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안 움직이는 직원? 동기부터 부활시켜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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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작성일 2026-07-21 13:07 조회 8 댓글 0본문
“당장 눈앞의 목표를 맞추기도 벅찬데 직원들은 도무지 스스로 움직이지 않아요.”
많은 경영자와 팀장들이 모이면 이구동성으로 토로하는 고민이다. 특히 20~30대 젊은 구성원 비중이 높아지면서 “세대 차이 때문에 소통이 안 되고 옛날 방식으로 동기부여를 하기가 불가능하다”고 고개를 가로젓는다. 결국 리더들이 선택하는 것은 더 촘촘한 목표 설정, 하루에도 몇 번씩 실적 점검, 그리고 인센티브나 고과라는 ‘당근과 채찍’이다.
하지만 우리가 철석같이 믿고 있는 이 ‘성과 중심의 통제 시스템’이 오히려 조직을 파멸로 이끄는 독약이 될 수 있다면 어떨까.
잘못 설계된 보상 제도의 결과는...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속에서도 건재하며 전 세계 금융회사들의 롤모델로 칭송 받던 미국 웰스파고(Wells Fargo) 은행의 사례는 리더십 역사에 거대한 경종을 울린다. 당시 경영진은 “철저하게 실적에 따라 평가하고 연봉을 주겠다”고 선언하고 하루에 무려 4차례나 실적을 점검하며 직원들을 압박했다. 그 결과는 참혹했다. 실적 압박에 시달린 5300여 명의 직원들이 생존을 위해 고객 명의를 도용해 200만 개가 넘는 유령 계좌를 무단 개설한 희대의 금융 사기극이 벌어진 것이다.
이 현상의 본질을 이해하려면 과거 1800년대 영국 통치 시절 인도에서 발생했던 ‘코브라 효과(Cobra Effect)’를 들여다보아야 한다. 당시 길거리에 독사 코브라가 너무 많아 골머리를 앓던 영국 정부는 코브라를 잡아 오면 포상금을 주는 제도를 시행했다. 야생 코브라의 개체수를 줄이겠다는 단기적이고 직관적인 전술이었다.
하지만 이 보상 제도는 의도치 않은 비극을 낳았다. 주민들은 위험하게 야생 코브라를 잡으러 다니는 대신 포상금을 더 많이 쉽게 벌기 위해 사설 농장을 차려 코브라를 대량으로 사육하기 시작한 것이다. 뒤늦게 이 꼼수를 눈치챈 영국 정부가 포상금 제도를 전격 폐지하자 돈줄이 막힌 주민들은 가치가 없어진 코브라들을 길거리에 그대로 방생해 버렸다. 결과적으로 인도의 코브라 개체수는 제도를 시행하기 전보다 훨씬 더 늘어났다.
잘못 설계된 보상 제도가 원래의 목적을 완전히 배신하고 최악의 결과를 낳은 대표적 사례다. 웰스파고의 직원들 역시 태생부터 나쁜 사람들이 아니었다. 조직이 눈앞의 숫자에만 매몰되어 설계한 성과 압박 시스템이 평범한 직원들을 ‘코브라 키우는 농장주’로 내몰았을 뿐이다.
무엇이 동기를 이끄는가?
리더가 말하지 않아도 직원들이 상황에 맞춰 유연하게 대처하고 적응적 성과를 내게 만드는 원동력은 어디서 나오는가. 답은 인간을 움직이게 만드는 힘, 즉 ‘동기(Motive)’에 있다.
조직 프레임워크 연구의 대가인 닐 도쉬와 린지 맥그리거는 인간의 동기를 여섯 가지 스펙트럼으로 분류하고 이를 통해 조직의 성과를 예측하는 ‘총 동기(Total Motivation) 지수’를 정립했다. 이 이론의 핵심은 성과를 올리는 동기와 성과를 떨어뜨리는 동기가 명확히 구분된다는 점이다.
성과를 이끄는 긍정적인 ‘직접적 동기’ 세 가지는 즐거움(Play), 의미(Purpose), 성장(Potential)이다. 업무 자체가 재미있어서(즐거움), 내가 하는 일이 타인과 세상에 가치 있는 기여를 한다고 믿어서(의미), 이 일을 통해 내 역량이 발전한다고 느껴서(성장) 움직이는 동기다.
반면 효과는 빠르지만 성과를 장기적으로 갉아먹는 ‘간접적 동기’ 세 가지는 정서적 압박감(Emotional pressure), 경제적 압박감(Economic pressure), 타성(Inertia)이다. 리더를 실망시키지 않기 위해 혹은 고과 폭망을 피하려고(정서적 압박), 단순히 돈과 인센티브 때문에(경제적 압박), 혹은 어제도 했으니 오늘도 영혼 없이 반복하는(타성) 동기다.
미국에서 가장 존경받는 항공사이자 경이적인 성과를 이어가고 있는 사우스웨스트항공의 총 동기 지수는 경쟁사 평균(27점)을 압도하는 41점에 달한다. 저가항공사 특성상 턴어라운드 시간이 짧아 직원들이 느끼는 경제적·정서적 압박감이 동종업계보다 훨씬 높음에도 불구하고 사우스웨스트가 비상할 수 있었던 비결은 무엇일까. 리더들이 조직 내에 특유의 ‘Fun 문화’를 정착시켜 ‘즐거움’ 동기를 극대화하고 팀워크와 사명의식을 고취해 ‘의미’와 ‘성장’이라는 직접적 동기로 압박감 점수를 완전히 만회해버렸기 때문이다.
구성원의 동기를 부활시키는 불씨형 리더
과거처럼 하라면 해라는 식의 ‘거래형 리더’, 알아서 하겠지 방치하는 ‘방임형 리더’의 시대는 끝났다. 지금 현장의 리더들에게 필요한 것은 구성원의 마음속에 직접적 동기(즐거움·의미·성장)의 불을 지피는 ‘불씨형 리더십’이다. 제도나 회사의 보상 체계 탓만 할 필요가 없다. 리더가 일상적인 대화와 업무 지시 방식만 바꾸어도 총 동기 지수는 극적으로 도약한다.
첫째, 자율감(Autonomy)을 줌으로써 ‘즐거움’ 동기를 자극하라. 자율은 방임이 아니다. 조직의 원칙이라는 명확한 경계선(Waterline)을 정해주되 그 안에서 업무 프로세스를 다르게 시도하거나 자기다운 방식을 선택할 수 있는 자유재량을 허락하는 것이다. 꼼짝 말고 시키는 대로 문제를 풀게 한 팀보다 과목과 문항 수의 선택권을 준 팀의 성적이 훨씬 높다는 것은 이미 과학적 실험으로 증명됐다.
둘째, 기여감(Meaningfulness)을 심어줌으로써 ‘의미’ 동기를 자극하라. 업무를 지시할 때 단순히 “작년 매출 순위 뽑아와”라는 How와 What만 던지지 마라. “우리 팀의 올해 비용절감 방향을 잡기 위해 이 데이터가 꼭 필요해”라는 Why(목적과 신념)를 먼저 설명해야 한다. 자신이 만든 보고서나 결과물이 고객에게 어떤 긍정적인 영향력을 미쳤는지 피드백 영상을 공유하는 구글처럼 구성원이 조직의 거대한 지도 속에서 얼마나 중요한 한 조각을 담당하고 있는지 끊임없이 일깨워줘야 한다.
셋째, 성장감(Growth)을 확인시켜줌으로써 ‘성장’ 동기를 자극하라. 팀원들과 피드백 미팅을 할 때 “이번 달 실적 채웠어”라는 성과 목표만 다그치지 마라. 대신 “이번 주 업무를 처리하면서 새로 배운 점은 무엇인가”, “다음 단계로 레벨업하기 위해 리더인 내가 무엇을 도와줄까”를 질문하라. 일을 통해 내일의 내가 오늘보다 조금이라도 더 나아지고 있다는 감각을 맛보게 할 때 젊은 구성원들은 영혼을 갈아 넣어 자발적으로 몰입한다.
“세상은 기브 앤드 테이크”라며 돈과 고과로만 소통하는 거래형 리더 밑에 있는 팀의 총 동기 지수는 매우 낮을 것이다. 반면 구성원들의 마음속에 자율감, 기여감, 성장감의 불씨를 놓아주는 불씨형 리더의 팀은 총 동기 지수가 치솟는다.
당신은 오늘 출근해 팀원들에게 압박감의 채찍을 휘둘렀는가, 아니면 스스로 굴러가는 고성과 조직을 만드는 동기의 불씨를 나누어 주었는가.
성과 드라이빙의 패러다임을 바꿀 열쇠는 결국 리더의 올바른 질문과 동기를 자극하는 리더십에 달려 있다.
이준희 IGM세계경영연구원 교수
* IGM 한경비즈니스 칼럼을 정리한 글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