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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GM 버츄얼캠퍼스 OPEN] 온라인으로 좀 더 쉽고 재미있게 공부할 방법 없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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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칼럼] ‘조직 DNA’ 바꿔 위기를 기회로 만든 NY…
    모든 기업은 언제 어디서 터질지 모를 위기로부터 자유롭지 못하다. 위기가 찾아왔을 때 헤어나지 못하고 깊은 실패의 늪에 빠지는 기업이 있는가 하면, 이를 극복해 더욱 강해지는 기업도 있다.1851년에 창간된 언론사 뉴욕타임스(NYT)와 2009년에 설립된 승차 공유 기업 우버(Uber)도 한때 큰 위기를 겪었다. 그러나 현재 뉴욕타임스는 전 세계에서 가장 많은 구독자를 보유한 ‘디지털 미디어 기업’으로 탈바꿈했고, 우버는 세계 최대 규모의 ‘모빌리티 및 배달 플랫폼’ 자리를 지키고 있다.이들 기업이 위기를 딛고 더 큰 성장을 할 수 있었던 비결은 일하는 방식과 조직 가치, 즉 조직 DNA를 성공적으로 변화시킨 데 있다. 100년 넘은 종이 신문에서 디지털 매체로 DNA 바꾼 뉴욕타임스뉴욕타임스는 지면 대부분을 사진 없이 글자로만 가득 채운 모습이 고루해 보여 ‘회색 머리의 노부인(Gray Old Lady)’이라는 별명으로 불렸다. 인터넷이 등장한 후에도 뉴욕타임스는 종이 신문만 고집했다. 그러나 종이 신문을 읽는 사람은 점점 줄어들었고, 뉴욕타임스의 주요 수입원인 광고도 인터넷 세상으로 옮겨가게 됐다. 여기에 2008년 글로벌 금융 위기까지 겹치면서 뉴욕타임스는 파산 위기에 처하게 된다. 생존을 위해 몸집 줄이기에 나선 뉴욕타임스는 전 직원 급여를 5% 삭감하고, 2013년까지 TV 방송사 등 대부분의 계열사를 매각했다.2012년, 뉴욕타임스의 구원투수로 부임한 최고경영자(CEO) 마크 톰슨(Mark Thompson)은 위기 극복의 돌파구로 ‘디지털 퍼스트’를 제시했다. 디지털 퍼스트란 기존의 종이 신문 중심 뉴스 제작 방식을 모바일, 웹사이트, 종이 신문순으로 뒤집는 것을 의미한다. 이를 통해 종이 신문의 한계에서 벗어나 다양한 디지털 구독 상품을 생산ˑ유통하고 광고와 구독 비즈니스를 포함해 전체 가치 사슬을 운영하는 디지털 콘텐츠 플랫폼으로 전환하는 것을 목표로 했다.조직 DNA를 바꾸기 위해 뉴욕타임스는 구성원이 현재의 문제점을 명확히 인식하도록 했다. 이를 위해서는 불편한 진실도 드러내야 했다. 2014년, 뉴욕타임스는 종이 신문에 대한 자부심과 집착을 버리고 디지털을 우선으로 삼을 것을 촉구하는 혁신 보고서(Innovation Report)를 전 직원과 공유했다. 96쪽에 달하는 이 보고서는 시대에 뒤처지고 있는 뉴욕타임스의 치부까지 솔직하게 인정하는 자기 반성문과 같았다.한편, 트래픽의 절반 이상이 모바일에서 발생하는데, 뉴욕타임스 직원은 여전히 웹사이트 중심으로 일하고 있었다. 이에 회사(뉴욕타임스)는 직원에게 깜짝 이메일을 보내 현재 가장 문제 되는 행동이 무엇인지 명확히 밝혔다. “일주일 동안 본사 건물의 모든 데스크톱에서 뉴욕타임스 웹사이트 접속을 전면 차단한다. 그 어떤 업무보다 모바일을 최우선에 두고 일해 달라”는 메시지였다.이러한 변화의 시기에 리더가 상황을 자세히 설명하지 않으면 구성원은 추측하게 된다. 추측은 오해나 저항으로 이어질 수 있어 주의해야 한다. 톰슨 CEO는 7개월 동안 매주 금요일 임원들과 디지털 퍼스트에 대한 끝장 토론(intense conversation)을 벌였다. 구성원과 소통도 소홀히 하지 않았다. 소그룹으로 나눠 스무 번 넘게 직원과 대화했다. 톰슨 CEO는 “수많은 논쟁과 외침을 통해 비로소 우리가 나아갈 방향에 대해 진정으로 공유하게 됐다”고 밝힌 바 있다. 구성원 의견 모아 조직 DNA 바꾼 우버우버는 공유 경제의 아이콘으로 주목받으며 빠른 속도로 성장했다. 창립 7년 만인 2016년 기업 가치 625억달러(약 83조3625억원)를 인정받았고, 100년이 넘는 역사를 가진 포드(524억달러)와 제너럴모터스(471억달러)의 기업 가치를 가뿐히 넘어섰다.그러나 바로 다음 해인 2017년, 우버는 최악의 위기를 맞게 됐다. 한 퇴사자가 자신이 우버에서 성희롱을 당했으며 조직 내에 성차별이 만연하다고 폭로한 것이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구글의 무인 자동차 기술을 유출한 혐의로 지식재산권 소송에도 휘말렸다. 또한, ‘그레이볼’이라는 불법 프로그램을 사용해 여러 나라에서 단속을 피하며 영업해 온 사실이 언론을 통해 밝혀졌다. 우버의 창립자이자 CEO인 트래비스 캘러닉(Travis Kalanick)도 성희롱과 성차별 논란이 불거지며 결국 사임했다. 연이어 터지는 스캔들로 우버의 기업 가치는 폭락하게 됐다.이러한 위기 상황에 대해 우버의 구성원은 어떤 생각을 했을까. 무슨 짓을 해서라도 승리한다는 의미의 ‘슈퍼 펌프드(Super-pumped)’ 정신으로 똘똘 뭉친 구성원은 이런 상황을 성공으로 가는 과정에서 생기는 부수적인 문제나 장애물 정도로 치부했다고 한다. 슈퍼 펌프드는 우버 창업자인 캘러닉이 만든 14개 조직 가치 중 하나로, 그가 가장 강조한 정신이다. 창업 초기에 우버의 초고속 성장을 이끈 슈퍼 펌프드 정신은 시간이 지나면서 잘못된 성과주의와 기업 윤리 상실로 변질됐고, 결국 최악의 위기를 초래했다. 슈퍼 펌프드 외에도 우버에는 변질된 조직 가치가 더 있었다. 예를 들어, 직급이나 경력에 관계없이 자유롭게 의견을 나눈다는 의미의 ‘토스테핑(toe-stepping)’은 예의 없는 태도를 정당화하는 데 악용되고 있었다.우버는 조직 DNA의 근간인 조직 가치를 재정비하는 작업을 시작했다. 이전에는 창업자의 손에서 조직 가치가 탄생했지만, 이번에는 구성원의 목소리를 모아 만들었다. 다만 이전의 조직 가치를 모두 버리기보다 여전히 유효한 것은 남기고 필요 없는 것은 과감히 바꾸는 방향으로 진행했다. 이를 위해 1200명이 넘는 구성원의 의견을 모으고 2만2000회가 넘는 투표를 실시했다. 그리고 전 세계에 20여 개의 포커스 그룹(특정 주제에 대해 소수를 대상으로 하는 인터뷰 그룹)을 조직해 토론했다.그 결과 개인의 개성을 강조하던 ‘나답게 하라(Be yourself)’ 같은 가치를 ‘우리는 다름을 아우른다(We celebrate differences)’로 바꿔 다양성을 포괄하는 개념으로 발전시켰다. 그리고 ‘우리는 옳은 일을 한다(We do the right thing)’ 같은 가치를 새롭게 추가해 책임감 있는 성장 DNA를 내재화했다. ‘고객에 대한 집착’ ‘대담한 도전’ ‘주인의식’ 같은 기존 가치는 그대로 유지했다.위기는 우리를 벼랑 끝으로 몰아세울 수 있지만, 동시에 우리가 얼마나 높이 날아오를 수 있는지 시험하는 기회이기도 하다. 위기를 기회로 바꾸는 힘은 조직 안에 있다. 위기가 닥쳤다면, 뉴욕타임스와 우버처럼 일하는 방식과 조직 문화를 변화시켜 보자. 더 크게 도약할 수 있는 디딤판이 돼 줄 것이다.백재영 IGM세계경영연구원 수석연구원 * IGM세계경영연구원은 이코노미조선에 칼럼을 연재하고 있습니다. 해당 칼럼 보기
    작성자 작성일 03-11 조회 1899
  • 300
    [시금치] 잊혀진 브랜드의 부활, '블랙베리'가 살 길…
    버락 오바마 미국 전 대통령이 애용해 ‘오바마폰’으로도 불렸던 블랙베리(Blackberry), 기억나시나요?전성기였던 2008년엔 스마트폰 시장 점유율 전 세계 20%, 미국 44.5%에 달하며 독보적 1위였습니다. 블랙베리는 ‘가장 안전한 폰’이라고 불릴 만큼 강력한 보안성을 자랑했는데요. 사내 해커팀을 만들어 자사 시스템 해킹을 시도하게 하고 취약점을 보완해, 해킹 0%를 기록했죠. 이 때문에 정치인, 법조인, 금융계 직장인들이 많이 찾았습니다.그러나 블랙베리의 스마트폰 시장 독주는 짧고 굵었습니다. 아이폰과 안드로이드폰의 등장 이후, 변화하는 스마트폰 트렌드를 쫓아가지 못해 역사 속으로 사라졌거든요.지금의 블랙베리는 몰락한 기업일까요? 아뇨, ‘자동차 소프트웨어 전문기업’으로 제2의 도약 중입니다. 스마트폰 경쟁에서는 밀렸지만 새로운 길을 찾은 건데요. 블랙베리는 자동차와 IT가 연계된 커넥티드 카(Connected Car)와 자율주행차 시대가 올 것으로 전망하고, 자사의 강점인 보안 기술을 ‘자동차 소프트웨어’에 적용했습니다.커넥티드 카와 자율주행차에 대한 사이버 공격은 운전자와 보행자의 안전과 생명까지 위협할 수 있는 중대한 사안이기 때문에, 자사의 강점이 중요하게 활용될 거라고 본 거죠.힘을 보태 줄 회사들도 모았습니다. 자동차 운영체제 개발사 ‘QNX 소프트웨어 시스템즈’와 워치독, 앳호크 등 보안회사들을 인수했죠. 현재 블랙베리는 BMW, 메르세데스-벤츠, 토요타 등 세계 10대 완성차 업체 중 9개사와 거래하고 있고요. 전 세계 2억만 대 이상의 자동차에 블랙베리 소프트웨어를 탑재했습니다. ⓒ BlackBerry QNX기술은 빠르게 발전하고, 우리가 사는 방식은 날마다 새롭게 변화합니다. 때론 세상의 속도에 따라가지 못하고 뒤처질까봐 두려운 마음이 들기도 하는데요. 하지만 절망할 필요는 없습니다. ‘강점’을 활용한다면 변화는 위기가 아닌 기회가 될 수 있거든요. 변화를 피하거나 두려워하지 말고, 자신의 강점을 믿고 변화의 파도에 올라타 보시길 바랍니다.* 매주 금요일, IGM 시금치를 메일로도 받아볼 수 있습니다. 뉴스레터 구독하기
    작성자 작성일 03-08 조회 18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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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프리즘] 수소 에너지의 주요 기술과 비즈니스 동향 (…
    (* 이번 글에서는 수소 에너지의 3단계 중 마지막 '활용' 단계의 내용을 다룹니다. 1단계 '생산', 2단계 '저장 및 운송' 단계에서의 핵심 기술과 비즈니스 현황은 이전 프리즘 글을 참고해주세요.)활용 수소의 활용 분야는 산업, 건물, 발전 등 다양하나, 현재 가장 큰 성과를 보이고 있는 분야는 수소 모빌리티와 연료전지 분야이다. 1) 수소 연료전지수소 연료전지는 전기를 저장하는 전지(배터리)로 생각하기 쉽지만, 수소를 연료로 전기를 직접 생산하는 발전기의 일종이다. 수소 연료전지는 연소 과정 없이 화학 에너지를 곧바로 전기 에너지로 전환하는 방식이므로 친환경적이며 에너지 효율이 높다.NASA에서는 1969년 이미 수소 연료전지의 효율성을 알아보고, 최초 달 탐사선 아폴로 11호에 연료전지 3대를 탑재해 우주선 내 필요 전력을 공급하고 배출된 물은 우주비행사의 식수로 사용한 사례가 있다. 현재 수소 연료전지는 휴대용, 건물용, 수송용(모빌리티 탑재), 발전용 등 다양한 분야에 널리 쓰이고 있다.연료전지 기술은 수전해와 비슷하게 설비 종류에 따라 고분자전해질막 연료전지(PEMFC), 고체산화물 연료전지(SOFC), 인산 연료전지(PAFC) 등으로 나뉜다. 그 중 고분자전해질막 연료전지(PEMFC)가 가장 상용화된 기술로, 휴대용부터 건물용, 자동차 등에 널리 사용된다.글로벌 연료전지 시장은 2020년 26억 달러에서 2028년 289억 달러 규모로 약 10배 이상 성장할 것으로 기대된다. 현재 핵심 기업들이 시장을 선도하는 동시에, 새로운 스타트업들이 계속 시장에 진입하고 있어 경쟁이 심화되고 있다.특히 국내 연료전지 시장은 지난 30년간 적극적인 정책 추진을 기반으로 세계 최고 수준의 기술력을 보유하고 있으며, 2019년 이미 수소 연료전지 발전설비 보급 세계 1위라는 성과를 달성하며 빠르게 성장 중이다. 현대자동차는 수송용 연료전지 분야의 선도 기업으로, 지난 6월에는 중국 광저우시에 연료전지 생산공장을 준공하여 현대차 및 중국 상용차에 공급하고 있다. 발전용 연료전지 분야를 선도하는 두산퓨얼셀은 수소 연료전지만으로 연 100억원 이상의 영업이익을 내고 있다. 2) 수소 모빌리티수소 연료전지와 밀접하게 관련된 활용 기술이 바로 수소 모빌리티다. 수송용 연료전지를 탑재하여 수소를 에너지원으로 사용하는 승용차, 상용차, 기차, 선박, 항공기 등 이동수단을 말한다. 수소 승용차의 경우, 상용화가 많이 진행되어 2027년 100만 대까지 시장 규모가 급성장할 것으로 보인다.현재는 국내 시장이 세계 최대 규모로, 2023년 상반기 기준 3만 2천 대 수소차를 보유하고 있다 (2위 미국 약 1만 6천 대). 2022년 한 해 가장 많이 팔린 수소차는 현대자동차의 넥쏘(Nexo)가 1만 대로 1위, 일본 도요타의 미라이(Mirai)가 3,200대로 2위를 차지했다.승용차 외의 모빌리티 기술도 지속적으로 발전하고 있으며, 2025년 이후부터는 수소 상용차(버스, 트럭, 화물차), 항공 교통, 수소 도심항공교통(UAM) 등 다양한 영역에서 혁신적인 제품들이 등장할 예정이다.지난 9월, 현대자동차는 180kw급 수소 연료전지 시스템을 갖춘 세계 첫 수소 전기 대형 트럭을 공개했다. 수소 연료전지는 전기 배터리에 비해 충전 속도가 빠르고, 장거리 운행에 더 적합해 대형 상용차 제품에서 더욱 강점을 보일 것으로 기대된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100kw급 수소 연료전지 기반 도심항공교통(UAM) 기술을 개발 중이라고 밝혔으며, 2030년 상용화를 목표로 하고 있다.앞으로 더 다양한 수소 모빌리티 기술이 상용화되면, 대규모 수소 수요 창출이 가능해져 산업 생태계 전체가 한층 더 성장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다가오는 수소 에너지 시대, 변화 속 기회를 탐색할 때2002년, 미국의 경제학자 제레미 리프킨은 ‘수소는 인간 문명을 재구성하고, 세계 경제와 권력 구조를 재편하는 새로운 에너지 체계로 부상할 것’이라고 예견했다. 약 20년이 지난 지금, 우리나라를 비롯한 전세계 주요 국가가 ‘수소 경제’로 전환을 준비하고 있다. 더 이상 화석 에너지 기반 경제 모델로는 성장은 물론 생존 자체가 어려워졌기 때문이다. 석유 산업을 중심으로 한 에너지 패권의 흐름은 머지않아 과거가 될지도 모른다.이미 수소를 비롯한 친환경 에너지 기술은 산업 생태계의 지각 변동을 일으키고 있다. 판이 바뀐다는 것은 곧 키플레이어(key player)가 바뀐다는 뜻이다. 다행히 국내 많은 기업이 이미 탄탄한 기술력을 바탕으로 수소의 활용 분야에서 강세를 이어가며 수소 경제를 준비하고 있다. 이제는 활용 분야를 넘어 수소 가치사슬 전체를 아우르는 원천 기술 선점과 투자가 필요한 시점이다. 새롭게 펼쳐질 에너지 패러다임 속 숨겨진 기회를 위해 발빠르게 움직이는 기업이 ‘뉴 키 플레이어’가 될 것이다.<References>· “Global Hydrogen Review 2023”, 2023.06, IEA· “Hydrogen: the next big bet on the path to new energy”, 2022.11.22, Kearney· “Five charts on hydrogen’s role in a net-zero future”, 2022.10, McKinsey Insights· “Hydrogen Forecast to 2050”, 2022, DNV· “수소 산업의 현재와 미래”, 2023.5.25, Kearney Insight Seminar· “에너지 대전환 시대, 수소경제 관련 변화와 대응전략”, 2019.10.29, Kearney Insight Seminar· “그린수소: 넷제로 실현 가속화 동인”. 2023.6, Deloitte Insights· “기후 기술과 수소 경제의 부상”, 2022 No.24, Deloitte Insights· “2022 녹색산업 인사이트, 수전해 기술”, 2022.12, 서울시녹색산업지원센터· “연료전지 시장 및 산업 동향과 시사점”, 2022, GTC녹색기술센터· “수소생산에서 활용까지, 수소경제에서 찾는 기회”, 2021, 삼정KPMG경제연구원· “에너지백과, 수전해”, 2023.5.15, SK E&S 미디어룸· “2030년 세계 수소생산량 1100만톤..그린수소가 70% 차지”, 2022.2.15, 가스신문
    작성자 작성일 03-04 조회 169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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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칼럼] 성공한 리더가 빠지게 될 함정, 이렇게 피하세…
    지난해 11월 공유경제의 대명사인 위워크가 미국과 캐나다에서 파산보호를 신청했다. 동시에 화제에 오른 인물은 손정의 소프트뱅크 회장이다.위워크의 파산으로 무려 약 18조원에 달하는 손실을 입은 것으로 알려졌기 때문이다. 손 회장은 2016년 말 위워크의 창업자 애덤 뉴먼을 만났을 때 “스마트한 사람과 미친 사람이 싸우면 누가 이기겠는가”라고 물었고 뉴먼은 “미친 사람”이라고 답했다.그 자리에서 손 회장은 거액의 투자를 약속했다. 단 12분 동안의 만남이었다. 사내에서 만류했지만 손 회장은 위워크가 차세대 알리바바라며 투자를 단행했다. 덕분에 위워크의 기업가치는 대폭 상승했고 2019년에 기업공개(IPO)를 추진했다. 이 과정에서 여러 경영 부실들이 드러나 IPO는 실패로 돌아갔지만 손 회장은 오히려 추가로 자금을 투입했다.위워크의 파산 소식은 미국 식품 업체 퀘이커오츠의 스내플 인수합병(M&A) 실패를 떠올리게 한다. 게토레이를 인수해 큰 성공을 거둔 윌리엄 스미스버그 퀘이커오츠 회장은 회사를 더욱 키우고 싶던 차에 과일음료인 스내플이 눈에 들어오자 바로 인수를 검토했다.게토레이와 시너지를 낼 것으로 확신하고 수년째 매출이 떨어지고 있는 스내플을 거금을 들여 1994년에 인수했다. 그러나 기대하던 시너지는 나지 않고 매출은 계속 떨어졌다. 스미스버그 회장은 스내플을 포기하자는 내부 의견을 무시하고 오히려 대대적인 마케팅을 벌였으나 무용지물이었다. 결국 3년 만에 스내플을 헐값에 매각하고 몇 년 뒤 퀘이커오츠는 펩시코에 팔리는 운명을 맞았다.손 회장과 스미스버그 회장의 마음속에서는 어떤 일이 일어난 것일까. 손 회장은 알리바바 초창기에 마윈 회장의 프레젠테이션을 듣던 중 6분 만에 투자를 결정했고 대박을 터트렸다. 하지만 위워크에는 통하지 않았다. 스미스버그 회장도 스내플을 보고 확신이 들자 다른 투자 대상을 물색하지 않았다. 직감에 지나치게 의존하고 만약을 고려하지 않은 결정은 안전장치 없는 곡예와도 같다. 그 바탕에는 과거의 성공 경험이 자리 잡고 있었다. 주변의 반대가 귀에 들어오지 않은 이유다.조직에서 위로 올라갈수록 이러한 오류를 범하기 쉽다. 경쟁에서 이겨 높은 자리를 얻을수록 내가 옳다는 신념이 커진다. 반대 의견에 둔감해지고 내 주장을 강화하는 정보를 취사선택한다. 많은 조직에서는 윗사람의 의중을 미리 헤아려 정보를 끼워 맞추는 일도 벌어진다.실제로 댄 로발로 시드니대 교수팀이 5년에 걸쳐 1000건이 넘는 사업상의 결정들을 분석해 보니 활발하게 정보를 모으는 것 같지만 사실은 입맛에 맞게 조작하는 경우가 빈번했다. 어떻게 하면 이런 심리적 문제를 극복할 수 있을까.도전받는 기회를 기꺼이 수용하라기업데이터연구소 CEO스코어의 조사에 따르면 2023년 상반기 국내 시가총액 100대 기업에서 사외이사들의 반대표는 0.4%에 불과했다. 91개 기업에서는 단 하나의 반대표도 없었다. 견제와 감시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으면 리더는 독단의 위험에 노출되고 더 나은 대안의 가능성을 놓치게 된다.작년 11월에 워런 버핏 벅셔해서웨이 회장과 60여 년 단짝이었던 찰리 멍거 벅셔해서웨이 부회장이 타계했다. 버핏 회장과 멍거 부회장은 투자 스타일이 달랐다. 멍거가 버핏을 견제하는 역할을 했기에 벅셔해서웨이가 지금의 위치까지 올라올 수 있었다고 평가받는다. 버핏은 멍거를 ‘끔찍한 노(No) 맨’이라고 칭했지만 가장 큰 투자 성과를 묻는 질문에 ‘찰리 멍거를 영입한 것’이라고 답한 바 있다.세종대왕은 신하들과 정책을 논하는 경연을 매달 여러 번 개최할 만큼 토론을 즐겼다. 그때마다 재상 허조는 소수 의견을 내고 폐단을 조목조목 따졌다. 얼마나 집요했던지 세종이 ‘허조는 정말 고집불통이다’라고 했을 정도였다. 그러나 허조가 지적한 내용을 모두 점검하고 대비하도록 한 다음에야 정책을 시행했고 그를 항상 요직에 등용하며 아꼈다.건설적인 반대자가 조직에 없다면 어떻게 할까. 리더가 스스로 나서서 도전받는 기회를 만들어야 한다. 인텔의 신화를 쓴 앤디 그로브는 작은 바람이 언제든 태풍으로 돌변해서 비즈니스 구도를 뒤엎을 수 있으니 누구든 아무리 나쁜 뉴스도 자유롭게 말할 수 있어야 조직이 살아남을 수 있다고 했다. 활발한 토론이 없이 회의가 끝날 기미가 보일 때는 딴지를 잘 걸고 거친 질문을 잘하는 직원을 항상 불렀다.그렇지만 대부분의 직원은 밉보일 수 있다는 우려에 반대 의견을 내기가 쉽지 않다. 충분히 의견이 도출되지 않았다고 느낀다면 리더가 나서서 반대자 역할을 해야 한다. GM을 30여 년간 경영한 앨프리드 슬론은 만장일치로 생각이 모아지면 최종 결정을 미루고 참석자들에게 다음 회의 때까지 반대할 이유를 가져오게 했다. ‘우리가 놓친 건 없을까요?’, ‘다른 방법은 없을까요?’ 와 같은 질문은 집단사고를 막고 원점에서 다시 생각해보게 한다.이때 참석자 한 명, 한 명에게 질문하는 것이 효과적이다. 불특정 다수에게 질문을 던지면 서로 눈치를 보기 때문이다. 또 리더가 ‘답정너(답은 정해져 있고 너는 대답만 해)’ 표정을 하고 있으면 아무 효과가 없다.리더가 ‘나도 틀릴 수 있다’, ‘도움을 구한다’는 자세를 보일 때 진정한 의견을 끌어낼 수 있다. 세종대왕은 신하들에게 왕의 잘못을 거침없이 말하게 했고 임금에게 올린 말은 어떤 경우에도 죄를 묻지 않겠다고 천명했다. 허조의 간언의 배경에는 세종의 이러한 원칙이 있었다.최악의 상황을 생생하게 떠올리고 대비하라경영학 구루 짐 콜린스는 절체절명의 위기에서 살아남은 조직의 리더들이 어떤 특성을 갖고 있는지 연구했다. 그들은 ‘결국은 잘 될 거야’라는 희망과 동시에 냉혹한 진실을 직시하는 심리적 양면성을 갖추고 있었다. 이러한 마음가짐을 짐 콜린스는 ‘스톡데일 패러독스’라고 명명했다.스톡데일은 베트남전쟁에서 포로로 잡혀 8년간의 모진 고문과 극심한 고통을 이겨낸 미국 장교였다. 짐 콜린스는 그에게 어떤 사람들이 포로 생활에 잘 적응했는지를 물었다. 곧 풀려날 거라고 낙관만 한 포로들은 죽었지만 삶의 의지를 불태우면서도 현실을 바로 보고 대처한 사람들은 살아남았다고 그는 말했다.나심 니콜라스 탈레브는 2008년 금융위기 직전에 저서 ‘블랙스완’에서 곧 금융위기가 닥칠 것이라고 예고해서 월가의 현자로 불린다. 17세기 말에야 호주에서 검은 백조가 발견됐듯이 예기치 못한 일은 언제든 일어날 수 있으니 낙관을 경계하고 냉정하게 현상을 들여다보라고 말한다.화웨이 창업자 런정페이는 아예 본사 연못에 블랙스완을 가져다 뒀다. 우리의 사고는 일정한 범위에 갇히기 쉬우니 늘 경각심을 유지하자는 의도에서다.권오현 전 삼성전자 최고경영자는 연구소에만 있다가 적자 사업부로 발령을 받으면서 고심이 컸다. 이겨내겠다는 마음가짐과 동시에 경영을 모른다는 사실을 인정하고 향후 닥칠 수 있는 최악의 상황들을 모두 뽑아 미리 대비책을 세워두었다. 어떤 문제도 그 범위를 벗어나지 않았고 사업부를 정상화시킨 그는 더 큰 조직을 맡으며 승승장구할 수 있었다.세계적 석유 회사 쉘은 1960년대에 재난 상황들을 가정하고 역으로 시나리오를 만들어 환경 변화를 지속적으로 관찰했다. 1970년대 석유 파동, 중동전쟁을 겪으며 다른 석유 기업들이 파산할 때 쉘은 업계 7위에서 2위까지 도약했다.하지만 변화를 감지하는 우리의 능력에는 한계가 있기 마련이다. 서서히 데워지는 물속의 개구리처럼 순응하다가 감당 못 할 상황에 처할지 모른다. 물 밖으로 튀어나갈 신호가 필요하다. 새로운 마케팅 활동에 대한 고객 반응률의 최저 수준이나 신규 투자의 손실 상한선과 같은 장치를 설정하면 주의력을 잃지 않으면서도 불안감을 줄일 수 있다. 자동차 계기판의 경고등은 차가 고속도로 한가운데서 멈춰서는 사태를 막아주고 마음 편하게 운전하게 해준다.2024년 CES를 보며 기술의 급성장뿐만 아니라 이종 분야들의 합종연횡과 전통 산업들의 적극적인 방어에 눈길이 간다. 한 발짝 빠르게 판단하고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아야 시장에서 살아남고 앞서 나갈 수 있는 시대다. 한편으로 조급함과 막연한 낙관은 경계해야 한다.믿음이 강할수록 도전받는 기회를 만들어 빈틈은 메우고, 냉정을 찾는 장치를 둬 함정은 피하는 지혜를 발휘하자.이용수 IGM세계경영연구원 교수* IGM세계경영연구원은 한경 이코노미에 칼럼을 연재하고 있습니다. 해당 칼럼 보기
    작성자 작성일 02-29 조회 1852
  • 297
    [프리즘] 수소 에너지의 주요 기술과 비즈니스 동향 (…
    수소 에너지가 만들어지고 활용되는 전체 과정은 크게 생산, 저장 및 운송, 활용의 3단계로 나눌 수 있다. 국내의 경우, 정책 기조가 수소 활용 단계에 초점을 두고 있어, 활용 기술의 연구 개발에 자원과 역량이 집중되어 있다. 실제로 연료 전지, 수소 모빌리티 등의 분야는 국내 기업의 기술력과 비즈니스가 세계를 선도하고 있다. 그러나 수소 경제의 전체 과정 안에는 훨씬 다양한 기술과 비즈니스 기회가 포진해 있다.3단계 중 먼저 생산, 저장 및 운송 단계에서 어떤 핵심 기술이 있는지 살펴보고, 각 기술의 현재 비즈니스 현황을 알아보자.수소 에너지의 가치사슬 (Source: CBInsights, IGM 재구성)생산1) 수전해수전해는 물(H2O)에 전기를 가해 수소(H)와 산소(O) 원자를 분리하여 수소를 얻는 기술이다. 태양광, 풍력등 재생에너지로 만들어진 전기를 사용하면 고순도의 그린 수소를 얻을 수 있다. 수전해는 설비 종류에 따라 알칼라인(AEC), 고분자 전해질(PEM), 고체산화물(SOECs) 등 다양한 방식으로 나뉘어진다.각 수전해 방식별로 글로벌 핵심 기업이 주축이 되어 꾸준한 개발과 발전이 이루어지고 있다. 알칼라인 수전해(AEC)의 경우, 노르웨이의 넬 하이드로젠(Nel Hydrogen), 독일의 티센크루프(Thyssenkrupp)가 원천 기술과 제조 시설을 보유하고 있으며, 고분자 전해질막 수전해(PEM)의 경우, 독일의 지멘스 에너지(Siemens Energy)가 기술을 선도하고 있다.고체산화물 수전해(SOECs)는 미국의 블룸 에너지(Bloom Energy)가 기술을 보유한 대표 기업이다. 국내 기업들도 수전해 원천 기술 획득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SK에코플랜트는 2018년부터 블룸 에너지와 전략적 협력관계를 맺고, 고체산화물 수전해 기반 국내 그린 수소 생산 실증을 이어가고 있다.2) 암모니아 크래킹암모니아 크래킹은 암모니아(NH3)를 수소(H)와 질소(N)로 분리하여 수소를 얻는 기술이다. 암모니아는 탄소 원자(C)가 없어 분리 과정에서 탄소가 발생하지 않으므로, 청정 수소를 생산할 수 있다.해외에서는 암모니아 기반 수소 생산 기술 상용화가 속속 이루어지고 있다. 호주 연방과학원(CSIRO)에서는 2018년 세계 최초로 암모니아에서 분리한 수소를 수소전기차 연료로 주입하는데 성공했으며, 암모니아 분해 기술을 기반으로 한 이동식 수소 충전소 실증도 마쳤다.국내에서는 원익머트리얼즈가 최초로 암모니아 수소 추출 자체 기술 확보에 성공했으며, 사업화 추진 중이다. 국내 암모니아 연료전지 시스템 스타트업 아모지는 세계 최초로 암모니아 크래킹 설비를 1/100로 소형화 하는데 성공해 올해 6개국의 투자를 받았다.저장 및 운송수소의 저장과 운송 단계는 수소를 저장하는 형태에 따라 크게 4가지로 나눌 수 있으며, 운송 방법은 저장 형태에 따라 달라진다. 이 중 최근 가장 주목받는 영역은 액화 수소와 암모니아 관련 기술이다.수소의 저장 형태별 특징 (Source: 한국석유공사 석유정보센터(PISC), 국민일보) 1) 액화 수소 저장 기술수소를 극저온(-253°C)에서 액체 상태로 변환하는 방법으로, 수소 경제 활성화를 위한 핵심 기술로 꼽히고 있다. 액화 수소는 기체에 비해 좁은 면적에 많은 양을 저장할 수 있으며, 고압 용기를 사용할 필요가 없어 더 안전하다. 그러나 보관과 운반 과정에서 극저온 상태를 유지해야 하므로 높은 기술력이 필요하다.많은 국내 대기업이 액화 수소 시장을 조기 선점하기 위한 사업을 추진 중이다. 국내 액화 수소 생산 기업으로는 SK E&S, 두산에너빌리티, 효성 중공업 등이 있다. 특히, SK E&S는 인천에 연 3만톤 규모의 액화 수소를 생산할 수 있는 초대형 플랜트를 완성해, 작년 말 본격 가동했다.대규모 액화 수소 변환과 더불어 뜨고 있는 것은 대륙간 대용량 운송이 가능한 액화 수소 운반선이다. 해외의 저렴한 청정 수소를 액화 수소 형태로 수입하기 위해서 꼭 필요하다. 우리나라와 마찬가지로 신재생에너지 발전단가가 높은 일본은 2015년부터 호주, 브루나이로부터 그린 수소를 수입하기 위한 실증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2022년에는 가와사키 중공업에서 진수한 세계 최초 8,000톤급 액화수소 운반선 ‘스이소 프론티어(Suiso Frontier)’를 출항하였다.국내에서는 현대 글로비스가 한국조선해양, 현대미포조선과 협력하여 액화수소 운반선을 개발 중이며, 2020년 선박 건조를 위한 첫 단계인 ‘기본승인 인증(AIP)’을 마쳤다.2) 암모니아 저장 기술액화 수소와 함께 수소의 저장 및 운반 문제의 돌파구로 떠오르고 있는 매체는 암모니아다. 암모니아는 액화점이 수소보다 높아(-33°C), 극저온을 유지해야 하는 액화 수소에 비해 기술적 난이도가 낮다. 따라서 파이프라인이나 선박, 트럭 등 일반적인 방식으로도 저장 및 운송이 용이하다. 또한 부피에너지밀도가 액화수소의 거의 2배에 가까워서 같은 양의 수소를 운반하는데 드는 운송비가 절반 수준이다. 그러나 보관과 운반 과정에서 악취와 독성 문제를 극복해야 한다는 과제가 있다.암모니아 형태로 수소를 해외 수입하는 방법은 기존 LPG 운송선 등 운송 인프라가 이미 갖추어져 있어 추가 투자가 필요 없다. 대신 현재 각광받는 분야는 암모니아로 수소를 저장, 운반하는 것을 넘어서, 차세대 연료 자체로 사용하는 기술이다.특히, 선박 분야에서 암모니아 추진 기술이 빠르게 상용화되고 있어, 국제에너지기구(IEA)에 따르면 암모니아가 2050년 선박 연료 수요의 45%를 차지할 것으로 보인다. 국내에서는 삼성중공업이 2019년부터 암모니아 추진 선박 기술을 개발하고 있으며, 최근 거제 조선소 내에 암모니아 실증 설비를 조성하는 등 실선화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References>· “Global Hydrogen Review 2023”, 2023.06, IEA· “Hydrogen: the next big bet on the path to new energy”, 2022.11.22, Kearney· “Five charts on hydrogen’s role in a net-zero future”, 2022.10, McKinsey Insights· “Hydrogen Forecast to 2050”, 2022, DNV· “수소 산업의 현재와 미래”, 2023.5.25, Kearney Insight Seminar· “에너지 대전환 시대, 수소경제 관련 변화와 대응전략”, 2019.10.29, Kearney Insight Seminar· “그린수소: 넷제로 실현 가속화 동인”. 2023.6, Deloitte Insights· “기후 기술과 수소 경제의 부상”, 2022 No.24, Deloitte Insights· “2022 녹색산업 인사이트, 수전해 기술”, 2022.12, 서울시녹색산업지원센터· “연료전지 시장 및 산업 동향과 시사점”, 2022, GTC녹색기술센터· “수소생산에서 활용까지, 수소경제에서 찾는 기회”, 2021, 삼정KPMG경제연구원· “에너지백과, 수전해”, 2023.5.15, SK E&S 미디어룸· “2030년 세계 수소생산량 1100만톤..그린수소가 70% 차지”, 2022.2.15, 가스신문
    작성자 작성일 02-26 조회 2835
  • 296
    [시금치] 세계 최초로 고령화 사회에 진입한 프랑스가 …
    #1. 우체국 직원이 나 대신 부모님을 돌본다?프랑스 우정공사 ‘라포스트(La Poste)’의 직원들은 우편 배달만 하는 것이 아니라, 독거노인을 위한 아주 특별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습니다. 바로, 2017년부터 시행한 ‘우리 부모님을 돌봐주세요(VSMP, Veiller Sur Mes Parents)’ 서비스인데요. 나이든 부모님을 가까이서 돌보지 못하는 자녀가 이 서비스를 신청하면, 우편 배달부는 부모님 집에 정기적으로 방문해서 대화를 나누고 안부도 확인해줍니다. 어떻게 우체국이 노인 돌봄 서비스를 시작하게 되었을까요?세계 최초로 고령화 사회에 진입했던 프랑스는 우리나라보다 훨씬 오래 전부터 고령 인구의 증가를 중요한 이슈로 다루고 있었습니다. 특히 자녀가 노부모와 멀리 떨어져 생활하는 경우가 많아지면서, 노인 고독사가 심각한 사회 문제로 떠오르고 있었죠.그런데 라포스트의 상황도 좋진 않았는데요. 종이 편지가 메일이나 메신저로 대체되면서, 편지 배달 수가 10년 간 50% 정도 급속히 감소하고 있었습니다. 라포스트는 25만 명의 직원을 해고하지 않고 사업을 이어갈 돌파구가 필요했습니다. 이때 ‘고령화’라는 인구 문제와 ‘프랑스 전역의 배달 네트워크, 고객과의 대면 소통’이라는 자사 역량을 연결해 이 노인 돌봄 서비스를 시작한 것입니다.이 서비스는 자녀 뿐 아니라 적적한 노부모에게도 큰 사랑을 받으면서, 식품이나 처방전 배달, 가구 조립과 간단한 집수리 등으로도 서비스 영역이 확장됐습니다. 사회 문제 속에서 기회를 포착해 단순 우체국에서 가사 종합 서비스 기업으로 변신하고 있는 라포스트, 그들의 다음 행선지는 어디일까요?'우리 부모님을 돌봐주세요' 서비스 © La Poste #2. 카메라나 웨어러블 장치도 없이, 넘어지는 것을 포착한다?다른 나라도 유사하지만, 프랑스에서는 65세 이상의 노인의 낙상 사고가 사고사 원인 1위인만큼 중요한 문제입니다. CES 2024에서 소개된 프랑스 스타트업 ‘조 케어(Zoe Care)’는 노인을 위한 독특한 낙상 감지 시스템을 개발했는데요.큰 차별점은, 다른 감지 시스템과 달리 카메라 센서나 녹음, 웨어러블 기기를 전혀 사용하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그저 집안 벽면에 플러그를 꼽으면, 플러그에 내장된 AI가 와이파이 전파 변화를 분석해서 넘어지는 움직임을 감지할 수 있습니다.덕분에 노인은 항상 기기를 착용하고 있을 필요도 없고, 집 전체에 카메라를 설치해서 지켜보고 있다는 느낌을 받지 않을 수 있습니다. 그리고 만약 위급상황이 생기면 간병인이 빠르게 대처할 수 있도록 앱으로 경고 알림을 보내줍니다.또 다른 차별점은 모든 데이터가 클라우드에 저장되지 않고 플러그에서 처리된다는 것인데요. 조 케어에 따르면, 앱으로 보내는 경고 메시지만이 유일하게 남는 정보라고 합니다. 덕분에 집에 머무는 노인은 개인 정보 침해에 대한 걱정을 덜고 사용할 수 있습니다.낙상 감지 시스템 © Zoe Care2050년이 되면, 전세계 고령인구는 20%가 넘는다는데요. 특히 우리나라는 고령화 속도가 가장 빨라서 2040년에 3명 중 1명이 65세 이상 노인일 것으로 전망하고 있죠. 어떤 비즈니스도 늙어가는 세상을 비켜갈 순 없습니다. 우리 기업은 초고령 사회에 어떻게 대응하면 좋을지 생각해 봅시다!* 매주 금요일, IGM 시금치를 메일로도 받아볼 수 있습니다. 뉴스레터 구독하기
    작성자 작성일 02-23 조회 21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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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프리즘] 떠오르는 미래 동력, 수소 에너지란?
    2050 탄소중립 선언 이후, 글로벌 에너지 정세가 빠른 속도로 변하고 있다. 전세계적으로 탄소중립을 향한 정책적 압박이 더욱 강화되었으며, 산업화 이후로 이어져 온 화석 연료 중심 에너지 인프라에서 벗어나기 위한 움직임이 본격화되었다.이러한 기조 아래, ‘미래의 석유’로 불리며 주목받고 있는 신에너지원은 바로 ‘수소’다. 국제 에너지 기구(IEA)에 따르면, 글로벌 수소 활용량은 2020년 기준 9천만 톤에서 2050년 5억 톤까지 증가할 전망이다. 수소 에너지란 무엇이고, 수소가 각광받는 이유는 무엇일까?수소 에너지란?수소(H2)는 우주 질량의 75%를 차지할 만큼 풍부하며, 불꽃에 노출시키면 폭발적인 연소 반응을 통해 열 또는 전기 에너지를 얻을 수 있다. 또한 수소는 연소 시 오직 물(H2O)과 극소량의 질소산화물 외에는 탄소나 오염 물질을 전혀 배출하지 않아 친환경 에너지원으로서 무한한 가능성을 가지고 있다. 그렇다면 모든 수소는 전부 청정 에너지일까?수소는 생산 방식에 따라 그레이 수소, 블루 수소, 그린 수소로 나누어진다. 그레이 수소는 화석연료를 활용하여 메탄을 고온/고압에 반응시켜 수소를 추출하는 추출 수소, 또는 석유화학 및 철강 공정 중 부수적으로 발생하는 부생 수소를 말한다. 그레이 수소는 생산 과정에서 다량의 탄소가 배출되므로 청정 에너지가 아니며, 탄소 배출 감축을 위해서는 생산을 감소할 필요가 있다.블루 수소는 그레이 수소와 생산 방식은 같으나, 발생한 탄소를 대기로 배출하지 않고 CCUS(Carbon Capture, Utilization & Storage, 탄소 포집 활용 저장) 기술을 사용해 따로 저장한다는 점에서 차이가 있다. 대부분의 국가에서 블루 수소도 청정 수소로 인정하고 있다.그린 수소는 신재생에너지로 생산된 전력을 활용해 물을 분해하는 수전해로 생산되는 수소로, 탄소 발생이 전혀 없는 이상적인 청정 수소이다. 그러나 신재생에너지로 전력을 생산하는 단가가 높고, 수전해 설비 효율이 낮아 아직은 전체 생산되는 수소 중 차지하는 비중이 미미하다. 앞으로 수소 에너지가 지속가능한 발전 동력이 되려면, 그린 수소를 비롯한 청정 수소의 생산 기술 개발이 필수적이다.생산 방식에 따른 수소 유형 (Source: 포스코 뉴스룸 / IGM 재구성)수소는 왜, 지금 떠오르고 있을까?2002년 미국 정부의 ‘수소 경제 이니셔티브’ 발표를 계기로, 미래 에너지원으로서 수소의 가능성이 세상에 알려지기 시작했다. 그러나 기술 미성숙, 인프라 부족이라는 한계와  셰일 가스, 샌드 오일의 발견으로 인한 국제 유가 하락 이슈까지 겹치며, 2004년을 기점으로 수소에 대한 언급은 점차 줄어들기 시작했다.최근, 한동안 조용했던 수소에 대한 관심이 다시금 급부상하고 있다. 주요국들은 이미 수소 에너지를 기반으로 모든 산업과 경제 인프라를 구성하는 ‘수소 경제’로의 이행을 적극적으로 추진 중이다. 20년 만에 세계 에너지 패러다임을 바꿀 주인공으로 재등장한 수소, 그 이유는 무엇일까?1) 탄소 중립 요구 증대지난 2018년, 기후 변화에 관한 정부간 협의체(IPCC)는 2100년까지 지구 평균온도 상승폭을 1.5도 이내로 유지하기 위한 로드맵으로, 2050년까지 전세계 탄소 배출량을 0으로 만들어야 한다고 제시했다. 이 로드맵을 기반으로 전세계 각국은 ‘2050년 친환경 에너지 전환 100% 달성’을 선언하고, 화석 연료 중심 인프라를 벗어날 에너지 대전환을 준비하고 있다. 탄소 배출이 없는 동시에 고갈 위험 없이 풍부한 물질인 수소 에너지는, 상용화할 기술력만 갖춰진다면 당장 화석 연료를 대체할 수 있는 가장 이상적인 대안이다.2) 에너지 저장 및 운반 효율성수소는 질량 대비 에너지 밀도가 상대적으로 높아(천연가스 대비 약 3배), 다양한 에너지원에서 생산된 에너지를 저장하고 운반하는 매체로 활용이 가능하다. 특히, 배터리나 전선을 이용해야 하는 전기 에너지에 비해 저장이 효율적이고, 원거리 운송에도 에너지 손실이 비교적 낮다. 최근 많은 기업에서는 강화된 탄소 규제에 대응하면서 동시에 비용 경쟁력을 유지하기 위해, 해외의 저렴한 신재생 에너지를 수입하기 위한 수요가 대폭 증가하고 있다. 이런 배경에서 수소 저장 운반 기술은 앞으로 에너지 수출입의 기반 기술이 될 전망이다.3) 생산 경제성 향상수소 에너지 상용화의 최대 장벽이었던 생산 경제성 문제도 빠르게 해결되고 있다. 현재 그린 수소 생산 단가는 kg당 평균 8달러로, 대규모 산업용으로 쓰이기는 아직 어렵다(그레이 수소 0.5달러/kg, 블루 수소 1~2달러/kg). 그러나 최근 전세계적으로 수소 기술 시장이 빠른 속도로 성장하고 있어, 근시일 내에 규모의 경제가 일어날 것으로 기대된다.대표적인 수소 기술인 수전해 기술(태양광, 풍력, 수력 등 재생에너지로 물을 전기 분해해 수소를 추출하는 기술)의 경우, 재생에너지 대량 발전 및 수전해 설비의 대량 구축이 주요국 중심으로 이미 실현되고 있다. 성공할 경우, 2030년에는 청정 수소 생산 단가가 kg당 1.5달러까지 하락할 것으로 보인다.<References>· “Global Hydrogen Review 2023”, 2023.06, IEA· “Hydrogen: the next big bet on the path to new energy”, 2022.11.22, Kearney· “Five charts on hydrogen’s role in a net-zero future”, 2022.10, McKinsey Insights· “Hydrogen Forecast to 2050”, 2022, DNV· “수소 산업의 현재와 미래”, 2023.5.25, Kearney Insight Seminar· “에너지 대전환 시대, 수소경제 관련 변화와 대응전략”, 2019.10.29, Kearney Insight Seminar· “그린수소: 넷제로 실현 가속화 동인”. 2023.6, Deloitte Insights· “기후 기술과 수소 경제의 부상”, 2022 No.24, Deloitte Insights· “2022 녹색산업 인사이트, 수전해 기술”, 2022.12, 서울시녹색산업지원센터· “연료전지 시장 및 산업 동향과 시사점”, 2022, GTC녹색기술센터· “수소생산에서 활용까지, 수소경제에서 찾는 기회”, 2021, 삼정KPMG경제연구원· “에너지백과, 수전해”, 2023.5.15, SK E&S 미디어룸· “2030년 세계 수소생산량 1100만톤..그린수소가 70% 차지”, 2022.2.15, 가스신문
    작성자 작성일 02-21 조회 2009
  • 294
    [프리즘] 생성형 AI를 ‘책임 있게’ 사용하려면?
    꼭 완수해야 할 모두의 숙제, 생성형 AI를 ‘책임 있게’ 사용하기생성형 AI의 무한한 잠재력만큼, 다양한 리스크도 뒤따른다. 실제 ‘기업을 경영하는 데 어떤 리스크 요소가 있는지’ 묻는 가트너의 2023년 2Q 설문조사에서 ‘생성형 AI’가 2위로 급부상했다. 먼저 생성형 AI가 초래하는 리스크를 살펴보자.도입 전에기업이 생성형 AI의 리스크를 사전대응하기 위해 중점을 둬야 할 핵심 키워드는 ‘신뢰’와 ‘윤리’다. 생성형 AI를 적극적으로 도입하기 전에 다음과 같은 질문부터 던져보자.· ‘AI 기술을 개발하고 배포하는 과정이 윤리적이고 사회적 가치를 존중하는 방향으로 이뤄졌는가?’· ‘사용자들은 생성형 AI 애플리케이션이 내놓은 답을 믿을 수 있는가?’· ‘믿을 수 없다면, 앞으로 어떻게 해야 신뢰할 수 있는가?’활용할 때글로벌 컨설팅사, 맥킨지는 생성형 AI의 ‘리스크’와 ‘가치 창출’의 균형을 맞추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한다. 기업 자체적으로 생성형 AI의 윤리 원칙과 가이드라인을 세우고, 리스크와 가치의 균형을 고려해 활용해볼 만한 사례를 찾아야 한다.가령, 마케팅 콘텐츠 초안을 작성하는 업무처럼 가치와 리스크가 모두 낮은 작업에 생성형 AI를 먼저 활용해본 후, 점진적으로 가치와 리스크 모두 높은 작업도 계획해보는 것이다.평소에기업은 생성형 AI 규제 동향을 파악하고, 이를 고려해 안전 대책을 마련해 나가야 한다. 현재 미국, 영국, EU, 한국 등 주요 국가들은 AI 규제에 대한 주도권을 둘러싸고 규제 방향과 내용에 대해 열띤 논의를 펼치고 있다.2023년 11월, 제1회 AI 안전 정상회담에서 28개 국가들은 AI 위험성을 공동으로 논의하고 관리하기 위한 ‘블레츨리 선언’에 합의했다. 얼마 후, 미국, 한국, 영국 등 18개 국가는 AI 국제 가이드라인을 발표했다. AI 시스템 설계부터 개발, 배포, 유지, 관리까지 프로세스 단계마다 필요한 권장 사항을 담았다.또한 각 국가마다 실질적인 규제 내용이 다르기 때문에, 그에 맞게 기업 내부 프로세스, 문화, 인력 등도 적절히 조정할 필요가 있다.생성형 AI 탐색을 넘어, 그 이상을 시작해야 할 때얼마 전, 국제학술지 ‘네이처(Nature)’의 ‘2023년 과학자 10인’에 ‘챗GPT’가 선정됐다. 사람이 아닌 기술이 선정된 것은 최초다. 생성형 AI가 과학계에서 주목할 만한 성과를 냈고, 앞으로의 과학 발전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것을 인정받은 것이다.이제 생성형 AI를 통한 기술 발전과 비즈니스 혁신은 거스를 수 없는 흐름이다. 리스크 관리, 구성원의 리스킬링 등 기술 발전에 수반되는 과제를 해결하면서, 우리 산업과 조직에 어떻게 생성형 AI를 접목하여 경쟁력을 강화할 수 있을지 고민해야 한다.이때 단순히 생산성을 높이는 사례 뿐 아니라, 생성형 AI를 전략적 파트너로 삼고 자사의 데이터를 최대한 활용할 수 있는 방식으로 접근하는 사례를 발굴하는 것이 중요하다. 그러려면 AI 전문가가 아닌, 업무 전문가가 생성형 AI를 이해하고 어떻게 활용할지 판단할 수 있어야 할 것이다.그 어느 때보다 AI 기술이 대중화되고 있는 지금, 우리 조직은 생성형 AI 생태계 위에 올라탈 준비를 마쳤는가?<References>· “Phi-2: The surprising power of small language models”, 2023. 12. 12, Microsoft Blog· “Capturing the full value of generative AI in banking”, 2023. 12. 5, Mckinsey&Company· “Citi Used Generative AI to Read 1,089 Pages of New Capital Rules”, 2023. 10. 27, Bloomberg· “The state of generative AI adoption in business”, 2023. 10. 23, Kearney· “Top 10~12 Strategic Technology Trends for 2022, 2023, 2024”, 2023. 9. 15, Gartner· “Generative AI Market Size, 2023-2030”, Fortune Business Insights· “New A.I. Chatbot Tutors Could Upend Student Learning”, 2023. 6. 8, The New York Times· “Managing the Risks of Generative AI”, 2023. 6. 6, Harvard Business Review· “What every CEO should know about generative AI”, 2023. 5. 12, Mckinsey&Company· “Goldman Sachs CIO Tests Generative AI”, 2023. 5. 2, Wall Street Journal· “Exploring opportunities in the generative AI value chain”, 2023. 4. 26, Mckinsey&Company· “가장 유능하고 범용적인 AI 모델 제미나이(Gemini)를 소개합니다”, 2023. 12. 7, Google Blog· “Generative AI가 바꿀 미래, 기업은 어떻게 준비할까?”, 2023. 11. 13, Kearney Blog· “삼성전자, ‘삼성 AI 포럼’서 자체 개발 생성형 AI ‘삼성 가우스’ 공개”, 2023. 11. 8, 삼성 뉴스룸· “‘직원을 신나게 하라’, 월마트의 생성형 AI 여정 살펴보기”, 2023. 10. 23, CIO Korea· “웅진씽크빅, Azure OpenAI 기반 생성 AI로 소통과 교육의 새로운 연결고리 만들어”, 2023. 8. 29, Microsoft· “새로운 초현실 세계로, 영화를 바꾸고 있는 생성형 AI”, 2023. 6. 9, MIT Technology Review
    작성자 작성일 02-19 조회 3807
  • 293
    [시금치] 디즈니가 37년 동안 똑같은 슈퍼볼 광고를 …
    세계 최대 규모의 스포츠 행사인 ‘NFL 슈퍼볼(북미 미식축구 리그 결승전)’이 막을 내렸습니다. 올해도 약 1억 2천만 명이라는 경이로운 시청자 수를 달성했는데요. 이는 아폴로 11호의 달 착륙 중계 이후 최고 수치라고 합니다. 그래서인지 역시 수많은 기업들이 30초당 700만달러(약 93억원)에 달하는 비용에도 불구하고 광고를 싣기 위해 치열하게 경쟁했죠.광고 전쟁 사이에서 눈에 띄려면 매해 새롭고 참신한 아이디어가 필수인데요. 놀랍게도, 슈퍼볼에 등장하는 광고 중에는 37년째 똑같은 것이 있습니다. 바로, 슈퍼볼 우승팀 MVP에게 묻는 질문 “앞으로의 계획은 무엇인가요?(What’s next?)”입니다. 올해의 MVP가 된 캔자스시티 치프스의 패트릭 마홈스는 이렇게 외쳤죠. “디즈니 월드에 갈 거예요!(I’m going to Disney World!)”얼핏 ‘디즈니 월드가 저 정도로 가고 싶었나?’ 생각하기 쉽지만, 사실 인터뷰는 1987년도부터 이어진 디즈니의 마케팅 캠페인입니다. 오직 MVP에게만 요청하는 이 한 마디는 오늘날까지 이어지는 슈퍼볼의 전통이자, 정상에 선 운동선수가 커리어 정점을 달성한 기쁨을 표현하는 관용구처럼 사용되고 있죠.이 마케팅이 시작된 계기는 한 저녁식사 자리였는데요. 1987년 어느 날, 월트 디즈니 전 CEO 마이클 아이즈너 부부는 조종사 딕 루탄과 식사를 하고 있었습니다. 딕 루탄은 당시 최초의 무착륙 세계일주 비행이라는 영웅적 기록을 세운 직후였습니다. 그런 그에게 아이즈너는 “당신은 인생 목표를 이룬 것 같은데, 앞으로 계획은 뭔가요?”라고 물었습니다.그러자 딕은 농담을 섞어 이렇게 대답합니다. “흠... 디즈니 월드에 가려고요.” 이 대화에서 큰 영감을 얻은 아이즈너는 딕 루탄의 말을 디즈니 마케팅 슬로건으로 만들 결심을 합니다. 인생 최고로 행복한 순간에 떠오르는 곳이 바로 ‘디즈니 월드’라는 메시지를 전할 수 있는 완벽한 표현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죠. 하지만 우승팀이 결정되기도 전에 어떻게 광고를 준비할 수 있었을까요?디즈니는 미리 결승에 오른 양팀의 MVP후보들에게 우승 후 ‘디즈니 월드에 가겠다’는 한마디를 조건으로 광고를 제안했습니다. 대신, 경기 결과와 상관없이 광고비 지급을 보장하고, 금액은 7만 달러 정도로 기존보다 낮게 책정했습니다. 선수 입장에서 큰 돈이 걸린 경기를 한다는 심리적 부담이 없게끔 말이죠. 결과는 대성공이었습니다.1987년 우승팀 뉴욕 자이언츠의 쿼터백 필 심스의 “난 디즈니 월드에 갈 거예요!”라는 기쁨에 젖은 외침은 전세계 시청자들에게 큰 화제를 모았습니다. 이 광고는 그 후로도 꾸준히 이어지며, ‘행복한 순간은 곧 디즈니 월드’라는 대중의 인식을 확실히 얻게 되었습니다. 브랜드가 추구하는 정체성, 명확한 메시지 그리고 정확하게 계산된 타이밍이 만들어 낸 최고의 마케팅이 아닌가 싶습니다. 콘텐츠로 넘쳐나는 요즘, 이제는 15초의 광고조차 길게 느껴지는데요. 우리도 디즈니처럼 단순하지만 강력한 한 마디를 만들어보면 어떨까요?1987년부터 이어진 슈퍼볼 챔피언들의 외침 “디즈니 월드 간다!” ⓒFlea Flickerr Football* 매주 금요일, IGM 시금치를 메일로도 받아볼 수 있습니다. 뉴스레터 구독하기
    작성자 작성일 02-16 조회 19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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