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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칼럼] ‘최적의 의사결정’을 내리기 위한 리더의 에너…
    당신과 어린 아이가 함께 탄 비행기가 지금 비상 착륙한다면 누가 먼저 산소마스크를 써야 할까. 부모가 먼저일까, 어린 아이가 먼저일까. 이륙 전 기내 방송을 유심히 들었던 사람들이면 맞힐 수 있는 질문이다. 바로 '부모가 먼저 써야 한다'가 정답이다. 부모가 먼저 안전해야 위급 상황에서 아이를 잘 돌볼 수 있기 때문이다.이 상황을 조직에 대입해 보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확산으로 조직 구성원들은 바이러스 감염에 대한 공포, 일상이 무너져 버리는 상실감, 고용과 회사의 미래에 대한 불안 등을 모두 경험하고 있다. 어서 이 상황이 끝나기만을 바랄 뿐이다.그런데 코로나19 사태가 끝나면 과연 우리의 걱정과 불안이 모두 사라질까. 많은 전문가들은 더욱 강력한 바이러스의 유행, 디지털 기술적 격차에 따른 양극화 심화, 인류 생존을 위협하는 기후 위기, 세계적 경기 침체 공포 등과 같은 또 다른 위기가 계속 닥쳐올 것이라고 예측하고 있다. 한 치 앞을 바라보기 힘든 불확실성의 시대에 조직과 구성원을 제대로 이끌기 위해서는 리더의 심신이 안전하고 건강해야 한다.수면 부족은 집중력 저하의 원인스포츠 심리학자인 짐 로허는 높은 수준의 성과를 장기간 꾸준히 내는 세계적인 운동선수들을 컨설팅하면서 경험한 비법을 기업의 최고 리더들에게 적용해 왔다. 그와 연구진은 엄청난 성과 압박 속에서 장시간 일하는 리더들이 번아웃되지 않기 위해서는 에너지 소모(스트레스)와 에너지 갱신(회복) 과정의 의식적 반복이 필수적이라고말한다. 또 비즈니스에서의 최고 성과는 개인의 지적 능력에서만 오는 것이 아니라 신체적·정서적·정신적·영적 영역이 모두 조화롭게 작동될 때 달성될 수 있다고 했다. 실제로 이런 접근 방법을 통해 비즈니스 리더들의 업무 성과가 극적으로 향상되고 건강과 행복이 증가하는 것을 목격했다. 그렇다면 최고의 에너지 레벨을 꾸준히 유지하기 위해 리더들이 특별히 신경 써야 할 부분은 무엇일까.우선 수면이 중요하다. '사당오락'이라는 말이 있다. 4시간 자면 대학에 붙고 5시간 자면 떨어진다는 이른바 '라떼 시대'의 격언이다. 현재도 성공한 삶을 거론할 때 빠지지 않고 등장한다. 정주영 현대그룹 창업자를 비롯해 펩시콜라의 전 최고경영자(CEO) 인두라 누이, 버진그룹의 리처드 브랜슨 회장 등 성공한 기업인들은 수면 시간이 적은 것으로 유명하다.그들의 성공담을 들으며 우리는 어떻게든 잠을 줄여야 한다는 강박에 빠지게 된다. 최근 만난 한 기업 CEO도 코로나19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수면 시간 4시간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털어놓았다. 그런데 하루 4시간 정도만 자고도 활력이 넘치게 일할 수 있는 '쇼트 슬리퍼(short sleeper)'들은 사실 유전적인 요소가 많다고 한다. 만약 선천적인 쇼트 슬리퍼가 아닌 사람들이 일부러 잠을 줄이거나 잘 시간이 부족해 혹은 불면증으로 인해 잠을 제대로 못 자면 어떻게 될까. 삼성경제연구소의 자료에 따르면 수면 부족은 신체 집중력을 떨어뜨리고 건강에도 악영향을 미친다. 하루 4~5시간밖에 자지 못하면 신체는 혈중 알코올 농도 0.1%와 같은 상태가 된다고 한다. 이는 운전면허 취소 기준이다. 조직의 최고 리더가 이 상태에서 온전히 업무를 과연 볼 수 있을까. 수면 과학자들은 개인마다 다르겠지만 일반적으로 가장 적합한 수면 시간을 8시간으로 제시하고 있다. 제프 베이조스 아마존 CEO도 "8시간 수면이 나의 경쟁력을 만들어 주기에 잠자는 시간을 우선으로 만들려고 노력한다"며 수면의 중요성을 강조한 바 있다. 문제는 잠자고 싶어도 여러 걱정으로 잠을 이루지 못하는 리더들이다. 글로벌 리더십 기관인 '창조적 리더십 센터(CCL : Center for Creative Leadership)'에서 384명의 리더들을 대상으로 수면에 대한 설문을 진행했다. 그 결과 응답자의 약 25%는 1주일에 며칠은 업무 걱정에 잠을 못 잔다고 답했다.이들에게 줄 수 있는 처방은 취침 전 '워크 프리(work free) 시간' 갖기다. 잠자기 전 최소 한두 시간은 명상, 가벼운 목욕, 휴대전화와 컴퓨터에서 거리 두기 등을 의식적으로 실천하면서 몸과 마음을 진정시키는 데 써야 한다.다음은 '화(분노)'라는 감정을 컨트롤하는 것이다. 화는 리더의 에너지를 가장 많이 갉아먹는다. 많은 CEO들은 자신이 통제할 수 없는 속수무책의 코로나19 상황에서 가장 많이 느꼈을 감정일 것이다. 화가 심신 건강에 악영향을 미친다는 것은 누구나 알고 있을 것이다.'15의 법칙'으로 화를 다스려라스트레스 호르몬(아드레날린·코르티솔)이 과잉 방출되면 혈압이 올라가고 혈관에 응고 물질이 증가하게 된다. 그래서 늘 드라마속의 회장님들은 버럭 화를 내다가 뒷목을 잡고 쓰러진다. 또 대뇌의 기억 저장 장치인 해마 등의 뇌세포가 파괴되면서 기억력 등의 인지 기능 또한 저하된다. 그렇다면 리더의 분노가 조직에는 어떠한 영향을 미칠까. 심리학자 대니얼 골먼은 CEO가 사소한 일로 직원들을 불같이 질책하면 '감정 합선'이 일어난다고 분석했다. '전기 합선'이 전자 기기를 망가뜨리고 심하면 화재를 일으키듯이 직원에게 상처를 입히고 기업 경영에 악영향을 준다고 진단했다. 실제로 부정적 감정은 긍정적 감정 전파 속도의 15배가 된다. 대부분 자신보다 약하고 만만한 사람에게 전이된다.부부싸움을 한 후 아이한테 화풀이하면 아이는 인형이나 반려견에게 화풀이하는 것과 같은 이치다. 상사에게 욕먹어 가며 거칠게 훈련받은 사람이 관리자가 됐을 때 감정 조절 나사가 쉽게 풀린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욕하면서 닮는다는 말이 괜히 나온 말이 아니다. 자기도 모르게 불쑥 치밀어 오르는 분노를 어떻게 조절해야 할까. 이럴 땐 '15의 법칙'을 기억해야 한다. 한 실험에서 운전자에게 스트레스 상황을 줬더니 심장 박동과 스트레스지수가 빠르게 올라갔는데 약 15초가 지나자 정상으로 돌아왔다. 전문가들은 화가 났을 때 평소보다 긴 심호흡을 15번 정도 하는 것이 화를 가라앉히는 데 도움이 된다고 한다. 잠시 15초간 눈을 감고 화나게 하는 대상과 멀어지게 하는 방법과 밖으로 나가 15분 정도 걸어보는 것도 추천한다. 눈을 감고 머릿속으로 천천히 '참을 인(忍)'자 세 번을 쓰는 데 걸리는 시간이 15초 즈음이지 않을까 싶다.주의 집중력도 중요하다. 인지과학계의 거장 대니얼 레비틴의 저서 '정리하는 뇌'에서는 우리 뇌의 '몽상 모드'와 '중앙 관리자 모드'에 관한 설명이 나온다. 몽상 모드는 뇌가 아무 생각 없이 휴식하는 상태다. 반면 중앙 관리자 모드는 어떤 일에 완전히 집중하는 상태를 뜻한다. 중요한 의사 결정을 할 때 발휘되는 모드다. 한 모드가 활성화되면 다른 모드는 작동되지 않고 이 두 모드 사이에서 주의 스위치가 신경 자원과 대사 자원을 할당한다. 또 주의 필터가 머리에서 떠도는 여러 정보 중에서 지금 필요한 중요한 정보만 통과시키며 집중할 수 있게 한다. 그런데 우리의 뇌가 충분히 휴식을 취하지 않으면 중앙 관리자 모드로 스위치를 바꿔도 주의 필터가 제대로 작동되지 않아 필요 없는 정보들이 계속 새나오면서 온전히 집중하지 못하게 된다. 리더들이 위기 상황 시 빠르고 적합하게 의사 결정을 내리기 위해서는 엄청난 주의 집중력이 필요한데 이 과정이 힘들어지는 것이다.그렇다면 어떻게 몽상 모드를 충분히 가질 수 있을까. 우선 말 그대로 머리를 식히는 것이 중요하다. '불멍(모닥불을 쳐다보며 멍때리기)' 또는 '물멍(물을 쳐다보며 멍때리기)'을 하며 시간을 보내는 것이 좋은 예다.명상을 훈련해도 좋다. 합리적인 사고를 방해하는 편도체와 같은 뇌 영역이 덜 활성화되고 감정을 조절하기 쉽게 되면서 주의력이 강화하는 데 도움이 된다는 연구 결과가 있다. 또 살펴볼 부분은 타인과의 관계다. 많은 리더들이 남의 말을 듣지 않고 독단적으로 흐르는 경향이 있다. 하지만 자신의 결정이 불안할수록 자기 의견을 숨김없이 말해 줄 타인이 필요하다. 힘들 상황일수록 가족이나 친구들의 사회적 지지가 필요하다. 필자가 상담한 모 CEO는 그동안 일 때문에 신경을 못 썼던 딸과 배우자와 하루 30분의 대화 시간을 가지려고 노력했다. 그 결과 일에 대한 스트레스가 많이 줄어들었다고 한다.위에서 언급한 명상도 효과적인데 자신을 들여다보는 훈련이 깊어지면 타인의 욕구를 들여다보고 자비와 연민을 느낄 수 있게 된다.이 어려운 시대에 구성원들과 함께 성과를 내야 하는 리더들에게 꼭 필요한 역량이다. 불확실성과 위기가 일상화된 시대다.오뚝이처럼 넘어져도 다시 일어나는 리더가 되고 싶다면 에너지 충전을 위해 신체적·감정적·정신적·영적 부분에서 당신만의 루틴을 만들어야 한다는 것을 잊지 말자.<IGM 세계경영연구원 임주영 교수> ** IGM세계경영연구원은 한경비즈니스에 해당 컬럼을 연재하고 있습니다.https://magazine.hankyung.com/business/article/202104154752b
    작성자 작성일 05-03 조회 5046
  • 22
    [시금치] ESG를 대하는 글로벌 기업, “그들은 다 …
    일상을 더 편리하게 만들어주는 인공지능(AI) 기술! 그런데 이 기술이 환경을 해치고 있다는 사실을 아시나요?인공지능이 데이터를 학습하는 과정에서 뿜어내는 이산화탄소 양은 자동차 5대가 평생 배출하는 양과 같다고 합니다.음성인식 앱이나 영화 추천 알고리즘을 구현하려고 인공지능을 이용할 때 어마어마한 탄소가 발생한다는 것이죠.앞으로 인공지능이 학습해야 하는 데이터는 점점 많아지는데, 그때마다 소비되는 많은 전력은 지구 온도를 높이는 원인이 됩니다.이 문제에 대응해 인공지능 학계에서는 적은 데이터로 고성능의 알고리즘을 설계하자는 ‘Green AI’를 제안했는데요.글로벌 기업들도 ESG(환경·사회·거버넌스) 경영의 일환으로  Green AI를 실천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답니다.마이크로소프트(MS)는 클라우드 사용량에 따른 탄소배출량을 확인할 수 있는 ‘지속가능성 계산기’라는 서비스를 출시했습니다.또 시스템/에너지 전문 기업인 댄포스(Danfoss)는 AI 기반 빌딩 에너지 관리 솔루션을 도입해서 에너지 소비량을 기존 대비 평균 10~20%까지 줄일 수 있도록 기여하고 있습니다. 이 외에도 국내 기업 SK그룹(8개 계열사)을 포함한 277개의 기업은 글로벌 환경 캠페인인 ‘RE100(Renewable Energy 100%)’에가입해서 2050년까지 모든 전력을 재생에너지로 조달하겠다고 약속하면서 ESG 경영에 동참하고 있죠.  앞으로 환경 이슈에 적극적으로 대응하는 것은 모든 기업의 생존 과제가 될 텐데요.일상을 윤택하게 유지해주는 기술과 제품/서비스들이 환경에 어떤 영향을 주고 있는지,그리고 우리 기업은 지구를 지키기 위해 무엇을 더 할 수 있을지 진지하게 고민해보는 시간을 가져보면 어떨까요? ▲ 클라우드 서비스로 발생한 탄소 배출량을 실시간으로 보여주는 MS ⓒMicrosoft ▲ AI 기술로 건물 냉난방 시스템을 제어하여 에너지를 절약하는 Danfoss ⓒDanfoss
    작성자 작성일 04-29 조회 4728
  • 21
    [칼럼] 현재와 미래 경계 넘나든 ‘의류 업계 테슬라’…
    2019년 말, 미국의 우주 기업 스페이스X 본사 바로 앞 옥외광고판에 도전적인 메시지가 올라왔다. "우리 재킷은 준비됐어. 로켓은 어떻게 되어가고 있어?"​이 대담한 질문의 주인공은 영국의 의류 브랜드, 볼레백(Vollebak). 당시로선 고작 4년 차 스타트업이었던 이들의 자신감은 어디에서 나왔을까? 이들이 준비됐다고 말한 재킷을 살펴보자.​'숙면 보호막(Deep Sleep Cocoon) 재킷'이라고 이름 붙인 이 옷은 화성으로 여행할 때 요긴하다. 고치 모양으로 설계되어 빛과 소리, 불필요한 자극을 완전히 차단해서 숙면을 돕기 때문이다. 하루 16번 일출을 경험하느라 심각한 수면장애를 안고 사는 국제우주정거장의 우주비행사들이 탐낼 만하다. 결국, 인간이 지구를 떠나 우주에서 살게 될 것이라 믿는 볼레백은 스페이스X의 창업가, 일론 머스크에게 묻는다. "미래에 필요한 옷은 우리가 계속 만들게. 그래서 화성에는 언제 갈 수 있어?"라고 말이다.​기존 의류 회사와는 달라도 한참 다른 이 회사의 창업자는 디자이너 겸 운동선수인 쌍둥이 형제 닉(Nick)과 스티브 티드볼(Steve Tidball)이다. 형제는 사막과 산맥, 정글을 달리는 것처럼 극한의 모험을 즐기곤 했는데 그들이 쓰던 스포츠 의류용품이 기대만큼 진보적이지도 스마트하지도 않다는 것을 깨닫곤 이렇게 결심한다. "다른 모든 산업에는 미래를 만들어가는 플레이어들이 있다. 자동차에는 테슬라, 우주여행에는 스페이스X, 기술에는 애플이 있듯이 말이다. 하지만 옷에서는 아직 그런 플레이어가 없다. 우리는 미래에서 온 옷을 만들 것이다. 아무도 하지 않고, 아무도 할 수 없는 일을 첨단과학과 기술로 이뤄낼 것이다!"​이들의 선언대로, 볼레백은 정말 다른 의류 브랜드에서는 하지 않는 시도를 계속해 오고 있다. 그 결과 볼레백에 열광하는 마니아들이 줄을 섰다. 볼레백의 팬들은 구매 예약 후 평균 3년의 개발 기간을 기다리는 것도 마다하지 않는다. 덕분에 이 회사 매출은 창업 후 매년 100%의 성장을 거듭하고 있으며, 지금은 테슬라와 비견되는 글로벌 브랜드를 구축했다. 그 비결은 무엇일까?​바로 '전통적인 비즈니스 사고를 뒤집는다'는 확실한 원칙이다. 기존 시장에서 옷에 대한 규칙은 현재를 위해 디자인하는 것이었다. 사람들이 지금 당장 원하고 필요로 하는 것을 만든다는 것이다.​이에 따라 대부분의 의류 회사는 사람들이 어떤 색깔을 좋아하는지, 어떤 것들이 유행하는지를 살펴서 다음 시즌을 위한 옷을 만들고 마케팅에 엄청난 비용을 들이는데, 볼레백은 이런 접근이 가장 위험하다고 판단한다.​대신 완전히 다른 방식을 취한다. 이들은 할 수 있는 가장 혁신적인 제품을 만드는 데 초점을 맞췄다. 그래서 아무도 연구하고 있지 않은 문제들에 대해 생각한다. '다음 세기에 인류가 직면하게 될 도전이 무엇일까, 그 도전을 위해 어떤 옷을 준비해야 할까'를 탐구하는 것처럼 말이다. 그리고 광고에 전혀 돈을 쓰지 않는 대신 연구비용에 투자한다. 혁신적인 옷 그 자체가 마케팅이 된다는 것을 알게 되었기 때문이다.​   볼레백은 스페이스X 본사 바로 앞에 도전적인 메시지의 옥외광고를 전시했다. 사진 볼레백남들과 다른 옷으로 승부​눈에 띄는 혁신 제품 몇 가지만 짚어보자. 낮 동안에 태양광을 충전해두고 어두워지면 빛을 발해서 밤에 조깅하는 사람이나 산에 오르는 사람의 안전을 지켜주는 '태양열 충전(solar charged) 재킷'은 2018년 미국 시사 주간지 '타임'이 최고의 발명품으로 꼽았다. 험난한 조건에서 버텨낼 수 있도록 도와주는 옷도 있다. 높은 열전도성을 가진 그래핀(Graphene)이라는 소재를 섬유에 코팅하여 제작한 그래핀 재킷은 입었을 때 체온을 저장해서 난로 역할을 해 준다. 실제로 한 모험가는 네팔에서 혼자 트레킹을 하던 중 길을 잃었는데, 해가 지기 직전 30분 동안 그래핀 재킷을 입고 태양열을 충전한 덕에 밤을 무사히 보냈다고 한다. 지금 소개한 옷들은 인류가 우주로 나갔을 때 큰 일교차로부터 몸을 보호해줄 수 있다.​바이러스에 강한 옷도 있다. 2020년 미국 '타임'이 꼽은 100대 혁신 제품인 '풀 메탈(Full metal) 재킷'이다.​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같은 바이러스는 구리에 닿으면 살아남지 못하는데 이 옷은 무려 11㎞의 구리 원사로 만들어졌다. 금속 소재임에도 불구하고 부드럽고 신축성도 좋은 데다 방수와 방풍, 통기성까지 뛰어나 '인류를 구할 재킷'으로 불린다.​볼레백의 혁신에 대한 남다른 접근법이 또 있다. 하나의 도전과 하나의 해결책에 집중하는 기존 방식과 달리, 볼레백은 의류의 미래와 관련된 일련의 상호 연결된 문제를 동시에 연구한다. 이것이 가장 많은 혁신으로 이어질 것이라고 믿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지속가능성에 대한 볼레백의 혁신은 초내구성 의류를 만드는 것에서 아예 생분해되는 의류를 만드는 것으로 확장된다. 단 하나의 아이디어에 미래를 걸지 않는다는 것이다.​100년 후드티, 100년 스키팬츠, 100년 군사용 스타일 조끼처럼 엄청난 내구성으로 영구히 입을 수 있다는 '100년 컬렉션'은 칼날로 뚫을 수 없고 찢어지지도 않는다. 이는 방탄조끼에 대한 새로운 아이디어를 제시해준다.​동시에 입다 버린 옷이 100년간 썩지 않고 환경을 악화시킨다는 점에 착안, 아예 흔적을 남기지 않는 식물성 티셔츠도 만들었다. 유칼립투스와 너도밤나무, 해조류를 소재로 사용하여 땅에 묻으면 12주 안에 완전히 생분해되어 지렁이나 달팽이의 밥이 된다.​"의류 산업에서 가장 위험한 일은 다른 브랜드와 똑같은 옷을 만드는 것"이기 때문에 볼레백의 혁신은 남들이 보지 않는 것, 남들이 생각하지 않는 것, 남들이 하지 않는 것에서 출발한다.​여기에, 창업가인 쌍둥이 형제는 혁신의 영감을 얻고 싶다면 산업 밖에서 찾으라고 조언한다. 자꾸 경쟁자를 살피면 서로 흉내 내기에 그칠 수 있다는 것이다. 다른 산업으로 눈을 돌리면 우리 산업에서는 아무도 생각하지 않는 아이디어와 기회를 발견할 가능성이 더 커질 것이다.​틀을 깨고 싶은가? 그렇다면 산업과 산업, 현재와 미래, 이 경계를 넘나들 준비가 되어 있는지부터 점검해야 할 것이다.​ 볼레백의 ‘숙면 보호막 재킷’은 화성까지 여행 가도 안전한 튼튼하고 미래지향적인 옷을 지향한다. 사진 볼레백  볼레백의 ‘풀 메탈 재킷’은 바이러스균도 살아남을 수 없는 11㎞의 구리 원사로 만들어졌다는 점이 강조된다. 사진 볼레백 <김민경 IGM세계경영연구원 수석연구원> ** IGM세계경영연구원은 이코노미조선에 해당 컬럼을 연재하고 있습니다.http://economychosun.com/client/news/view.php?boardName=C06&page=1&t_num=13610581 
    작성자 작성일 04-13 조회 4986
  • 20
    [프리즘] 뉴노멀 시대 기업의 핵심 경쟁력으로 떠오른 …
    코로나19로 전 세계가 어려움을 겪고 있는 지금, 기업의 사회적 역할과 책임에 대한 기대가 그 어느 때보다 높아졌다. 점점 더 많은 소비자들이 가치투자를 지향하고 전 세계 투자회사들이 친환경, 사회적 책임, 건전한 지배구조로 대표되는 ESG(Environmental, Social and Governance)와 지속 가능성을 가장 중요한 투자 원칙으로 꼽으며, 사회적 책임 경영은 미래 기업의 핵심 경쟁력이 되었다. 다양한 분야에서 사회적 문제를 해결한 성공적 기업들의 사례와 사회 책임 경영을 위한 리더의 역할을 알아보자. 지금 다시 화두가 되고 있는 기업의 사회적 책임1962년 피터 드러커Peter Drucker는 하버드비즈니스 리뷰에 “대기업과 국가적 책임”이라는 글을 재 개제했다. 그는 미국의 대기업과 경영자들은 세계 시장에서 국가 경쟁력을 유지하고 회복시키는 주체가 되어야 한다며, 기술과 비즈니스 혁신에 더해 국가정책의 혁신을 이끄는 역할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기업은 자율적인 기관이지만 행위, 관행, 영향력 측면에서는 공동체의 자산이자 ‘공적’ 존재이기에 이익 추구와 경제적 역할을 넘어 인류의 가치를 높이는 다양한 사회적 책임을 다해야 한다는 것이다.피터 드러커의 말은 몇 십 년이 지난 지금 새로운 울림을 주고 있다. 세계경제포럼World Economic Forum은 지난해 ‘이해관계자 자본주의로의 리셋’을 제시했다. 이해관계자 자본주의는 주주의 이익에 초점을 맞추는 주주자본주의와 달리 근로자, 고객, 지역주민뿐만 아니라 장애인, 노약자를 포함한 모든 이해관계자의 이익과 공존을 목표로 한다. 즉, 기업의 존재목적을 주주의 이익에서 더 큰 사회적 역할로 재정의한 것이다. 이는 기업이 친환경적이어야 하고, 사회적 책임을 다해야 하며, 그 지배구조가 건전해야 한다는 ESG경영(환경Environment, 사회Social, 지배구조Governance)과도 맥을 같이 하고 있다.필립 코틀러Phillip Kotler 노스웨스턴대 교수는 “존경받는 일류 기업은 사회적 책임을 충실히 이행한다”라며, “앞으로 사회적 책임을 다하지 않는 기업은 성장은 물론 생존조차 어렵게 될 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 세계 최대 자산운용사 블랙록Blackrock은 기업의 지속 가능성을 투자 최우선 순위로 삼겠다고 발표했으며, 글로벌 투자은행 모건스탠리도 ESG 기준을 충족하는 기업에 투자하는 것을 원칙으로 하고 있다.1 이에 더해 전 세계 2,300여 개가 넘는 금융기관이 투자를 결정할 때 ESG 지표를 반영하고 있다.2 실제로 글로벌 ESG 투자 자산규모는 2012년 13조 2,000억 달러 에서 2018년 30조 7,000억 달러로 늘었으며, 코로나19 상황에서도 40조 5,000억 달러로 급증했다.3이미 우리나라 인구의 30%에 달하는 MZ세대의 특성도 여기에 한몫하고 있다. MZ 세대는 사회 참여에 적극적이며 가치소비를 지향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글로벌 마케팅 기업 크리테오의 조사 결과, MZ 세대의 52%가 ‘친환경 등 신념과 가치관에 맞는 소비를 한다’고 밝혔고, 89%가 ‘사회 환경적 이슈에 관심을 가진 기업의 상품을 구매하겠다’고 응답했다. 또한 MZ 세대의 무려 92%가 ‘기업이 사회와 환경에 미치는 영향에 따라 그 회사에서 일할지 결정하겠다’고 답했다.4 미래의 주류 세력인 MZ 세대의 요구에 부응하지 못하는 기업은 경쟁력을 잃을 수밖에 없다.특히 코로나19로 전 세계가 어려움에 빠진 지금은 그 어느 때보다 기업의 사회적 책임과 역할이 주목받고 있다. 코로나19 팬데믹은 모두에게 힘든 상황이었지만 사회적 취약계층과 영세 사업자에게 유난히 가혹했다. 사회적 거리두기와 소비 및 생산의 급격한 감소로 인해 수많은 소상공인과 자영업자들이 어려움을 겪었고, 코로나19의 장기화는 기업 양극화를 심화시켰다. 이러한 상황에서 어려움을 겪고 있는 협력업체, 지역 사회를 돕기 위한 기업의 노력에 대한 관심도 자연스럽게 높아졌다. 글로벌 PR컨설팅사 플레시먼힐러드FleishmanHillard가 전 세계 8,817명의 소비자를 대상으로 한 조사에 따르면 응답자의 59%가 기업이 사회적 이슈에 대한 목소리를 내고 행동해야 한다고 답했다. 코로나 위기 속에서 기업의 사회적 책임에 대한 기대가 높아졌으며, 기업이 사회적 책임을 실천하는 모습이 소비자의 인식, 기업 브랜드와 성과에도 직접적 영향을 미치게 되었다.  코로나19 위기는 기업이 단기적 이익뿐 아니라 사회적 요구도 고려해야 함을 되새기는 계기가 되었다. 이제 아무리 잘나가는 기업이라도 사회적 책임에 소홀하면 소비자와 투자자로부터 외면당해 결국 도태될 수밖에 없다. 더 이상 기업의 사회적 책임은 해도 그만 안 해도 그만인 선택사항이 아니다. 앞으로는 사회적 책임에 대해 적극적으로 고민하고 실천하는 기업만이 지속가능한 발전을 이룰 수 있을 것이다.5< 참고자료 > 1. 동아일보, “ESG 경영 펼치는 착한 기업에 고객·투자자 몰린다”, 2020.08.312. 아주경제, “미래 경영 체력, ESG에서 나온다”, 2021.01.203. 조선일보, “대세가 된 ESG투자…모르면 돈 못법니다” 2020.09.204. ESG경제, “MZ세대가 ESG 가치에 뜨겁게 호응하는 이유”, 2021.01.055. The PR News, “팬데믹 속 소비자들 ‘사회 문제 해결 위한 기업의 행동 기대’”, 2020.07.31다양한 사회적 문제 해결을 위해 힘쓰고 있는 기업들사회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기업들의 공헌활동도 점차 다양해지고 있다. 먼저, 많은 국내외 기업들이 재단을 설립해 활동이나 프로젝트를 지원하고 있다. 빌&멀린다 게이츠 재단, 록펠러 재단, 카네기 재단 등이 대표적이다. 기업 내 사회 공헌 전담 부서를 두고 임직원 봉사활동을 추진 하거나 회사의 인프라를 공유하고, 공익 연계 마케팅을 통해 모금을 하기도 한다. 최근에 주목받고 있는 방식은 기업 비즈니스 모델 자체를 사회문제를 해결하는데 초점을 맞추는 것이다. 공유가치창출Creating Shared Value이나 임팩트 비즈니스Impact Business는 사회적 가치를 만드는 것을 기업 활동의 목표로 한다.1 기업 사회공헌 활동의 확대 우리나라에서는 올해 초 김범수 카카오의장이 재산의 절반 이상을 사회문제 해결을 위해 기부하겠다고 밝혀 화제가 되었다. 김의장은 2018년 카카오의 사회공헌재단인 ‘카카오임팩트’를 설립하고, 교통 약자의 이동 문제나 장애 아동의 교육문제를 IT 기술로 해결하겠다는 프로젝트를 후원했다. 또한 미래 세대의 교육 문제를 해결하는 혁신 기업가들을 발굴해 지원하는 ‘아쇼카 한국 재단’에도 기부한 바 있다. 그는 코로나19 이후 더 심각해진 빈부 격차, 교육, 소외, 기후변화 등 사회문제 전반에 대해 문제의식을 갖고 기부를 결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기부 발표에 앞서 그는 “앞으로 카카오는 사회문제 해결의 주체가 되어야 한다”라며 “카카오가 접근하기 어려운 영역의 사회문제 해결을 위해 사람을 찾고 지원해 나갈 생각”이라고 말했다.2 카카오뿐 아니라 네이버, SK, 삼성 등 대기업들도 사회적 공헌활동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삼성은 코로나19 직후 손 소독제, 마스크 등 의료 용품을 자가 격리자와 취약계층에 기부했으며, 인력개발 연수원을 생활 치료센터로 제공하기도 했다. SK, LG, 한화 역시 직원 연수원과 기숙사를 치료센터로 활용할 수 있도록 했다. 현대차그룹은 1조 원 대 자금을 투입해 협력사들을 지원했으며, 매출 손실을 겪고 있는 가맹점의 가맹금을 감면 하는 상생경영을 실천하기도 했다. SK텔레콤도 네트워크 협력사 등 비즈니스 파트너를 위해 1,130억 원 규모의 상생방안을 마련했으며, LG는 협력사들에게 각종 컨설팅과 무이자 자금 등을 지원했다.3 네이버는 소상공인의 디지털 전환을 위해 비대면 컨설팅, 교육 지원과 라이브커머스 툴 기술을 제공해 왔다.4 기업의 사회적 공헌활동은 이미 세계적 트렌드가 되었다. 활동 분야 역시 성장과 고용, 소득 불평등, 기후와 환경, 성별과 인종의 다양성, 교육 등 다양한 분야로 진화하고 있다. 애플 CEO, 팀쿡은 올해 초 “흑인 대학과 협력해 전국에 학습 허브 100여 곳을 설립하는 등 인종차별 해소를 위해 약 1,098억 원을 투자하겠다”라고 밝혔다. 또한 2021년부터 친환경 활동, 다양성 증진 등 ESG 관련 성과를 반영해 경영진 보너스를 책정하기로 했다. 구글은 ‘탄소 제로 에너지 프로젝트’를 발표하고 향후 10년간 약 5조 4900억원을 태양열과 풍력 에너지 확보에 투자할 계획이다. 마이크로소프트는 물 소비와 재활용 생수를 확대하기 위한 ‘워터 포지티브’ 프로젝트를 추진 중에 있으며,5 2030년까지 ‘탄소 배출 마이너스 달성’을 선언하기도 했다.6Tech for Good – 사회적 문제를 해결하는 기술의 힘 최근에는 디지털 기술의 발전과 IT 기업들의 급속한 성장으로 기술이 어떻게 사회적 문제를 해결할 수 있을지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특히 빅데이터, IoT, 클라우드, AI, 블록체인 등 4차 산업혁명 혁신 기술의 발전이 이전에는 상상하지 못했던 솔루션을 가능하게 하고 있다.마이크로소프트는 지구의 환경문제를 AI 기술로 해결한다는 ‘AI for Good’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있다. ‘AI for Good’ 프로젝트는 지구환경 보호와 기후변화 문제를 다루는 ‘지구환경을 위한 AIAI for Earth’, 인류의 건강을 위협하는 바이러스와 질병을 분석하고 예방하는 ‘인류의 건강을 위한 AIAI for Health’, 전 세계 10억 명이 넘는 장애인의 역량을 확장하는 ‘접근성을 위한 AIAI for Accessibility’, 재난, 난민, 여성과 아동, 인권을 지원하기 위해 비영리단체와 협력하는 ‘인도주의적 활동을 위한 AIAI for Humanitarian Action’, 문화유산의 보존과 발전을 위한 ‘문화유산을 위한 AIAI for Cultural Heritage’의 5가지 영역으로 구분된다. 마이크로소프트는 관련 연구를 진행 중인 프로젝트에 금전적인 후원뿐만 아니라 MS의 클라우드 플랫폼 애저Azure의 사용권과 AI 교육을 제공하는 등 다양한 방식의 지원을 이어가고 있다.6 또한 AI 해커톤Hackathon을 개최해 직원들이 자발적으로 ‘AI 포 굿’에 참여해 지구환경 보호와 사회적 문제에 대한 해결책을 제시할 수 있도록 독려하고 있다.구글은 이미 2000년대 초반부터 자선단체 Google.org를 설립해 친환경 에너지, 건강과 보건, 정보기술의 접근성 등과 관련된 문제를 해결하는데 투자하고 있으며, 매년 회사 이익의 1%를 Google.org에 기부해 왔다. 그 일환으로 ‘공익을 위한 인공지능AI for Social Good’ 프로젝트를 진행했으며, ‘구글 AI 임팩트 챌린지Google Impact Challenge’를 통해 AI로 사회적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아이디어를 공모하기도 했다. 구글은 왓타임Watt Time이라는 민간단체와 협력해 전 세계 열병합 발전소에서 나오는 오염물질을 파악할 수 있는 인공지능 기술을 개발해 지자체에 무료로 제공하기도 했다.7 또한 Google.org는 기술 교육을 통해 사회적 약자들이 도약 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는 프로젝트를 지원하고 있는데, 베트남 농촌 지역과 중소기업에서 일하는 직원 50만 명에게 교육을 제공했고,8 우리 나라에서도 청소년들을 대상으로 ‘디지털&미디어 리터러시 캠퍼스’ 프로 그램을 진행하고 있다.9최근에는 단순히 이윤추구를 넘어 사회적 문제를 해결하고자 하는 소셜 벤처 창업이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사회적 가치 실현을 이익보다 우선시한다는 점에서 일반 기업과 다르다. 미국 포오션4Ocean은 재활용 플라스틱으로 만든 팔찌를 판매하는 소셜 벤처다. 포오션은 팔찌를 판 수익으로 바다를 뒤덮고 있는 600만 파운드의 쓰레기를 청소했다. 국내 소셜벤처 닷Dot은 시각장애인을 위한 점자 스마트워치를 만들었다. 시각장애인의 디지털 소외를 줄이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요크YOLK는 비전력 지역 아프리카 학교에 태양광 충전기 솔러 카우Solar Cow를 설치해 아이들의 학교 참석률을 높였다. 아이들이 학교에 오는 대가로 전기를 나눠주는 방식이다.10 사회적 문제해결을 위한 대/중소/벤처기업의 협업 생태계 구축 사회적 문제 해결이 필요한 분야는 여러 이해관계자들이 관여하며, 이들 간 기술에 대한 이해나 지식수준, 자원에 대한 접근이 불균형한 경우가 많다. 환경문제만 해도 기업, 시민단체, 환경 관련 정부부처 등 다양하고 복잡한 이해관계자들이 연관되어 있지 않은가. 때문에 기업이 독자적으로 사회적 문제를 해결하는데는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으며, 문제해결을 위해 다양한 이해관계자의 협력을 이끌어낼 수 있는 생태계 조성이 필수적이다. 생태계란 상호작용하는 조직이나 개인들에 기반을 둔 경제 공동체를 말하는데, 주체 간의 상생과 상호작용을 통해 지속될 수 있다.이러한 경우 자원에 대한 접근성이 높은 대기업이 먼저 생태계 조성에 주도적인 역할을 할 수 있다. 가장 쉬운 방법은 소셜 벤처에 대한 자금을 지원하는 것이다. 우리나라에서는 현대자동차그룹의 ‘H-온드림 사회적 기업 창업 오디션’과 ‘LG 소셜펠로우 사업’이 대표적이다. 이 외에도 작은 벤처가 쉽게 접근할 수 없는 인프라 자원들, 예컨대 네트워크, 데이터, 솔루션, 시스템 등에 대한 플랫폼을 제공해 줄 수도 있다. 예를 들어, 석유회사 브라스켐Braskem은 소셜벤처 올버즈Allbrids가 친환경 신발을 만들 수 있도록 도왔다. 올버즈의 친환경 신발이 진정한 친환경 신발로 거듭날 수 있도록 사탕수수로 재생 가능한 플라스틱을 만드는 기술을 공유한 것이다.11 국내에서는 최근 SK텔레콤이 한국어 GPT-2Generative Pre-Trained Transformer-2 모델을 오픈 소스로 깃허브에 공개했다. 이를 활용해 다양한 실험을 하는 연구소와 스타트업이 모인다면 궁극적으로 테크포굿을 위한 생태계 조성에도 기여할 수 있기 때문이다. 정부와 시민단체와의 협력을 이끌어 내는 것도 중요하다. 정부를 설득 해 보조금, 탄소 가격제, 규제 등 다양한 방법과 인센티브를 도입한다면 사회적 이익과 기업의 이윤을 결합시키고, 더 많은 기업이 사회적 문제 해결에 동참하게 할 수 있다. 그리고 이미 사회적, 환경적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헌신하고 있는 NGO, 시민단체와의 협업을 통해 혁신을 가속화할 수도 있다. 대표적으로 유니레버는 비누를 만들 때 사용되는 팜오일을 지속가능한 방식으로 소싱하기 위해 세계자연기금, 열대림동맹 등 NGO와 협력해 지속가능한 팜오일 인증 기준을 만들고, 작은 농가의 생산력을 증진시키기 위한 방안을 마련했다. < 참고자료 >  1. The Science Times, “사회공헌, 이제는 기업의 경쟁력이다”, 2020.05.202. 조선일보, “재산 10조 카카오 김범수 ‘절반 이상 기부’”, 2021.02.093. 동아일보, “’코로나 함께 극복을…’ 사회적 책임 다하는 기업들”, 2020.05.294. 미디어SR, “네이버, NHN, 카카오, 우아한형제들...ICT 인프라 동반성장에 활용”, 2020.08.315. 뉴스핌, “증가하는 ESG 투자, MS의 수자원-태양광 투자 주목”, 2020.09.306. 한국경제, “MS·블랙록도 콕 찍었다…월가 달구는 ‘ESG펀드 투자 열풍’”, 2020.01.197. 마이크로소프트 홈페이지, https://www.microsoft.com/en-us/ai/ai-for-good8. 매일경제, “구글은 왜 돈 안 되는 AI 연구들을 지원할까… ‘사회를 바꾸는 인공지능’ 개발에 전력투구, 궁극적으로는 비즈니스 모델 발굴까지 병행”, 2020.03.038. VINA, “구글, 베트남 중소기업 직원 50만명에 디지털기술 교육”, 2019.08.159. 더나은미래, “구글, 한국 청소년 7000명에 디지털 교육 제공… ‘누구나 혜택 누릴 수 있어야’”, 2019.03.2010. 이로운넷, “크리스마스 선물로 ‘솔라카우’ 어때요?”, 2020.11.1711. 국제섬유신문뉴스, “美, 신소재 ‘플립플랍’ 선보여”, 2018.08.20-----------------------------------------------IGM세계경영연구원은 지난 18년간 20만명이 넘는 CEO와 임원, 그리고 리더의 성공을 도운 국내 최고의 프리미엄 교육기관으로서 가장 앞선 지식을 연구, 전파함으로써 지식의 가치를 통해 널리 세상을 이롭게 하기 위해 존재하는 ‘The Most Advanced Premium Learning Platform’ 입니다. 이것이 바로 IGM PRISM을 만드는 이유입니다.IGM Prism은 비즈니스 리더가 꼭 알아야 할 세상의 변화와 경영의 인사이트를 콕 짚어 드립니다. 프리즘에 빛이 통과하면 다양한 빛의 스펙트럼이 생기듯, IGM Prism을 통해 디지털 / 리더십 / 전략, 마케팅 / Social Impact에 대한 인사이트 스펙트럼이 넓어집니다.
    작성자 작성일 04-06 조회 5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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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칼럼] ‘마법 같은’ 고객 경험 중심 비즈니스…세 …
    고객의 경험과 데이터에 집중하는 기업들…‘경험’을 보는 시각과 프레임부터 점검해야​기업들이 점점 더 집중하는 이슈가 있다. 바로 ‘고객 경험 중심’이다. 환경 · 사회 · 지배구조(ESG) 등 시대의 흐름에 필요한 다양한 경영 화두 중에서도 변화와 혁신을 위한 새로운 성장의 키워드로서 이 단어가 모든 기업 경영의 핵심이 됐다. 실제로 삼성전자 · 현대차 · LG · SK를 포함한 모든 기업들이 최근 보여주는 성과들의 핵심에는 ‘고객’과 ‘경험’이라는 단어가 중심에 자리하고 있다. 모두가 아는 사실이지만 고객 중심이라는 화두는 비즈니스와 경영을 하는 리더들에게 새로운 키워드이자 화두는 아니다.최근 들어 더욱 중요시되는 이유는 그것이 만들어 내는 가치가 비즈니스에 더욱 중요하다는 사실을 직접 피부로 깨닫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이런 움직임은 곧 우리 기업이 만드는 서비스가 어떤 가치가 있는지 진지하게 고민하게 하는 긍정적인 변화를 만들어 내고 있고 그 핵심을 고객이 느끼는 ‘날것’의 경험에서 찾아보려고 하는 필사의 노력과 실천에 집중하게 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비즈니스 기획이나 마케팅을 담당하는 사람이라면 익히 알고 있는 것처럼 고객으로부터 발견한 다양한 정보를 분석하고 반영해 야심차게 내놓는 상품과 서비스 10개 중 8~9가지는 시장에서 외면 받고 사라지거나 큰 효과를 보지 못한다. 고객의 경험과 데이터를 비즈니스에 연결하는 방법과 성공 스토리 등을 쉽게 찾을 수 있지만 정작 기업에서 이를 직접 실천해야 하는 담당자에게는 고민이 참 많다.도대체 왜 실패하는 것일까성공적인 ‘고객 경험 중심’을 상품과 서비스로 구현해 내기 위해선 세 가지를 확인해 볼 필요가 있다. 가장 중요하게 살펴봐야 할 것은 바로 경험을 바라보는 시각과 프레임이 잘못됐을 가능성을 확인하는 것이다.“보고 싶은 것만 보려 하고 아는 것만 보인다”는 말이 있다. 우리가 이해하고자 하는 고객을 이렇게만 바라보고 있는 것은 아닌지 파악해야 한다. 고객이 겪는 서비스 경험의 여정과 스펙트럼은 생각보다 폭이 넓다. 심지어 해당 서비스와 전혀 관련이 없는 것으로부터 불편함이 초래되기도 한다. 이런 상황에서 우리 제품에 초점을 맞춘 질문은 매우 단편적이고 기계적인 답변으로 돌아오기 십상이다.고객의 경험을 이해하고 고객 경험 중심으로 무언가를 한다는 접근은 매우 진지한 통찰을 요하는 작업이다. 고객으로부터 만들어지는 데이터를 어떻게 기획하고 해석할 것인지에 대해 유연하고 넓은 사고를 갖고 접근하지 않으면 안 된다. 다시 말해 우리가 필요로 하는 것만 얻기 위해 하는 고객 불만 처리 작업이 아니라 고객이 다양한 환경에서 경험하고 실시간으로 만들어 내는 경험을 있는 그대로 바라볼 수 있는 준비와 훈련이 필요하다. 자신이 얻고자 하는 답변의 프레임에는 고객의 진짜 경험과 경험에 숨어 있는 감정을 다 담을 수 없다. 혹시 현재 우리 기업의 현장에서 만들어지고 해석되고 있는 고객의 경험 데이터가 이렇다면 바로잡아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지금의 서비스에 대한 편향된 백업 데이터로 사용될 확률이 높다.​둘째는 고객의 경험은 절대로 단편적이거나 일회성이 아니라는 점이다. 하루하루 속도전에 쫒기는 비즈니스 현장에서는 몸과 마음이 늘 바쁘다. 그렇다 보니 고객의 경험을 숙고하고 숙성할 여유가 없다. 문제는 여기에서 발생한다. 우리의 서비스를 정말로 아끼고 사랑하는 가족과도 같은 일부 고객을 제외하고는 어떠한 채널을 통해서도 우리가 접하는 되는 고객의 데이터는 충분히 고민하고 질문하는 사람의 관점과 달리 체계적이고 종합적이며 친절하지 않다. 게다가 빠른 시간 내에 그것도 충분하지 않은 데이터를 정리하고 현업에 적용하기 위해 속도를 낸다. 집중하는 시간을 밀도 있게 가져야이 과정에서 우리는 많은 오류를 생산하고 헛발질을 하곤 한다. 노파심에 하는 말이지만 빠른 실행과 실패를 중시하는 애자일 경영은 지금 말하고자 하는 논점과는 결이 다르다. 모든 통찰은 고민이라는 축적의 시간과 노력의 산물이다. 고객의 경험이 시작되는 순간부터 그 여정을 어떻게 같이 느끼고 이해해야 할지 고민해야 한다. 자기가 아닌 다른 사고방식과 행동을 하는 고객의 경험을 느끼고 공감하기 위해 집중하는 시간을 밀도 있게 가져야 할 필요가 있다. 고민하는 사람의 한마디는 그 의미와 농도가 달라도 확실히 다르다.마지막으로 자세히 들여다봐야 할 것은 고객의 경험을 다루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그레이존(gray zone)’이다. 어느 영역에 속하는지 불분명한 부분을 살펴야 한다. 고객의 경험은 하나의 비즈니스와 전략에 연결되기 위해 여러 단계와 여러 채널을 거쳐 들어온다. 그런데 이 소중한 데이터들이 각기 다른 실천 부서와 이해관계인에 따라 다른 접근 사고방식과 참여 방식에 따라 그 의미와 중요성이 변하게 된다. 변화와 혁신 현장에는 두 가지 현상이 항상 공존한다. 하나는 근본적인 변화 혁신을 위해 적극적으로 수용하고 접근하는 그룹이다. 다른 하나는 기존의 일에서 개선 또는 보수적인 이해와 확장으로 보는 그룹이다. 이런 시각 차이는 데이터를 바라보는 시각을 완전히 다르게 만든다. 이해관계라는 밸류체인의 흐름상에서는 더욱 더 심각한 상황을 초래한다. 전혀 다른 시각과 관점에서 더 풍부한 인사이트를 찾아내는 것은 바람직한 일이지만 그 과정이 잘 진행되지 않아 고객의 소중한 경험의 중요한 요소들이 사라지는 현상은 지양해야 한다.어렵게 찾아낸 고객의 경험이 영업과 마케팅 그리고 연구 · 개발(R&D)과 생산 등 밸류체인을 겪으면서 한 장의 이면지로 사라지는 것은 정말 안타까운 일이다.놀라운 고객 경험을 보여 줬던 애플의 스티브 잡스 창업자가 한 말은 의미가 있다. 그는 “마법 같은 고객 경험을 만들어라. 정신 차리지 못할 정도로 멋지게”라는 말을 했다. 고객의 진짜 경험을 발견하는 것은 경험을 제공하면서 시작된다. 이런 고객 경험을 디자인해야 한다. <IGM 세계경영연구원 김광진 교수>** IGM세계경영연구원은 한경비즈니스에 해당 컬럼을 연재하고 있습니다. https://magazine.hankyung.com/business/article/202103259425b 
    작성자 작성일 04-02 조회 488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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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칼럼] 일방적인 납품가 인하 요구로 무너진 GM
    -무리한 압박에 세계 최고 공급사들 대거 이탈-상대를 파트너로 만드는 '윈윈 협상법' 필요한국과 미국의 방위비 분담금 협상이 최근 타결됐다. 약 1년 6개월을 끌어 왔던 협상이었다. 당초 양측은 방위비를 2019년 1조389억원에서 13% 인상하는 방안에 잠정 합의한 바 있다. 하지만 도널드 트럼프 미국 전 대통령이 갑자기 합의를 뒤집고 무려 50억 달러(약 5조6000억원)를 요구하며 다시 협상이 진행돼 왔다.당연히 협상은 교착 상태에 빠졌고 오랜 기간 한 발자국도 나아가지 못했다. 그러던 중 조 바이든 대통령이 취임하면서 협상이 급진전됐고 마침내 양측이 합의에 이르렀다그는 트럼프 전 대통령의 요구가 소위 '갈취'라고 표현하며 동맹의 복원을 중시해야 한다고 했다. 취임 46일 만에 협상은 큰 무리 없이 타결됐다.생각해 보자. 미국의 요구가 이전의 미 행정부보다 덜 엄격해진 것일까. 그렇지는 않다. 한·미 양국은 올해 방위비 분담금 인상률을 13.9%(1조1833억원)로 합의했다. 그리고 2022년부터 2025년까지 국방비 증가율대로 분담금을 올리는 안건에 합의한 상태다.다만 미국 측이 한국 같은 가까운 '동맹과의 관계'가 돈보다 더 중요하다는 의미를 강조한 것이 협상이 타결된 주된 요인으로 분석된다.미국 측은 무리한 요구가 관계를 훼손할 수 있다고 보고 동맹과의 관계를 내세워 협상 타결이 양측 모두에 이익이 되는 합의라는 것을 강조했다. 이는 네드 프라이스 미 국무부 대변인의 답변에서도 나타난다.이익 얻고 싶다면 상대방 이익도 고려해야협상의 근본적인 동기는 이익이다. 이익은 사람을 행동하게 만들고 서로의 관점 차이를 만든다. 겉으로 나타난 관점이 당사자가 내린 결정이라면 이익은 그렇게 만든 '원인'이다.협상의 종착지는 어디일까. 그것은 양측의 이익이 일치하는 지점이다. 여기에서 이익은 반드시 경제적인 이윤만을 의미하지 않는다. 예를 들어 경력직 채용 협상에서 억대 연봉을 받고 싶은 것이 지원자의 기본적인 생각일 수 있다.높은 연봉은 분명 지원자의 이익 중 하나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새로운 직장에서 얻을 수 있는 사회적 지위, 직업적 안정성, 승진 가능성, 경력 개발, 가정의 복지 혜택 등 다양한 이익들도 있다.그렇다면 높은 연봉만을 고집하기보다 다른 이익들에도 관심을 가져야 만족스러운 결과를 얻을 수 있지 않을까. 협상에서 누구나 자신의 이익을 최대한 많이 취하고 싶어 한다. 하지만 자기만 이익을 취하고 상대방에게는 아무것도 주지 않으려고 하면 협상은 어려워진다. 이익을 얻고 싶다면 상대방도 이익을 얻을 수 있는 공간을 남겨야 한다.구체적인 사례를 살펴보자. 1990년대 자동차업계에서 '리엔지어링의 차르(황제)'라고 불렸던 제너럴모터스(GM)의 호세 이그나치오 로페즈 구매담당 사장.그는 적자에 빠진 GM을 구해내기 위해 모든 부품 공급사들에 납품가를 10% 낮추라고 일방적으로 통보했다. 만약 동의하지 않으면 더 이상 사업을 같이하지 않겠다고 으름장을 놓았다. 협상이 아니라 거의 협박이었다.공급사로서는 '천하의 GM'이 요구하는 것을 거절하기 어려웠다. 어쩔 수 없이 가격을 낮췄다. 그 결과 어땠을까. GM은 그해 수십억 달러의 비용을 줄일 수 있었다. 이 정도면 성공했다고 볼 수도 있다. 하지만 그것이 과연 GM에 득이 됐을까. 결국 득이 아니라 독이 돼 돌아왔다. 공급사들이 하나둘 이탈하기 시작했다.특히 고품질 부품을 생산하는 업체들이 GM과의 거래를 끊고 더 나은 고객사를 찾아 나섰다. 결국 GM은 자동차업계에서 최고로 꼽히는 공급사들의 대부분을 잃었다.그 여파로 이듬해 북미 모터쇼에서 GM은 새로운 모델의 차를 선보이지 못하면서 적지 않은 매출 감소로 이어졌다. 이 사건은 거대 공룡 GM의 침몰이 시작되는 단초가 됐다는 평가를 받는다.'사람'이 아닌 '문제'와 싸워라이 사례가 무엇을 의미하는지 눈치 챘을 것이다. 상대를 고려하지 않고 자신의 이익에만 몰입하다 보면 쥐어짜게 되고 결국 장기적으로는 손해가 된다는 것이다.협상은 혼자 이기는 게임이 아니다. 만약 협상 테이블 위에 놓인 파이를 혼자 독식한다는 소문이 나면 아무도 협상하려고 하지 않을 것이다. 상대도 얻고 자신도 얻어 가는 협상이 '윈-윈' 협상이다.현재 하고 있는 협상을 윈-윈으로 갈 것인지, 아니면 윈-루즈로 갈 것인지 결정할 수 있는 사람은 바로 당신이다. 당신이 어떤 마인드로 협상에 임하느냐에 달려 있다.또 다른 비즈니스 협상 사례를 보자. 한국 자동차 업체에서 부품을 구매하는 A 씨는 원가를 절감하기 위해 해보지 않은 것이 없을 정도다. 이런 방법 저런 계획을 모두 실행해 봤다. 공급 업체를 들볶는 것도 이제 한계에 도달했다.압력만으로는 더 이상 통하지 않았던 것이다. 고민 끝에 그는 생각을 바꿨다. 공급 업체들과 연대하기로 했다. 부품을 공급하는 협력 업체들을 한자리에 모았다. 그가 가격을 또 내리라고 할까봐 다들 긴장하는 분위기였다. 하지만 그가 꺼낸 첫마디는 의외였다.가격 인하가 아니라 업체의 매출을 도와주겠다는 것이었다. 업체의 생산품을 다른 모듈 업체에 팔기 위해 필요한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말했다.또 기존 품목 외에 다른 제품도 경쟁력이 있다면 구매를 확대하겠다고 했다. 그 대신 업체 간에 정기 교류회를 열어 오픈 경쟁 체제를 구축해 가격이나 품질에서 혁신적인 아이디어를 제안하는 업체에 물량 배정을 늘리겠다고 했다.잔뜩 긴장했던 업체 관계자들의 표정은 밝아졌다. 일방적인 단가 인하 요구가 아니라 매출을 확대할 수 있는 여건이 생겨서다.특히 낮은 물량 배정에 불만을 가졌던 업체들에는 절호의 찬스 아닌가. 몇 달이 지난 후 그중 한 업체가 부품의 원가를 25%나 낮출 수 있는 획기적인 아이디어를 가져왔다.반가운 마음에 A 씨는 사내 기술팀과 같이 현장 실사를 진행한 결과 사실로 확인됐다. 그는 해당 업체의 물량배정을 우선적으로 확대했다. 그리고 그 아이디어를 나머지 업체들에도 공개했다.새로운 아이디어를 접한 업체들도 놀랐다. 생각해 보지 않았던 혁신적인 방법이었기 때문이다. 그들도 신규 공법을 도입해 원가 절감에 동참했다. 이듬해 A 씨는 해당 품목에서 전체적으로 22%의 원가 절감에 성공할 수 있었다.이 사례에서 구매자는 자신이 원하는 원가 절감을 일방적으로 요구하지 않았다. 그 대신 상대가 원하는 것에 먼저 초점을 맞췄다. 그들에게 매출을 확대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고 그들의 고민을 해결해 줬더니 자신이 원했던 원가 절감이 가능했다.정리해 보자. 위의 3가지 사례의 공통점을 찾아냈는가. 어떤 마인드로 당사자가 협상에 임했느냐에 따라 협상은 달라진다. 윈-윈 협상이 바람직하다는 것을 모르는 사람은 없다.하지만 알면서도 막상 실제 협상에 나서게 되면 잘 안 된다. 이유는 간단하다. 자신의 관점에서 바라보고 자기 이익에만 꽂혀 있기 때문이다. 상대방의 이익은 그다음이다. 이것은 자연스러운 현상이다.누구나 자신과 자신이 속한 집단의 이익을 우선시한다. 그래서 어떻게든 상대를 이기려고 한다. 그런 협상의 결과는 위에서 본 바와 같다. 관계도 훼손되고 자칫 파괴적인 결과를 초래한다.그렇다면 구체적으로 어떤 마인드로 협상에 임해야 할까. '사람'과 싸우는 것이 아니라 '문제'와 싸우는 것으로 생각해야 한다.그렇게 되면 상대방은 적대자가 아니라 공동의 문제를 해결하는 '협력자, 파트너'가 된다. 의견 차이는 생각보다 쉽게 해소될 수 있고 그 결과는 쌍방 모두에게 생산적인 것이 될 수 있다.파이는 나누기 전에 키워야 한다. 협상 테이블에 다양한 안건을 올리게 되면 나눌 수 있는 파이는 커진다. 혼자 이기는 협상은 존재하지 않는다. 윈-윈으로 가느냐, 아니냐를 결정하는 출발점은 다름 아닌 바로 당신이다.<이태석 IGM세계경영연구원 교수> ** IGM세계경영연구원은 한경비즈니스에 해당 컬럼을 연재하고 있습니다.https://magazine.hankyung.com/business/article/202103175622b  
    작성자 작성일 04-02 조회 477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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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칼럼] ‘바비 인형’의 위기 대처법 ‘CAP’이 기…
    세계적인 불황이나 경영 위기에 파산하는 기업이 있는가 하면 오히려 성장하는 기업이 있다. 그 차이는 무엇인가? 위기를 어떻게 극복하느냐의 차이다.​도요타 대형 리콜 사고2009년 8월, 미국에서 '렉서스 ES350'이 시속 190㎞로 폭주하는 바람에 4명이 사망했다. 사고 원인을 조사한 결과, 가속페달이 매트에 걸려 제자리로 돌아오지 않는 결함이 발견됐다. 다른 차종도 조사했다. '코롤라' '캠리'에서도 동일한 결함이 발견됐고, '프리우스' 등 하이브리드카는 제어 프로그램 결함이 나타났다. 의혹은 도요타의 모든 차종으로 확산됐고 곧 리콜이 발표됐다. 소비자의 불신이 시작됐다. 분노를 키운 점은 이것이 처음이 아니라는 사실이다. 2000년 2월에도 대량 리콜 사태가 있었다. 당시 도요다 아키오 도요타 사장은 미 의회 청문회에 참석해 사죄하고, 대책을 발표했다. 주요 원인으로 설계 오류, 부품업체 간의 공조체제가 미흡했던 것으로 밝혀졌는데, 근본적인 원인은 과도한 비용 절감을 위한 무리한 경영이었다.여기서 눈에 띄는 점은 경영진의 초기 대응이다. 신속하고 책임 있는 자세가 아니라 사태를 감추는 데 급급한 모습을 보였다. 이후 2009년 사태에서도 마찬가지였다. 아키오 사장이 즉시 나서지 않았다. 그는 '원인분석 중이다' '협의 중이다'라며 미적거리다가 2주를 넘겼다. 보름 후 열린 기자회견 자리에서도 원인 설명이 불충분했고, 일부 간부는 사고 원인을 소비자 탓으로 돌리는 등 실망스러운 태도를 보였다. 수차례 미뤄 넉 달 뒤에야 리콜을 이행했다. 이로 인해 소비자 신뢰는 급격하게 추락했고, 연간 판매 대수 781만 대를 넘는 1000만 대라는 사상 최대의 리콜 사태로 이어졌다. 리콜 비용으로 1조3000억원이 발생했고, 그해 미국 판매는 15%가 감소했다.​BMW 화재 사건2015년 11월 9일, 경기 의왕시 서울외곽순환도로에서 '달리던' BMW 승용차에 불이 났다. 비슷한 사고는 일주일 사이 이미 두 번이나 있었다. 이듬해 1월 또 사고가 발생하는 등 석 달 사이 7차례의 사고가 일어났다. BMW코리아 김효준 회장은 사과문을 발표하며 발 빠르게 사고 수습에 나섰다. 각각의 사고에 대한 진행 상황을 설명하면서 철저한 조사와 고객 안전에 만전을 기하겠다고 강조했다. 이것으로 수습되는 줄 알았다.그런데 2018년 또다시 연이어 사고가 터졌다. 총 32차례 차량이 불탔고 결국 대대적인 리콜에 돌입했다. 수리받은 차량에서 또 화재 사고가 나자 국토교통부는 이례적으로 '운행 자제'를 권고했다. 뒤늦게 독일 본사에서 사고 원인을 발표했지만 애매모호한 발표는 오히려 은폐 의혹을 불러일으켰다. 게다가 일부 직원들이 차체 결함이 아닌 운전자의 관리 소홀 탓으로 돌렸다.소비자가 가만있을 리 없다. 사과 내용에 진정성이 없었다며 들고 일어났다. 급기야 김효준 BMW코리아 회장이 다시 나섰다. 김 회장은 "고객님과 국민 여러분, 정부 당국에 불안과 심려 끼친 점 송구하게 생각하며 머리 숙여 사과드린다"며 90도로 허리를 숙였다.하지만 늦었다. 이미 소비자 마음은 떠났고 판매는 급감했다. 외제 차 국내 판매 1위 자리를 경쟁사인 메르세데스-벤츠에 내주게 된다. 2015년도에 5만 대 수준에서 비슷했던 양사 판매량은 2019년에 BMW가 4만4192대로 감소한 반면, 벤츠는 7만8133대로 급증했다. BMW는 2020년 5만8393대로 다시 증가했지만, 소비자 마음은 아직 돌아오고 있지 않다.​2018년 8월 28일 김효준 BMW코리아 대표이사 회장이 국회에서 열린 국토교통위원회 전체회의BMW 차량 화재 관련 공청회에서 화재 관련 보고에 앞서 고개를 숙이고 있다. 사진 조선일보 DB마텔 인형 납 성분 사건세계 최대의 장난감 회사 '마텔·MATTEL'을 모르는 사람이 적지 않지만, 이 회사가 만드는 '바비 인형'을 모르는 사람은 많지 않다. 2000년 이후 디지털 오락상품 등장으로 아날로그 장난감 시장은 줄었다. 세계 최대 장난감 체인 '토이저러스'는 변화에 적응하지 못해 파산했다. '마텔'도 물론 고전했다. 하지만 2018년 이후 아날로그 장난감 매출이 늘기 시작해 2019년 3분기 매출이 14억8000만달러를 기록했다. 2020년 들어선 코로나19에 따른 '집콕' 어린이들 덕에 1분기 매출이 16억3170만달러를 기록했다. 바비 인형에 대한 소비자의 인기가 여전하다는 것을 보여준다.그런 '마텔'에도 위기가 있었다. 2007년 중국에서 생산한 장난감에서 인체에 유해한 납 성분이 검출된 것이다. 당시 제품의 65%가 중국산이어서 회사의 존립이 걸린 사건이었다. 여기서 '마텔'은 주저하지 않았다. 즉각적인 리콜을 단행했다. 그해 8월 2일부터 9월 5일까지 한 달 동안 세 차례에 걸쳐 실시했다. 미국에서 950만 개, 해외에서 1100만 개를 리콜했으며, 수거 비용만 1억달러 넘게 들었다. 판매는 급감하고 주가는 폭락했으며 브랜드 이미지도 추락했다. 창사 이래 최대의 위기를 맞았다. 이 와중에 경쟁 업체들이 역공세에 나섰다. "우리 제품에는 납 성분이 들어 있지 않습니다"라는 간접 광고를 시작했다.그러나 '마텔'은 숨기거나 변명하지 않았다. 최고경영자(CEO) 로버트 에케트가 직접 사과 동영상을 제작해 홈페이지에 띄우고 방송 뉴스에 출연해 리콜 요령을 소개했다. 사과문에서 "아이를 네 명 가진 아빠로서 부모들이 무엇을 원하는지 잘 알고 있다"며 "그건 바로 '안전한' 장난감"이라고 말했다. 그는 "한 사람의 부모로서 추가적인 문제가 발견된다면 어떤 작은 문제라도 그냥 넘어가지 않을 것"이라고 약속했고 세 단계에 걸친 안전진단 시스템을 강화했다.모든 페인트를 일일이 검사하고, 전 생산라인을 기습 점검하며, 완제품도 전수 검사로 바꿨다. 회사 대표가 직접 나서 잘못을 인정하고 모든 조치를 취하는 모습에 시장은 신뢰와 격려를 보내기 시작했다. 주가는 세 번째 리콜 조치를 발표한 다음 날 바로 반등했고, 그해(2007년) 4분기 마텔의 순이익은 3억2850만달러로 전년 동기에 비해 15% 증가했다.​위기 대응 방식이 조직 미래 결정갑작스럽게 찾아온 위기에 대비하여 미리 준비된 조직은 드물다. 다만 어떻게 대응하느냐에 따라 조직의 미래가 달라진다. 위기대응 'CAP Rule'을 기억하고 있으면 대응이 웬만큼 가능하다.첫째, Concern & Care(염려와 보살핌)다. 즉, 사과와 위로가 최우선이다. 누구 잘못인지를 떠나서 이번 사건이 터져 유감이라는 것을 즉시 표명해야 한다. 그것도 24시간이내라는 원칙을 지키면 좋다. 그런데 이것이 잘 지켜지지 않는다. 이유는 대부분 이렇다. 사고의 원인이 아직 불분명한 상태인데 괜히 나설 필요가 있냐는 것이다. 그러니 명확해진 다음에 나서도 늦지 않다는 생각에서다. 이건 착각이다. 사고의 원인은 나중에 밝혀질지라도 일단 소비자의 고통과 손실에 대해 유감의 뜻을 표시하는 것이 좋다. 진정성 있는 내용으로 피해자들의 마음을 껴안아 주어야 한다.둘째, Action(행동)이다. 사고에 대해 조직에서 취할 행동을 보여주는 것이다. 원인 규명을 위해 최선을 다하고 적극적으로 협조할 것이며 조사 결과는 실시간으로 공개하겠다는 것을 알리는 행동이 그것이다. 사외뿐만 아니라 사내에도 정보는 신속하게 흐를 수 있게 해야 조직원들이 같은 목소리로 대응할 수 있다. 사고 수습이나 대응은 CEO가 직접 나서는 것이 좋다. 고객들은 대표가 위기에 앞장서는 모습에서 믿음이 생긴다. 만약 CEO가 나서기 어려운 사정이라면 최고 리스크 책임자(Chief Risk Officer)를 임명해도 된다.셋째, Prevention(예방)이다. 앞으로 이런 일이 두 번 다시 일어나지 않도록 사고 재발 방지 시스템을 수립하는 일이다. 적당히 위기를 모면하는 데 그치지 말고 시스템 보완으로 보여줘야 한다. 이런 룰을 지키게 되면 위기가 오히려 재도약의 계기가 된다. 비 온 뒤에 땅이 더욱 굳어지는 법이다.<이태석 IGM세계경영연구원 교수> ** IGM세계경영연구원은 이코노미조선에 해당 컬럼을 연재하고 있습니다.http://economychosun.com/client/news/view.php?boardName=C06&page=1&t_num=13610501​
    작성자 작성일 03-23 조회 5712
  • 16
    [칼럼] “팔지 말고 알게 하라”…팬덤을 만드는 3가지…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전 세계가 휘청거린 가운데에서도 기록적인 성장을 달성한 제품, 서비스에는 공통점이 있다. 바로 모든 세대를 압도하는 구매력이 있는 MZ 세대(밀레니얼+Z세대·1980~2000년대생)의 열광, '팬덤'을 가진 제품, 서비스라는 점이다.​'디지털 네이티브', MZ 세대는 그 어느 때보다 똑똑하며, 지금, 이 순간에도 점점 더 똑똑해지고 있다. 김난도 서울대 소비자학과 교수가 언급한 대로 맹목적인 성공보다 '성장'을 추구하는 자기 계발형 인간, '업글 인간'의 출현이다. 이들은 '남들보다 나은 나'가 아닌 '어제의 나보다 나은 나'를 바라며, 배움으로써 삶 전체의 질적 변화를 추구한다. 기업이 자사 제품과 서비스를 통해 추구하는 바도 이와 다르지 않다. 이 접점에 '팬덤' 만들기의 비밀이 숨어 있다. 바로 '팔지 말고 알게 하는 것'이다.​2018년 국내 핀테크 기업 최초로 유니콘(기업 가치 10억달러 이상인 비상장 기업)에 등극한 토스부터 한국 가수 최초로 '미국 빌보드 메인 싱글차트 1위'를 차지한 방탄소년단(BTS), 세계 최대 전자상거래 업체 아마존의 입점을 철회하고도 매출과 영업 이익이 상승한 나이키, 창업한 지 불과 20년 만에 공룡 오라클의 시가 총액을 추월한 세일즈포스까지. 이들은 '알게 하는 것'을 통해 어떻게 팬덤을 만들 수 있었을까? 여기 세 가지 출발점이 있다.​ 파타고니아는 '멸종을 마주하다'라는 캠페인을 통해 사회적 이슈에 목소리를 내는 마케팅을 진행했다. 사진 유튜브 '왜' 하는지 알려주는 토스 최근 유튜브를 통해 공개한 지 약 열흘 만에 조회 수 83만 회를 돌파한 기업의 다큐멘터리가 화제다. 모바일 금융 플랫폼 토스가 자체 제작한 '핀테크, 간편함을 넘어'라는 다큐멘터리로, 기존 마케팅 문법으로 이해되지 않는 이야기가 담겨 있다. 바로 기업의 신념이다. 토스의 운영사 비바리퍼블리카 이승건 대표는 본 다큐멘터리에 출연하여 "이미 세상에 존재하지만, 일부한테만 가능한 것들. 그것을 모든 인류가 쓸 수 있게 만들면서 모든 사람의 삶을 조금씩 바꾸는 것", 이를 통해 "대한민국 국민 전체의 삶을 바꾸는 데 집중"하고 있음을 여러 번 강조한다. 50여 분 길이의 다큐멘터리 어디에도 토스라는 서비스가 다른 금융 기업이 제공하는 서비스보다 얼마나 더 좋은지, 무엇이 다른지에 대한 내용은 등장하지 않는다. 오히려 그들이 왜 그토록 치열하게 금융업을 혁신하려 하는지 보여준다. 그런데 여기에 달린 400여 개의 댓글이 호평 일색이다. 기업 광고임을 모두가 알고 있지만, 토스가 이야기하는 신념에 공감을 표현하고 있다. 소비에도 가치와 신념, 철학이 담기는 시대임을 제대로 짚어낸 똑똑한 선택이다. 그리고 이 선택을 더욱 효과적으로 만들어 준 것이 바로 다큐멘터리라는 형식이다. 다큐멘터리는 문서·증서를 뜻하는 라틴어 'documentum'에서 유래했는데, 주관이나 허구를 빼고 현실의 본질을 담는다는 특성이 있다. 이에 오랫동안 지적 욕구를 충족하는 수단으로 활용되어 왔다. 왜 기업을 하는지, 왜 이 제품과 서비스를 만들었는지를 '알게 하는 것'에 소비자의 자발적 참여를 일으킨 훌륭한 선택이다.​ 나이키는 'You Can't Stop Us' 광고를 통해 스포츠 현장의 소수자 차별을 다뤘다. 사진 유튜브  '어떻게' 하는지 알려주는 방탄소년단(BTS)과 파타고니아K팝을 넘어 글로벌 스타로, 세계적인 기록을 세우고 있는 방탄소년단. 이들이 수많은 글로벌 스타 가운데 유독 성공할 수 있었던 것은 선한 영향력으로 세계를 바꾸고 있는 글로벌 팬덤 '아미(ARMY)'의 지원에 있었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데뷔를 준비하던 연습생 시절부터 글로벌 스타로 도약한 지금까지, 방탄소년단은 모든 성장 과정을 팬들과 공유하고, 일상을 중계하고 있다. 여기에 더해 다양한 사회적 이슈에 대해 팬들과 소통하고, 진정성 있는 참여를 끌어내고 있다. 말 그대로 어떻게 이뤄가고 있는지를 모두 알게 한 것이다. 이에 방탄소년단의 성장과 성공은 그대로 팬덤 '아미'의 성장과 성공이 되었다.​글로벌 아웃도어 패션 브랜드 '파타고니아' 역시 브랜드 액티비즘을 통해 팬덤의 적극적 참여를 끌어내고 있다. 브랜드가 하나의 인격체처럼 사회적 이슈에 목소리를 내며 행동하는 것을 의미하는 '브랜드 액티비즘(Brand Activism)'은 기업이 어떻게 신념을 이뤄가는지를 소비자가 알게 함으로써 브랜드와 동일성, 브랜드가 갖는 진정성을 느끼게 한다. '파타고니아'는 2019년 9월, '멸종을 마주하다(Facing extinction)'라는 캠페인을 펼쳤다. 전 세계 2500여 명의 파타고니아 직원이 하루 매장을 닫고, 거리로 나가 기후 활동가들과 연대한 이 캠페인을 기획하고, 준비하고, 실행하는 모든 과정을 다양한 채널을 통해 그대로 공유해 소비자의 지속적인 참여를 유도하고 있다.​ 유튜브에 업로드된 토스 관련 다큐멘터리에 대한 시청자의 반응이 뜨겁다. 사진 유튜브  '무엇을' 하는지 알려주는 나이키 올해 2월 미국의 경제 미디어 '포천(Fortune)'이 발표한 '2021 가장 존경받는 기업' 20위 안에 의류 기업으로는 유일하게 이름을 올린 나이키. 196 이래4년 창립한로 나이키는 스포츠가 만들어내는 가치를 끊임없이 소비자에게 알려주고 있다. 지난해 말 일본에서 공개된 'You Can't Stop Us' 캠페인을 통해 재일 조선인 소녀, 일본인 왕따 소녀 그리고 흑인 혼혈 소녀들이 학교에서 겪는 차별을 축구라는 스포츠로 극복하는 과정을 보여줌으로써, 나이키가 브랜드를 통해, 스포츠를 통해 세상을 바꾸고자 함을 알렸다. 미국 조지 플로이드 사망 사건에 대한 인종 차별 반대 캠페인인 'For Once, Don't do it(이번만은 하지 말자)'을 통해 전달한 메시지도 이와 다르지 않다. 소비자는 나이키를 선택함으로써 브랜드가 하고자 하는 일에 동참하는 팬덤이 된다. ​ 마케팅 캠페인의 시대는 끝났다. 글로벌 CRM 솔루션 1위 기업 세일즈포스의 CMO(최고마케팅담당임원)로서 7년간 브랜딩, 마케팅을 이끈 스테파니 부세미는 2019년 '포브스'가 주최한 콘퍼런스에 참여하여 기간과 목표가 정해진 마케팅 캠페인의 시대는 끝났다며, 지속적이고 투명하고 진실성이 있는 콘텐츠로의 전환이 필요하다고 이야기했다. 17만여 명의 고객과 개발자가 참여하는 연례행사 '드림포스'를 진행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이 행사를 통해 소비자는 세일즈포스가 왜, 어떻게, 무엇을 하는지 알게 됨으로써 더욱 적극적인 참여, 강력한 팬덤으로 거듭나고 있다. 실제 '드림포스'가 열리는 동안 샌프란시스코 거리는 세일즈포스에 대해 이야기하는 사람들로 가득 차 걷기가 힘들 정도가 된다. ​ 우리 기업의 제품과 서비스가 왜, 어떻게, 무엇을 하는지 '제대로' 알게 하는 것. 기업에 따라 어디에서 출발할지는 다를 수 있으나 이것이 바로 소비자 팬덤을 만드는 시작이다. <전인표 IGM세계경영연구원 책임연구원>** IGM세계경영연구원은 이코노미조선에 해당 컬럼을 연재하고 있습니다. http://economychosun.com/client/news/view.php?boardName=C06&page=1&t_num=13610426
    작성자 작성일 03-10 조회 5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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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칼럼] ‘작심삼일’은 조직에도 해당…성공을 가져오는 …
    동기가 강해도 계속 지속되긴 어려워...작고 쉬운 행동으로 나누고 성공 경험 쌓아야 작심삼일은 왜 매번 반복되는 것일까. '매일 건강한 음식을 챙겨 먹는다', '주 1회 운동을 한다', '매일 1시간 책을 읽는다', '매일 저녁 일기를 쓴다' 등 매년 새해가 되면 비슷한 다짐을 한다. 하지만 이런 다짐들이 실제 행동으로 옮겨지고 습관이 되는 일은 드물다.​조직에서도 마찬가지다. 협업의 조직 문화를 만드는 것부터 우선순위에 따라 빠짐없이 일을 하는 일상적 업무 처리까지 다양한 변화 계획을 세우지만 성공보다 실패가 더 많다. 의지가 약해서가 아니다. 흔히 말하는 구체적이고 실현 가능한 목표를 세우지 못해서도 아니다. 수시로 실행 여부를 점검하지 않아서도 아니다. 작심삼일의 이유는 원하는 행동 또는 원하지 않는 행동을 제대로 설계하지 않기 때문이다.​작고 쉬운 행동부터 찾아야​비제이 포그 스탠퍼드대 행동설계연구소장이 20여 년 동안 6만여 명이 넘는 사람들의 행동을 분석하고 그 이면에 작동하는 원리를 탐구하고 펴낸 책 '습관의 디테일(Tiny Habits)'에서 손쉽게 행동 변화를 만드는 행동 설계의 방법을 찾을 수 있다. 참고로 단순함의 대명사인 '인스타그램'을 만든 이가 그의 제자다.​포그 소장은 사람들이 행동하려면 동기와 능력과 자극이 동시에 갖춰져야 하며 이를 '포그 행동 모형(B=MAP : Behavior=Motivation·Ability·Prompt)'으로 설명한다.​예를 들어 건강식을 먹는 행동을 보자. 배가 고프다는 신호와 같이 어떤 행동을 하라는 자극이 생길 때 건강에 좋은 음식을 먹겠다는 강한 동기가 생긴다. 음식을 만들 능력이 있다면 건강식을 직접 만들어 먹는 행동을 한다.​만약 음식을 만들기 어렵다면 건강식을 만들어 파는 마트나 식당을 찾을 것이다. 그런데 건강식을 만드는 곳마저 찾기 어렵다면 어떨까. '오늘은 그냥 편하게 아무거나 먹지'라고 생각하며 건강식을 포기할 가능성이 높다. 왜냐하면 건강식에 대한 동기가 급격하게 줄어들기 때문이다.​동기가 매우 강하면 굉장히 어려운 일도 해내려고 하지만 강한 동기가 지속되기는 어렵다. 심지어 건강식을 판매하는 음식점에 대기 줄이 길면 '기다릴까 아니면 다른 곳으로 갈까'와 같이 서로 다른 동기가 싸우기도 한다. 그러면 어떻게 해야 할까.​동기와 상관없이 아주 쉽게 건강식을 먹을 수 있도록 설계하면 된다. 가령 손쉽게 먹을 수 있는 건강식을 가까이에 두고 배가 고프다는 자극이 오면 바로 먹을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가령 '매일 저녁 명상을 30분 한다'보다 '매일 저녁 명상을 위한 자리를 깔고 세 번 호흡한다'라는 사소하고 쉬운 행동으로 설계하는 것이다. 또 다른 예를 들면 '운동 기구를 30분 사용한다'보다 '운동 기구에 앉는다'와 같이 설계하는 것이 좋다.​행동 변화는 기대가 높을수록 쉽게 좌절하고 실망할 가능성이 높다. 반면 아주 쉬운 행동으로 변화를 설계하면 잠깐 멈출 수는 있지만 다시 시작하기도 쉽고 지속할 가능성도 높아진다. 그리고 작은 성공 경험이 쌓이면 점차 더 어려운 행동으로 성장한다.​운동 기구에 앉는 습관이 생기면 운동 시간을 5분으로 늘리기 쉬운 것과 같다. 그리고 기존 성공 경험을 다른 행동 변화에도 적용하면서 좋은 습관을 늘려 나갈 수도 있다.​여기에 몇 가지 단계를 추가해 체계적으로 행동 설계를 하면 '건강해지고 싶다'는 열망이나 '체지방을 20% 줄인다'와 같이 기대하는 결과를 성취할 수 있는 행동을 습관처럼 지속할 수 있다.​열망을 이루기 위한 행동, 아주 작고 쉬운 행동을 찾는 것도 중요하다. 아주 사소한 행동 변화여도 그 출발은 의미 있는 목적에서 출발한다. 열망은 높은 동기를 유발한다. 하지만 어떤 행동을 바로 실행에 옮기기는 쉽지 않으므로 쉬운 행동을 찾을 필요가 있다.​매우 낙관적으로 어떤 행동이든 찾아야 한다. 포스트잇 한 장에 하나의 행동을 적으면 유용하다. 그런 다음 열망에 영향력이 큰 행동을 찾고 그중에서 보다 쉬운 행동을 찾는다.​만약 찾은 행동을 더 쉬운 행동으로 나눌 수 있다면 나눈다. 가령 많은 업무를 훌륭하게 해내기 위한 행동으로 '업무의 우선순위를 정한 체크리스트를 만든다'를 찾았다면 '오늘 꼭 해야 할 일을 하나만 기록한다'로 나누는 것이다.​의지가 없어도 행동할 수 있게 해야​그렇다면 작고 쉬운 행동을 언제 하면 좋을까. 휴대전화에 알람이 울리면 '무엇을 한다'와 같이 행동하게 만들 자극을 설계한다. 그런데 특정한 외부 자극은 놓치기가 쉽다. 일에 집중하면 휴대전화 알람을 무시하게 되는 경우가 많다.​따라서 자극은 일상적인 행동 중에서 찾는 것이 좋다. 바꾸고 싶은 행동 앞에 일상적인 행동을 배치하는 것이다.​예를 들어 '출근해 책상에 앉은 후 오늘 꼭 해야 할 일을 하나만 포스트잇에 적는다'와 같이 '책상에 앉는다'를 자극으로 삼는 것이다.​그런데 책상에 앉을 때 잊어버릴 수도 있다. 퇴근할 때 미리 포스트잇을 책상에 두거나 책상에 앉으면 포스트잇이 바로 보이게 하면 도움이 된다. 더 쉽게 행동할 수 있도록 환경을 만드는 것이다.​이때 놓치지 말아야 할 중요한 것이 있다. 행동한 즉시 축하하는 것이다. 책상에 앉은 후 오늘 꼭 해야 할 일을 포스트잇에 적고 곧바로 "잘했어"와 같이 축하의 표현을 스스로에게 한다.​그러면 우리 뇌는 기분 좋은 즐거운 행동으로 기억하고 다시 그 행동을 하게 만든다. 축하는 즉시 해야 한다. 시간이 지나면 효과가 반감될 수 있다. 그리고 어색하거나 장난처럼 하면 역효과가 날 수 있다. 우리 뇌는 어색함을 싫어한다.​정리하면 손쉽게 행동을 변화시키려면 강한 열망을 분명하게 정하고 열망 성취에 영향력이 높으면서 아주 작고 쉬운 행동을 정해 일상적으로 하는 행동의 바로 뒤에 배치하는 것이다. 그리고 행동 후 즉시 진지하게 축하한다.​조직 차원에서도 살펴보자. 예를 들어 협업이 살아 움직이는 조직 문화를 바꾸기 위해 처음부터 하기 어려운 행동을 정하면 실패할 가능성이 높다. 이 정도면 약간의 의지만으로도 충분히 할 수 있는 일이라고 생각하면 실망이 클 수 있다. 생각해 보라. 작심삼일은 개인에게만 적용되는 것이 아니다.​가령 협업을 위해 '누군가로부터 도움이 오면 일단 접수했다는 응답만 한다. 그리고 그 응답을 받으면 즉시 감사의 응답을 한다'와 같이 의지가 없어도 행동할 수 있도록 설계해야 한다.​그럼에도 불구하고 행동 변화가 지속되지 않는다면 다음 두 가지 질문을 해 보자. 무엇이 행동을 어렵게 만들까. 그리고 어떻게 해야 이 행동을 더 쉽게 할 수 있을까. 이 질문에 답을 찾으면서 더욱더 쉽게 행동을 설계하는 것이다.​포그 소장이 그의 책에서 제시한 '마우이 습관'이 있다. 매일 잠에서 일어난 뒤 "멋진 하루가 될 거야"라고 말한다. 그리고 "잘했어"라며 즉시 축하한다.​한번 시도해 보면 하루의 시작이 달라짐을 느낄 수 있다. 개인이든 조직이든 손쉽게 원하는 행동의 변화를 이루고 싶다면 작고 쉬운 행동을 일상 속에 끼워 넣고 행동한 후 즉시 칭찬해 보자.<김용우 IGM세계경영연구원> ** IGM세계경영연구원은 한경비즈니스에 해당 컬럼을 연재하고 있습니다.https://magazine.hankyung.com/business/article/202102240161b
    작성자 작성일 03-09 조회 49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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