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리즘] 인간을 더 똑똑하게! 인지 증강 기술 (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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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작성일 25-03-11 09:43 조회 41 댓글 0본문
* '증강인간 기술' 주제는 4편의 시리즈로 연재됩니다. '인간을 더 강하게! 신체 증강 기술' - 이전 게시글 보기
인지 증강이란?
채용담당자가 면접 시, 지원자의 감정을 읽을 수 있다면 어떨까?
뇌를 자극해 직원들의 긴장을 풀거나 집중력을 높여주면 어떨까?
생각하는 대로 글을 쓸 수 있다면 어떨까? …
먼 미래의 이야기일 수 있지만, 인지 증강 기술 발전이 가속화되면서 상상이 현실화되고 있다. 인지 증강(Cognitive Augmentation)은 기억, 주의집중, 의사결정, 문제해결, 공감과 이해 등 인간의 인지 능력을 강화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예를 들어, ‘헤드업 디스플레이(Head up Display, HUD)’는 주행 중 필요한 정보를 앞 유리에 투사해 보여주는 인지 증강 기술로, 운전자가 고개를 돌리지 않고도 네비게이션 등 정보를 확인할 수 있어 주의집중력과 인식력을 높일 수 있다. 1950년대부터 전투기나 항공기에서 쓰이던 기술이 이제 대중화돼 차량에서도 흔히 볼 수 있게 된 것이다. 2차원 방식으로 구현되던 HUD는 이제 AR을 활용해 더욱 입체감 있게 구현되고 있는 추세다. 마치 영화 ‘아이언맨’의 주인공 토니 스타크가 비행 중에 주변상황과 적의 정보를 바로 눈 앞에서 3D로 보고 있는 장면을 떠올려볼 수 있다. AR HUD 분야를 선도하는 스타트업, 엔비직스(Envisics)는 현대모비스 등에 투자 받아 자율주행에 최적화된 홀로그램 기반의 AR HUD를 개발하기 위해 기술 협업을 진행하고 있다.
주목해야 할 인지증강 기술,
뇌-기계 인터페이스(BMI)
HUD, AR 외에도 인지 증강 기술은 다양하지만, 특히 주목해야 할 기술은 뇌-기계 인터페이스(Brain-Machine Interfaces, BMI)다. 글로벌 컨설팅 기업, 가트너(Gartner)는 2025년 주목할 10대 전략 기술 트렌드 중 하나로 뇌 활동을 읽고 해독해 인간의 인지능력을 향상시키는 것을 꼽았는데, 이 트렌드의 핵심 기술이 바로 BMI이다. BMI는 뇌와 기계(또는 컴퓨터)를 연결해 뇌의 전기 신호를 읽어 기계가 수행하게 하는 인터페이스를 의미한다. 생각만으로 외부 장치를 제어할 수 있는 것이다.
뇌의 신호를 읽는 데는 침습형과 비침습형이라는 2가지 방식이 있다. 뇌 안에 전극을 삽입하는 ‘침습형’은 머리 밖의 장치로 신호를 읽는 ‘비침습형’보다 더 정확하게 분석할 수 있는 대신, 대중화되기에는 시간이 오래 걸린다.

BMI가 주목받는 가장 큰 이유는 의료서비스의 혁신을 가져올 잠재력이 크기 때문이다. 뇌 기능이 저하되거나 몸을 제어하기 어려운 환자 및 장애인은 BMI 기술로 더 나은 일상을 살아갈 수 있다.
일론 머스크가 이끄는 BMI 스타트업, 뉴럴링크(Neuralink)는 ‘의료적 한계로 어려움을 겪는 환자들의 자율성을 회복시키고, 미래에는 인류의 잠재력을 확장할 범용 BMI를 개발한다’는 비전을 갖고 있다. 2023년 5월, 미국 식품의약국(FDA)으로부터 침습형 칩에 대한 인체 임상시험 승인을 받아 2024년 1월, 세계 최초로 인간의 뇌에 무선 칩을 이식하는 데 성공했다. 2016년 다이빙 사고로 사지마비가 된 환자인 놀란드 아르보는 칩을 이식받은 후, 생각만으로 디지털 기기를 제어하는 모습을 보여주면서 큰 화제를 일으켰다.
“BMI 칩을 이식하기 전에는, 막대기를 입에 물고 태블릿을 두드리며 사용했지만, 이제는 생각만으로 기기를 사용할 수 있어 간병인에 대한 의존도가 많이 줄었다.”면서 “물론 아직 완벽하진 않지만 이미 내 인생을 바꿔 놓았다.”라고 전했다.
그리고 2024년 8월, 뉴럴링크는 척수가 손상된 두번째 환자에게도 칩을 이식하는 데 성공했다. 뉴럴링크 외에도 수많은 기업 및 연구진들이 BMI 기술 개발의 각축전을 벌이고 있다. 두개골을 여는 대수술 필요 없이 뇌 혈관에 칩을 넣는 싱크론(Synchron), 컴퓨터 연결 없이도 생각을 글로 구현하는 칩을 개발한 스위스 로잔공대(EPFL), 뇌파 패턴을 분석해 최대치의 집중력을 발휘할 수 있도록 시간을 관리해주고 맞춤 음악까지 제안하는 헤드셋을 개발한 뉴러블(Neurable) 등 많은 기업들이 BMI 기술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BMI 기술이 고도화되면 의료서비스 혁신 외에도, 실시간 소비자 감정 및 니즈 분석을 통해 마케팅에도 활용할 수 있다. 또한, 고령 인구가 인지적으로 건강히 오래 일할 수 있도록 돕고, 직원 역량을 강화하는 데에도 기여할 수 있다. 가트너는 AI의 급속한 발전에 발맞춰 2030년까지 지식근로자 10명 중 3명은 BMI와 같은 인지증강 기술을 활용할 것으로 예측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