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금치] 리더의 '희생증후군', 어떻게 탈출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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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작성일 25-03-14 15:53 조회 35 댓글 0본문
어린 자녀와 함께 비행기에 탄 당신,
그런데 이게 무슨 일입니까!
비상사태가 발생해 산소 마스크가 떨어졌는데요.
이 때 당신은…?
A. 일단 나부터 산소 마스크를 쓴다.
B. “당연히 아이부터 챙겨야지” 재빨리 아이에게 먼저 산소 마스크를 씌워준다.

대부분 부모는 본능적으로 아이부터 챙기려 하는데요. 하지만 안전 수칙에 따르면, 아이에게 산소 마스크를 씌워주기 전에 부모가 먼저 써야 합니다. 보호자가 자칫 정신을 잃으면 더 큰 위험이 뒤따를 수 있기 때문이죠.
요즘 기업이 처한 상황을 봅시다. 전 세계적인 경제 불확실성, 인류의 생존을 위협하는 기후 위기, 언제 또 다시 닥쳐올지 모르는 바이러스의 공포, 극단으로 치닫는 이념 갈등까지…… ‘영구적 위기’가 일상화되며 저마다 비상사태를 선언하고 있는 지금, 비행 중 산소 마스크 착용 순서와 마찬가지로 조직의 리더부터 먼저 침착하게 대응해야 구성원의 불안을 잠재우고 어려운 상황을 극복할 수 있는 힘을 모을 수 있습니다. 반대로, 리더가 건강하지 못한 상태라면 조직 전체에 부정적 영향을 끼칠 수 있죠.
특히, 리더는 난관을 극복하고자 밤낮없이 일에 매진하지만 마음처럼 성과는 따라오지 않을 때 겪게 되는 희생증후군을 경계해야 하는데요. 희생증후군이란 리더 역할을 다하기 위해 개인적인 희생을 감수해 가면서 열심히 해보지만 몸도 마음도 피곤하기만 하고, 일은 점점 더 안 풀리며, 대인관계마저 악화되어 가는 것을 말합니다.
세계적인 생활용품 다국적 기업, 유니레버(Unilever)의 前 회장, 니얼 피츠제럴드(Niall FitzGerald)는 1970년대 유니레버에 입사해 회장 자리에까지 올랐는데요. 직위가 오를수록 부담이 커지면서 처절하게 일에 매달렸지만 문제는 그만큼 성과가 나지 않았습니다. 기대만큼 일이 풀리지 않으니 불안하고 예민해진 상태에서, 통제할 수 없는 것까지 통제하려 들면서 직원들에게 큰 소리 치는 일이 잦아졌고요. 결국 떠나는 직원들이 늘어나고 가정에서는 부인과 이혼에 이르게 되었다고 합니다.
이처럼 리더가 희생증후군의 덫에 빠지는 순간 불행은 시작됩니다. 막중한 책임감으로 인한 스트레스 상황에서 안간힘을 쓰느라 에너지가 고갈되고, 미처 관계까지 챙길 여력은 부족해지는 거죠. 일에만 집중하다 보니 직원들에 대한 배려가 없어지고 조직 내 불만은 높아지면서 성과는 떨어집니다. 육체적, 감정적으로 탈진하게 되는 번아웃(Burn-out)에 빠지게 되면 리더는 제대로 된 의사결정을 할 수도, 제대로 된 동기부여를 할 수도 없습니다. 리더로서 구성원에게 롤모델이 되어줄 수도 없고요. 악순환의 고리를 끊어내지 못하고 희생증후군이 계속되면, 리더의 부정적인 상태는 조직 전체로 퍼져 나가게 됩니다.
그렇다면 희생증후군에서 어떻게 탈출할 수 있을까요? 우선 리더는 자신의 상태를 정확하게 알아차리고, 에너지 회복을 위해 노력해야 합니다. 우리가 활동할 때 근원이 되는 힘을 충전해야 하죠. ‘건강하다’, ‘기운이 넘친다’, ‘열정적이다’, ‘밝다’, ‘즐겁다’, ‘행복하다’ 같은 말이 에너지가 가득 찬 상태를 묘사하는데요. 만약 리더가 ‘피로하다’, ‘힘들다’, ‘의미가 없다’, ‘어둡다’, ‘우울하다’, ‘불행하다’ 같은 상태라면 스스로 위험 신호임을 인지해야 합니다.
자, 지금 나의 상태는 어떤 말로 묘사할 수 있나요? 부정적 표현이 더 많다고 실망할 필요는 없습니다. 내가 좋아하는 것은 무엇인지 잘 생각해 보시고요. 온전히 나를 위한 시간을 루틴으로 만들어, 나와의 약속을 매일 지켜보세요. 그 꾸준함이 여러분의 에너지를 다시 채워줄테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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