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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코로나 이후 ‘직원 경험’ 중요… 시스코, ‘순간’ 시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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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작성일 21-06-29 16:17 조회 5,785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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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년 12월, 중국에서 시작돼 전 세계로 번진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은 비즈니스의 풍경을 완전히 바꿔놨다.
국내에서는 대기업을 중심으로 모든 영역의 디지털 전환(Digital Transformation)이 빠르게 진행됐고, 재택근무가 보편화했다.
출근해서 매일 보던 동료들을 디지털 화면으로 만나야 했으며, 회의·워크숍·회식까지도 비대면으로 해야 했다.
직장 생활의 첫발을 내딛는 Z 세대(1997~2010년생) 신입사원들은 인공지능(AI) 면접을 보고, 임원과 팀장 정도만 있는 한적한 사무실이나
취업 준비를 하던 자신의 책상에서 업무를 시작해야 했다.

이렇듯 일터에서의 직원 경험(Employee Experience)은 달라진 세상만큼이나 새롭게 변했다. 국내외 많은 기업이 직원 경험에 다시 초점을 맞추는 이유다.
특히, 떨어져 일하는 직원들의 몰입과 생산성을 걱정하는 리더가 많아지면서 이를 높이는 직원 경험의 중요성은 더욱 커지는 추세다.

직원 경험은 고객 경험(Customer Experience)에 대응하는 개념이다. 채용 공고를 보는 순간부터 회사를 떠나는 순간까지, 직원이 회사에서 보고 듣고 느끼는 모든 것을 의미한다.
기업이 적극적으로 직원 경험을 관리했을 때의 효과는 이미 많은 리서치 결과를 통해 잘 알려졌다.
직원 경험이 직무 경험을 넘어 효과적으로 작용할 때 생산성은 25% 증가하며(McKinsey), 직원 경험을 잘 관리하는 상위 25%의 기업은 그러지 못한 하위 25% 기업과 비교해
두 배의 혁신, 두 배의 고객 만족, 25% 높은 이익을 달성한다(MIT CISR). 게다가 긍정적인 직원 경험 덕분에 몰입도를 끌어올린 직원이 조직을 떠날 확률은
87%나 적다(Corporate Leadership Council).

비대면과 디지털이 일상이 된 뉴노멀 시대에는 일과 삶 모두를 포괄하는 개인 맞춤화된 직원 경험 관리와 빅데이터·증강현실(AR)·가상현실(VR) 등
디지털 기술을 활용한 직원 경험 관리와 같은 새로운 방식들이 시도된다. 국내외 선도 기업들이 직원 경험을 어떻게 향상하고 있는지 사례를 통해 살펴보자.

시스코는 임직원이 입사 전부터 퇴직 후까지 회사에서 경험하는 모든 순간뿐 아니라 직원 개개인의 삶에서 일어나는 주요 사건까지 시각화해 관리한다. 사진 블룸버그
시스코는 임직원이 입사 전부터 퇴직 후까지 회사에서 경험하는 모든 순간뿐 아니라 직원 개개인의 삶에서 일어나는 주요 사건까지 시각화해 관리한다. 사진 블룸버그

시스코(CISCO)직원 경험의 중요한 순간을 시각화해 관리

정보기술(IT) 및 네트워킹 분야의 글로벌 선도 기업인 시스코는 임직원이 입사 전부터 퇴직 후까지 회사에서 경험하는 모든 순간뿐 아니라 직원 개개인의 삶에서
일어나는 주요 사건까지 시각화해 관리하는 대표적인 기업이다. 이는 기업이 고객 경험을 개선하고자 할 때,
구매 전부터 구매 이후까지 고객이 거치는 모든 경로를 쓴 후 단계마다 고객이 느끼는 감정을 도식화하는 ‘고객 경험 지도’를 그리는 것과 동일한 방식이다.

시스코가 직원 경험을 시각화하는 방식을 구체적으로 살펴보자. 가로 축에는 직원이 일과 삶에서 경험하는 모든 순간을 적고,
세로 축에는 직원 경험의 질을 표기해 그래프를 그리는 식이다. 이를 통해 직원들에게 어떤 순간에 어떤 경험이 의미 있거나 의미 없는지,
중요한 순간에 의미 있고 긍정적인 직원 경험을 만들기 위해서는 어떤 점을 개선해야 하는지 등을 찾아낼 수 있다.

예컨대, 입사 후 첫 주간 업무에 적응하는 과정, 경조사와 같이 직원 개인의 인생에서 중요한 순간에 회사의 지원, 회사 내에서 성장할 기회의 제공,
퇴직 후 생활까지 고려한 회사의 배려 등이 직원 경험에 영향을 미치는 중요한 순간들이다.
시스코는 이런 중요한 순간들에 직원들에게 긍정적인 경험을 제공하기 위해 업무의 자율성을 높이는 방안, 경영진의 지원을 늘리는 방안,
디지털 업무 툴을 활용한 업무 환경을 만드는 방안 등 직원 경험을 향상하기 위한 노력을 다각도로 하고 있다.


AT&T데이터 수집과 분석을 통한 실시간 직원 경험 관리

글로벌 통신 기업 AT&T는 데이터 분석, 머신러닝 등 디지털 기술을 활용해 개인화된 직원 경험을 분석하고 관리한다. 이 회사의 인사관리(HR) 부서에는 데이터 애널리틱스 팀이
존재한다.
이 팀은 정기적으로 몰입도 조사, 회사에 대한 직원들의 추천도 조사(AT&T를 가족이나 친구에게 일할 만한 직장으로 추천하는지) 등을 실시해 임직원의 태도와 정서가
어떤 시기나 어떤 사건에 의해 어떻게 변화하는지를 실시간으로 분석하고, 각 부서에 제공하는 일을 도맡아 하고 있다.

예를 들어, 승진 발표 후 직원들의 감정이나 사기가 어떻게 변화하는지, 인사이동 후 직원들의 몰입도가 어떻게 변화하는지 등이다.
이는 구체적인 상황 정보를 제공할 수 있어서 향후 적절한 조처를 하는 데 도움이 된다.
나아가 직원 개개인의 특성과 상황을 다양하게 설정해 미래에 어떤 요인이 직원 경험에 어떻게 영향을 크게 미칠지 예상하고 대비할 수 있다.


네이버는 신입사원들을 메타버스 플랫폼 ‘제페토’로 출근하게 해 폭발적인 반응을 얻었다. 사진은 이건준(왼쪽) BGF리테일 대표와 김대욱 네이버제트 대표의 제페토 아바타가 업무협약식을 진행하는 장면. 사진 제페토
네이버는 신입사원들을 메타버스 플랫폼 ‘제페토’로 출근하게 해 폭발적인 반응을 얻었다.
사진은 이건준(왼쪽) BGF리테일 대표와 김대욱 네이버제트 대표의 제페토 아바타가 업무협약식을 진행하는 장면.
 사진 제페토

네이버│‘메타버스’에서 오프라인과 동일한 직원 경험 제공

올해 초 네이버는 재택근무로 회사 생활을 시작해야 하는 신입사원들이 회사가 추구하는 가치와 문화를 경험하고, 새로운 환경에 잘 적응하도록 돕기 위해
새로운 신입사원 연수 프로그램을 기획했다. 바로 사무실이 아닌 네이버의 메타버스 플랫폼 ‘제페토’로 출근하게 한 것인데,
그야말로 신입사원들의 폭발적인 지지를 얻어 화제가 됐다.

메타버스(metaverse)는 가상·초월(meta)과 세계·우주(universe)의 합성어로, 3차원 가상 세계를 뜻한다. 이 세계에 접속한 사람들은 함께 어울리며 친목을 다지거나
선거 캠페인을 벌이기도 하고 협업하는 등 사회적인 활동을 한다. 또 현실과 동일하게 사업으로 돈을 벌거나 쇼핑을 하는 등 경제 활동을 하기도 한다.

메타버스라는 가상의 공간에서 네이버의 신입사원들은 각자 자신만의 아바타를 만들어 팀별 미션을 수행하고 네이버 사옥 투어를 하는 등 오프라인과 동일한 경험을
다양하게 즐길 수 있었다. 메타버스는 네이버뿐 아니라 많은 글로벌 기업이 회의·포럼·교육에 활용하는 기술로, 미래 직원 경험을 향상하는 데 중요한 수단으로 떠오르고 있다.

앞서 살펴본 바와 같이 뉴노멀 시대의 직원 경험은 직원의 몰입과 생산성을 높이고, 인재를 영입·유지하기 위해 이미 많은 기업이 신경 쓰고 있는 분야다.
국내외 기업 사례에서 찾은 공통적인 인사이트를 정리하면 다음의 세 가지로 요약된다.

먼저 직원의 관점에서 그들의 일과 삶 전체를 통틀어 가장 중요한 순간을 찾는 것이 중요하다는 점이다.
HR 부서에서 미처 신경 쓰지 못한 의미 있는 순간들은 없는지 파악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또 직원들의 의견을 자주 듣고,
그들이 말하지 않는 것까지 찾아내는 것이 아주 중요하다. 직원들이 업무나 관계에 만족하고 있는지, 회사에 오는 것이 즐거운지,
짜증스러운 포인트는 무엇인지 등을 HR 부서에서 놓치지 않고 파악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마지막으로 회사 직원들에 대한 HR 부서의 진정성 있는 이해와 공감은 직원 경험 향상을 위해 가장 필수적인 요소다. 기업을 이끌 직원의 경험 향상에 대해 고민하고
투자하는 것이 변화무쌍한 세상에서 비즈니스를 성장시키고 지속하는 가장 확실한 답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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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정화 IGM세계경영연구원 책임연구원   


** IGM세계경영연구원은 이코노미조선에 해당 컬럼을 연재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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