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최고의 교육은 일찍 만날수록 더 특별합니다. 2025 Early bird 시작!​

IGM 인사이트

이미지 목록

  • 338
    [시금치] 리더의 판단을 해치는 두 가지 유혹
    “글쎄요. 제 생각은 좀 다른 데요.”여러분의 말에 구성원이 이렇게 대꾸한다면, 어떤 기분이 드시나요? 면전에서 듣는 반박, 기분이 좋지만은 않은 게 당연합니다. ‘네가 뭘 안다고, 감히?’라는 말이 목 끝까지 차오르기도 하죠. 하지만 구성원의 그 한 마디가 반갑게 느껴지는 순간, 여러분은 리더에게 다가오는 달콤한 유혹에서 벗어날 수 있습니다.바로, 자신에 대한 반대를 금지하고 싶은 유혹입니다. 역사적으로 많은 리더들이 유혹에 빠졌는데요. GM의 전 CEO 로저 스미스는 자신의 의견에 반대한 직원들을 모조리 내쫓거나 지사로 내려 보냈다는 일화도 있습니다. 이렇게 극단적이지는 않아도, 여전히 많은 리더들이 구성원들의 반대의견이나 불만을 듣는 것을 불편해 합니다. 리더는 틀려서는 안된다는 완벽주의, 구성원의 반대를 권위에 대한 도전이라고 느끼는 심리 때문이죠. 하지만 아무도 반대하지 않으면, 리더는 사고의 편향에 갇히게 되고, 결국 지혜로운 판단에서 멀어지게 됩니다.이러한 유혹을 벗어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발전적인 딴지’를 거는 사람이 필요합니다. 인텔 전 회장 앤디 그로브가 회의에 일부러 반대만 하는 ‘악마의 대변인(devil’s advocate)’을 두었다는 사실은 널리 알려져 있죠. 구글, IBM 등 많은 글로벌 기업은 악마의 대변인 개념을 더 발전시켜, 반대만 하는 조직인 ‘레드 팀 제도’를 운영합니다. 신한은행도 임원회의에 이 제도를 도입했다고 하는데요. 사전에 2명의 레드팀을 지정해 미리 안건에 대해 공부하고 반대 근거를 마련하도록 하고, 만일 회의 당일에 레드팀의 활약이 크면 그 안건에 대해서는 재검토하게 된다고 합니다.리더가 빠지기 쉬운 또 하나의 달콤함, 갈등 없는 조직을 만들고 싶은 유혹입니다. 많은 리더들이 서로 웃으며 일하는 조직이 최고라는 착각을 하곤 합니다. 그래서 조직 내 갈등이 벌어졌을 때, 리더가 대신 합의점을 지시해 그 상황을 무마하려고도 하죠. 하지만 겉으로만 사이 좋은 조직은 장기적으로 리더의 눈과 귀를 가리게 됩니다. 인간관계를 지나치게 중시하는 조직 문화는 건강한 논쟁을 회피하게 만들기 때문인데요. 의견을 조율하는 격렬한 갈등이 없으면 리더가 다양한 관점에서 상황을 파악하기 어려워집니다. 이 유혹에서 벗어나려면, 논쟁을 장려하는 동시에 그 방향성을 확실히 제공해야 합니다.넷플릭스는 논쟁을 장려하는 문화로 유명합니다. 과거, 콘텐츠 부문장과 마케팅 부문장이 ‘고객을 어떻게 바라봐야 하는가’를 놓고 극심한 의견 대립을 보인 적이 있었습니다. 그러자 창업자 리드 헤이스팅스는 다른 경영진들 앞에서 공개 토론 자리를 만들었는데요. 특이한 점은 두 사람이 서로 입장을 바꿔 상대방의 의견을 주장하도록 했다는 겁니다. 상대 입장에서 생각하고 논쟁하게 해서, ‘진짜 조직을 위한 해결책’을 모색하게 하는 의도였죠. 꽤 참신한 방법이죠?혹시 지금 누구도 반대하지 않고, 아무도 싸우지 않는 최상의 조직에 있다면, 조심하세요! 달콤한 유혹에 속아 여러분의 판단력이 무뎌지고 있을지도 모릅니다. 올바른 의사결정을 책임지려면, 리더의 무기가 늘 날카로워야 한다는 사실을 잊지 마세요.* 매주 금요일, IGM 시금치를 메일로도 받아볼 수 있습니다. 뉴스레터 구독하기
    작성자 작성일 07-15 조회 377
  • 337
    [칼럼] 디지털 시대에 조직이 갖춰야 할 역량
    디지털이라는 용어는 더 이상 특별하지 않다. 키오스크가 하나둘 생기나 싶더니 이제는 처음 들어간 가게에서 직원이 아닌 키오스크를 먼저 찾곤 한다. 인공지능(AI)도 오래전부터 생활 곳곳에 스며들어 있다. 내비게이션, 콘텐츠 추천, 번역 등은 자연스러운 일상이다.한편으로는 디지털에서 앞서가는 테크기업, 스타트업의 틈바구니에서 전통기업들의 운명이 갈리고 있다. 일렉트릭 기타 시장이 점차 쇠퇴하는 상황에서 기타 초보자를 위한 온라인 강의 애플리케이션(앱)을 출시한 펜더는 재도약에 선공했고 제때 대처하지 못한 깁슨은 어려움을 겪고 있다.디지털의 위력에 가속이 붙고 있는 지금 중요한 것은 우리 회사가 순풍을 타느냐 역풍을 맞느냐다. 거친 변화 속에서 살아남고 성장하기 위해 어떤 역량이 필요한지 짚어보자.디지털 변화에 적응하고 있는가생성형 AI의 기세는 놀랍다. 또 언제 어떤 기술이 우리를 놀라게 할지 모른다. 조금만 관심을 늦춰도 디지털 격차가 생기고 뒤쫓아가기 바쁜 형국이 된다.하버드 경영대학원이 AI 시대에 리더들에게 필요한 역량이 무엇인지 1700명의 최고영영자(CEO)에게 물었다. 그 결과 답변자의 70%가 ‘적응성(Adaptability)’을 꼽았다. AI도 다른 기술도 계속 진화하기 때문에 한 번 적응으로는 끝나지 않는다. 변화는 당연하고 늘 새로 배운다는 태도가 관건이다.그렇다면 적응성은 어떻게 길러질 수 있을까. 차 운전자는 전체 상황을 보고 바로 대응하지만 탑승자는 감각기관마다 들어오는 정보가 달라서 혼란스럽다. 운전자가 멀미를 하지 않는 이유다. 탑승석에 머물면 멀미에 시달리지만 직접 운전하면 두려움과 혼란이 다음 경로에 대한 호기심과 기대로 바뀐다.그러나 운전석에 올라타는 사람은 생각보다 적다. 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국내 직장인이 업무에 생성형 AI를 활용한다고 답변한 비율은 36%에 그쳤다. 20대는 50%에 가까웠지만 30~50대는 30%대 초반으로 나타났다.기업의 리더부터 앞서서 스스로 적응하고 있는지 돌아봐야 한다. 조직의 리더가 ‘나는 비즈니스를 하는 사람이고 기술은 다른 사람의 몫’이라고 생각한다면 변화의 속도를 이길 수 없다. 이미 비즈니스와 디지털 기술 사이의 경계는 무뎌져 있다. 비기술자가 노코드 툴들을 이용해 프로토타입을 뚝딱뚝딱 만들어 시장의 반응을 테스트하는 세상이다.리더는 기술이 내포한 진정한 가치를 먼저 이해해야 한다. 로봇프로세스자동화(RPA: Robotic Process Automation)는 업무를 빼앗는 것이 아니라 사람이 더 가치 있는 일을 할 시간을 벌어준다. 클라우드는 비용을 줄이는 수단이기 전에 신사업을 즉각 테스트해 보는 기회를 준다. 생성형 AI는 경쟁자가 아니라 개인의 역량을 증강시키는 협력자다.이런 기술들을 리더가 직접 사용해 보고 기회, 한계점, 위험을 체험한 후에 실험의 장을 마련하도록 하자. RPA, 생성형 AI, 노코드 툴, 데이터 분석 툴 등을 업무에 활용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고 교육을 제공해서 구성원이 디지털에서 소외되지 않도록 도와야 한다.글로벌 엔터프라이즈 소프트웨어 기업 SAP는 다양한 AI 툴을 내부 직원에게 제공한 결과 대량의 정보를 분석하는 시장 조사 업무의 생산성은 40~50%, 콘텐츠 제작의 생산성은 20~30% 증가했다고 밝혔다.다음 단계는 개인 차원의 생산성 향상에서 나아가 회사의 사업, 프로세스에 맞는 적용 사례를 발굴하는 것이다. 예를 들어 생성형 AI에 내부 데이터를 추가로 학습해서 회사 전문 분야에 대한 질의응답이나 제품 설계안 작성, 불량품 판별 등에 활용할 수 있다.물론 디지털 기술이 만능 열쇠는 아니다. 오랜 기간 조정되면서 복잡해진 업무 프로세스에 기술을 적용한 결과의 영향은 간단하지 않은 경우가 많다. 예컨대 고객 서류를 자동 판독할 때 발생하는 오류를 어느 수준까지 허용할지, 사람이 추가로 점검할지 등의 판단을 회사마다의 상황에 맞춰야 한다. 인간과 기술 간의 협업 포인트를 발굴해 시너지를 내는 것이 목표가 돼야 한다.안정적 기술 인프라가 필요한 이유디지털 변화에 맞춰 발 빠르게 실험하고 프로세스를 혁신하기 위해서는 축적된 데이터와 안정적인 기술 인프라가 뒷받침돼야 한다.데이터는 21세기의 원유라고 불릴 만큼 중요한 자원이다. 필자가 재직한 회사, 컨설팅했던 회사들이 안고 있는 공통된 난제는 데이터가 있지만 제대로 활용하기 어렵다는 것이었다. IT 프로젝트에서 데이터 이슈는 항상 발생하지만 근본적인 조치를 하지 못하고 봉합하는 수준에서 마무리되는 경우가 많다.반면 데이터를 정제하고 축적해 온 회사들은 이를 바탕으로 새로운 비즈니스를 선보였다. 미국의 금융경제뉴스 서비스업체 블룸버그는 40년 넘게 엄선해 수집한 금융 문서를 학습해서 금융에 특화된 대규모언어모델(LLM)을 최초로 선보였다. 미국 전통적인 농기계 제조업체 존디어는 농업 관련 데이터를 활용한 컨설팅 서비스 기업으로 변신했다.나이키가 2019년 아마존에서 철수했던 이유는 고객 데이터를 확보하기 어려웠기 때문이다. 나이키는 자체 온라인 플랫폼을 만들어 멤버십 회원을 확대하고 데이터분석 회사들을 인수했다. 결과적으로 브랜드 정체성을 강화하고 고객 경험을 크게 향상할 수 있었다. 또한 비즈니스 계획에 맞춘 기술 로드맵하에서 내부의 기존 IT와 AI, 빅데이터, 클라우드, 사물인터넷 등의 신기술이 서로 매끄럽게 연결돼야 한다. 이런 큰 그림은 외부업체에만 의존할 수 없다. 오픈 이노베이션을 통해 기술의 변화에 대한 유연성을 갖추는 동시에 기술 도입과 운영에 대한 원칙을 세우고 전체 아키텍처를 통제하는 역량을 자체 보유해야 안정적으로 디지털 혁신을 지원할 수 있다.회사에서 여러 디지털 프로젝트가 진행되는 경우에 공통적인 인프라는 통합하고 일관성 있게 보안을 설계해야 효율적인 운영과 빈틈없는 개인정보보호가 가능하다.이렇듯 신기술 도입, 운영, 업그레이드, 폐기가 서비스 단절 없이, 사고 없이 이뤄지기 위해선 기술 발전에 맞춰 이를 전문적으로 처리하고 통제할 내부 인력을 확보해야 한다. 특정 분야 신기술 전문인력을 채용하는 것 뿐 아니라 기존 IT 인력을 꾸준히 리스킬링, 업스킬링할 때 기술 역량의 간극이 줄어 신구 기술 간 상호운용성과 신기술 활용력이 높아질 것이다.디지털로 대체될 수 없는 본질적인 문제 해결 역량을 갖추고 있는지도 점검해야 한다. 기술이 보편화되면 그 자체로 차별화하기는 어렵다. 기술을 이용한 다양한 실험을 하는 목적은 기술 기회를 활용해서 기업 고유의 프로세스를 개선하고 고객 경험을 향상하는 것이다.돈을 들여 설치한 키오스크가 사용하기 복잡하다면 오히려 문제를 키우는 셈이 된다. AI 상담원이 고객에게 제대로 응대하지 못한다면 고객 민원이 늘어나는 역효과가 발생한다.생성형 AI가 인간의 일을 대체할지 모른다는 우려가 있지만 생성형 AI는 과거에 기록된 데이터를 요약해 놓고 확률적으로 가장 그럴듯한 말을 이어서 할 뿐이다. 인간의 기록을 넘지는 못한다.AI는 스스로를 고치지 못한다. 학습한 결과를 정답이라고 확신한다. 과거에 일어나지 않았던 새로운 문제 앞에서 비판적으로 질문하고 창의적으로 대안을 제시하는 역할은 앞으로도 인간의 고유한 영역으로 남을 것이다.이용수 IGM세계경영연구원 교수* IGM 한경비즈니스 칼럼을 정리한 글입니다.
    작성자 작성일 07-08 조회 438
  • 336
    [시금치] 창작은 AI가 할게, 리더는 뭐할래?
    만화 좋아하시나요? 예전에는 종이 만화책이 전부였다면, 요새는 핸드폰으로 언제 어디서나 보는 웹툰이 대세죠. K-웹툰 산업은 글로벌에서도 존재감을 드러내고 있습니다. 지난 6월 우리나라 대표 웹툰 플랫폼 ‘네이버웹툰’이 미국 증시 나스닥에 상장했거든요. 2005년 정식 서비스를 시작한지 채 20년이 안되어 이뤄낸 결과인데요. 한국 콘텐츠 기업으로서는 첫번째 글로벌 상장이라, ‘자랑스럽고, 놀랍다’며 많은 축하와 관심을 받고 있습니다.네이버웹툰은 AI 지각변동에 빠르게 올라탄 기업으로도 잘 알려져 있는데요. 2022년 업계 최초로 ‘AI팀’을 신설해 활발하게 연구 개발하고 있습니다. 당시에는 무슨 웹툰 회사가 따로 AI부서를 만드냐는 반응도 있었죠. 하지만 불법 복제 콘텐츠를 추적하는 ‘툰레이더’, 딥러닝 기술로 콘텐츠 채색 단계를 자동화하는 ‘웹툰 AI 페인터’ 등 AI 서비스를 속속 상용화하며 성과를 보였습니다. AI 기술 접목이 창작자들에게 위협이 될 거라는 우려의 목소리도 많았지만, 최근에는 기술 덕분에 아마추어 창작자들이 가장 선호하는 플랫폼으로 꼽히고 있습니다. 또, AI 학습에 사용되는 콘텐츠 저작권 문제 등의 리스크도 하나씩 해결해 나가기 위해 노력하는 모습입니다.이 대단한 성장을 만들어낸 주역 중 한 명으로, ‘웹툰 계의 위인’으로 불리는 김준구 대표가 있습니다. 김 대표는 초창기 만화 서비스 담당 개발자로 입사해 대표까지 올랐는데요. 그는 인터뷰를 통해 웹툰 플랫폼을 만들고, 끊임없이 새로운 도전을 하게 된 계기를 밝혔습니다.요약해보면, 시작은 ‘자신의 니즈’를 위해서 였다고 합니다. 만화를 너무 좋아하는데 더 볼 만화가 없으니, 신규 작가들이 계속 데뷔할 수 있는 플랫폼을 꿈꾸게 된 거죠. 두번째는 ‘창작자들’을 위해서 였는데요. 금방 서비스가 종료될지도 모르는 신규 플랫폼과의 계약을 꺼리는 창작자들에게 믿음을 주기 위해, ‘20년 내 전세계인이 이용하는 글로벌 콘텐츠 플랫폼으로 키우겠다’는 비전을 어필했다고 하죠.그 다음은, ‘전세계 서비스 이용자’ 였습니다. 플랫폼을 제대로 즐기기 위해서는 이용과 참여가 자유로워야 하는데요. 웹툰 창작의 허들은 꽤나 높습니다. 아이디어를 내고, 연출을 하고, 스케치까지... 게다가 윤곽선이나 채색은 중노동에 가깝죠. 이 어려움을 없애, 그림을 잘 그리지 못하거나 다른 직업이 있는 사람도 누구나 콘텐츠를 만들어 공유할 수 있는 플랫폼을 목표로 하게 되었다고 하죠. 그래서 선택한 기술이 바로 AI였다고 합니다. 색만 고르면 알아서 채색해주는 서비스 ‘웹툰 AI 페인터’ (출처: 네이버웹툰) 김준구 대표와 네이버 웹툰을 통해, AI 시대 경영과 리더십에 대해 다시 한 번 생각해보게 됩니다. 혁신 기술이 계속 등장하고, 세상이 바뀌지만 리더십의 본질은 여전히 ‘사람’ 그리고 ‘공감’이 아닐까요? 사람에게서 출발해, 그들에게 더 나은 환경, 더 좋은 경험, 더 높은 만족을 줄 수 있는 방법을 고민하는 것이 바로 리더의 몫입니다. 기술은 어디까지나 ‘아주 똑똑한 실무자’에 불과하니까요.* 매주 금요일, IGM 시금치를 메일로도 받아보실 수 있습니다. 뉴스레터 구독하기
    작성자 작성일 07-05 조회 516
  • 335
    [칼럼] 고객의 진짜 모습 발견해 재도약한 기업, ‘힐…
    인간 공학 디자인이 우리 생활 속에 스며들고 있다. 냉장고 문을 열 때 눈이 피로하지 않게 냉장고 조명이 서서히 밝아지고 양손에 물건이 가득할 때 냉장고에 발을 갖다 대면 문이 자동으로 열린다. 냉장고에 따뜻한 배려를 느낄 정도다. 세탁기, 청소기에도 이런 세심한 기술이 들어간다. 지금은 고객에게 제품을 팔기보다 경험을 선사하는 것이 경쟁력인 시대다.이렇게 고객이 겪는 상황을 꼼꼼하게 연구하는 시도가 최근 일만은 아니다. 1979년 당시 26세였던 디자이너 패트리샤 무어는 노인을 위한 디자인을 제대로 하려고 노인 분장을 하고 3년간 보냈다. 겉모습만 바꾼 게 아니라 도수가 맞지 않는 안경을 쓰고 귀에는 솜을 넣고 철제 보조기를 이용해 걸음걸이도 불편하게 만들어서 노인이 겪는 불편을 몸소 체험했다. 무어는 소리 나는 주전자, 저상 버스 등 당시로는 획기적인 제품을 발명했다. 오직 고객에게 집착한다는 아마존의 철학을 언급하지 않더라도 고객 중심을 외치지 않는 회사는 없다. 회사 홈페이지에, 신년사에 빠지지 않는 핵심 키워드다. 하지만 오랫동안 기존 사업을 영위해 온 전통적 기업들은 그들의 고객을 타성적으로 이해하는 경향이 있다. 고객을 위하는 마음과 고객을 제대로 아는 것은 다르다. 많이 알려진 디자인 싱킹(Thinking) 기법, 블루오션 전략의 구매자 효용 지도 같은 방법의 공통점은 철저하게 고객에게 빙의하라는 것이다. 그 순간 비즈니스 모델의 다른 요소는 실타래처럼 풀린다. 몇 가지 사례를 살펴보자.고객 가치를 재정의한 ‘힐티’1941년 유럽의 작은 나라인 리히텐슈타인에서 설립된 힐티는 건설 공구를 만드는 전통적인 제조 회사였다. 힐티 제품은 튼튼하고 안전하고 편리하다는 평을 얻었고, 회사는 쑥쑥 성장했다. 그러나 저가 공세를 하는 경쟁사 때문에 이윤은 점점 줄어들었다. 힐티는 건설 업체가 저렴한 만큼이나 쉽게 망가져 버리는 공구를 선택하는 이유를 파고들었다.건설 업체는 건축 프로젝트를 제때 잘 마무리하는 것이 중요하다. 필요한 시점에 딱 필요한 성능을 내는 공구를 사용하면 되지, 굳이 멋진 공구를 소유할 까닭이 없다. 잘 호환되지 않는 부품을 끼워 맞춘 저가 제품을 사서 몇 번 쓰고 버리는 일이 다반사였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공구 관리도 잘될 리 없었다. 힐티는 여기에서 힌트를 얻어 공구를 판매하는 대신 빌려주는 구독 서비스를 내놓았다.힐티는 최신 도구를 제공하고 신속하게 수리, 업그레이드, 교체해 준다. 고객 입장에서는 구입하고 재고 관리하고 고치는 수고 없이 필요한 때 최상의 상태인 도구를 사용하는 효용을 얻는다. 당시 1990년대 후반, 자동차 리스 같은 B2C(기업과 소비자 간 거래) 구독 서비스는 있었지만 B2B(기업과 기업 간 거래) 사업에서 구독은 파격적인 시도였다.출처: 힐티 홈페이지고객 가치를 ‘소유’에서 ‘사용’으로 바꾸자 필연적으로 비즈니스 모델의 혁신이 이어졌다. 팔기만 할 때는 건설 업체 구매 담당자가 달라는 대로 주면 됐지만 공구를 대여하고 관리를 대행하기 위해서는 아파트, 터널, 도로 등의 건설 현장을  직접 찾아가서 현장마다 어떤 도구가 최적일지 파악하고 어떻게 사용하는 게 좋은지 알려줘야 했다.힐티의 판매 직원은 재훈련을 받고 컨설턴트로 거듭났다. 업무 프로세스에도 포장재 개발, 공구 보관, 배송, 수리 등 새로운 과정이 추가됐다. 고객은 새로 만들어진 온라인 채널에 들어와서 어떤 공구를 빌릴 수 있는지 재고 상태는 어떤지를 미리 파악하고 사용 계획을 세울 수 있게 됐다. 고객이 무엇을 원하는지에 집중한 힐티는 전통적인 제품 판매뿐 아니라 건설 현장의 고충을 해결하는 종합 솔루션 회사의 위상을 보여주고 있다.몰랐던 고객을 발견한 ‘펜더’미국의 악기 회사인 펜더는 오랜 기간 깁슨과 함께 일렉트릭 기타 시장을 주도해 왔다. 하지만 힙합, 컴퓨터 음악 등이 유행하면서 일렉트릭 기타 시장은 점차 쇠락해 갔다. 펜더는 2011년에 170만달러(약 23억4753만원) 적자를 내고 거의 파산할 뻔했다. 위기감 속에서 2015년 최고경영자(CEO)로 펜더에 합류한 앤디 무니는 처음부터 다시 시작한다는 마음으로 고객 데이터를 수집했다.그때까지 펜더는 유명 기타리스트의 취향에 맞는 기타를 만들었고 록스타가 되려는 뮤지션(음악가)을 자사 고객으로 굳게 믿었다. 최고 품질의 기타를 만들어 파는 게 당연한 비즈니스 모델이었다. 그러나 데이터는 완전히 다른 얘기를 하고 있었다. 기타를 구입하는 사람의 45%는 초보자였다. 초보자의 90%는 1년도 안 돼 기타 배우기를 포기했고 포기하지 않은 10%가 꾸준히 기타를 재구매하거나 다른 기기를 추가 구매했다. 기타 구입자의 50%는 여성이었다. 새로 구입한 사람은 기타를 배우는 데 많은 시간을 들였다.고객의 진짜 모습을 알게 되자 초보자가 기타를 쉽게 배워 애호가가 되도록 돕는 게 핵심 가치가 됐다. 애호가가 늘면 재구매가 느는 선순환이 일어날 것이기 때문이었다. 펜더는 2017년 펜더 플레이라는 온라인 동영상 강의 앱을 출시했다. 원하는 음악 장르를 선택하면 강의 영상이 추천되고 인기곡의 첫 번째 기타 리프(반복되는 악절)를 30분 안에 직접 칠 수 있도록 유명 연주자가 이끌어줬다. 초보자가 손가락을 다치지 않게 줄을 튕기는 방법을 알려주고 튜닝도 앱에서 쉽게 할 수 있게 했다.출처: 펜더 홈페이지펜더 플레이는 좋은 반응을 얻었고 2년 만에 500만 명의 이용자를 모았다. 코로나19 상황에서 펜더 플레이는 더욱 빛을 발했다. 무료 학습 기간을 30일에서 90일로 늘리자, 집에서 따분하게 있기보다 기타를 새로 배우려는 구독자가 대폭 늘었고 동시에 기타 판매량도 급증했다. ‘남성 뮤지션’에서 ‘기타를 배우고 싶은 남녀 초보자’로 자사 고객을 재발견한 덕분에 펜더는 위기를 기회로 바꿀 수 있었다.필자가 몸담았던 보험회사도 비슷한 여정을 겪었다. 수십 년 동안 텔레마케팅으로 크게 성장해 왔지만, 날이 갈수록 고객 반응이 심상치 않았다. 전화 영업은 비대면으로 상품을 안내하고 가입까지 완료해야 하는 어려움이 있지만 반면에 고객 입장에서 직접 만나는 부담이 없고 저렴하면서도 필요한 보험에 편하게 가입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그러나 고객은 점점 더 전화 피로감을 호소했다. 전화를 받자마자 끊는 경우가 많았다. 보험금 수령 후 바로 떠나는 고객이 늘었다.회사는 고민이 깊어졌고 모든 리더급이 직접 고객을 깊이 이해하도록 리서치 프로그램을 8개월간 진행했다. 텔레마케터 체험, 고객 데이터 분석, 온라인 설문, 전화 인터뷰를 통해 고객을 다시 살폈다. 이러한 노력으로 비대면 보장 분석, 상담 예약, 보이는 가입 서비스, 동영상 청약 확인, 가입 후 관심 콘텐츠 제공 등과 같이 고객의 필요와 니즈를 충족하는 서비스가 출시될 수 있었다.새로 사업을 시작한다면 당연히 ‘누구에게 무엇을 어떻게 팔지’에 답해야 한다. 하지만 전통적인 사업을 오래 한 경우는 어쩌면 고객 변화를 놓치고 있을지 모른다. 경영학의 아버지 피터 드러커가 던진 다음 질문을 처음의 자세로 스스로에게 다시 던져보자.‘우리의 고객은 누구인가’, ‘우리의 고객은 무엇을 가치 있게 생각하는가’이용수 IGM세계경영연구원 교수* IGM 이코노미 조선 칼럼을 정리한 글입니다.
    작성자 작성일 07-04 조회 399
  • 334
    [시금치] 빌 게이츠가 피해망상? 그가 '악몽 메모'를…
    ‘생산적 피해망상’에 대해 들어 보셨나요?세계적인 경영 전략가, 짐 콜린스(Jim Collins)가 저서 <위대한 기업의 선택(Great by Choice)>에서 언급한 말입니다. 피해망상은 외부로부터 끊임없이 공격받고 있다고 느끼는 일종의 정신질환인데요. 이를 경영의 관점에서 설명하면 지금 봐서는 전혀 일어날 것 같지 않은 위기가 언젠가 찾아올 수 있다고 불안에 떠는 것입니다. 심지어 회사가 엄청나게 잘 나가고 있을 때에도 하루아침에 쫄딱 망할 수 있다는 두려움을 갖는 건데요. 이게 어떻게 ‘생산적’일 수 있냐고요?불안에 떠는 것만으로 그치지 않고, 실제 위기가 발생했을 때 빠르고 효과적으로 대응할 수 있도록 모든 가능성에 대해 체계적으로 준비하기 때문입니다. 마이크로소프트를 창업한 빌 게이츠는 ‘피해망상에 가까운 불안감’을 가지고 있었다는 데요. 회사가 승승장구 할 때도 그는 항상 최악의 시나리오를 염두에 두고 회사를 운영했습니다.그는 “두려움이 나를 이끌어가도록 하면서도 이는 숨기고 있어야 합니다. 나는 주기적으로 실패 가능성에 대해 고려하고 있습니다”라고 말하며 ‘악몽 메모’를 작성하기도 했는데요. 여기에는 경쟁사의 급격한 성장, 기술 경쟁이나 지적 재산권 분쟁, 핵심 직원의 이탈과 같은 내용들이 적혀 있었습니다. 대신 그는 이를 예방하기 위해 누구보다 빨리 소프트웨어를 출시하려고 했고, 자사의 핵심기술을 지켜내려 사전대비를 철저히 했으며, 직원들에게 쾌적한 근무환경을 제공하려고 계속 신경을 썼었죠.생산적 피해망상으로 누구보다 빠르게 위기를 탈출했던 또 다른 회사를 볼까요. 사우스웨스트항공 창업자, 허브 켈러도 “맑은 날, 비 올 때를 대비하자”는 소신을 갖고 있었습니다. 그래서 45년 이상 흑자를 기록하는 동안, 항상 긴장의 끈을 놓지 않았죠. 절대 무리하게 노선을 확장하지 않았고 많은 돈을 들여 새 항공기를 사지도 않았습니다. 만일의 경우에 대비해 차곡차곡 현금도 모아 두었고요.이런 방침이 빛을 발한 때는 2001년 9월 11일, 미국의 항공업계를 발칵 뒤집어놓은 사건, 바로 ‘9.11 테러’가 터졌을 때였습니다. 항공사를 찾는 승객의 발길은 뚝 끊겼고,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안전심사비용과 보험료는 어마어마하게 올랐지요. 항공사들은 저마다 비상대책을 세우느라 난리였습니다. 미국 컨티넨탈 항공은 직원을 1만명 이상 감축했으며 노스웨스트 항공, 아메리칸 항공 등은 운항편수를 20% 이상 줄였지요. 반면, 사우스웨스트항공은 어땠을까요?그간 앞날이 어떻게 될 지 모른다는 마음에 무리하게 사업을 확장하지 않았기 때문에, 그들은 단 하나의 일자리나 비행기도 줄일 필요가 없었습니다. 게다가 당시 이 기업의 수중에는 무려 10억 달러가 넘는 현금이 있었습니다. 그래서 직원들은 잡념 없이 자신의 업무에 집중할 수 있었고, 그 결과 2001년 미국 전체 항공사 중 유일하게 흑자를 기록하며 도리어 시장 점유율을 대폭 늘렸습니다. 산업 전체가 큰 타격을 입었는데도 혼자 꿋꿋이 흔들리지 않을 수 있었던 건, 바로 맑은 날 비 올 때를 걱정하고 미리 준비한 덕분이었습니다.어려움과 불확실성 속에서 희망을 품고 긍정적인 태도를 유지하는 것은 분명 필요합니다. 그러나 잘 나가는 순간 리더라면, 생산적 피해망상이라는 날카로운 촉도 지니고 있어야 합니다. 극도의 경계심으로 최악의 순간까지도 준비하는 일, 리더만이 할 수 있는 일이니까요! * 매주 금요일, 시금치를 메일로도 받아볼 수 있습니다. 뉴스레터 구독하기
    작성자 작성일 07-01 조회 443
  • 333
    [칼럼] ‘환상의 케미’, 팀워크를 위해 리더가 챙겨야…
    아프리카 초원에서 최고로 사냥을 잘하는 동물은 무엇일까? 아마 많은 이들이 사자, 하이에나, 치타와 같은 동물을 생각할 것이다.정답은 ‘리카온’이라는 아프리카 토종 들개다. 이름조차 생소한 리카온의 사냥 성공률은 약 90%에 달한다. 사자, 하이에나, 치타의 사냥 성공률을 훌쩍 뛰어넘는다.사자보다 몸집이 작고, 하이에나보다 무는 힘이 약하며, 치타보다 느린 리카온이 최고의 사냥꾼이 된 비결은 ‘팀워크’에 있다.사냥을 나가기 전 리카온 무리는 모여서 사냥 여부를 투표한다. 사냥에 찬성하면 ‘큽’하고 재채기를 하는데 소리 내는 리카온이 많을수록 사냥을 떠날 가능성이 높아진다. 사냥을 하기로 결정했다면 먹잇감을 향해 돌진한다. 주로 자기보다 10배나 큰 영양이 타깃이다. 이어달리기를 하는 것처럼 돌아가며 추격한다.영양은 홀로 뛰지만 리카온은 혼자가 아닌 것이다. 지쳐버린 영양과 거리가 좁혀지면 앞에서 들이받아 쓰러뜨린다. 먹이를 잡은 후에는 그 자리에서 먹은 다음 집으로 돌아와 이를 토해내 새끼 리카온들에게 나누어 준다.리카온은 우리에게 팀의 의미를 다시 생각하게 한다. 함께라서 더 강해지는 팀을 만들기 위해 리더가 반드시 챙겨야 할 세 가지를 알아보자.1. 가슴 뛰는 ‘공동의 목표’를 공유하고 있는가다양한 사람들이 모인 팀에서 공동의 목표는 구성원의 역량과 열정을 한 방향으로 모으는 역할을 한다. 책 ‘더 팀: 성과를 내는 팀에는 법칙이 있다’에서는 목표를 행동 목표, 성과 목표, 의미 목표로 구분한다. 행동 목표는 구성원이 취해야 할 행동 지침이다. 성과 목표는 팀이 달성해야 할 지표다. 의미 목표는 팀이 궁극적으로 조직과 사회에 미치고 싶은 영향력을 말한다. 저자 아사노 고지는 여기서 가장 중요한 것이 의미 목표라고 강조한다. 행동 목표만 제시하면 구성원은 작업의 노예가 되고, 성과 목표만 있으면 숫자의 노예로 전락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의미 목표는 구성원들이 ‘무엇을 해야 하는가’를 넘어 ‘왜 해야 하는가’에 답하게 한다. 이를 통해 구성원들은 자신이 취해야 할 행동과 창출해야 할 성과에 대해 자신만의 생각을 가질 수 있다. 의미 목표는 구성원들과 함께 발견하는 것이 중요하다. 리더는 질문을 통해 구성원의 입으로 의미 목표를 정리하도록 도와야 한다. 예를 들어 ‘우리가 가치를 제공하는 대상은 누구인가’, ‘그들이 우리에게 기대하는 것은 무엇인가’, ‘그들이 우리에게 고마워하는 것은 무엇인가’, ‘그들이 생각하는 우리의 강점은 무엇인가’, ‘우리가 없다면 그들은 어떤 어려움이 생길까’ 등의 질문을 활용할 수 있다.2. 모두가 각자의 ‘역할’로 목표에 기여하고 있는가역할이라고 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것이 직무와 관련된 ‘기능 역할(functional role)’일 것이다. 예를 들어 인사팀에는 채용 담당, 급여 담당, 교육 담당과 같은 기능 역할이 있다.우리는 구성원들이 각자 맡은 기능 역할을 충실히 수행하면 팀 성과가 날 것으로 생각한다. 그러나 팀제 경영이론의 대부라 불리는 메러디스 벨빈 교수는 팀 성과를 높이려면 비공식적이고 직무와 직접적인 관련이 없는 ‘팀 역할(team role)’도 골고루 갖춰야 한다고 강조한다.벨빈 교수는 팀 역할을 크게 사고, 관계, 행동의 세 가지 영역으로 나누고 총 9가지 역할로 정리했다.사고 영역은 창의적이고 새로운 아이디어를 생각하는 자, 논리적이고 분석적인 방안을 고안하는 자, 심층적이고 전문적인 지식을 제공하는 자를 뜻한다.관계 영역은 조직 외부에서 네트워크와 기회를 찾는 자, 내부 구성원을 포용하고 결속력을 높이는 자, 구성원이 목표에 집중하도록 촉진하는 자를 의미한다.행동 영역이란 체계에 따라 효율적으로 업무를 수행하는 자, 실수 없이 최상의 품질로 완수하는 자, 장애물과 문제를 해결하는 자를 말한다.리더는 팀이 9가지 역할을 균형 있게 갖추고 있는지 점검해야 한다. 팀 역할과 구성원의 이름을 연결해 보자. 빈자리가 있다면 그 역할을 잘 수행할 수 있는 구성원을 찾아 팀워크의 완성도를 높일 수 있다.이를 위해 새로운 사람을 채용할 때 기준으로 삼거나 기존 구성원이 해당 역할을 하도록 코칭해야 한다.3. 서로가 서로에게 힘이 되어주고 있는가팀 스포츠 중계를 보면 팀플레이를 강조하는 말을 자주 듣게 된다. 축구를 예로 들어보자. 해설자는 공을 가진 선수뿐만 아니라 다른 위치에 있는 선수들의 움직임까지 살펴 경기의 흐름을 예측한다.11명의 선수들이 얼마나 협력하느냐에 따라 경기의 승패가 좌우되기 때문이다. 전 국가대표 이영표 선수는 “축구에는 커버플레이라는 것이 있다. 자신이 책임져야 하는 위치를 철저히 지키면서 도움이 필요한 동료를 돕기 위해 항상 준비하는 것이다”라고 말한 바 있다.도움을 주고받는 팀을 만들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하버드대 경영대학원의 조직행동 전문가 제프 폴저 교수는 ‘취약성의 고리(vulnerability loop)’를 만들어야 한다고 제안한다.취약성의 고리란 A가 B에게 자신이 취약하다는 신호를 보내면 B가 자신도 취약하다는 신호로 응답해 취약성을 공유하자는 무언의 합의가 이뤄지는 것을 말한다. 서로의 취약점을 알게 되면 상대방의 부족한 부분을 메꾸는 커버플레이가 가능해진다.취약성의 고리는 리더로부터 시작돼야 한다. 흔히 리더는 완벽하고 강한 모습만 보여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리더십 전문가들은 자신의 취약성을 인정하는 리더를 구성원들이 더 신뢰한다고 말한다.다만 취약한 모습을 있는 그대로 보이면 자칫 무능하게 보일 수 있으므로, 리더는 구성원들에게 미치는 영향도 고려해야 한다. 리더가 자신의 취약성을 보완하기 위해 무엇을 하고 있는지 알려주면 구성원은 ‘리더도 노력하고 있구나’라고 생각할 것이다.또 리더가 구성원에게 도움을 요청하고 ‘고마워요’라고 마음을 표현한다면 구성원은 ‘내가 리더를 돕고 있구나. 리더로부터 인정받고 있네’라고 느낄 것이다. 이러한 인식은 자신의 취약성을 숨기려는 구성원의 마음을 잠금해제시킨다.영어 ‘팀(TEAM)’의 알파벳을 딴 ‘함께하면 더 많은 것을 이룬다(Together Everyone Achieves More)’라는 문구가 있다.팀은 개인의 능력을 합친 것보다 더 큰 성과를 낼 수 있음을 강조할 때 자주 사용되는 문장이다. 공동의 목표를 공유하고 그 목표에 기여할 수 있도록 역할을 나누고 도움을 주고받는 선순환의 고리를 만들어보자. ‘환상의 케미, 확신의 성과’를 만들 수 있을 것이다.백재영 IGM세계경영연구원 인사이트연구소 수석연구원  * IGM 한경비즈니스 칼럼을 정리한 글입니다.
    작성자 작성일 06-24 조회 498
  • 332
    [시금치] 조직에서 가장 위험한 코드, "No prob…
    ‘하인리히 법칙’, 들어 보셨나요?한 번의 대형사고가 발생하기 전, 같은 원인으로 수십 번의 작은 사고와 수백 번의 작은 징후가 나타난다는 건데요. 이런 경고를 무시하면 돌이킬 수 없는 대형사고로 이어지는 경우를 우리는 불행히도 종종 목격해왔습니다.우리 조직에서도 문제의 조짐을 발견하면 즉각 드러내서 논의하면 빨리 해결할 수 있는데요. 그렇지 않고 덮어두고 방치하면 더 큰 문제를 겪을 수 있습니다. 따라서, 문제가 발생하면 직원들이 두려움 없이 즉각 보고할 수 있는 시스템과 문화를 만드는 것이 중요합니다.글로벌 유통사, 아마존(Amazon)은 고객불만에 빠르게 대응하기 위해 ‘안돈(andon) 코드’를 도입했습니다. 안돈코드란, 원래 도요타(Toyota)에서 처음 만든 장치로, 자동차 생산 공정에서 전체 조립 라인을 따라 이어진 줄을 지칭합니다. 제품 결함이나 문제를 발견하면 누구든 그 즉시 줄을 당겨 생산을 멈출 수 있습니다. 문제를 해결한 경우에만 생산을 다시 시작하는 것이죠.아마존이 안돈코드를 어떻게 활용했냐고요? 고객이 배송 받은 제품에 문제가 있다는 사실을 알리면, 고객서비스 담당자는 안돈코드를 발동합니다. 그럼 그 즉시 판매가 중단되고 조사가 시작되죠. 제품 판매를 멈춘다는 것은 당장의 손실을 가져오는 조치임에도 불구하고, 아마존의 창업자, 제프 베조스(Jeff Bezos)는 이를 강력하게 지지했습니다. 문제 발생 후 해결에까지 이르는 시간을 파격적으로 줄일 수 있고, 더 큰 문제로 번지는 것을 예방할 수 있기 때문이죠.도요타의 안돈코드 (출처: Toyota)문제가 진짜 큰 문제가 되는 것은, 사소한 것들을 방치했기 때문입니다. 우리 회사, 우리 팀의 구성원들이 솔직하게 실수와 문제를 드러낼 수 있는 문화를 위해, 리더 여러분은 어떤 노력을 하고 계신가요?* 매주 금요일, IGM 시금치를 메일로도 받아볼 수 있습니다. 뉴스레터 구독하기
    작성자 작성일 06-21 조회 444
  • 331
    [프리즘] 책임 있는 사용을 위한 AI TRiSM (2…
    * ‘책임 있는 사용을 위한 AI TRiSM’은 2회차로 연재됩니다. 이전 글을 보지 못하셨다면 1편을 참고해주시기 바랍니다.AI TRiSM 실현하는 글로벌 선도 기업 사례1) 설명 가능한 AI로 과학적 발견을 가속화하는 스타트업, 압주(Abzu)2018년에 설립된 덴마크 AI 스타트업, 압주는 설명 가능한 AI인 ‘QLattice’을 개발해 RNA 치료와 신약개발 분야를 선도하고 있다. QLattice는 수학적으로 인과관계를 식별하여, 어떻게 결론에 도달했는지에 대한 명확한 근거를 제공한다. 기존의 의료 분야 AI는 결과 도출 과정과 근거를 설명할 수 없는 ‘블랙박스(Blackbox)’ 현상 때문에 연구를 실제 임상 현장에서 활용하기에 한계가 있었는데, QLattice가 이를 해결하고 있는 것이다.가령 QLattice은 유방암 사망률을 예측할 수 있는 진단 모델을 만들어 냈다. 핵심은 ‘왜 그 결과가 나왔는지’ 근거를 정확히 알 수 있다는 것이다. 자세히 살펴보자.압주는 유방암 사망자 100명을 포함해 환자 총 705명의 게놈 데이터를 수집하여, QLattice에게 이 데이터를 설명할 수 있는 가장 간단한 모델을 제공하도록 요청했다. 그러면 QLattice는 수백만 개의 잠재적 모델을 탐색한 후 최적의 모델을 찾아준다. 이 모델은 환자들의 데이터를 분석해 오직 2가지 유전자(APOB, MYOC)의 수준을 보고 사망률을 진단한다. 가장 간단한 모델임에도 불구하고, 2천 개 특징을 모두 고려한 고급 모델(0.68)과 비슷한 수준(0.65)의 예측 성능을 보였다.이 모델을 통해 새로 발견한 과학적 사실은, 유방암의 종류에 따라서 발병 원인과 그에 따른 결과가 다를 수 있다는 것이다. 즉 같은 유방암이라도 종류에 따라 치료 전략이나 예방 방법을 다르게 결정할 수 있음을 시사한다. 이외, 간암이나 알츠하이머를 앓을 확률이 높은 특정 환자를 예측하는 모델 등 설명 가능한 AI로 압주는 가트너의 ‘Cool Vender(2022)’사로 인정받으면서 차세대 과학 혁명을 선도하는 기업으로 자리매김했다.2) AI에 진심인 월마트(Walmart)의 AI 신뢰 가이드‘사람 중심의 기술 혁신’을 선도하는 글로벌 유통사, 월마트는 AI로 쇼핑 및 업무 경험을 혁신하고 있다. 예를 들어, 고객이 AI 챗봇에게 “종이 타월 3개”라고 채팅을 보내거나, “헤이 구글, 내 장바구니에 우유 2개 넣어줘”라고 말하면 AI가 고객의 선호 품목을 알아서 장바구니에 넣어준다.문자 메시지를 통해 상품 검색/장바구니 추가/재주문/배송/픽업 예약을 할 수 있는 Text to Shop 기능(Source: Walmart 홈페이지)또한, 직원들은 공급업체와의 협상에서도 AI를 활용하고 있으며, 월마트 자체 생성 AI 도구인 ‘Playground’에서 마음껏 생성 AI를 실험해보고 있다. 월마트의 AI 투자는 계속되고 있다. 2024년 1월, 글로벌 IT·가전박람회 CES 2024에서 월마트 CEO 더그 맥밀런(Doug McMillon)은 카트에 담긴 상품을 AI로 모두 감지해 고객의 결제 대기 시간을 줄일 것이며, MS와 협업해 생성 AI 기반의 상품 검색 기능을 강화할 것이라 예고한 바 있다. 월마트는 2018년부터 가장 신뢰받는 기업이 되겠다는 목표를 세우고, 2023년 3월, 윤리적인 데이터 사용과 책임 있는 기술 사용 원칙을 담은 ‘디지털 시민의식 지침서’를 발표했다. 그리고 지난 10월, 월마트는 책임 있는 AI 사용을 위해 6가지 약속을 공개했다. AI에 대한 접근 방식 또한 투명성, 공정성 및 신뢰에 기반한다.<월마트의 책임 있는 AI 서약 (Walmart Responsible AI Pledge)>1. 투명성: 데이터와 기술(AI 포함)이 어떻게 사용되고 있는지 고객, 회원, 협력사가 이해할 수 있도록 돕고, 활용 목표에 대해서도 명확히 설명할 것을 약속한다.2. 보안: 우리는 고객의 데이터를 보호하기 위해 첨단 보안 조치를 취할 것이다. 또한 현재와 미래의 위협을 완화하기 위해 보안 관행을 지속적으로 검토한다.3. 개인정보 보호: 우리는 민감하거나 기밀 정보를 사용할 때 개인정보 보호에 중점을 두고 AI 시스템을 평가할 것을 약속한다.4. 공정성: 고객, 회원, 협력사의 삶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AI의 편향성을 정기적으로 평가하고, 완화할 것이다.5. 책임: 우리는 사람이 관리하는 AI를 사용할 것이다. 그리고 AI가 가져오는 영향에 대해 스스로 책임진다.6. 고객 중심: AI 상호 작용에 대한 고객 만족도를 측정하고 피드백을 듣는다. 고객이 더 나은 삶을 살 수 있도록 정확하고 유의미하고 도움이 되는 기술인지 확인하기 위해 AI 도구를 지속적으로 검토할 것이다.(Source: Walmart 홈페이지)예를 들어, 월마트는 고객을 대상으로 AI를 사용할 때, 시간이 지나면서 모델 성능이 저하되는 현상인 모델 드리프트(Model Drift)를 막기 위해 배포 전후에 계속해서 테스트를 진행한다. 또한 인재 채용처럼 사람과 관련된 AI 활용 상황에서는 정책과 거버넌스 기준을 철저히 준수하고 있는지 검토한다. 월마트는 자동화를 사용해 채용 후보자를 선별하는데, 의도하지 않은 편향이 개입되면 잘못된 결과를 초래할 수 있기 때문이다.월마트의 디지털 시민권 책임자이자 수석 법률 자문인 누알라 오코너(Nuala O'Connor)는 "혁신 속도가 빨라지고 정교한 AI 모델이 비즈니스에 통합될수록 고객과 직원이 기술 사용에 대해 확신과 안정감을 느끼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AI 시대를 혼란 없이 맞이할 준비를 마쳤는가?역사적으로 새로운 기술은 항상 혁신과 함께 혼란과 부작용을 가져왔다. AI 기술도 마찬가지다. 생성 AI가 주류로 자리 잡은 지금, 기업은 이 기술을 윤리적으로 활용하는 동시에 잠재적인 피해를 최소화할 책임도 있다. 이 때 AI TRiSM이 안내자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 AI TRiSM를 통해 AI의 신뢰, 안전 및 보안을 지속적으로 강화하는 조직은 기회만큼이나 도전이 만연한 AI의 역동적인 환경에 잘 대응할 수 있을 뿐 아니라 지속 가능한 성장을 이룰 수 있을 것이다.<References>· “Navigating The Future With AI TRiSM For Secure Innovation”, 2024.1.3, Forbes· “Our Responsible AI Pledge: Setting the Bar for Ethical AI”, 2023.10.17, Walmart· “Gartner Says More Than 80% of Enterprises Will Have Used Generative AI APIs or Deployed Generative AI-Enabled Applications by 2026”, 2023.10.11, Gartner Newsroom· "Tackling Trust, Risk and Security in AI Models", 2023.9.5, Gartner· "Building a Value-Driving AI Strategy for Your Business", Gartner· “Managing the Risks of Generative AI”, 2023.6.6, Harvard Business Revies· “Digital Citizenship: Ethical Use of Data & Responsible Use of Technology”, 2023.3.17, Walmart· “Accelerating scientific discoveries with explainable AI: A breast cancer example”, Abzu· “교육도 안하고 생성형 AI 활용하라고? 세일즈포스 설문에서 드러난 기업 현주소”, 2023.12.11, 매일경제
    작성자 작성일 06-17 조회 567
  • 330
    [시금치] 성과 2배 높이는 진정한 최강팀의 비결, '…
    R&R(Roles & Responsibilities, 역할과 책임), 직장인이라면 너무나 익숙한 단어죠? 역할이라고 하면 주로 직무와 관련된 ‘기능 역할(Functional role)’을 떠올리셨을 겁니다. 예를 들어, 인사팀은 채용 담당, 급여 담당, 교육 담당 등으로 구성원의 역할을 구분하죠. 우리는 구성원들이 각자 맡은 기능 역할을 충실히 수행하면 조직의 성과가 날 것으로 생각합니다.팀제 경영이론의 대부라 불리는 매러디스 벨빈 교수는 역할에 대한 새로운 시각을 제시합니다. 조직이 최상의 성과를 내려면, 기능 역할 외에 ‘팀 역할(Team role)’도 골고루 나눠야 한다고 말이죠. 팀 역할이란, 직무와 직접적인 관련은 없지만 구성원 간의 긍정적인 상호작용을 일으키는 역할을 의미합니다. 벨빈 교수는 팀 역할을 크게 사고, 관계, 행동의 세 가지 영역으로 나누고 총 9가지 역할로 정리했습니다. 하나씩 살펴볼까요?- 사고영역: 창의적이고 상상력이 뛰어난 자, 논리적이고 분석적인 방안을 고안하는 자, 심층적이고 전문적인 지식을 탐구하는 자- 관계영역: 조직 외부에서 네트워크와 기회를 찾는 자, 내부 구성원을 포용하고, 결속력을 높이는 자, 구성원이 목표에 집중하도록 촉진하는 자- 행동영역: 체계에 따라 효율적으로 수행하는 자, 꼼꼼하게 완수하는 자, 장애물과 문제를 해결하는 자어떤가요? 각 역할을 잘 하고 있는 구성원의 얼굴이 떠오르지 않나요? 앞서 팀이 최고의 성과를 거두려면 9가지 팀 역할을 균형 있게 나누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는데요. 이를 위해서는 리더의 역할이 중요합니다. 먼저, 리더는 팀에 비어 있는 역할이 무엇인지 살펴봐야 합니다. 새로운 사람을 채용할 때 기준으로 삼을 수 있거든요.다음으로, 구성원들과 함께 기여(Contribution)에 대해 생각해 보는 시간을 가져보면 좋은데요. “유대리님이 생각하기에 어떤 팀 역할로 조직에 기여하고 있나요?”, “이대리님은 어떤 팀 역할로 조직에 기여하고 싶나요?” 식으로 이야기 나누는 겁니다. 리더가 팀 역할을 정해주기 보다는, 구성원 스스로 어떤 역할로 조직에 기여할 수 있는지 인식하는 것이 중요합니다.TEAM(팀)의 알파벳을 따서 만든 Together Everyone Achieves More(함께하면 더 많은 것을 이룬다)라는 문구가 있습니다. 팀은 개인의 능력을 합한 것보다 더 큰 성과를 낼 수 있음을 강조할 때 자주 사용되는 문장인데요. 그동안 기능 역할을 나누는 업무 분장에 집중했다면, 이제는 팀 역할을 나누는 것도 챙겨 보세요. 팀워크의 완성도를 한층 더 높일 수 있을 겁니다.* 매주 금요일, IGM 시금치를 메일로도 받아볼 수 있습니다. 뉴스레터 구독하기
    작성자 작성일 06-14 조회 461
전체 374건 5 페이지
게시물 검색

주소 : 서울특별시 중구 장충단로 8길 11-16 사업자등록번호 : 101-86-24196 대표자 : 조승용 전화 : 02-2036-8300 팩스 : 02-2036-8399 Copyright©주식회사 IGM 세계경영연구원. All rights reserved.
QUICK MENU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