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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칼럼] 협상장에서 분위기를 가져올 수 있는 세 가지…
    협상에서 이기기 위해서는 분위기를 가져오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초반에 형성된 분위기가 협상 전체에 영향을 주는 경향이 많다.​분위기가 좋으면 불필요한 긴장을 덜 수 있고 적대적이거나 비협조적인 분위기라면 협상 내내 답답하고 소통이 원활하지 않게 된다. 그러면 양측 모두 심리적 부담감이 커져 협상이 어려워질 가능성이 높다. 그렇다면 협상장의 분위기를 가져올 수 있는 방법은 무엇일까.​1. 가볍게 시작하라​고급 가구 회사 사장인 A 사장은 새로 지은 콘서트 홀 의자 납품을 앞두고 고민에 빠졌다. 수많은 가구 업체들이 의자를 납품하기 위해 몰려들었기 때문이다. 경쟁은 치열했다. 그런데 모두가 아무런 성과를 거두지 못한 채 돌아가야 했다.​콘서트 홀 B 대표와의 협상에 실패했기 때문이다. 자수성가로 돈을 모은 B 대표는 깐깐하기로 소문났다. 이제 A 사장의 차례가 왔다. 그는 사무실에 들어선 후 무척 바빠 보이는 대표에게 곧바로 인사를 건네지 않고 사무실 내부를 둘러봤다. 잠시 후 B 대표가 용건을 말하라고 했을 때도 A 사장은 사무실 인테리어를 칭찬했다.​그러자 B 대표의 표정이 밝아졌다. 사실 그는 실내 인테리어를 본인이 직접 꾸미는 등 애착이 강했다. A 사장은 회의용 테이블을 만지며 "이 테이블은 캘리포니아 월넛 아닙니까. 무늬가 아름답고 단단하기로는 최상급 품질의 나무죠"라고 말했다. A 사장의 칭찬에 기분이 좋아진 B 대표는 이것저것 소개해 줬다.​그의 이야기는 재료와 색상, 사무실 전체의 인테리어를 자신이 기획한 내용으로 이어졌다. A 사장은 적절하게 맞장구를 쳐주며 그에게 귀를 기울였다. 그러다 보니 어느덧 이야기의 주제는 개인사로까지 번졌다. B 대표는 어릴 때 부친을 잃고 혼자 막노동하며 고생했던 이야기, 자수성가해 기업을 일군 과정 등을 허심탄회하게 들려줬다.​두 사람의 대화는 무려 2시간 가까이 이어졌다. 심지어 B 대표는 A 사장에게 점심을 같이하자고 청하기까지 했다. 두 사람은 헤어지기 전까지 의자 납품에 관한 이야기는 단 한마디도 꺼내지 않았다. 하지만 A 사장은 의자 납품 건을 따는 데 성공했고 두 사람은 계속 만남을 이어 갔다.​처음 만나는 사람과의 협상은 어색할 수밖에 없다. 서로에 대해 잘 모르기 때문에 긴장하게 되고 마음을 쉽게 털어놓기 어렵다. 이런 상황에서 다짜고짜 본론으로 들어가면 협상은 잘 풀리지 않는다. 따라서 서로 가벼운 주제로 협상을 시작하는 것이 좋다.​날씨·건강·스포츠 등 가벼운 화제로 긴장감을 해소시키는 것이 효과적이다. 가족이나 취미 등 가벼운 일상생활에 관한 주제는 서로의 공감대를 형성하는 데 도움을 주고 알게 모르게 친근감도 생긴다.​2. 초반에 프레임을 통제하라​치과 전문의 C 씨는 자신이 근무 중인 병원과 재계약하기 위해 협상 테이블에 앉았다. 그는 지난 1년간 병원에 적지 않은 돈을 벌어 줬기 때문에 협상이 순조로울 것으로 기대했다. 그런데 놀랍게도 병원장은 연봉을 15% 인하하겠다고 했다. 어이가 없었다. 병원장은 병원이 적자 상태고 C 씨가 맡은 파트에서도 손실이 나고 있다는 자료를 들이밀었다.​자료에는 각종 의료 기기 설치비를 비롯해 소모품비, 병원의 고정비, 시스템 개선비 등 항목이 빼곡하게 적혀 있었다. 말문이 잠시 막혔던 C 씨는 정신을 차리고 비용을 하나하나 따지기 시작했다. 항목들 중 어떤 것이 공정하고 무엇이 타당한지 치열한 논쟁을 벌였다. 대화는 점점 수렁에 빠졌다.​엄청나게 자료를 준비한 병원장의 논리 앞에 당초 연봉 인상을 기대했던 C 씨는 이대로 무너지는 듯했다. 협상 초반에 병원장이 만든 프레임이 갇혔던 것이다. 만약 여기에서 포기한다면 연봉 인상은 말할 것도 없고 도리어 깎이지 않은 것만으로 감지덕지해야 할 판이다.​C 씨는 이제 어떻게 협상해야 할까. 그는 자신의 사무실로 돌아와 이 협상을 새로운 시각에서 바라보기로 했다. 해결 방법은 논의의 기반을 완전히 다른 프레임으로 바꾸는 것뿐이라는 사실을 깨달았다. 문제의 핵심은 공정성에 있다고 결론 내린 그는 병원에 대한 기여도 평가를 제삼자에게 맡겨 공정 시장 가치로 분석하는 것이 어떠냐고 병원장에게 제의했다.​지역의 많은 병원에서 의사의 연봉 책정을 위해 이런 비교 분석법을 사용하고 있었고 이런 서비스를 전문적으로 제공하는 회사도 존재했다. 관련 자료가 도착했을 때 그가 예상했던 대로 1년간 벌었던 수익에 비해 낮은 보수를 받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협상 결과는 어떻게 됐을까. 인상을 뒷받침하는 타당한 이유 앞에 병원장은 백기를 들었고 결국 적절한 수준으로 인상을 승인했다.​협상의 프레임은 심리학적 '틀'이다. 당면한 문제를 바라보는 인식의 도구다. 같은 사안이라도 보는 각도에 따라 이렇게 볼 수도 있고 저렇게 볼 수도 있다는 얘기다. 협상에서 사용할 수 있는 프레임의 수와 종류는 제한이 없다.​예컨대 장기적 관점이냐 단기적 관점이냐, 우호적이냐 적대적이냐, 재무적 관점이냐 전략적 관점이냐 등 여러 가지가 있을 수 있다. 옳거나 그른 프레임이 따로 있는 것은 아니지만 어떤 프레임이 협상을 지배하느냐에 따라 결과에 중대한 영향을 미친다.​3. 유머로 긴장감을 해소하라​프로 야구 시즌이 끝나고 스토브 리그가 시작됐다. 유명 투수의 에이전트 역할을 맡은 D 씨는 선수를 대신해 구단 측과 연봉 협상에 나섰다. 한 푼이라도 더 받으려는 선수와 구단의 줄다리기가 시작된 것이다. 구단에서는 전체 선수들 중 기여도에 따라 연봉을 책정하는 제도를 갖고 있었다.​해당 선수는 시즌 동안 11승을 올리며 호투했기 때문에 기여도 측면으로 본다면 5억원 정도의 연봉 인상을 기대했다. 하지만 구단은 지난해 입장료 수입 부진으로 연봉을 동결하고 싶어 했다. 협상 자리에는 구단 대표이사와 운영팀이 기다리고 있었다. 협상 분위기는 긴장감이 감돌았다. 연봉 금액을 두고 밀고 당기던 중 표정이 좋지 않았던 대표이사가 발끈했다.​"도대체 말이 안 됩니다. 어떻게 대표이사보다 세 배나 많은 수입을 그 선수가 가져간다는 말입니까."​의사 결정권을 가진 대표이사의 한마디에 회의실 안에 침묵이 흘렀다. D 에이전트가 물러설지 아니면 맞대응할지 긴장 속에 서로의 입만 지켜보고 있었다. 그는 잠시 멈췄다가 고개를 갸우뚱하더니 생긋 웃으면서 말했다.​"그렇지만 대표님, 생각해 보세요. 우리 선수가 대표님보다 공은 더 잘 던지지 않습니까. 그렇지 않습니까."​재치 넘치는 농담에 사람들이 웃음을 터뜨렸고 팽팽하던 분위기는 누그러졌다. 그들은 다시 협상을 시작했고 연봉을 재조정해 서로에게 이익이 되는 협상 결과를 끌어낼 수 있었다.​협상 분위기는 유동적이다. 유쾌하게 시작했던 협상이 끝까지 간다고 보장할 수는 없다. 이해관계가 첨예하게 대립할수록 분위기는 팽팽해진다. 긴장감이 감돌고 일촉즉발의 상황에 내몰리기도 한다. 노련한 협상가는 좋지 않은 분위기에도 쉽게 포기하지 않는다. 재빨리 상황을 판단하고 적절한 농담이나 태도로 분위기를 반전시키며 협상을 주도한다.<이태석 IGM세계경영연구원 교수>** IGM세계경영연구원은 한경비즈니스에 해당 컬럼을 연재하고 있습니다.https://magazine.hankyung.com/business/article/202101227769b​
    작성자 작성일 01-27 조회 4340
  • 7
    [프리즘] 재빠르게 회복하고 더 높이 튀어 오르는 조직…
    코로나19에 따른 팬데믹으로 주요 20개국(G20) 경제는 1분기에 1998년 집계 이후 최대 성장률 감소세를 기록한데 이어, 2분기에는 2차세계대전 이후 최악의 성장률을 나타냈다. 기업 활동 전반에도 빨간 불이 켜지며 극도의 위기감이 팽배하다. 한편, 존폐 여부를 걱정하고 있는 기업들 사이에서 지금의 위기를 기회로 탈바꿈한 기업도 있다. 포스트 코로나 시대, 불확실성만이 더욱 확실해지는 세상에서 만연한 위험과 위기에도 재빨리 회복하고 오히려 더 높이 튀어 오를 수 있는 조직을 만드는 방법은 무엇일까. 불확실성 시대에 필요한 “회복탄력성” 팬데믹과 같은 상황을 비롯하여 지금과 같은 불확실성의 시대에는 위기로 인한 부정적 효과를 최소화하고 다시 도약할 수 있는 조직 역량, 회복탄력성(Resilience)이 필요하다.회복탄력성은 주로 심리학과 정신의학 등에서 연구되는 개념으로 난관, 역경에 부딪혔을 때 빠르게 어려움을 극복하여 원상회복되거나, 이전보다 더 발전된 상태로 도약하는 능력을 말한다. 좌절감으로 인해 바닥까지 떨어졌더라도 강한 탄력으로 튀어 오르는 사람들은 원래 있었던 위치보다 더 높이 올라갈 수 있다.이는 조직도 마찬가지이다. 회복탄력적인 조직은 변화하는 환경에서 스트레스를 극복하고, 중요 기능을 재빨리 회복해 성과로 연결할 수 있다. 이 같은 기업은 경기 침체기에도 경쟁사를 능가하는 반면, 그렇지 못한 기업은 지위를 잃거나 생존하지 못한다. Boston Consulting Group 연구에 따르면, 1985년 이후 4번의 경기 침체 동안 7개 기업 중 단 1개 기업만이 매출 성장률과 수익률이 모두 증가했다. 어려운 상황에도 불구하고 이 성공적인 기업은 매출이 14% 포인트 더 증가하고 수익률이 7% 포인트 개선되었다.계속되는 도전이 불가피한 기업환경에서, 지속적인 발전이나 성취를 이뤄낸 개인 또는 조직은 대부분 실패를 딛고 일어섰다는 공통점이 있다. 불행한 사건에 대해 어떤 의미를 어떻게 부여하고 인식하는지에 따라 다른 결과를 만들어내는 것이다.회복탄력성이 높은 리더들은 압박 속에서도 높은 에너지 수준을 유지할 수 있고, 파괴적인 변화에 대처하고 적응할 수 있는 능력을 가지고 있다. 게다가 구성원들 또한 좌절에서 빠르게 회복할 수 있도록 돕는다. 비행기에 어린 자녀와 함께 탑승한 부모들에게 승무원은 “만약 비행기 기압이 떨어질 경우, 반드시 부모가 먼저 산소마스크를 착용하라”고 안내한다. 마찬가지로 기업 위기상황에서 리더는 자신의 회복탄력성을 우선 높여야 할 필요가 있다. 회복탄력성이 있어야 다른 사람들에게 영감을 주고 동기를 부여할 수 있으며, 가장 먼저 자기 자신부터 에너지를 충전하는 것이 그 시작점이다.극한 스트레스로 지친 리더의 에너지 충전코로나19 바이러스와 함께 퍼지는 불확실성과 부정적 감정의 전염은 조직을 더 위태롭게 만들고 있다. 통제할 수 없는 위기 상황, 실직할지도 모른다는 불안감, 곤두박질치는 실적에 대한 압박과 스트레스 상황에서 많은 사람들이 주저앉고 싶은 충동을 느낀다. 이러한 위기 속에서 많은 성공한 리더들은 이전보다 더 자신을 몰아붙이는 경향이 있다. 불안감이 높아질수록 자신과 타인에게 더 높은 기준을 제시하거나, 통제할 수 없는 일을 통제하려는 경우도 흔하다. 조직에서 벌어지고 있는 모든 프로젝트와 세부 사항에 지나치게 신경을 쓰고 책임을 느낀다. 과연 이것이 불안에 떠는 사람들의 의욕을 고취시키고 위기를 극복하는 최선의 방법일까?임상심리학자 Alice Boyes는 “이들은 1차 대안 뿐 아니라 2차, 3차, 4차 대안까지 생각해 둔다. 우리는 흔히 이런 방식을 ‘올바른 직업윤리’로 여긴다. 하지만 완벽주의와 과로가 오히려 자신과 타인이 느끼는 불안을 강화하는 결과를 불러오는 경우도 많다”고 말한다. 미국의 HeartMath 연구소는 만성적 스트레스로 인해 피로감이 누적되고 집중력이 떨어져 업무능력이 낮아지고 인간관계도 병들게 된다고 경고한다.극심한 스트레스와 불안은 신체적 증상으로 나타나기도 한다. 가슴에 통증이 생기거나, 심장이 너무 빨리 뛴다. 어깨 근육이 긴장되고, 위장 장애가 생기고, 불면증이 생기기도 한다. 갑자기 짜증이 나거나 집중력이 감퇴하고 감정 표현의 어려움을 느끼는 것도 증상 중 하나다. 그럼에도 회사 상태가 급박하다는 이유로 몸과 마음이 보내는 신호를 무시하고 계속해서 나아가는 것은 좋은 방법이 아니다. 불안 속에서 효과적으로 리더십을 발휘하기 위해서는 리더 본인이 개인적 불안을 해소하고 스스로의 에너지를 충전하는 것이 먼저다.조직의 회복탄력성을 높이는 3가지 역량초기 코로나19 바이러스 유행 시 대부분 산업에서 수많은 기업이 빠르게 무너졌지만, 이후 회복하는 단계에서는 회사별로 실적과 성과에 현저한 차이가 나타났다. 앞으로 비즈니스 환경이 점점 더 역동적으로 변하고 예측 불가능해질 것이 분명한 상황에서 조직 차원의 회복탄력성은 생존을 위해 필수적이다. 어떠한 위기 상황에서도 빠르게 원상태를 회복해 앞으로 나아가는 회복탄력적 기업을 만들려면 다음 3가지 역량- 예민한 리스크 센싱- 체계적인 사전 대비- 민첩한 대응 및 기회 탐지 역량을 갖추어야 한다.팬데믹 이전보다 더 발전된 상태로 나아가기 위하여…Rajnish Kumar 인도은행 회장은 “이것은 진정한 변곡점이 될 것이다. 나는 이 전염병이 2차 세계대전만큼 큰 사건이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리고 우리가 이 과정을 통해 무엇을 배우든 그것은 낭비되어서는 안 된다”라고 했다. 위기임은 분명하지만, 이전보다 더욱 새롭고 긍정적이고 영향력있는 방법으로 조직을 이끌기 위해 리더와 조직의 회복력은 그 어느 때보다도 시험을 받고 있다.새로운 충격 이후 뉴노멀에 더 잘 적응하는 회복탄력적인 조직이 되기 위해서는 이제 불확실성을 인정하고 상시적인 위기를 당연하게 여기는 문화가 정착되어야 한다. 이에 따라 항상 위기에 대비함으로써 충격을 자연스럽게 흡수하고 혁신의 모멘텀을 만들어야 한다. 구성원들이 이로 인한 변화를 자연스럽게 받아들이도록 하려면 단순하면서도 구체적이며, 반복적인 커뮤니케이션이 중요하다. 이 과정에서 조직의 최종 목표를 구성원들이 이해하고 변화 과정에 참여할 수 있도록 목표 달성을 위한 아이디어와 제안할 사항, 우려되는 사항 등을 공유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해야 한다. 구성원들의 의견에 따라 더욱 명확하고 의미 있는 새로운 경로가 발견되면, 대담하게 경로를 조정하는 자신감 있는 리더십을 보여줄 필요도 있다. 또한, 실패하더라도 경험 그 자체를 인정하는 심리적으로 안전한 공간을 만들어야 한다. 이것이 변화 속에서도 회복탄력성을 강화하기 때문이다. “변화를 위해 무엇이 필요하며 어떻게 지원하면 될까?” 같은 질문을 지속적으로 구성원에게 던져야 한다. 상상할 수도 없이 빠른 속도로 고객이 새로운 환경에 적응하고 있는 지금, 조직도 눈앞에 닥친 어려움을 오히려 성장과 배움의 기회로 삼아 재빨리 튀어 오른다면 변화의 속도를 주도할 수 있을 것이다.-----------------------------------------------IGM세계경영연구원은 지난 18년간 20만명이 넘는 CEO와 임원, 그리고 리더의 성공을 도운 국내 최고의 프리미엄 교육기관으로서 가장 앞선 지식을 연구, 전파함으로써 지식의 가치를 통해 널리 세상을 이롭게 하기 위해 존재하는 ‘The Most Advanced Premium Learning Platform’ 입니다. 이것이 바로 IGM PRISM을 만드는 이유입니다. IGM Prism은 비즈니스 리더가 꼭 알아야 할 세상의 변화와 경영의 인사이트를 콕 짚어 드립니다. 프리즘에 빛이 통과하면 다양한 빛의 스펙트럼이 생기듯, IGM Prism을 통해 디지털 / 리더십 / 전략, 마케팅 / Social Impact에 대한 인사이트 스펙트럼이 넓어집니다.
    작성자 작성일 01-17 조회 4345
  • 6
    [칼럼] ‘최고의 무형 자산’ 퇴직 임원의 경험과 지식…
    퇴직 임원들에게 경험과 지식 전파할 수 있는 '기회의 장' 만들어야​회사에서 만들어지는 무형 자산 중 가장 가치 있는 것은 산전수전 다 겪은 임원들의 경험이다. 이 경험이 온전하게 회사의 경쟁력으로 쌓이지 않거나 나아가 세상을 이롭게 하는데 쓰이지 않는다면 너무 큰 손실이다. ​한국경영자총협회의 조사에 따르면 대졸 신입 사원이 임원으로 승진하는 데 평균 22년이 걸리고 신입 사원 1000명 중 단 7명만이 임원으로 승진한다. 22년 이상 수많은 시행착오를 거치면서 크고 작은 성공 경험을 쌓은 1% 미만의 인재가 임원이라는 의미다. 현장에서 몸으로 익힌 살아 있는 경험만큼 소중한 자산이 또 있을까.​경험 전수가 쉽지 않은 '냉혹한 현실'​​미국의 시어도어 루스벨트 대통령이 1910년 프랑스 소르본대에서 한 유명한 연설이 있다.​"경기장의 관람석에 앉아 강한 선수가 비틀거린다고 지적하거나 어떤 선수가 이러저러하게 하면 더 낫겠다고 훈수나 두는 사람은 중요하지 않습니다. 진짜 중요한 사람은 경기장에 서 있는 투사입니다. 그는 얼굴에 먼지와 땀과 피를 잔뜩 묻혀 가며 용감하게 싸웁니다. 실책을 범하기도 하고 거듭 한계에 부닥치기도 합니다. (중략) 그는 위대한 열정이 무엇이고 위대한 헌신이 무엇인지 압니다. 그는 가치 있는 목표를 위해 온몸을 던집니다. 잘될 경우 그는 큰 성취감을 맛봅니다. 최악의 경우라고 해도 그는 용기 있는 실패를 하는 겁니다."​경기장에서 온몸을 던지며 위대한 열정과 헌신으로 가치 있는 목표를 이루고자 싸워 온 사람은 다름 아닌 22년 넘게 현장을 누비고 1%의 인재로 선발된 임원이다. 이들의 경험이 후배들에게 전수되고 나아가 세상의 수많은 사람들에게 전파돼야 한다. 관람석에 앉아 비평하는 사람과는 비교도 되지 않을 것이다.​​그런데 안타깝게도 한국의 임원들에게 자신의 경험을 전수할 기회는 많지 않은 듯하다. 한국CXO연구소가 한국의 100대 상장사 퇴직 임원 388명을 조사한 결과 임원을 달고 난 후 1~3년 사이 퇴직하는 이들이 39.7%(154명)로 가장 많았다. 그리고 55세 이하가 61.9%(240명)였다. 임원으로서 짧은 기간에 퇴직하고 100세 시대에 비교적 이른 나이에 퇴직하는 것이다.​그러면 퇴직한 임원은 자신의 경험을 나눌 준비가 돼 있을까. 대기업 임원들이 비자발적 퇴직 이후 겪는 심리적 어려움에 대한 질적 연구(중앙대 심리학과 구자복·정태연)에 보면 퇴직 초기 심리적 공황, 정서적 공황 등 준비돼 있지 않은 상황을 확인할 수 있다.실제로 임원은 성과로 말해야 한다. 자연스럽게 단기 성과에 집중하게 된다. 따라서 본인을 이을 후임자를 양성하거나 직원들의 역량을 키우기 위해 시간을 써야 한다는 것을 알지만 이를 실행하기가 쉽지 않은 게 현실이다. ​결국 경기장에서 먼지와 땀으로 뒤범벅인 채 싸우다가 어느 날 갑자기 경기장을 떠나게 된다. 임원이라면 누구나 비장의 무기, 이른바 '한 방'이 있는데 그게 무엇인지 스스로가 잘 모른다. 이렇게 되지 않으려면 경기장에서 나와 관람석에 앉을 기회가 있어야 한다. 경기장에 있는 후배들에게 20여 년간 쌓은 경험과 임원으로서 겪은 판단과 결정의 이야기, 성공과 실패의 살아 있는 이야기를 할 기회 말이다. ​이래야 임원이 투사로서 쌓은 암묵지(暗默知 : 학습과 경험을 통해 개인에게 체화돼 있지만 겉으로 드러나지 않는 지식)를 눈에 보이는 형식지(形式知 : 문서나 매뉴얼처럼 외부에 표출돼 여러 사람이 공유할 수 있는 지식)로 전환할 수 있다. 그렇지 않으면 회사에서 가장 소중한 무형 자산이 온전하게 쌓이지 않고 사라질 가능성이 높다. 퇴직 후에는 세상을 이롭게 하는 데 쓰이지 않고 묻힐 수 있다. 이는 소속 회사는 물론이고 국가적인 엄청난 손실이다.​​암묵지를 형식지로 전환하는 방법 찾아야​​그렇다고 무턱대고 경험을 전수할 기회를 갖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먼지와 땀으로 얼룩진 과거의 경험을 영웅담처럼 들려주는 것은 자칫 '꼰대'라는 소리를 듣기 마련이다. 더욱이 과거의 경험은 좋은 것만 선택적으로 남은 왜곡된 기억일 가능성이 높다. 그래서 과거의 경험은 자산이면서 동시에 함정이라고 한다. 어떻게 이를 해결하면 좋을까.​임원은 학습력이 뛰어난 사람이다. 학습력은 같은 실수를 반복하지 않는 것, 배운 것을 실행하는 능력을 의미한다. 끊임없이 새로운 것을 배우고 적용했기에 임원이 됐다. 따라서 자신의 소중한 경험을 온전하게 나누는 법을 배울 기회만 있으면 된다. ​성공과 실패의 살아 있는 이야기에 누구나 공감하고 납득할 수 있는 논리를 세우고 새로운 시선을 더하는 법을 학습하면 경험을 보다 더 온전하게 전수할 수 있다. 가령 성공 가능성이 낮은 일을 동료들과 함께 온 힘을 다해 성공시킨 사례가 있다고 하자.​"나 때는 말이야"라는 말보다 "동료들이 함께하는 열정과 헌신은 남다른 힘을 발휘합니다(Point). 왜냐하면 동료들 간에 신뢰가 생기기 때문입니다(Reason). 내가 겪은 여러 사례가 있습니다. 요즘은 다양한 기술의 발전으로 더 쉽게 적용할 수 있습니다(Example : 직접 겪은 사례와 요즘의 트렌드를 연결). 함께하는 열정과 헌신은 우리 조직을 완전히 바꿀 것입니다(Point)."어떤가. 맥킨지식 보고 기법이라고 알려진 'PREP'를 활용했다. 이런 식으로 경험을 전달하면 이론으로 무장한 협업 분야의 전문가보다 훨씬 더 효과적인 전달력과 이후의 실행력을 높일 수 있다.​그리고 미국의 교육심리학자 켈러의 학습 동기 이론인 'ARCS' 모델을 적용할 수도 있다. 예전에 경험한 사례를 영상으로 보여주고(Attention : 주의 집중), 바로 여러분의 선배들이 경험한 이야기들 들려주고(Relevance : 관련성), 지금과 같은 디지털 시대의 변화 속에서 우리도 충분히 해낼 수 있다는 자신감을 심어주고(Confidence : 자신감), 우리가 지금 할 수 있는 일을 찾아보자(Satisfaction : 만족감)고 격려하며 함께 경험을 재구성하는 것이다.​이 밖에 임원이 가진 무형자산인 암묵지를 형식지로 전환하는 기법은 많다. 임원들에게 학습할 기회와 이를 실행할 수 있는 기회가 주어지기만 하면 된다. 그리고 세상의 빠른 변화를 수시로 배우고 이를 경험에 더할 수 있으면 된다. 그러면 임원의 소중한 경험이 후배들에게 온전하게 전수되고 회사를 살리는 경쟁력으로 쌓인다. 이런 과정은 퇴직 후에도 본인의 경험과 지식을 수많은 사람들에게 전파하는 의미 있는 일을 가능하게 만든다. 이는 세상을 살리는 큰 힘이 된다. 이 과정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타인의 관점을 수용하는 생각의 전환이다. 가령 20년 이상 차이가 나는 후배 직원들로부터 임원인, 혹은 퇴직 임원인 당신의 이야기에 냉정한 피드백을 받는다고 생각해 보자. '이제 막 직장 생활을 시작한 직원들이 뭘 안다고'라는 생각을 가질 수 있다. 이렇게 되면 온전하게 경험이 전수되지 않는다. 필자의 경험상 임원과 퇴직 임원들이 가장 힘들어 하는 부분이다. 하지만 꼭 넘어야 할 산이다.​미국 유타 주에는 '판도(Pando)'라고 불리는 거대한 사시나무 군락이 있다. 무려 8만 년 동안 하나의 뿌리에서 새로운 환경에 적응하며 끊임없이 뻗어 나온 4만여 그루가 군락을 이루고 있다. 판도는 라틴어로 '나는 뻗어나간다'는 의미다. 20년 이상 경기장에서 온몸을 던지며 위대한 열정과 헌신으로 가치 있는 목표를 이루고자 싸워 온 1%의 인재가 된 경험과 임원으로서 판단하고 결정한 살아 있는 경험이 판도처럼 끊임없이 뻗어나갈 수 있다면 최고의 무형 자산으로서 임원의 경험이 회사를 살리고 나아가 세상을 살리는 큰 힘이 될 것이다.<IGM세계경영연구원 교수 김용우>** IGM세계경영연구원은 한경비즈니스에 해당 컬럼을 연재하고 있습니다. https://magazine.hankyung.com/business/article/202101017932b​ 
    작성자 작성일 01-14 조회 506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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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칼럼] 2021년 재도약,‘두려움 없는 조직’을 만들…
    '불안' 커지면 조직도 흔들려…심리적 안전감·일의 우선순위 정하는 리더 역할이 중요한 시점​길고 힘든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여정이 어느덧 1년을 채우고 있다. 긴 시간 동안 사회와 기업에는 불안정과 불확실성이 점점 커져 왔다. 효용성 있는 백신 소식이 들리고는 있지만 이 여정이 쉽게 끝날 것처럼 보이지 않는다. 누군가에게는 죽고 사는, 어느 기업에는 문을 닫아야 하는 처절한 현실이 이어지고 있다.​지금 시점에서 눈여겨봐야 할 부분은 이런 시간 속에서 쌓여 온 피로도와 불안함이다. 그 불안함에는 많은 것들이 있다. 리더의 불안, 구성원의 불안, 현장의 불안, 고객의 불안, 성장과 생존의 불안까지 개인 혹은 조직이 느끼는 불안과 불안감이 이제는 임계치에 다다르고 있다는 게 심리 혹은 사회학을 연구하는 전문가들의 일성이다.​​불안을 초래하는 원인부터 파악하라​이렇게 장황하게 불안에 대해 이야기하는 이유는 불안과 불안감이 갖고 있는 특성에 주의할 필요가 있기 때문이다. 불안이라는 감정은 시간이 흘러갈수록 치유하거나 통제하기가 어려워진다. 경우에 따라서는 물리학에서 말하는비가역적인 성질의 '엔트로피'라는 혼돈스러운 상태에 다다르게 된다.한마디로 회복이 불가능할 수도 있다는 이야기다. ​당신이 조직을 이끄는 경영진 또는 리더라면 이제는 보다 적극적으로 고민하고 노력해야 할 필요가 있다. 지금까지 잘 버텨 오긴 했지만 이제는 그 한계를 느끼고 있는 기업의 리더와 구성원들이 많다. 조직이 불안하다고 느껴진다면 그 원인이 무엇이고 서로의 불안이 어떻게 다르고 영향을 주고 있는지 확인해 봐야 한다. ​이제 곧 2021년이 온다. 새로운 해에는 불안과 두려움 때문에 위축될 시간과 여유가 없다. 이 말에 동의한다면 다음의 네 가지를 꼭 챙겨 보길 바란다. 혹시 이미 알고 있는 빤한 내용이라고 생각된다면 이 네 가지를 실제로 실천하고 있는지 확인해 보자. 실천해 본 사람만이 잘 알듯이 사실 만만치 않은 이슈다. ​첫째, 조직의 리더와 구성원들의 심리적 안전감을 살펴보자. 에이미 에드먼슨 하버드 경영대학원 교수에 따르면 심리적 안전감은 구성원들이 업무와 관련해 어떤 의견을 제기해도 불이익을 당하지 않을 것이라는 믿음을 뜻한다. 이런 환경을 갖고 있는 조직을 두려움 없는 조직이라고 표현하고 있다. ​올해 유난히 이 '두려움 없는 조직'과 관련한 교육과 프로젝트가 많았고 내년에도 계속 많을 것으로 보인다. 한 인적 자원 개발(HRD) 전문 기관의 조사를 보면 올해 기업 HRD 담당자의 60.6%가 조직 문화를 안정화시키고 활성화하고자 하는 목표를 갖고 노력해 왔다고 한다. 아마도 조직의 불안이라는 문제를 제대로 바라보고 있었기 때문일 것이다.​조직과 구성원의 심리적 안전감을 챙겨야 하는 이유는 분명하다. 사람이 몰입하고 성과를 내는 가장 큰 동기이자 원천이기 때문이다. 이런 안전감과 신뢰를 토대로 한 도전과 실패는 매우 효과적인 혁신의 자양분이 된다. 도서에서 언급하는 수준을 넘어 현장 조직의 변화 실천과 체질의 변화를 내재화하는 노력을 할 수 있는 원동력이 바로 심리적 안전감이다. 이것이 조직 문화로 자리잡는 순간 조직은 어마어마한 에너지를 발휘할 것이다.​둘째, 조직 내부에 있는 군살을 뺄 필요가 있다. 돌아보면 우리 조직은 수없이 많은 일들로 비만한 상태가 많다. 이는 전략에서 쉽게 드러난다. 한 기업의 전략을 자세히 들여다보면 하고자 하는 모든 것이 담겨 있다. 하지 않을 것을 골라내는 것이 전략이라는 말은 진리다.​코로나19와의 싸움이 길어지고 있는 현재 상황에서 정말 중요한 것은 '급하지 않지만 중요한 것'을 하는 것이다. 이런 냉철한 판단을 위한 원칙, 즉 중요한 것이 무엇인지 명확히 해보자. 눈앞에만 초점을 맞추느라 정말 중요한 일을 뒤로 미루지 않았으면 한다. 이런 충고를 하루하루가 버티기 힘든 경영 환경을 모르고 하는 이야기라고 이견이 있을 수 있다. 하지만 사실이 그렇다. 눈앞에 일에 함몰돼 대부분 급하지 않다는 이유로 뒷전으로 밀리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디지털로의 이동은 거스를 수 없는 흐름 ​정작 큰 문제는 이렇게 중요한 일을 뒤로 밀어낸 현재의 일이 그만큼 가치가 없거나 과대 포장돼 있는 경우가 빈번하다는 것이다. 군살을 빼는 또 다른 방법은 '스킬 갭(skill gap)'을 줄이는 것이다. ​기업이 나아가고자 하는 전략적 방향과 임직원의 역량 차이를 줄여 나가기 위해 스킬을 업그레이드하고 다른 역할로의 전환을 위한 리스킬링을 시도할 필요가 있다. 대부분의 기업에서 디지털 역량을 포함해 보완하고 채워야 할 인사 관리(HR)와 조직 그리고 그 간극을 채울 수 있도록 하기 위한 업스킬링과 리스킬링을 고민하고 있다.​셋째는 미래 준비의 상시화다. 특이한 것이 있다면 미래만을 준비하는 특별 부대를 만들고 운영할 필요가 있다. 지금까지 어느 회사를 막론하고 핵심 인재, 미래 인재라는 이름하에 여러 프로그램들이 있었을 것이다. 하지만 이 프로그램들 대부분이 현재에 갇혀 미래를 내다보지 못하는 한계가 있다. 미래 인재 그룹은 미래의 이슈를 현재로 가져오고 연결하여 경영진으로서의 시각과 판단력을 길러야 한다. 그에 맞는 통찰과 리더십 그리고 미래 역량을 훈련해야 한다. '차세대 리더'라는 타이틀을 붙인다면 말 그대로 기업과 조직의 미래를 위한 DNA와 경험을 만들어 내는 역할이 중요하다. ​마지막으로 이제는 시대의 거스를 수 없는 흐름인 '디지털'에 올라타야 한다. 디지털은 이제 너무도 익숙한 단어가 됐다. 그럼에도 많은 디지털 관련 전문가들은 금융·통신 등 몇몇 산업군을 제외하고는 디지털의 '옷'을 제대로 입은 기업이 많지 않다고 말한다. 쉽지 않다는 말도 덧붙인다. 크고 작은 기업들의 경험을 살펴보면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을 위한 추진 전략은 산업과 기업의 특성에 따라 다르다. ​다만 여러 기업에서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을 진행하면서 겪은 시행착오를 반복하지 않아야 한다. 2020년이 이제 1개월 남은 현시점에서 최고경영자(CEO)를 포함한 리더들의 고민은 참 크다. 다행인 것은 이 위기감에 대한 공감대가 많이 형성되고 있다는 사실이다. 함께 해결할 수 있고 해결하고자 하는 준비는 돼 있는 셈이다. 그렇다면 남은 것은 하나다. 무엇보다 실행을 위한 '트리거'가 필요할 뿐이다. <IGM 세계경영연구원 김광진 교수>** IGM세계경영연구원은 한경비즈니스에 해당 컬럼을 연재하고 있습니다. https://magazine.hankyung.com/business/article/202012087520b 
    작성자 작성일 01-04 조회 44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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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칼럼] 독점적 지위 가진 ‘슈퍼 을’과의 협상, 어…
    당신이 약하지 않다는 사실을 적극적으로 보여줘야…결렬 대비한 '배트나' 실행 준비도 필요 대기업에서 구매를 담당하는 김 모 팀장은 난감했다. 재료비를 15% 절감해야 하는데 공급 업체인 A사에서 가격 인하를 단호하게 거부하고있기 때 문이다.  특히 이 품목은 최첨단 제품이어서 A사가 아닌 다른 곳에서는 공급받기 어렵다. 독점적 지위를 가진 소위 '슈퍼 을'이라고 할 수 있다. ​김 팀장은 양 사의 오랜 거래 관계를 강조하며 A사 측을 대표하는 협상자를 달래기도 하고 으르기도 했다. 하지만 소용없었다. 심지어 A사는 다른 수요 업체의 '러브 콜'을 받았다며 최근에는 오히려 가격을 올리겠다고 한다. 물량을 서로 달라고 하니 줄이지 않은 것만으로도 감지덕지 하라는 것이다. 김 팀장은 말문이 턱 막혔다. 대량 구매라는 당근도 소용없었다. 이건 구매가 아니라 차라리 배급이라는 표현이 맞다. 참고 참았던 분노가 폭발 일보 직전이다. ​​질문으로 상대의 생각을 움직여야김 팀장 사례처럼 '슈퍼 을'을 상대하는 협상은 쉽지 않다. 마땅한 대안이 없으니 상대 조건을 대부분 수용할 수밖에 없다. 구매자로서 자존심도 상한다. 때로는 맞불 작전으로 나가고 싶지만 결정적인 힘이 없다. 만약 맞대응한다면 사태가 악화될 수 있다. 서로 자기주장만 고집하게 되고 자칫 감정 대립으로 번질 것이다. 합의한다는 것은 패배를 인정하는 형국으로 바뀔 것이다. 진퇴양난이다. 힘으로 밀어붙일수록 상대를 '예스'라고 말하기 더 어렵게 만든다. 이것이 '힘의 역설'이다. 힘을 사용하면 항복이 아니라 더 큰 반항을 낳을 가능성이 높다.​결국 관계가 악화되거나 거래의 단절·파업·소송으로 이어진다. 회사는 중요한 고객을 잃고 소송은 장기화된다. '윈-윈(win-win)'이 아니라 '루스-루스(lose-lose)'가 된다. 눈에는 눈으로 맞서다가 모두 장님이 되고 만다.​어떻게 해야 이런 '힘의 역설'을 극복하고 파국을 막을 수 있을까. 윌리엄 유리 하버드대 교수는 '문제 해결'과 '파워 게임'을 동시에 사용할 것을 제안한다. ​상대가 합의를 거부하는 이유는 대부분 이길 수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A사는 자사 제품에 대한 수요가 넘쳐나기 때문에 구매자인 김 팀장의 요구에 굳이 응할 필요가 없다고 믿고 있다. 이제 그 믿음이 잘못됐다는 것을 일깨워 줄 필요가 있다. 스스로 깨닫는 것만큼 효과적인 설득은 없다.​양측이 양보하지 않고 맞선다면 모두 피해자가 된다는 점을 알려 주는 것이 좋다. 어쩌면 상대가 인지하지 못할 수도 있지만 인지하고 있더라도 그 심각성까지는 깨닫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쉽고 효과적인 방법은 상대 스스로 깨닫도록 만드는 것이다. 그것은 바로 질문이다. 질문을 통해 현실에서 배울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예를 들어 이렇게 물어보자.​"만약 서로 합의하지 못한다면 얼마나 심각한 결과가 벌어질지 알고 있나요."​"양 사의 오랜 우호 관계가 단절될 수도 있는 상황을 당신은 감당할 수 있나요."​상대가 그 문제에 대해 미처 생각하지 못했거나 아니면 생각하고 있었더라도 과소평가했을 가능성이 있다. 그 점을 일깨워 주는 것이다. ​그럼에도 상대는 자신의 주장을 고수하려고 할 것이다. 이때는 다른 질문으로 당신의 힘을 깨닫게 해주는 방법이 있다. ​"협상이 결렬된다면 우리는 공급자를 잃고 당신도 소중한 고객을 잃습니다. 하지만 우리는 공장을 세울 수 없습니다. 이때 우리는 어떤 선택을 하게 될 것이라고 생각합니까."​이런 질문을 통해 생각하는 만큼 당신이 약하지 않다는 사실을 보여줄 필요가 있다. 이때 중요한 것은 당신의 태도다. 공손하고 겸손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상대의 자존심을 건드릴 수 있다. 또 양 사가 입을 손실과 합의할 경우 얻을 수 있는 혜택을 알려주고 이를 비교해 보여 줘야 한다. 서로가 시너지 효과를 내는 유일한 길은 윈-윈 게임이라는 것을 강조해야 한다.​그러면 상대는 결렬에 따른 결과를 감수할 것인지, 아니면 합의의 다리를 건널 것인지 기로에 서게 된다. 선택권을 상대에게 넘겨주고 공동의 문제 해결을 위한 최선의 결정을 내릴 수 있도록 도와줘야 한다. ​​잠재적 대안을 실행에 옮길 준비에 착수하라때로는 질문만으로 충분하지 못할 때가 있다. 그럴 때는 사태가 어떻게 전개될지 직접 말해 주는 것도 효과적인 방법이다. 고집스러운 상대에게 다시 한 번 자신의 태도를 되돌아볼 기회를 주는 것이다.​"충분하지 않지만 우리는 3개월 치 물량을 확보하고 있어서 당분간 공장을 계속 가동할 수 있습니다. 그 사이 우리는 대체 공급자를 개발하거나 아니면 자체 생산, 나아가 인수·합병(M&A) 등 모든 수단과 방법을 동원하려고 합니다. 우리도 물론 힘들 겁니다. 하지만 그쪽도 마찬가지일 것입니다. 중요한 고객과 매출을 잃을 수 있습니다. 어떻게 하는 것이 좋을까요."​이것은 '위협(threat)'이 아니다. 일종의 '경고(warning)'다. 위협과 경고의 차이는 무엇일까. 둘 다 합의가 이뤄지지 않았을 때 초래될 결과를 전달한다는 점에서 언뜻 보기에 비슷하다. 하지만 분명한 차이가 있다. 위협이 주관적이고 도전적인 것이라면 경고는 객관적이고 상대를 존중하는 메시지다. ​상대를 괴롭히고 벌을 주겠다는 것이 위협이라면 경고는 위험에 대한 사전 고지다. 상황 변화에 따라 자연스럽게 나타날 결과를 객관적으로 알려주는 것이다. 그럼에도 상대는 설마 그렇게 하겠느냐면서 경고를 무시할 수 있다. 그럴 땐 어떻게 하는 것이 좋을까.​상대가 순순히 물러나지 않을 때는 다음 단계로 나갈 필요가 있다. '배트나(Best Alternative To Negotiated Agreement)'를 실행할 준비를 하는 것이다. 배트나는 협상 결렬 시 자신이 취할 수 있는 대안이라는 뜻이다. 배트나가 있다는 말은 자기에게 또 다른 선택지가 있다는 의미다. 그렇다고 이를 실행에 옮기라는 것은 아니다. 이 행동은 상대에게 강한 인식을 심어주는 데 효과적이다. ​앞의 사례에서 김 팀장은 맞대응할지, 요구를 수용할지 진퇴양난이었다. 방법은 배트나를 개발하기 위한 작업에 착수하는 일이다. 즉 A사의 잠재적인 다른 경쟁사를 불러들이는 동시에 협상에 착수했다는 소식을 흘리는 것이다. 모르기는 해도 A사의 경영진이 이 소식을 접한다면 가만있을 수는 없을 것이다. 돌아가는 모양새가 심상치 않기 때문이다. 김 팀장이 더 강한 신호를 원한다면 자리에서 일어나는 방법도 있다. 그리고 이렇게 말하기만 하면 된다. ​"죄송합니다만 지금까지 협상해 온 방식으로는 건설적인 결론을 이끌어 내기 힘들 것 같습니다. 우리는 언제든지 다시 논의할 준비가 돼 있습니다. 이것은 우리가 제시할 수 있는 최선의 조건입니다. 검토해 보고 연락 주세요. 그때까지는 우리가 생각하고 있는 다른 대안을 강구하려고 합니다."​협상에서 파워는 보는 사람의 눈에 따라 달리 보이는 법이다. 같은 힘이라도 막연한 힘보다 실제 현실로 나타나는 힘의 효과가 더 크다. 강한 신호와 함께 실제 행동을 눈으로 목격하게 되면 비로소 깨닫게 된다. ​이제 정리해 보자. '예스'를 끌어내는 힘은 압박이나 위협에서 나오는 것이 아니다. 그 힘은 결렬됐을 때 결과와 합의했을 때 결과를 확실하게 대비해 주는 데서 나온다. 그리고 상대는 당신의 실제 행동을 보고 최종 판단을 할 것이다.<이태석 IGM세계경영연구원 교수>** IGM세계경영연구원은 한경비즈니스에 해당 컬럼을 연재하고 있습니다.https://magazine.hankyung.com/business/article/202012256238b 
    작성자 작성일 01-04 조회 4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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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칼럼] 잘 나가는 CEO는 고급 인재를 '배달'시킨다…
    먼저, '인재를 배달한다'는 표현 자체에 불쾌감을 느꼈다면 양해를 구합니다. 사실 이 부분에서 강조하고 싶었던 건 인재를 고용함에 있어 그 방법이 과거보다 '용이해졌다'라는 점을 말하고자 했습니다. 그리고, 이 '용이해졌다'라는 말은 수십개의 이력서를 보고, 시험을 치르고, 2차/3차 인터뷰까지 거쳐 채용하는 경직된 고용 형태에서 이미 서비스 자체의 시스템을 통해 검증된 인재들을 필요한 과업에 빠르게 투입시키는 유연한 고용 형태로서의 변화를 의미합니다.터무니없는 이야기로 들리시나요? 때는 플랫폼(platform) 시대입니다. 우리는 플랫폼을 통해 많은 일들을 '용이하게' 처리하게 되었고, 고용 시장 또한 플랫폼을 축으로 '변화된' 양상을 띄게 되었죠. 이제 고급 인재도 플랫폼을 활용해 쉽게 고용할 수 있습니다. 아마존(Amazon) 이라는 '플랫폼 공룡'이미국을 집어 삼키고 있다 1위, 2위의 차이을 보라. 아마존의 지배력을 가늠할 수 있다. (출처: eMarketer)1994년 '모든 책을 판매하는 서점'으로 사업을 시작한 아마존(Amazon)은 그 영역을 확장해 이제는 '모든 것을 판매하는 상점'으로 미국의 온라인 시장을 장악하고 있습니다. 현재 아마존의 사업은 AWS(클라우드 서비스), Retail(아마존닷컴), Prime(유료 회원제 서비스) 이렇게 크게 3가지로 나뉘는데요. 이는, 아마존이 사람들의 소비재 영역에서부터 기업에서 쓰는 클라우드 서비스까지 전방위적인 분야(세부 카테고리가 20개 이상)에서 높은 관여도를 보여준다고 할 수 있는데요. 마치 미국인들에겐 필수 영양소와 같은 존재로 말이죠.아마존의 전방위적인 사업 전개에는 CEO 제프 베조스가 20년째 내세우는 '낮은 이익' 전략이 바탕이 되고 있습니다. 당장의 눈에 보이는 이익보다는 시장의 거대한 플랫폼을 구축하겠다는 데에 베조스는 초점을 두고 있죠. 왜 그럴까요? 『플랫폼 제국의 미래』 저자인 스콧 캘러웨이는 "손해를 보면서도 플랫폼을 구축하는 것은 나중에 다른 사업으로 수익을 올리기 위해 여러 관계나 브랜드를 구축을 위함"이라고 말합니다. 아마존은 세계 최대 산소 탱크를 갖추고 운항하는 잠수함과 같으며, 그 크기를 여전히 불려나가는 중이지요.소비자는 아마존이라는 거대 플랫폼을 통해 서로 다른 집단을 만나 거래할 수 있으며, 이 거대 잠수함에서 제공하는 질높은 정보와 인프라를 경험할 수 있게되죠. '아마존 Prime'에 가입한 유저는 무료배송 혜택을 받기 위해 '아마존 닷컴'을 이용하고, 음악은 '아마존 뮤직'에서 무료로 듣고, '아마존 프라임 비디오'를 통해 영상을 무한 시청하게 돼죠.(아마존 플랫폼 늪에 빠질 수밖에...) 아마존은 '낮은 이익' 전략을 내세워 거대한 플랫폼 생태계 구축에 우선순위를 두고 있다.국내에서도 아마존과 같이 거대한 플랫폼을 구축하는 기업들이 있습니다. 대표적으로 네이버와 카카오가 있습니다. 그들의 사업을 보면 메신저(라인, 카카오톡)에서부터 금융(네이버페이, 카카오페이), 캐릭터(라인프렌즈, 카카오프렌즈), 쇼핑(스마트스토어, 카카오톡스토어) 등 사용자의 접근 반경에 있는 모든 분야에서 생태계를 구축하고 있습니다. 사용자 입장에선 네이버든 카카오든 간에 하나의 플랫폼에 발을 담그기 시작한다면 이후 여러 서비스와 혜택을 제공 받으며 꽤 만족스러운 경험을 얻게 됩니다. 하나의 플랫폼에만 가입해도 말이죠.플랫폼을 통해 '고급 인재'를 구합니다( feat. 긱 경제 gig economy ) 플랫폼은 활약을 넓혀 이제 고용시장에 까지 그 영향을 미치고 있습니다. 이로 인해 기업은 인재를 고용 함에 있어 더욱 편리해졌죠. 코로나로 인해 일상화된 비대면 사회 또한 이 변화에 한 몫을 했습니다. 원격회의, 재택근무 등 언택트 근로 형태가 보편화되고 있는 현 상황에서 '플랫폼 고용'에 대한 필요성은 더욱 늘어날 것이라고 전문가들은 전망하고 있죠. 숙련된 인재를 플랫폼에서 찾아 임시직으로 고용하는 형태를 우리는 '긱 경제(gig economy) 형태의 고용'이라고 부릅니다. 기업에서 긱 워커(긱 경제 형태로 고용하는 근로자)의 니즈가 늘어날 전망이다. (출처: Roland Berger)박형철 머서코리아 대표는 "플랫폼 노동(긱 경제)이 급부상하면서 기업 입장에서는 채용 선택지 하나가 늘어난 셈이다"라고 말합니다. 기업은 정규직 채용 부담을 줄일 수 있고 근로자는 자신의 전문성으로 더많은 경제 활동에 참여할 수 있어 상호 윈윈인 셈이지요. 이미 미국에서는 60%가 넘는 기업이 이같이 긱 경제 형태로 인재를 고용하고 있습니다.(위 그래프를 참고해주세요)업무를 프로젝트 단위로 쪼개어 이를 대신 맡아줄 전문가를 단시간 고용하는 이 긱 경제는 속도, 효율을 중시하는 4차 산업혁명에 더욱 적합한 형태의 고용입니다. 글로벌 컨설팅 그룹 딜로이트(deloitte)의 김경준 부회장은 "정규직 중심의 고용 틀이 깨지고, 임시직 근로 형태인 '긱 경제'로 가는 것은 막을 수 없는 흐름... 글로벌 고용시장은 이미 변화의 길로 들어섰다"라며 앞으로의 고용 시장을 내다보고 있습니다. 기업은 '긱 경제 형태의 고용'을어떻게 활용하고 있나? 실제 사례: 신규 브랜드의 글로벌 마케팅 전략 수립자사는 세계 2위 LED 전문 기업입니다.신규 브랜드의 성공적인 출시를 필두로 지속 가능한 글로벌 신제품 마케팅 전략이 필요한 상황입니다. 시장 환경 분석부터 출시 전략까지 실무 프로젝트를 리딩해 줄 전문가를 찾고 있습니다.출처 입력신규 브랜드의 마케팅 전략 수립이 필요한 A기업은 긱 경제 형태의 전문가 매칭 플랫폼인 '탤런트뱅크'를 통해 필요한 시간만큼만 전문가의 도움을 받을 수 있었습니다. 매칭된 전문가는 30년간 삼성전자에서 사업전략, 상품기획, 마케팅 직무 경험과 Consumer Electronics 사업관련 신상품, 신사업 프로젝트를 수행한 경험이 있었죠. 총 15주, 주 2회 full-time 근무하는 형식으로 긱 경제 형태의 고용이 이루어졌습니다.이러한 Top-class 전문가를 정규직으로 채용했다면 억대 연봉을 드려야 했겠죠. 하지만, 탤런트뱅크(전문가 매칭 플랫폼)을 통해 필요한 시간만큼만 계약이 이루어졌기에 월 320만 원이라는 비용으로 프로젝트를 완수할 수 있었습니다.  Top-class 전문가 매칭 플랫폼'탤런트뱅크' 전문가 매칭 플랫폼 '탤런트뱅크'는 '딱 필요한 시간만큼만' 프로젝트를 진행함으로써, 기업의 인재 활용에 유연성을 더해줍니다. 기업이 필요로 한다면, 언제든 Top-class 전문가에게 접근할 수 있다는 것이지요.제레미 리프킨의 '소유의 종말'을 언급하지 않더라도, 이미 세상은 '소유'의 시대에서 '접근'의 시대로 완전히 변화했습니다. 음악, VOD 시장은 물론이거니와 근래에는 우버, 에어비앤비 등의 유니콘 기업들에 의해 운송, 숙박업도 '접근'의 시대로 급변하고 있습니다. 필요한 시간만 '접근'해서 사용하는 것이 훨씬 더 효율적이라는 것을 시장이 증명한 것입니다. 고용시장도 이러한 메가트렌드의 흐름 안에 있습니다. 우리가 '탤런트뱅크'와 같은 긱 경제 플랫폼을 주목해야 하는 이유입니다.사진 설명을 입력하세요.탤런트뱅크에 등록한 전문가는 다양한 산업 분야 Top-class 전문가들이다. ('20년 6월 기준 2000명) 4차 산업혁명은 일자리와 고용 방식에 혁명적인 변화를 요구하고 있습니다. 이제는 유연한 고용시스템 없이는 디지털 시대에서 살아남을 수 없을 지도 모릅니다. '업무 유연성, 속도, 새로운 접근 방식, 비용 절감, 혁신'을 이루기 위해서는 긱 경제 플랫폼 '탤런트뱅크'는 선택이 아닌 필수입니다.<IGM 세계경영연구원 김광진 교수>
    작성자 작성일 01-04 조회 43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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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칼럼] 위기 돌파하는 대담한 리더십은 ‘취약성 인정…
    정답을 가진 척하는 것은 금물…자신의 부족함 알리고 도움 구해야 ​여기 두 개의 조직이 있다. 첫째 조직의 리더는 부족함을 인정하고 구성원들은 대담한 아이디어를 꺼낸다. 실수와 실패를 편안하게 털어놓으면서도 냉정하고 진실한 얘기를 한다. 둘째 조직은 다르다. 리더는 구체적이고 세세한 방향을 알려주고 구성원들은 이를 열심히 실행한다. 하지만 실수나 실패에 대해서는 가능한 한 감추고 침묵한다. 이 글을 읽는 당신이 속한 조직은 어느 쪽에 가까운가. 그리고 어느 쪽이 더 큰 성과를 낼 것 같은가.​새로운 10년이 시작되는 2020년을 야심차게 출발했지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확산은 모든 것을 뒤집어 놓았다. 그런데 코로나19가 없었다고 하더라도 빠른 변화가 연초 계획을 뒤흔들기는 마찬가지였을 것이다. 이처럼 리더로서 변화를 예측하고 구체적인 방향을 제시하며 구성원을 한 방향으로 이끌어 가기가 참 어려운 세상이다. 더욱이 코로나19와 같은 초불확실성의 상황에서는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할지 두렵기까지 하다. 그럼에도 리더로서 나약함이나 부족함을 감추고 대담한 모습만을 보여 주는 것이 맞을까.​두려움이 인정을 어렵게 만든다​브레네 브라운 미국 휴스턴대 연구교수의 책 '리더의 용기'에 그 답이 나온다. 책에 따르면 브라운 연구교수가 20여 년간 실증적으로 연구한 결과 대담한 리더십은 오히려 취약성의 인정에서 나온다고 했다. ​취약성은 불확실성의 위험과 감정에 노출된 상황에서 경험하는 정서를 의미한다. 우리가 결과를 예측하거나 통제할 수 없을 때 그 상황을 솔직하게 인정해야 이를 돌파할 대담함이 나온다는 것이다.​그의 연구에 따르면 위기를 돌파하는 대담한 리더들은 공통적으로 정답을 가진 척하지 않고 자신의 취약성을 먼저 인정한다. 그리고 구성원들도 실수나 실패를 편안하게 털어놓고 대담한 아이디어를 제시하며 냉정하고 진실한 대화를 할 수 있도록 이끈다는 것이다.​내일을 알 수 없는 두려운 세상에 맞서는 대담한 리더가 되고 싶다면 먼저 자신의 취약성을 인정하는 것에서 출발해야 한다. 그런데 현실에서는 말처럼 쉽게 이뤄지지 않는다.​리더라면 누구나 잘해 내고 싶은 욕심이 있다. 좀처럼 자신의 결점을 드러내지 않고 모든 일을 완벽하게 처리하려고 하며 실패에 대한 두려움을 안고 산다. ​그리고 리더가 되기까지 잘해 왔다는 과거의 경험이 자기 과신이라는 잘못된 자신감을 갖게 한다. 따라서 스스로 취약함을 드러내면 상사가 어떻게 볼 것인지, 구성원들은 또 어떻게 생각할지 두려움을 갖기 마련이다. ​"나는 리더다. 코로나19와 같이 어려운 상황에서 나약한 모습을 보이면 안 된다. 나도 힘든데 구성원들에게 맡기는 것은 리더답지 않다."​만약 당신이 리더인데 이 같은 생각을 갖고 있다면 취약성을 인정하기는 더욱 어렵다. 다음 질문을 곰곰이 생각해보자. ​"불확실성의 위험으로 인해 취약한 상황이 되면 자신을 보호하고 싶어질까." ​​아마 대부분 그렇다고 대답할 것이다. 제대로 해낼 수 없을 것 같은 일을 마주해도 "나는 할 수 없어요. 부족한 것이 너무 많아요"라고 쉽게 말할 수는 없다. 특히 리더라면 더욱 그렇다. 따라서 자신이 최선을 다하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려고 노력하고 그 결과로 일이 잘못되면 외부 환경과 같은 핑곗거리를 찾게 된다. 그냥 처음부터 취약함을 솔직하게 인정하고 주변의 도움을 받는 편이 더 낫지 않을까.​그리고 자신의 부족함이나 잘못으로 일이 잘못돼 가거나 실수하게 되면 편안하게 그 상황을 드러내기는 어렵다. 수치심이라는 감정에 사로잡힐 때는 더욱 그렇다. ​수치심은 우리에게 슬며시 다가와 자신이 결함투성이라는 기분을 안겨주는 감정이다. 이를 솔직하게 털어 놓으면 자신을 하찮게 생각하고 계속해 좋은 관계를 유지할 수 없게 되거나 조직에서 소속감이 끊어질 수 있다는 단절의 두려움이 생긴다. 그렇다면 어떻게 두려움과 수치심을 극복하고 취약성을 편안하게 인정할 수 있을까.​심리적 안전감과 공감을 갖고 소통해야​답은 간단하다. 리더와 구성원 모두 업무와 관련해 무슨 말을 해도 질책 받거나 비난을 듣지 않는 조직 문화라면 누구든 자신의 취약성을 편안하게 인정할 수 있다. ​에이미 에드먼슨 하버드 경영대학원 교수는 이를 심리적 안전감이라고 했다. 가까운 친구들 사이에서 볼 수 있는 따뜻한 분위기를 의미하지 않는다. 냉정하고 가혹하지만 솔직한 피드백이 오고 가도 안전한 조직을 의미한다. 따라서 심리적으로 안전한 조직에서 리더가 자신의 취약성을 인정하면 구성원들은 대담한 아이디어를 쏟아내고 냉정하게 피드백하며 스스로의 실수도 털어놓고 이야기할 가능성이 높아진다.​이런 심리적 안전감은 우리가 서로 연결돼 있고 함께하고 있다는 소속감에서 비롯된다. 한마디로 두려움 없이 소통해도 관계가 끊어지지 않고 연결돼 있다는 믿음이다. 이를 위한 효과적인 방법이 공감을 표현하는 것이다.​공감은 상대방의 관점을 진심으로 인정하고 비판하지 않으며 함께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상대방을 더 나은 방향으로 안내하는 것을 의미하지는 않는다. ​공감한다는 것은 먼저 그 사람에게 집중하고 관심을 유지하면서 연결돼 있다는 감정을 느끼게 하는 것이다. 상대방에게 답을 주겠다는 욕심은 내려놓는 게 좋다. 그러면 무슨 말을 해도 괜찮다는 두려움 없는 안전감·수치심을 드러내도 괜찮다는 편안함을 만들 수 있다.​이 과정에서 리더가 주의해야 할 점도 있다. 치명적인 약점을 드러내거나 나를 외면하거나 나쁜 리더라고 생각하지 않게 만들겠다는 숨겨진 의도나 기대를 담은 속마음을 드러내는 것은 위험하다.​예를 들어 "지금 내 능력을 벗어난 일을 하고 있습니다. 솔직히 나도 무슨 일을 하고 있는지 모르겠네요. 나도 힘들어요. 여러분도 알다시피 이 어려운 상황에서 누구인들 제대로 할 수 있을까요"라고 리더가 말하는 상황을 상상해 보자. 이런 리더는 그 누구도 믿지 않을 것이다.다음과 같이 취약성을 인정하는 대화를 해 보면 어떨까. "요즘과 같은 빠른 변화의 시대는 끊임없이 새로운 것을 요구하고 있습니다. 코로나19는 한 치 앞도 볼 수 없는 초불확실한 상황을 만들고 있습니다. 많이 불안할 겁니다. 나 역시 불안합니다. 이 상황에서 내가 어떻게 도와주면 되겠습니까. 나와 함께 특별하게 챙겨야 할 게 무엇입니까. 우리가 무슨 이야기를 해도 서로에게 상처를 주지 않기 위해 필요한 조건을 적어 봅시다."​리더로서 취약함을 인정하고 구성원들이 무슨 말을 해도 안전하게 느낄 수 있는 조건을 모두 공유한 후 대담한 아이디어와 냉정하고 진실한 이야기를 하도록 만드는 것이다. 이 과정에서 받아들이기 힘든 불편한 이야기도 나올 수도 있다. 성급하게 결론을 내거나 해결 방안을 찾기보다 잠깐 쉬고 원점에서 다시 이야기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새로운 한 해를 준비해야 할 시기다. 코로나19의 위협은 여전하다. 리더로서 이 상황을 헤쳐 나가기 두렵다면 먼저 자신의 취약성을 인정해 보자. ​우리 모두는 내일을 알 수 없는 경기장에서 취약함을 가지고 열심히 살아간다. 취약함을 인정하고 실패하더라도 전력을 다하는 문화를 만드는 리더, 두려운 세상에 맞서는 대담한 리더가 되길 바란다면 바로 지금 취약성을 인정하는 진실한 대화를 시작해 보자.​​<IGM세계경영연구원 김용우 교수>** IGM세계경영연구원은 한경비즈니스에 해당 컬럼을 연재하고 있습니다. https://magazine.hankyung.com/business/article/202012087305b 
    작성자 작성일 01-04 조회 47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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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칼럼] 디지털 시대의 ‘협상’… ‘업스킬링’이 성공 …
    '코로나19'로 일상화된 비대면…'사람'과 '가치'에 보다 중점 두고 협상 임해야  "협상을 잘 아는 사람과 협상하는 것과 협상을 잘 모르는 사람과 협상하는 것 중 어떤 것이 더 협상을 잘하게 될까." 필자가 과거 기업에서 협상 교육을 하고 난 뒤 가장 많이 받았던 질문 중 하나다. 답은 당연히 전자다. 정말로 가끔 보게 되는 장면인데 협상의 본질을 아는 사람 간의 협상은 그 모습 자체가 멋있기도 하다. 현재 우리 기업들의 협상력은 크게 높아졌다고 생각한다. 기업의 협상력 향상을 위한 프로젝트를 하면서 접하게 되는 사람들의 대화에서 쉽게 느끼게 된다. 2000년 초반부터 협상력이 개인과 비즈니스의 경쟁력에 얼마나 중요한지, 우리 사회의 커뮤니케이션 코스트를 줄이는 데 얼마나 도움이 되는지 알리기 위해 노력했던 시간들이 떠오르면서 감사한 마음까지 든다. 2년 전에 다보스포럼에서도 중요한 미래 역량 중 하나로 제시된 것처럼 협상력은 하나의 필수적인 무기로 갖출 필요가 있다. 그런데 최근 들어 현업의 많은 사람들로부터 발견되는 현상이 있다. 이런 협상 스킬의 향상과 커뮤니케이션의 원리를 이해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협상으로 인한 스트레스를 받는 이들이 더 증가하고 있다는 점이다. 단순한 협상 상황에 대한 긴장감과 피로도의 문제인 것일까. 아니면 다른 이유가 있을까. 대화를 통해 짐작할 수 있는 원인 두 가지는 다음과 같다. 함께 생각해 볼 필요가 있는 내용이다.'이슈'와 협상하면 실패 가능성 높아 첫째는 지금까지 협상력 향상에 대한 관심이 실리를 추구하기 위한 스킬에 너무 치중돼 왔다는 것이다. 더 정확히 말하면 어떻게 하면 상대방을 공략하고 자신을 방어할 것인가에 대한 매우 실용적이고 전술적인 기교의 달콤함에 집중해 온 경향이 있는 것은 아닐까 싶다.  그렇다 보니 협상의 원리를 배우는 시간에도 또는 가상의 시나리오를 활용한 교육 현장에서도 협상 내내 전투 모드를 유지하는 것을 볼 수 있다.  학습 방법에도 자신에게 가장 궁금하고 필요한 것에 더 집중하는 욕구가 크게 작용하기 때문이다. 이른바 보고자 하는 것만 보이고 보이는 만큼 보이는 효과다. 그리고 이는 대부분 협상의 원래 목적과 목표를 잃어 버리는 경우도 허다하다.​둘째는 협상의 대상을 자꾸 혼동하는 경우가 있다고 본다. 이것이 무슨 말일까. 단순하게 보면 협상하려면 몇 가지 조건이 있다. ​예를 들어 협상 상대·어젠다·이슈·논리·기준·정보·대안 등이다. 그런데 그중 가장 중요한 것은 바로 상대방, 즉 '사람'이다. 그런데 협상의 스트레스에 눌려 많은 사람들이 어젠다와 이슈 그리고 조건들에 함몰되는 모습을 볼 수 있다. 0.1%라도 밀린다 싶으면 시소를 타듯 주고받는 '밀당'의 릴레이를 시작한다. ​상대방이 아닌 이슈와 협상하고 있는 이러한 상황에서는 양쪽에서 바라는 결과를 만들어 내기가 쉽지 않다. 왜냐하면 상대방을 만족시키는 조건을 제시하는 협상은 적어도 우리가 경험한 실제 비즈니스에는 없다. 자선 사업이 아니라면 말이다. 협상의 고수들은 좋은 질문을 건넨다 이런 상황이 공감된다면 한 번 더 두 가지에 관심을 가져보자. 협상력이 '업스킬링(up-skilling)'이 필요한 이유이기도 하다.  첫째, 실리와 조건에 집중하지 말고 가치와 전략에 집중하는 업스킬링이 필요하다. 사람들의 협상 스킬이 늘어난 만큼 그 기교나 스킬을 보는 눈도 높아졌다. 쉽게 말해 협상에 대한 자신감에 협상 상대를 찾아다니는 듯한 눈을 가진 사람들, 즉 하수들이 쓰는 현란한 테크닉은 더 이상 효과를 발휘하기 어려울 수 있다. 협상 고수들과의 대화에서 느끼는 협상은 스킬을 넘어선 통찰과 전략의 게임이다. 이들은 협상을 기획한다. 굉장히 다차원적인 이해관계와 상황을 이해하려고 노력하며 모든 상황에서 가치적인 판단을 중시한다. 그리고 실전 협상에서 예측하지 못한 변수로 인해 벌어지는 다양한 돌발 상황에서도 그 가치를 끝까지 놓치지 않고 중요시한다. ​ 협상을 잘하게 되는 무서운 능력이다. 우리가 자주 꿈꾸는 갑을 이기는 협상의 핵심 포인트이기도 한다. 이러한 전략적 통찰의 게임을 잘하기 위한 팁을 한 가지 소개하면 바둑에서의 복기를 생각하면 된다. 경험을 정리하고 자산화하는 것은 보통의 정성이 들어가는 것이 아니다. 하지만 그 효과는 대단하다. 긴 설명이 필요 없다. 직접 해 보라. 단 방법이 있다면 팩트 나열식의 요약이 아니라 행간의 의미를 포함한 스토리를 정리하는 것이 포인트다. ​둘째, 협상은 사람과 하는 것이지 이슈와 하는 것이 아니라는 점이다. 협상 고수를 다시 한 번 소환해 보자. 고수들은 일단 자기 얘기를 많이 하지 않는다. 듣는 데 무척이나 신경 쓰고 집중하며 뛰어난 공감 능력을 발휘한다. ​사실 상대방의 주장과 제안으로 협상이 이상해질 때는 방어나 상황 정리도 하기 마련인데 이 부류의 사람들은 그조차 이해하려고 노력한다. 관찰자의 시각에서 보면 어수룩하고 답답해 보이는 모습일 수 있다. 그런데 이런 사람들의 내공은 어마어마한 경우가 많다.​이런 모습의 고수들은 한결같이 질문을 잘한다. 솔직히 말해 질문은 참 어려운 기술 중 하나다. 이슈는 항상 쟁점화가 된다. 그 이슈만 보면 쉽게 풀릴 수 없는 것이 당연하다. 고수는 상대방에 집중한다는 것이 포인트다. 자신을 위한 방어적 협상이 아니라 상대방을 위한 협상을 하려는 노력과 질문들 그리고 전략이 더 큰 그림이자 효과와 결과를 가져온다는 것을 알고 있다. ​지금까지 우리가 중요시해 온 협상이 논리적 뇌에 기초한 '기술편'이었다면 전문가가 되기 위해서는 사회적 뇌에 기초한 '사람편'에 더 관심을 가질 필요가 있을 것이다.​협상을 잘하고 싶은 욕구는 과거나 지금이나 같다. 다만 협상의 상황이나 환경이 달라지고 있고 앞으로도 계속 변화할 것이다. 최근 '뉴 노멀'로 자리매김한 비대면 환경에 따라 소통이 더 힘들어지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기술의 발전이 소통의 비효율성을 발생시키기도 한다. 그러다 보니 본질이 아닌 것에 시간과 비용을 낭비하는 경우도 있다. 예를 들어 비대면 화상 소통이 많아지면서 성형 수술이 굉장히 늘어났다고 한다. 이런 상황에서 협상하는 방법과 소통하는 방법도 본질과 핵심에 집중할 수 있는 지속적인 업스킬링 혹은 리스킬링이 필요하다. 마땅히 받아야 할 것을 주는 상대도 없고 그런 협상도 없다. 그리고 마냥 즐겁고 재미있는 협상도 없다. 협상하는 만큼 원하는 것을 얻을 확률은 높아진다. 단, 그 확률을 높이기 위한 두 가지 핵심 요소인 '사람'과 '가치'라는 두 가지 단어는 더욱 중요시 다뤄야 할 것이다.과거 협상 교육에서 자주 하던 말이 있다. "협상은 과학이라고 생각하십니까, 아니면 예술이라고 생각하십니까"라는 질문이다. 협상은 과학적인 프레임을 갖고 훈련하면 잘할 수 있다. 그건 이미 오래전부터 증명돼 왔다. 그렇다면 이제는 이렇게 정의를 바꾸고 레벨을 높여 보면 어떨까. '협상은 과학적 원리를 기본으로 하는 사람 간의예술적이고 전략적인 의사소통'이라고 말이다.<IGM 세계경영연구원 김광진 교수>** IGM세계경영연구원은 한경비즈니스에 해당 컬럼을 연재하고 있습니다.https://magazine.hankyung.com/business/article/202011038502b 
    작성자 작성일 01-04 조회 47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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