 두고 앤서니 클로츠 텍사스대 교수는 ‘대퇴사(Great Resignation)’라는 용어를 사용했다. 코로나19 사태로 인해 일과 삶에서 가치관의 변화를 경험하면서 직장인들이 본인이 더 선호하는 조직 문화, 더 나은 처우와 업무 환경을 찾아 떠나고 있다.   요동치는 노동 시장은 한국도 예외는 아니다. 특히 조직에서 핵심 집단으로 부상한 MZ세대(밀레니얼+Z세대)는 일에서 개인의 성장과 유연성·자율성을 매우 중요하게 여기며 이를 보장받지 못하면 그만두는 것에도 거침이 없다.   구인·구직 매칭 플랫폼 사람인이 기업 373개 회사를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2021년 상반기 퇴사율은 15.7%로 전년 상반기 대비 1.8% 증가했는데 그 이유는 ‘MZ세대 중심 조직으로 이직·퇴사를 비교적 쉽게 하는 편이어서’가 41.3%(복수 응답)로 가장 많았다.     더 이상 ‘회사형 인간’은 없다   또 사람인이 500개 기업 대상으로 ‘1년 이내 조기 퇴사자’ 현황을 조사한 결과 응답 기업의 49.2%가 ‘MZ세대의 1년 이내 조기 퇴사자 비율이 높다’고 답했고 그 이유로 ‘개인의 만족이 훨씬 중요한 세대여서(60.2%, 복수 응답)’를 꼽았다.   더 이상 ‘회사형 인간’은 없고 ‘퇴사형 인간’이 당연해진 세상에서 리더는 직원이 언제든 더 나은 커리어와 가치 및 목표를 향해 떠날 수 있다는 것을 열린 마음으로 인정해야 한다. 그리고 좋은 인재를 확보하기 위해 채용 시장에서 애쓰는 만큼 퇴사 관리에도 신경 써야 한다.   직원 몰입도를 높이고 인재 유출을 막기 위해 직원 경험에 공들이는 기업이 많은데 직원 경험은 퇴사 혹은 그 이후까지도 이어진다는 것을 유념해야 한다. ‘끝이 좋아야 다 좋다’는 말이 있듯이 사람들은 보통 마지막 효과를 전체인 것처럼 인식하기 때문이다.   현명한 기업은 퇴사자를 조직의 평생 지지자, 열렬한 홍보 대사로 만든다. 퇴사자는 고객이나 파트너가 돼 나타날 수 있고 심지어 재입사 대상자가 될 수도 있다.   한 기업은 퇴직 사원 인력 풀을 관리하는데 재직 중 능력이 검증된 직원에게는 명절이나 생일 때 작은 선물을 보내며 근황을 확인하고 재입사를 권유하기도 한다.   퇴사자는 재교육을 하지 않고도 바로 현장 배치가 가능하고 빠르게 성과를 낼 수 있기 때문이다. 퇴사자를 ‘명예 직원’으로 칭하며 정중하게 대하고 그동안의 공로에 대해 감사 이벤트를 여는 기업도 있다.   이런 대우를 받은 퇴사자는 홍보 대사가 돼 다른 사람에게 전 직장을 추천하고 여전히 전 직장의 제품과 서비스를 이용하며 주위에 추천할 확률이 높다.   이에 비해 퇴사를 결정한 직원에게 무례하게 굴거나 배신자 프레임을 씌워 적으로 돌리는 곳도 있다. 아직 퇴사일이 남아 있는데 계정을 삭제하거나 합당한 이유 없이 업무에서 배제하는 것, 남아 있는 직원들에게 퇴사자를 험담하는 등 감정에 앞서 옹졸하게 구는 짓은 절대 해서는 안 된다.   특히 그동안 조직에 헌신했던 직원의 퇴사 과정이 감정적으로 매끄럽지 않으면 당사자뿐만 아니라 이를 목격한 남아 있는 직원들도 회사에 적의를 품게 될 수 있다.   동료의 퇴사 소식만으로도 심리적으로 흔들리는 영향이 있는데 퇴사자를 대하는 방식을 보며 직원들은 회사가 좋은 곳인지 나쁜 곳인지를 판단하게 되는 것이다. 게다가 요즘은 ‘블라인드’, ‘잡플래닛’ 같은 직장인 커뮤니티의 파급력이 상상 그 이상일 수 있다.     퇴사 면담, 조직이 성숙할 수 있는 기회   퇴사자의 말 한마디에 회사의 이미지가 훼손되고 구직자들의 입사 지원에 부정적 영향을 끼칠 수 있는 것이다. 따라서 태도와 성과가 썩 좋지 않았던 직원이라고 할지라도 헤어질 때만큼은 아름답게 이별할 필요가 있다.   헤어질 때 반드시 해야 할 것은 바로 세심한 퇴사 면담이다. 퇴사자의 피드백을 통해 조직이 성숙될 수 있는 기회이기 때문이다. 조직에서 무엇이 효과적이고 효과적이지 않은지 문제를 인식할 수 있고 이를 바탕으로 남아 있는 직원들을 위한 대책을 마련할 수 있다. 또 어떤 경우에는 문제를 파악해 퇴사자의 결정을 돌릴 수도 있다.   이 같은 대화를 위해 평소 면담자의 훈련이 중요하다. 최대한 감정을 배제하고 객관적 사실 파악에 집중해야 한다. 효과적인 진행을 위해 퇴직 면담 매뉴얼을 만들어 두는 것도 좋다.   반드시 유의해야 할 점을 간단하게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퇴사 면담, 이렇게 하세요> · 예상 질문에 대한 답변을 준비하라 · 직원이 의견을 말하게 하고 경청하라 · 개인적 차원의 감정 이입을 하지 않도록 심리적 대비를 하라 · 상대가 너무 흥분했다면 잠시 쉬어라 · 간결하고 사실적으로 말하라 · 일관된 정보를 제공하라   <퇴사 면담, 이것은 피하세요> · 주중 늦은 시간 혹은 주말 면담은 피하라 · 잡담이나 돌려 말하기는 피하라 · 동정심이나 상투적인 위로는 삼가라 · 그 자리에서 문제를 해결하려고 하지 마라 · 결정되지 않은 사실에 대한 추측은 하지 마라 · 불필요한 논쟁은 피하라 · 방어적으로 행동하지 마라   글로벌 미디어 기업 넷플릭스에는 ‘남은 사람들’을 위해 퇴사자가 ‘부검 메일’을 쓰는 문화가 있다고 한다.   회사를 왜 떠나는지, 그동안 넷플릭스에서 무엇을 배우고 경험했는지, 어떤 점이 아쉬웠는지(넷플릭스가 이랬다면 떠나지 않았을 것), 앞으로의 계획이 무엇인지를 동료들에게 남기는 것이다. 부검 메일을 쓰는 중 상사와 얘기하면서 오해를 풀기도 하고 퇴사를 번복하는 경우도 있다고 한다.   회사가 문제점을 발견했다면 대책 마련에 힘쓴다. 회사가 후속 조치를 취하는 과정에서 남은 직원들은 ‘우리 회사가 직원들을 살피고 있구나. 개인의 의견을 중요하게 듣고 있구나’라고 느끼며 몰입도가 높아지는 효과가 있다.   퇴사자의 데이터를 분석해 선제적으로 인재 관리에 활용하는 기업들도 있다. 세계적인 정보기술(IT) 기업 구글이나 SAS는 ‘왜 여성 IT 인력의 퇴사율이 높을까’에 대한 의문을 갖고 몇 년간의 퇴사자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육아’가 가장 큰 이슈라는 것을 발견했다.   이에 출산 휴가 정책과 자유 근무 시간제 등 여성 인력 상황에 맞춰 제도를 손보고 사내 탁아소와 식사 준비 프로그램 등을 마련했다. 그 결과 퇴사율을 낮추고 우수 인재를 유지하며 신규 채용에 따른 비용을 줄일 수 있게 됐다.   퇴사 관리의 핵심은 조직의 문제를 파악하고 대응해 인재 유출을 방지하는 데 있다. 특히 핵심 인재일수록 빠져나가지 않도록 ‘있을 때 잘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를 위해서는 평소 꾸준히 유대 관계를 맺고 개별적인 대화를 나눠야 한다. 회사에 왜 남아 있는지, 만약 떠나게 된다면 무엇 때문인지를 정기적으로 확인해야 한다.   이들의 의견과 감정에 대해 듣는 첫 자리가 퇴직 면담이어서는 안 될 것이다. 사랑하는 사이일수록 평소 대화를 통해 서로 이해하는 노력을 하듯이 아끼는 직원을 떠나보내기 싫다면 직원의 성장을 어떻게 도울 수 있을지, 동기를 해치는 요소가 무엇인지 미리 파악하고 대응해야 한다.   김민경 IGM세계경영연구원 수석연구원     * IGM세계경영연구원은 한경비즈니스에 해당 칼럼을 연재하고 있습니다. 칼럼 링크
    작성자 작성일 04-08 조회 2625
  • 96
    [칼럼] ‘로 코드, 노 코드’가 제시하는 현업 중심의…
    로 코드(Low Code)와 노 코드(No Code).디지털에 관심 있는 사람에게는 이미 잘 알려진 단어다. 여러 해 동안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전환)과 관련한 혁신 활동을 실천해 온 기업도 더욱 구체적인 도입과 실천을 위해 고민하고 있다. 디지털 혁신이라는 미션을 가진 전담 추진 전략팀이 주도해서 나름의 성과를 만들어내고 있지만, 궁극적인 문제는 손쉽게 풀어내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것이다. 이런 어려움을 풀어내기 위해 로 코드, 노 코드가 매우 현실적인 해법 중 하나가 될 수 있다.로 코드는 약간의 코드만 사용하여 애플리케이션(앱)을 개발하는 방법을 뜻한다. 프로그래밍 지식이나 경험이 조금 있거나 또는 최소한의 코딩을 할 줄 아는 상황에서 사용되는 말이다. 노 코드는 코드를 전혀 사용하지 않고 앱을 개발하고 사용하는 방법을 말한다. 프로그래밍에 관한 지식이나 경험이 전혀 없는 상황에서의 개발을 의미한다. 즉, 기존에 전문 개발자가 소프트웨어를 개발하기 위해 전문적이고 복잡한 코드를 사용하는 방식과는 다르게 어려운 코드를 몰라도 클릭 몇 번만으로도 어지간한 프로그램을 직접 만들 수 있게 됐다는 것이다.     로 코드, 노 코드의 디지털 전환 성과   지난 몇 년간 로 코드, 노 코드를 활용한 도전이 다양한 업무 현장에서 디지털 전환 성과를 이뤄내고 있다. 미국 엔터테인먼트·이벤트 전문 업체인 솔로몬그룹은 로 코드 디지털 혁신을 경험한 대표적인 기업이다. 솔로몬그룹은 동시에 수십 개의 대형 이벤트 서비스와 제품을 제공해야 하는 복잡한 업무를 해결하기 위해 외부의 맞춤형 앱을 도입해 사용하고 있었다. 하지만 솔루션이 가진 폐쇄적인 특성 탓에 업그레이드도 할 수 없었고, 정보를 찾기 위해 몇 시간을 허비하는 일이 많았다. 비싼 비용과 노력을 들여 사용하던 전문 프로그램에서 겪는 어려움을 그대로 겪고 있던 것이다.   직원들은 계속되는 불편을 공유하면서 ‘직접 만들어볼 수는 없을까?’라는 생각을 하던 차에, 솔로몬그룹의 공동창립자이자 파트너인 조너선 푸쇼(Jonathan Fucheaux)가 멘딕스(Mendix)라는 로 코드 프로그램을 알게 됐다. 그는 실무자들과 공부를 시작하며 맞춤형 앱 개발에 도전했다. 고민을 직접 해결하겠다는 의지 하나만으로 시작한 작업은 모든 프로젝트 정보를 앱 하나를 통해서 클릭 두 번으로 찾았다. 결국 관련 부서와 정보를 연결하는 성과를 이뤄내는 놀라운 경험을 했다.   로 코드 영향과 성과를 확신하게 된 현장 직원들은 각자의 고민을 해결하기 위해 적극적으로 나섰다. 예를 들어, 대규모 행사장에서 수시로 드나드는 사람들의 안전을 책임져야 하는 리더의 고민을 해결하기 위해서 축제를 준비하는 팀과 함께 사물인터넷(IoT) 자동화 게이트 앱을 만들었다. 이는 데이터를 실시간으로 집계하고 처리하는 작업을 가능하게 했다. 스스로 만들어내는 디지털 혁신의 긍정적 경험을 믿게 된 솔로몬그룹 구성원은 현업에서 문제가 생길 때마다 앱을 만들어 해결하려는 도전 문화를 만들어 가고 있다. 현재 앱 20여 개를 자체적으로 만들어 쓰고 있다.   다른 사례도 많다. 코딩을 전혀 모르는 65세 임원이 응용 작업을 약간 배워 현업의 업무를 로보틱 처리 자동화(RPA)로 개선하는 경험과 IT(정보기술) 배경과 지식이 없는 직원이 하나둘 동참하면서 1인 1봇의 디지털 혁신을 이뤄낸 싱가포르텔레콤의 사례도 있다. 온라인 게임 영역에서는 유저들이 직접 게임을 만들고 다른 유저들과 공유하고 즐기고 있다. 물론 프로그래머가 밤을 새워가며 만드는 복잡한 과정이 아닌, 클릭 몇 번으로 진행된다. 메타버스(metaverse·현실과 가상이 혼합된 세계)로 유명한 로블록스 플랫폼이 대표적이다. 유저들이 만든 게임 수만 2021년 기준 약 5000만 개라고 한다. 경제 주간지 ‘포브스’에서는 로 코드, 노 코드를 ‘기술 역사상 획기적 사건’이라고 표현했다.   로 코드, 노 코드의 전망은 매우 밝다. 마이크로소프트(MS)의 파워앱스와 구글의 앱 메이커, 세일즈포스의 뮬소프트, 오라클의 비주얼빌더처럼 글로벌 IT 솔루션 기업도 로 코드, 노 코드에 관심을 두고 있다. 글로벌 시장 조사 업체 가트너에 따르면, 2024년까지 개발되는 앱 중에서 로 코드로 개발될 앱의 비율이 65% 이상일 것으로 예측됐다. 가트너를 포함한 대표적인 글로벌 시장 조사 업체의 평균 통계 자료를 들여다봐도 2027년에 로 코드, 노 코드 시장이 99조원에 달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는 2021년 기준으로 보면, 약 6년 만에 5.5배에 달하는 성장을 하는 셈이다.     우리가 로 코드, 노 코드에 적극적이어야 하는 이유   그렇다면 로 코드, 노 코드는 디지털 혁신 관점에서 어떤 의미가 있을까. 우리는 왜 여기에 더 큰 관심을 둬야 할까. 가장 큰 이유는 로 코드, 노 코드가 갖고 있는 배경에 시민 개발자(Citizen Developer)라는 묵직한 패러다임이 작동하기 때문이다. 최근 들어 각 기업은 전문 개발자들이 주도하는 태스크포스(TF)팀과 일부 리더 그룹이 만들어낸 가이드만으로는 현장에서 혁신과 참여를 끌어내기 어렵다는 것을 느끼고 있다. 시민 개발자라는 개념은 이런 과거 중앙 공급 방식의 혁신과는 시작이 다른 경험을 제공한다. 현장을 가장 잘 아는 실무자가 일을 더 편하게 할 수 있도록 직접 프로그램을 만들면서 디지털 혁신의 현장 내재화를 가속화하는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그것도 불과 1~2주 만에.   다시 말하면, 디지털 혁신에 가장 큰 어려움 중의 하나인, ‘디지털 주도권(Digital Ownership)’과 ‘자기 주도적 디지털 혁신(Self-Digital Innovation)’이 현장에서 받아들여지고 있다는 것이다. 이는 2022년도 기업들의 디지털 혁신 전략에도 고스란히 반영돼 있다. 금융권을 중심으로 여러 기업이 로 코드, 노 코드를 활성화하기 위한 시민 개발자 양성을 목적으로 내세우고 있다. 가트너에 따르면 글로벌 기업 61%가 시민 개발 이니셔티브를 실행하고 있으며 2023년까지는 시민 개발자 수가 전문 개발자 수의 네 배에 이를 것이라고 전망했다.   혹시 로 코드, 노 코드를 활용한 내부 조직의 디지털 혁신을 계획하고 있다면, 한 가지는 꼭 챙겨보자. 로 코드, 노 코드를 바라볼 때 ‘기술 자체의 활용’에서 벗어나서 ‘어떤 이슈를 해결하고 어떤 비즈니스 가치를 만들 것인가’라는 시각이 더 중요하다. 또 이를 해결하기 위한 업무 관련 지식과 정보 부족을 해결해줘야 한다. 도구(툴) 학습 자체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현업의 문제를 정의할 수 있는 환경 조성이 중요하다는 뜻이다. 이것이 지금까지의 로 코드, 노 코드를 활용한 디지털 혁신 사례를 보면 빠지지 않는 핵심 성공 포인트다. 일주일 만에 내가 스스로 만들고 써보는 디지털 혁신의 새로운 패러다임인 자기 주도적 디지털 혁신은 국내 기업의 디지털 혁신 성과 창출에 새로운 경험을 제시할 것이다.   김광진 IGM세계경영연구원 교수     * IGM세계경영연구원은 이코노미조선에 해당 칼럼을 연재하고 있습니다. 칼럼 링크 
    작성자 작성일 04-04 조회 2180
  • 95
    모두가 퇴사하는 시대, 기업이 인재 유지에 성공하려면
    미국 노동 시장의 최대 이슈는 모두가 직장을 그만두는 시대, 즉, ‘대사직(The Great Resignation·大辭職)’이다. 팬데믹(pan-demic·감염병 대유행) 사태 이후 미국의 자발적 퇴직자 수는 점차 증가해 지난해 11월에는 453만 명에 이르렀다. 이는 2000년 12월 통계를 집계한 이후 최고치다. 대사직은 텍사스 A&M대 앤서니 클로츠 교수가 만든 용어로, 대공황(The Great Depression)처럼 하나의 용어로 자리 잡게 됐다. 클로츠 교수는 팬데믹으로 인해 일자리를 잃거나 원격근무를 하는 과정에서 일과 삶에 관한 새로운 가치관을 갖게 된 근로자들이 더 나은 직장을 찾아 떠나고 있다고 말했다. 우리나라는 대사직이라고 할 만한 급격한 현상은 나타나지 않고 있다. 다만, MZ 세대(밀레니얼+Z 세대·1981~2010년생)를 중심으로 퇴사율이 높아지는 추세다. 국내 구인·구직 플랫폼 사람인이 538개 기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지난해 상반기 퇴사율은 평균 15.7%였다. 이는 2020년 같은 기간보다 1.8%포인트 증가한 수치다. 퇴사율이 증가한 기업은 퇴사의 주요 원인으로 ‘MZ 세대 중심 조직은 이직 및 퇴사를 비교적 쉽게 하는 편(41.3%·복수 응답)’이라고 응답했다. 전문가들은 ‘일과 삶의 융합(Work-Life Blending)’을 줄인 말인 ‘워라블’, 본업 외에도 여러 부업을 하는 ‘N잡러’, 경제적 자립을 통해 빠른 시기에 은퇴하려는 사람들인 ‘파이어족’ 등 변화한 노동관이 퇴사율에 영향을 미친다고 분석한다. 국내외에서 퇴사 바람이 계속되면서 ‘직원 경험(Employee Experience)’이 중요한 화두로 떠오르고 있다. 직원 경험이란 채용공고를 확인하는 순간부터 퇴사하는 순간에 이르기까지 직원들이 느끼는 생각과 감정 등 모든 경험의 총합을 의미한다. 직원 경험은 직원 유지뿐만 아니라 인재 채용, 직원 생산성, 직원 참여율, 직원 민첩성 등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  대사직 시대에 인재를 붙잡아 두려면 기업은 먼저 근로자가 직장을 떠나는 이유를 살펴보고 직원 경험을 제대로 설계할 수 있는 방향을 잡아야 한다. 세계적인 컨설팅 회사 맥킨지앤드컴퍼니의 보고서 ‘큰 소모 아니면 큰 매력? 선택은 당신의 것(Great Attrition or Great Attraction? The choice is yours)’은 퇴사 사유에 관한 고용주와 근로자의 생각 차이를 극명하게 보여준다. 위 표를 보면 고용주는 거래 요인에 초점을 맞추고 있고, 근로자는 관계 요인에 초점을 맞추고 있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맥킨지앤드컴퍼니 연구는 대사직 시대에 근로자가 최우선으로 여기는 것은 물질적인 측면이 아닌 정서적인 측면임을 시사한다. 이 말은 곧 조직이 관리해야 하는 직원 경험 영역이 정서적인 측면까지 확장됐다는 뜻이다. 정서적 측면에서 직원 경험을 향상하고 있는 기업의 사례를 살펴보자. 깃랩(GitLab)│아웃과 고립감을 낮추는 원격근무 가이드라인 소프트웨어 개발 및 협업 플랫폼 기업인 깃랩은 실제 사무실 없이 100% 원격근무 체제로 운영되는 회사다. 깃랩은 전 세계 65개국이 넘는 곳에 직원 약 1300명을 두고 있다. 깃랩은 2014년 설립 당시부터 원격근무를 운영해 온 만큼, 다양한 원격근무 노하우를 보유하고 있다. 깃랩의 원격근무 가이드라인은 직원의 정서 관리에 관한 지침을 제공한다. 여기에는 ‘정신건강 관리가 가장 중요하다’ ‘친구·가족과 교류할 수 있는 휴식 일정을 보장한다’ ‘긴 근무 시간은 장려하지 않는다’ 등이 포함된다. 대런 머프 깃랩 원격부문장은 “(직원에게) 늘 가족과 친구가 우선이고 업무는 2순위라고 강조하고 있다. 회사는 이런 부분을 명시해야 한다”고 말했다.깃랩은 원격근무로 발생할 수 있는 고립감을 최소화하기 위해 잡담 시간을 운영하고 있다. 챗봇이 무작위로 선정해 준 동료와 매일 30분간 의무적으로 대화를 나누게 한다. 또한 구글 행아웃에 누구든지 들러 수다를 떨 수 있는 ‘랜덤 룸(random room)’도 마련했다.힐튼(Hilton)│육체적으로 힘든 일을 하는 직원을 위한 웰니스 프로그램전 세계 100개국에 4600개가 넘는 호텔 지점을 보유한 힐튼은 2021년 가장 일하기 좋은 기업 3위로 선정됐다. 힐튼은 육체적으로 힘든 일을 하는 직원들을 위해 ‘트라이브@힐튼(Thrive@Hilton)’이라는 온라인 프로그램을 제공한다. 이 프로그램은 직원들의 몸과 마음, 정신건강을 증진하기 위한 과학적인 방법을 소개한다. 크리스토퍼 나세타 힐튼 최고경영자(CEO)는 프로그램을 처음 선보이는 자리에서 “(당신이) 손님을 섬길 때, 회사는 당신을 섬기고 싶다”라고 말했다.  또한 힐튼은 ‘목적 있는 여행(Travel with Purpose)’이라는 특전을 제공한다. 이 여행 프로그램은 지속 가능한 체험을 제공하며, 힐튼의 ESG(환경·사회·지배구조) 전략과도 연계돼 있다. 힐튼 직원은 아이와 함께 리조트에 방문해 ‘산호 보호 프로그램’을 체험하는 등 지역사회 및 환경과 관련한 다양한 활동에 참여할 수 있다. 게임빌(Gamevill)│정서적 안정 토대를 만드는 상담 프로그램국내 모바일 게임 회사인 게임빌은 심리 상담 프로그램인 ‘상담 포유 서비스’를 제공한다. 직원이 행복한 직장 생활을 할 수 있도록 스트레스를 예방하고 해소하도록 하기 위해서다. 직원은 대인관계 문제와 불면증, 가정 문제, 코로나19로 인한 우울감 등 심리적인 모든 부분에 걸쳐 상담받을 수 있다. 상담 내용은 비밀이 보장되며, 상담은 대면 외에 전화, 화상, 메신저 등으로 이뤄진다.코로나19 이후 근로자의 일에 관한 우선순위가 바뀌면서 대사직 현상이 일어나고 있다. 기업은 변화한 근로자의 상황에 맞춰 직원 경험에 관한 접근을 달리해야 한다. 글로벌 정보기술(IT) 시장조사 전문기업인 가트너의 인사 담당 부사장인 카롤리나 발렌시아는 “오늘날 직원은 단순히 근로자가 아닌 사람으로 대우받고 싶어 한다”고 말했다. 깃랩과 힐튼, 게임빌처럼 직원의 정서적인 측면을 관리해보자. 당신의 회사 또한 인재가 모이고 오래 머무는 조직으로 거듭날 수 있을것이다. 대사직의 시대, 기업은 인재 확보에 총력을 기울여야 한다.백재영 IGM세계경영연구원 수석연구원** IGM세계경영연구원은 이코노미 조선에 해당 컬럼을 연재하고 있습니다. IGM의 인사이트 경영 <18> 모두가 퇴사하는 시대, 기업이 인재 유지에 성공하려면 (economychosun.com) 
    작성자 작성일 04-03 조회 2332
  • 94
    [시금치] 벌써 세 달이 순삭? 그 동안 뭐했나 자책 …
    2022년 4분의 1이 지났습니다. 지금쯤 누군가는 뭐하나 제대로 한 것이 없다며 스스로를 자책하고 계실지도 모르겠어요. 또 누군가는 바쁜 1, 2월을 보내고 지쳐 계실지도요. 이쯤 되면 우리는 이런 말을 합니다. "큰일났다. 이렇게 살다가 또 한 살 더 먹겠어!"잠깐! 아직 늦지 않았습니다. 다시 목표를 세워보면 어떨까요? 단, 이번에는 목표 수립 도구를 사용해서 실행력을 높여보는 겁니다. 목표 수립 도구는 SMART, OKR 등 다양한데요. 시금치에서는 만다라트를 소개 드리고자 합니다. 만다라트는 Manda(본질), La(달성하다), Art(기술)를 결합한 단어로, 본질을 달성하는 기술을 뜻합니다.만다라트는 아래 그림처럼 매트릭스로 구성돼 있습니다. 그리고 핵심 목표, 세부 목표, 실행 방안 3단으로 나뉘며, 이 순서대로 작성하는 거예요. 만다라트의 장점은 빈칸을 채우고 싶은 인간의 심리를 작동시켜서 생각의 활성화를 돕는다는 것입니다. 만다라트를 채우는 과정을 통해 목표와 실행 방안을 구체화할 수 있어요. 만다라트 소개 영상을 보시면 빠르게 이해되실 겁니다.  야구 선수 오타니 쇼헤이가 고등학교 1학년 때 작성한 만다라트 (출처: 스포츠닛폰, 한겨레)우리는 영화 속 히어로나 초능력자처럼 시간을 '조작'하는 능력은 없지만, 시간을 '관리'할 수 있습니다. 누구에게나 공평하게 주어지는 24시간, 목표를 세우고 실천하는 과정을 통해 내 것으로 만들어보면 어떨까요? 시간여행자가 알려주는 인생의 교훈을 담은 영화 '어바웃 타임'을 추천 드리면서 2022년 2월 마지막 시금치를 마무리하겠습니다. 새싹이 움트는 3월에 다시 찾아 뵐게요. "인생은 모두가 함께하는 여행이다. 매일 매일을 사는 동안 우리가 할 수 있는 건 최선을 다해 이 멋진 여행을 만끽하는 것이다." – 영화 '어바웃 타임' 명대사<IGM 회원가입> 하거나 <뉴스레터 신청>하시면 매주 금요일, IGM 지식코치 '시금치(Creative Leader를 위한 금요일의 지식코치)를 메일함으로 보내드립니다. https://igm.or.kr/edu_inq/news_lt.php  --------------------------------------------------------------------------------- [시금치 받은 원우분들의 후기들 보고 가시죠~:)]  
    작성자 작성일 03-25 조회 2261
  • 93
    [시금치] 별들의 전쟁 ‘슈퍼볼’ 광고가 돌아왔다! 올…
    슈퍼볼은 전 세계 180개국에서 생중계되고, 실시간 시청자가 1억 명에 달하는 미국 최대 스포츠 이벤트인데요. 경기 작전타임이나 휴식타임에 나오는 광고의 효과가 엄청나기 때문에, ‘전세계 기업들의 광고 격전지’로 잘 알려져 있죠. 올해 광고 단가는 30초당 약 700만 달러(약 84억 원)로, 1초당 약 3억 원이었는데요. 천문학적인 비용에도 70 여개의 브랜드가 참여해 홍보효과를 톡톡히 누리는 것은 물론, ‘우리는 슈퍼볼에 나올 만큼 큰 브랜드예요’ 라는 상징성을 보여줬습니다. 올해 슈퍼볼 광고는 구글, 아마존, 메타, 우버 등 IT 기업과 기아, 토요타, BMW, GM 등 자동차 기업이 주류를 이뤘습니다. 특히 자동차 기업들은 전기차, 전기 충전기술 등 기후위기 대응과 관련된 내용을 주로 다뤘는데요. 눈여겨볼 점은 슈퍼볼 역사상 기후 관련 광고가 가장 많았다는 것이죠. 또 코로나로 위축됐던 익스피디아, 부킹홀딩스 등 여행 기업들의 광고가 돌아왔고요. 요즘 더욱 중요해진 정신·육체 건강과 관련된 광고도 사람들의 눈길을 사로잡았습니다. 슈퍼볼 역사상 최초로 암호화폐 분야의 기업들도 광고 무대에 등장했습니다. 미국 가상자산 거래소 ‘코인베이스’, 가상자산 결제플랫폼 ‘크립토닷컴’, 가상자산 파생상품거래소 ‘FTX’ 등이 참여해 사람들을 암호화폐 세상으로 들어오도록 독려했습니다. 특히, 코인베이스는 검은 화면에 움직이는 QR코드만 60초 동안 띄우고, QR코드로 들어오는 소비자들에게 무료 비트코인을 지급했는데요. 1분 동안 무려 2000만 회라는 전례 없는 앱 접속 숫자를 기록했죠. 이를 두고 미국 일간지 WSJ(월스트리트저널)은 “가상자산에 익숙하든 낯설든 모두의 관심을 끌 수 있었던 전략” 이라고 평가했습니다. 이렇게 이번 슈퍼볼에서도 호기심을 자극하거나, 재미와 감동을 주는 다양한 광고들을 엿볼 수 있었습니다.전 세계적으로 화제가 된 광고 2개, 같이 한 번 봐볼까요?<IGM 회원가입> 하거나 <뉴스레터 신청>하시면 매주 금요일, IGM 지식코치 '시금치(Creative Leader를 위한 금요일의 지식코치)를 메일함으로 보내드립니다. https://igm.or.kr/edu_inq/news_lt.php  --------------------------------------------------------------------------------- [시금치 받은 원우분들의 후기들 보고 가시죠~:)]  
    작성자 작성일 03-18 조회 228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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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금치] 민지(MZ세대)가 뿔났다! ‘이것’때문에!
    1000m 쇼트트랙 경기를 본 우리 모두는 피가 거꾸로 솟았어요 이해할 수 없는 판정으로 한국 선수들이 잇달아 실격했죠. 이런 상황을 풍자한 '눈 뜨고 코 베이징 2022' 이미지가 인터넷에서 공유되고 있어요. '눈 뜨고 코 베인' 이번 올림픽을 보며 '공정'에 대해 다시금 생각하게 됩니다. MZ세대(밀레니얼+Z세대)는 공정 문제에 더 민감한데요. 모든 세대가 중요하게 여기는 가치지만, 특히 MZ세대는 공정에 대한 기준이 깐깐해요. 공정하지 못한 것을 봤을 때 이들은 즉각 분노를 표출하고요. 서울대 신재용 교수는 MZ세대의 성장 과정을 살펴보면 이들의 공정을 이해할 수 있다고 말합니다. 기성세대에 비해 MZ세대의 학교생활은 '일상이 평가'였어요. 학교 밖에서는 봉사활동, 경시대회 등 각종 스펙 쌓기를 해야 했죠. 치열한 경쟁 속에서 자란 MZ세대는 자신이 투입한 시간과 노력을 올바르게 평가받는 것에 본능적으로 민감하게 됐습니다. 게다가 스마트폰 하나로 온갖 정보를 접할 수 있는 세상에서, MZ세대는 취업 사이트, 직장인 익명 앱 등을 통해 나와 다른 사람의 보상을 쉽게 비교하고 있죠. 최근, 언론에서 MZ세대의 성과급 불만에 대한 뉴스를 다뤘습니다. MZ세대가 화가 난 이유를 이해하려면, 우선 공정에 대한 세대별 생각 차이를 알아볼 필요가 있는데요.공정을 형평성으로 이해하는 MZ세대에게 성과급이란 '나의 기여에 대한 정당한 대가'입니다. 이들은 '내 성과급이 얼마인지'와 함께 '내 성과급이 합리적으로 결정됐는지'를 중요하게 생각해요. 즉 성과급을 결정하는 기준과 절차가 얼마나 공정하고 투명한지 따지는 거죠. 부당하다고 생각될 때 이들은 참지 않지만, 충분히 납득된다면 설령 자신에게 불이익이 있더라도 쿨하게 인정해요. MZ세대가 조직에서 잠재력을 발휘하게 하려면, 이들에 대한 이해가 반드시 필요합니다. 오늘 이야기 나눈 '공정' 외에 MZ세대의 특징에는 무엇이 더 있을까요? 독자님들의 생각을 공유해 주세요.   20명의 MZ세대에게 물어봤다! (출처: 삼성전자 뉴스룸)<IGM 회원가입> 하거나 <뉴스레터 신청>하시면 매주 금요일, IGM 지식코치 '시금치(Creative Leader를 위한 금요일의 지식코치)를 메일함으로 보내드립니다. https://igm.or.kr/edu_inq/news_lt.php  --------------------------------------------------------------------------------- [시금치 받은 원우분들의 후기들 보고 가시죠~:)] 
    작성자 작성일 03-11 조회 218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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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칼럼] 100년 기업도 바꾸는 디지털 혁신…성공 리더…
     디어앤드컴퍼니가 CES 2022에서 공개한 자율주행 트랙터 ‘디어스 8R 트랙터’. 사진 디어앤드컴퍼니디지털 세상은 185년 역사의 디어앤드컴퍼니(Deere&Company)와 160년 전통의 버버리(Burberry) 브랜드 정체성을 바꿀 만큼 커다란 변화를 가져왔다. 1837년 설립된 세계 1위 농기계 업체인 디어앤드컴퍼니는 이제 단순한 농기계 제조·판매 기업에 머물러 있지 않다. 디어앤드컴퍼니는 ‘농업 기술을 발판으로 소프트웨어를 제공하는 기업으로 거듭날 것’이라는 계획에 따라 이미 몇 년 전부터 데이터를 바탕으로 농사를 위한 정보와 조언을 판매하는 애그리테크(AgriTech·농업 테크) 기업으로 변모하고 있다. 그들은 농기계가 아닌 풍년 솔루션을 파는 기업이라는 비전을 명확하게 설정하고 실행에 옮기고 있다. 최근 5년간 60여억달러(약 7조원)에 이르는 투자금을 들여 GPS(범지구위치결정시스템)와 인공지능(AI), 클라우드 컴퓨팅, 자율주행, 사물인터넷(IoT)과 관련한 테크 기업을 인수합병(M&A)하고 있다. 더불어 소프트웨어 개발자 대회를 2015년부터 계속 열고 있다. 세계 최대 정보기술⋅가전 박람회인 CES 2022에서는 완전 자율주행 트랙터를 내놓고 ‘농업계의 테슬라’라는 극찬을 받았다.1856년에 영국 재단사 토머스 버버리가 설립한 명품 브랜드 버버리도 단순한 패션 브랜드를 넘어섰다. 버버리는 자사를 디지털 미디어 컴퍼니라 칭하며 자사의 브랜드 정체성을 바꿨다. 그에 걸맞게 다양한 디지털 기술을 접목하며 최근 명품 업계 디지털화의 선두주자가 됐다. 일찌감치 개인 취향을 제품 제조에 반영하는 비스포크 시스템을 적용한다든지, 패션쇼를 소셜미디어(SNS)에서 생중계한다든지, ‘시 나우 바이 나우(See now buy now·지금 보고 바로 산다)’ 시스템으로 패션쇼가 끝나면 바로 제품을 구매할 수 있게 한다든지, 위조 상품 적발에 AI를 접목하는 등 버버리의 디지털 혁신 시도는 2010년대부터 꾸준히 이어져 오고 있다. 최근에는 직전 판매 제품이나 개인의 생활습관을 참고해 고객에게 다른 제품을 제안하는 데이터 기반 마케팅을 성공시키고 있다. 2021년 11월 문을 연 제주도의 버버리 팝업스토어. 사진 버버리농기계·패션 업체도 뛰어드는 디지털 혁신디어앤드컴퍼니나 버버리 모두 디지털 기술을 비즈니스에 접목해 성공을 거두고 있지만, 실제로 이들의 성공에는 ‘기존 조직구성원의 변화’가 더 크게 작용했다. 디어앤드컴퍼니와 버버리 모두 첨단 디지털 기술에 있어서는 외부 기업을 사서 그 역량을 흡수하거나 외부의 디지털 전문 인재를 영입하는 방법을 택했다. 디지털 기술을 비즈니스에 접목하는 것은 시작일 뿐, 혁신이 기업 성과로 전환되려면 모든 기업 활동이 혁신 방향에 맞게 세밀하게 바뀌는 작업이 함께 진행돼야 한다. 외부에만 기댄 혁신은 완성될 수 없다는 말이다.두 회사는 디지털 시대에 맞는 비전을 새로 설정하고 조직 구성원을 바꿔 비즈니스 성과로 전환해 냈다. 그렇다면 기업 리더는 디지털 시대를 맞아 어떻게 직원들을 변화시켜 성과를 내야 할까. 세 가지를 유념하자.첫째, 혁신 회피 현상을 발견하고 깨뜨려라. 모든 조직은 유기체로서 안정적인 상태를 유지하고자 한다. 조직은 안정을 유지하기 위해서 최대한 ‘하던 일을 하던 대로’ 하려 한다. 조직이 커지고 오래되고 성공할수록 조직의 안정 지향성도 함께 높아져서 혁신 활동에 커다란 걸림돌이 되고 만다. 성공한 전통 기업일수록 혁신을 회피하는 현상이 더 많이 일어나는 이유다. 리더는 조직의 혁신 회피 현상을 발견할 수 있어야 한다. 만약 당신의 조직에 우려와 위험에 관한 의견 없이 침묵으로 일관하거나, 관행을 존중해야 한다는 명목으로 반대하거나, 컨설턴트·위원회·태스크포스(TF)팀에 혁신을 위임하려 하는 현상이 있다면, 리더는 이를 깨뜨려야 한다. 디지털 혁신에 관한 우려 사항을 솔직히 꺼내놓도록 하고 이를 해결할 방안을 함께 마련해야 한다. 각자 역할과 책임을 명확하게 설정할 수 있어야 한다.둘째, 혁신의 피해자들을 끌어안아라. 혁신은 안정을 깨뜨리는 활동이기 때문에 그 안정이 깨지면 조직에는 어떤 형태로든 피해자가 생긴다. 피해자들은 직간접적으로 혁신 동력을 약화하려고 한다. 이 때문에 기업 리더는 혁신의 성공을 위해서라도 혁신 피해자를 두루 보살펴야 한다. 기업 리더는 디지털 혁신으로 인해 생기는 다양한 손실을 폭넓게 파악해 이를 보전해 줄 방법을 고민해야 한다. 만약 디지털 혁신으로 많은 실업자가 생기면 그 혁신은 어떻게 될까. 아마도 그 기업의 디지털 혁신은 사회적으로 뭇매를 맞고 남은 직원은 죄책감을 느끼게 될 것이다. 아마존은 2012년 대형 물류창고에 ‘키바’라는 자동화 로봇을 대대적으로 도입할 당시, 물류센터 직원을 대상으로 ‘커리어 선택 프로그램’을 펼치고 항공 정비·웹디자인·간호 등 아마존과 무관한 분야에 관한 재취업 교육을 지원했다. 이런 프로그램이 아니었다면 키바 도입은 순탄치 못했을 것이다.사실 일자리를 잃는 것 외에도 혁신에 따른 피해 유형은 명성, 지위, 권한, 직무 정체성 등으로 매우 다양하게 나타난다. 이런 피해를 본 사람은 대부분 혁신 반대론자가 된다. 기업 리더가 반대론자의 의견을 골고루 듣고 혁신안을 다듬는다면 혁신은 커다란 동력을 얻게 될 것이다.셋째, 상황에 따라 구성원에게 혁신안을 달리 표현하라. 대부분 기업에서 디지털 혁신은 ‘실험’이나 ‘시도’로 설정한다. 조직 구성원의 창의성을 제고하는 데 도움이 되기 때문이다. 일반적으로는 실험이나 시도로 표현된 혁신안이 더 유리하다. 그 표현만으로도 직원은 편하게 새로운 기회를 스스로 찾아 나설 수 있다. 그러나 만약 조직이 위급하고 내부의 스트레스가 높은 상황이라면 혁신안을 실험이나 시도로 표현하는 건 되레 위험하다. 자칫하면 조직 구성원의 불안감과 불신을 높이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는 탓이다. 이런 상황이라면 리더는 디지털 혁신안을 ‘해결책’이라고 부를 필요가 있다. 그러면 직원들은 우왕좌왕하지 않고 믿음을 갖고 움직일 것이다. 다만 혁신안은 해결책으로 표현됐다고 하더라도 상황에 따라 중간 수정이 필요하다는 점을 구성원에게 알려야 한다. 혁신안은 혁신이라는 궁극적 결과를 만들어 가는 과정이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리더는 디지털 혁신안을 조직 구성원에게 내놓기 전에 조직이 처한 상황을 먼저 살펴야 한다.전통 기업이 성공적으로 디지털 혁신을 이루려면 기존 조직을 시대에 맞게 바꾸는 작업이 수반돼야 한다. 이 과정에서 기업 리더는 혁신 회피 현상과 혁신 피해자와 조직의 심리적 상황을 장애물로 만날 수 있다. 그러나 리더가 이런 장애물 앞에서 적절한 리더십을 발휘한다면 그 조직의 디지털 혁신은 성공을 향해 달릴 것이다.양신혜 IGM 세계경영 연구원 수석연구원 ** IGM세계경영연구원은 이코노미 조선에 해당 컬럼을 연재하고 있습니다. http://economychosun.com/client/news/view.php?boardName=C06&t_num=13612262
    작성자 작성일 03-08 조회 34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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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칼럼] 새로운 가치와 시너지를 만들어 내는 ‘똑똑한 …
     한계에 부딪친 과거의 성공 방정식…기계적 협력 넘어 혁신과 다양성에 기반한 협업 추구 기업이 성장하는 방식은 끊임없이 변해 왔다. 과거 산업화 시대에는 생산성과 효율성을 높이기 위한 혁신과 일사불란하고 체계적인 분업화, 탁월한 인재 한 명이 기업의 성장을 견인하는 성공 스토리가 많았다. 예측하기 어려운 변화에 좌충우돌하는 현재는 가치를 추구하는 혁신과 다양성을 기반으로 한 협업과 시너지가 성장의 동력으로 자리 잡고 있다.협업과 시너지가 미래의 성장 방식의 핵심 키워드인 이유는 굳이 길게 설명하지 않아도 될 듯하다. 명확한 것은 사회의 변화와 기업의 업무 환경이 고도화·세분화·전문화되면서 과거의 성공 방정식이 한계에 다다르고 있고 이를 해결하기 가장 효과적인 방법 중 하나가 시너지를 만들어 내는 협업이라는 것을 기업들이 깨닫고 있다. 이런 협업 성공 사례는 비즈니스 현장에서 수없이 쏟아지고 있다. ‘집단 천재성’ 통한 협업의 가치와 효과 창의성과 조직 행동 분야의 세계적 석학인 린다 힐 하버드 경영대학원 교수는 ‘집단 천재성(collective genius)’을 통해 협업의 가치와 효과를 제시한다.지극히 평범한 사람들이 모여 비범한 성과를 만들어 내는 경우가 더 많고 그 핵심은 다양한 구성원들이 보여주는 인지 다양성이 작동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한다.이와 반대되는 현상이 ‘아폴로 신드롬’이다. 중요한 프로젝트를 위해 뛰어난 인재들로만 구성된 집단의 성과와 효과가 좋은 결과를 만들어 내는 경우가 드물다는 것을 의미한다. 두 가지 효과 모두 다양성을 기초로 한 협업의 가치와 의미를 충분히 설명하고 있다고 볼 수 있다.문제는 이렇게 모두가 중요시하고 필요로 하는 협업을 통한 시너지 창출이 쉽지 않다는 점이다. 대부분의 기업들이 좋은 취지와 의지를 갖고 협업에 참여하고 실천하지만 성과는커녕 좋지 않은 경험과 상처만 남기고 조직의 깊은 사일로의 함정에 빠지는 사례를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다.왜 잘 안 되는 것일까. 협업과 시너지를 위한 교육과 프로젝트를 위해 여러 기업의 리더와 구성원의 목소리를 들어보면 그 상황과 배경에 따라 정말로 다양한 이유가 있다. 그중에서 대표적이고 공통적인 내용을 몇 가지 뽑아보면 다음과 같다.우선 기계적인 협업을 하는 경우다. 말 그대로 협업 자체를 위한 협업을 할 때 방어적인 협업의 형태가 나온다.‘이 정도만 해도 되겠지’와 같은 생각으로 의무 방어전을 치르는 것과 비슷하다. 이런 생각을 갖고 협업하면 당연히 창의적인 협업이 이뤄질 리 없다.또 다른 경우는 심리적인 이유다. ‘나만 더 고생하고 주기만 해야 해’와 같은 생각을 갖게 되는 상황에서는 호기심과 도전이 교감하는 협업이 이뤄지지 않게 된다.어느 조직에도 한가한 사람은 없기 때문이다. 물론 자기 관점이기는 하지만 말이다. 이런 상황은 협업을 위한 원칙과 기준이 없을 때 발생한다. 그리고 참여하는 사람들의 전문성과 협업 과정에서의 이슈를 정리해 줄 리더의 역할도 중요하다.동상이몽을 하는 경우도 협업이 안 되는 이유 중 하나다. 협업은 마땅히 해야 하는 것은 아니라는 사실을 이해할 필요가 있다. 개개인이 협업을 통해 얻게 되는 가치·경험·보상을 기대할 수 없다면 주도적이고 열정적인 협업은 일어나지 않는다.경영진에게는 너무나 당연한 것일 수 있지만 최근의 사회 흐름과 세대 간의 생각의 차이가 큰 상황에서는 이상적이거나 순진한 생각일 수도 있다. 물론 예외는 있다. 나라를 구하는 상황이나 소명의식을 느낄 수 있는 대의명분이 마음에 자리하고 있을 경우다.마지막으로 현장의 솔직한 이야기도 있다. 그 사람이 싫어서 협업하지 않는 경우도 있다는 사실이다. 조직의 구성원으로서 올바르지는 않지만 어쩔 수 없는 현실이다.“협업을 그렇게 강조하는 데도 왜 잘 안 되는지 모르겠다”고 고민하고 있었다면 안 되는 이유들을 보다 적극적으로 해결해 나갈 필요가 있다. 주도성과 자발성을 기반으로 한 리더십은 그냥 생기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전제 조건은 조직원들에 대한 리더의 신뢰 잘 체계화된 분업과 물리적인 협력을 넘어 시너지를 창출하는 ‘똑똑한 협업’을 원한다면 다음의 세 가지는 꼭 챙겨 보자.첫째, 시너지 협업의 본질적인 정의는 새로운 가치를 만들어 내는 것이라는 사실에 집중할 필요가 있다. 흔히 물리적 결합과 화학적 결합이라고 비유하곤 한다. 협업은 그중에서 화학적 결합을 의미한다. 기존의 것을 더 잘하기 위해 효율성을 높이는 것은 협력이라고 표현하는 것이 맞고 이때 잘 구조화된 분업과 프로젝트 매니지먼트를 잘하면 어느 정도 성과를 만들어 낼 수 있다.그런데 협업은 이런 더하기의 형태가 아니라 곱하기의 시너지를 만드는 작업이다. 효율성보다 효과성이 더 중요한 작업이고 기존에는 없던 새로운 도전과 고민을 함께하고 새로운 가치를 만들어 나가는 작업에 가깝다. 우리가 해결해야 할 이슈에 따라 협력과 협업을 잘 디자인해야 한다. 리더의 중요한 리더십 역량 중 하나다.둘째, 협업은 조직의 성장과 함께 협업에 참여하는 개개인의 성장에도 초점을 맞춰야 한다. 협업의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도전적인 마인드와 성취감이 생기고 개개인의 전문성이 강화되거나 확장되는 긍정적인 경험을 가질 수 있도록 잘 케어하고 조력해야 한다.성장감·성취감·기여감 그리고 얼마나 업무가 의미가 있는지에 대한 답을 리더와 조직이 주지 못한다면 주도적인 몰입과 협업은 이뤄지기 어려울 수 있다.  협업의 목적을 함께 달성하기 위해 필요한 학습을 지원하고 역량과 스킬도 갖출 수 있도록 해 줄 필요가 있다. 간혹 리더들이 놓치는 것은 협업의 기대 결과물을 만들어 내기 위해 구성원들이 충분한 역량과 경험을 갖추고 있다고 믿는 것이다.마지막으로 중요한 것은 협업의 신뢰 함수와 직결돼 있다는 점이다. 앞에서 얘기한 부분이지만 앞으로의 협업과 시너지는 조직 내·외부의 다양성이 어떻게 연결되고 새로운 가치를 만들어 내는지가 중요하다.다양성이라는 말 자체가 제삼의 시각에서 보면 당연한 말이지만 당사자의 관점에서 보면 상대적으로 이해와 노력이 필요한 단어다.이런 상황에서 만들어지는 갈등과 이해를 풀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바로 신뢰다. 협업과 시너지를 위해 구성원과 조직 간 신뢰를 어떻게 형성하고 유지해 나갈 수 있을지에 대한 고민과 끊임없는 노력이 필요하다.이런 노력이 협업에서 발생하는 많은 기회비용과 협업비용을 줄이고 매끄럽고 유연한 구조를 만들어 나갈 수 있게 한다. 리더십도 그 대상에서 예외는 아니다.협업과 협력 그리고 이 밖에도 비슷한 단어들이 많다. 그리고 많은 사람들이 그 의미를 헷갈려 한다.어느 것이 맞고 어느 것이 틀렸다고 할 수 없다. 이슈와 상황에 따라 협력과 협업을 잘 진행해야 한다. 똑똑한 협업을 통한 시너지 창출은 기업의 성장 방식의 핵심이 되고 있다.비대면이라는 상황이 우리의 생활과 일터에 깊숙이 자리 잡고 있는 상황에서 최고의 시너지를 기획하기 위한 리더십과 구성원들의 오너십이 보다 더 중요해지고 있다. 김광진 IGM세계경영연구원 교수 ** IGM세계경영연구원은 한경 비즈니스에 해당 컬럼을 연재하고 있습니다. https://magazine.hankyung.com/business/article/202202092726b
    작성자 작성일 03-07 조회 29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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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칼럼] 골치 아픈 문제를 해결하는 세 가지 질문
    ‘좋은 영감’을 끌어내는 질문은 따로 있다…육하원칙, 니즈 파악 질문 등 적재적소 활용  이런저런 문제로 골머리를 앓던 중 샤워를 하다가 우연히 영감이 떠오른 경험이 누구나 있을 것이다. 그렇다고 고민이 있을 때마다 샤워를 하면 아이디어가 샘솟을까. 아쉽지만 아니다. 불현듯 찾아오는 ‘유레카’ 순간을 맞이하려면 사전에 생각하는 시간이 반드시 필요하다. 과학 저술가인 스티브 존슨은 이를 ‘인큐베이터 순간(incubator period)’이라고 했다.이때 스스로에게 어떤 질문을 하느냐에 따라 생각의 깊이는 달라진다. 좋은 질문은 문제 상황을 다양한 관점에서 보게 하고 문제를 재정의한다. 그리고 우리가 갖고 있는 기본 가정에 찬물을 끼얹으며 고정된 사고방식을 깨뜨리고 새로운 사고방식을 촉진한다. 사고의 깊이를 더하는 문제 해결 방법과 간단하지만 효과적인 질문 도구를 소개한다. 먼저 상황을 정확하게 파악하라 문제 해결의 시작은 상황을 정확하게 파악하는 것이다. 인간의 뇌는 태생적으로 복잡한 것을 싫어해 정보를 단순화해 추론하는 경향이 있다.이는 신속하게 상황을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되지만 오류를 범하기 쉽다. 노벨경제학상을 수상한 심리학자 대니얼 카너먼은 이런 경향을 가리켜 ‘WYSIATI(What You See Is All There Is의 약어)’라고 했다. 우리말로 해석하면 ‘당신에게 보이는 것이 세상의 전부다’로, 보이는 정보에만 의존해 복잡한 상황을 부분적으로 이해하는 것을 의미한다. 전기차 기업 테슬라와 우주 탐사 기업 스페이스X의 엘론 머스크 최고경영자(CEO)는 중요한 의사 결정을 하기 전 6단계 질문을 통해 상황을 꼼꼼히 파악한다. 첫째 단계는 이 방법이 최선인지 스스로에게 물어보는 것이다.둘째 단계에서 결정을 뒷받침하는 정보를 최대한 많이 수집하고 셋째 단계에서 모은 정보에 기반해 결정을 내린다.이어 넷째 단계에서 그 결정이 충분히 설득력 있는지 검증한다. 다섯째 단계는 자신이 내린 결정에 대해 반론을 제기하는 것이다. 예컨대 왜 이전에는 이를 진행하지 않았는지 질문하는 것이다. 마지막 여섯째 단계는 결정이 틀렸다고 입증할 증거가 없어도 무조건 옳다고 확신하지 않는 것이다. 이 6단계 질문은 자기 생각을 지지하는 정보만 찾지 않고 의식적으로 반대 관점을 고려하도록 만든다.상황을 정확하게 파악하기 위해 ‘육하원칙 질문’을 던져 보자. 초등학교에서 배운 육하원칙이 너무 간단해 보이는가. ‘단순한 사고의 힘 5W1H’의 저자 와타나베 고타로는 누구나 아는 육하원칙이 시야를 넓혀 주고 누락을 방지하는 강력한 도구라고 말한다.‘무엇이 잘못됐지’, ‘언제 어디에서 무슨 일이 생겼지’, ‘누가 어떻게 했지’, ‘왜 그런 문제가 발생했지’와 같은 질문을 통해 문제의 전체적인 맥락을 파악할 수 있다.다음은 문제 해결의 목적을 제대로 이해하는 것이다. ‘스타트 위드 와이(Start with why)’의 저자 사이먼 시넥은 아무리 정보가 많아도 목적을 잘못 파악하면 첫 단추를 잘못 끼운 것처럼 정보가 많아지면 많아질수록 오히려 혼란을 만든다고 말한다. 이를테면 문제가 아닌 것을 문제라고 넘겨짚어 시간과 자원을 투입하는 것이다.과거 우주 개발로 미국과 소련이 경쟁하던 시절 미국항공우주국(NASA)은 우주에서 사용할 수 있는 볼펜을 개발하는 ‘스페이스 펜 프로젝트’를 진행했다. 무중력 상태에서는 잉크가 제대로 흐르지 않아 펜이 잘 나오지 않기 때문이다. 미국은 120만 달러를 투자하고 수많은 박사와 기술자를 동원해 우주 볼펜 개발에 성공했다.그런데 잠깐 생각해 보자. 문제 해결의 목적이 무엇인가. 무중력 상태에서 필기할 수 있는 도구를 찾는 것이다. 소련은 지구에서 흔히 사용하는 연필을 사용해 쉽게 문제를 해결했다. 반면 미국은 문제 해결의 목적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해 막대한 자원을 낭비했다.해결책을 고민하는 것에 급급하지 말고 ‘니즈를 파악하는 질문’으로 문제 해결의 목적을 제대로 이해하자.‘그것이 왜 필요하지’, ‘누구를 위해 필요하지’, ‘언제 필요하지’, ‘진짜 바라고 원하는 것이 무엇이지’와 같은 질문을 통해 문제에 기반한 욕구에 집중할 수 있다. 질문할 때는 문제와 관련된 다양한 이해관계인들의 관점을 고려하는 것도 중요하다. ‘급한 불 끄기’ 처방은 금물 마지막으로 문제의 근본 원인을 파헤쳐야 한다. ‘급한 불 끄기’식 처방보다 핵심 원인을 해결하는 것이 재발을 방지하고 장기적으로 효과적이다.예를 들어 발목을 자주 삐는 사람에게 파스는 통증을 일시적으로 가라앉혀 주는 처방일 뿐이다. 근본 원인을 해결하려면 늘어난 발목 인대를 강화하는 운동을 하거나 적절한 치료를 받아야 한다.5가지 왜(Why)라는 질문으로 핵심 원인을 파악해 보자. 이 질문법은 자동차 기업 도요타에서 만든 것이다. ‘왜’라는 질문과 대답을 반복해 진짜 원인을 발견하는 것이다.하필 숫자 5인 이유는 무엇일까. 일반적으로 5번 정도 ‘왜’라고 질문하면 근본 원인에 도달하기 때문이다. 중요한 것은 무조건 5번 질문하는 것이 아니라 더 이상 ‘왜’라고 질문할 수 없을 때까지 질문해 진짜 원인을 찾는 것이다.브라이스 호프먼의 책 ‘레드 팀을 만들어라’에서 전자 상거래 기업 아마존의 최고경영자(CEO)인 제프 베이조스가 ‘5가지 왜’라는 질문을 활용한 사례를 잘 보여준다. 유통센터에서 일하는 한 직원이 엄지손가락을 크게 다쳤을 때 베이조스 CEO는 다음과 같이 질문했다.  이런 질문을 거쳐 그는 직원이 다친 근본 원인이 물건을 놓을 테이블이 없다는 것이라고 판단했다. 그리고 아마존은 안전사고를 예방하기 위해 테이블을 설치하고 직원들에게 휴대용 테이블을 제공했다.정리해 보자. 머스크 CEO는 한 경제 주간지와의 인터뷰에서 “어려운 점은 어떤 질문을 할 것인가다. 그것이 해결되면 나머지는 쉽다”고 말했다. 즉 우리는 해결책을 모르는 게 아니라 좋은 질문을 모르는 것이다. 육하원칙 질문, 니즈를 파악하는 질문을 적재적소에 활용해 보자. 당신에게도 분명 유레카 순간이 찾아올 것이다. IGM세계경영연구원 수석연구원  ** IGM세계경영연구원은 한경 비즈니스에 해당 컬럼을 연재하고 있습니다. https://magazine.hankyung.com/business/article/202201265837b 
    작성자 작성일 03-04 조회 26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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