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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GM 버츄얼캠퍼스 OPEN] 온라인으로 좀 더 쉽고 재미있게 공부할 방법 없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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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프리즘] 위기 대응의 기본! '위기의 유형' 제대로 …
    위기에도 우뚝 선 기업 vs. 무너진 기업그 차이는?2024년 글로벌 경영 컨설팅사 BCG가 분석한 보고서에 따르면, 최근 3년 간 전 세계 대기업의 30%가 심각한 위기를 경험했으며 이로 인해 급격하게 신뢰를 잃었다. 공급망 차질, 자연 재해, ESG 리스크, 제품/서비스의 기술 결함, 사이버 침해, 또는 의도하지 않은 발언 하나까지 위기의 원인 또한 다양하다. 게다가 실시간으로 정보를 확산하는 SNS는 하나의 사건을 단 몇 시간 만에 글로벌 이슈로 키워낸다.그러나 비슷한 위기를 겪고도 어떤 기업은 더 탄탄하게 일어서고, 또 다른 기업은 회복 불가능한 타격을 입는다. 차이를 만드는 것은, ‘어떻게 대응했는가’이다. 특히, 잘 설계된 위기 대응 커뮤니케이션은 리스크로부터 신뢰를 회복하고, 오히려 더 큰 자산을 얻는 기회가 될 수 있다. 갑작스러운 위기로부터 평판과 신뢰를 지키기 위해 기업이 유의해야 할 것은 무엇일까? '위기 대응 커뮤니케이션' 주제는 총 3편으로 연재되며, 본 글에서는 위기의 유형에 대해 먼저 짚어본다.1편: 다 같은 위기가 아니다! 위기의 유형 제대로 알기2편: 위기 대응 커뮤니케이션에서 꼭 지켜야 할 3가지 원칙3편: 글로벌 기업의 위기 대응 커뮤니케이션 사례위기의 유형 3가지오늘날 위기는 예측할 수도, 피할 수도 없는 운명처럼 찾아온다. 하지만 그 위기의 원인이 무엇인지, 어떻게 대응했는지에 따라 결과는 완전히 달라진다. 효과적인 위기 대응을 위해서는 먼저 위기의 유형에 대해 이해할 필요가 있다. 위기관리 분야의 대표적인 이론인 SCCT(Situational Crisis Communication Theory)에서는 위기를 크게 세 가지로 분류한다(Coombs, 2007).1) 피해자 유형 (Victim cluster)기업이 통제할 수 없는 외부 요인으로 인해 발생하는 위기를 의미한다. 악성 테러, 자연재해, 유언비어 등과 같은 예를 들 수 있다.2) 우발적 유형 (Accidental cluster)기업의 책임이 일부 있지만, 의도성은 없다고 여겨지는 요인으로 인해 발생하는 위기다. 기술적 오류, 품질/시스템 결함 등과 같은 예를 들 수 있다.3) 의도적 유형 (Predictable cluster)충분히 예방할 수 있었거나 기업이 의도했다고 여겨지는 요인에 인해 발생하는 위기다. 규정 위반, 관리 부실, 범법 행위 등과 같은 예를 들 수 있다.위 분류는 기업의 위기를 발생 요인의 통제 가능성과 기업의 의도성을 기준으로 나눈 것으로, 피해자 유형, 우발적 유형, 의도적 유형 순으로 그 심각성이 높다. 특히, 의도적 유형의 위기는 가장 높은 수준의 분노와 지탄을 받게 되며 법적 대응을 피할 수 없으므로, 사전 교육과 내부 감사를 통해 철저히 예방하는 것이 최선이다. 이미 발생한 경우 법적/사회적 책임은 물론 신뢰 회복을 위한 장기적 개선이 필요하다. 따라서, 이번 주제는 커뮤니케이션을 통한 위기 대응이 실질적인 차이를 만들어 낼 수 있는 영역인 피해자 유형과 우발적 유형에 초점을 맞추고자 한다.진짜 위기를 만드는 것은사건 그 자체가 아닌 '인식'이다그렇다면, 피해자 유형과 우발적 유형의 경우 적절한 위기 대응 커뮤니케이션은 왜 중요할까? 위기 관리 분야의 석학인 티모시 쿰즈(W. Timothy Coombs)는 기업의 위기를 ‘이해관계자의 기대를 위협하고 조직 성과에 심각한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예측 불가능한 사건으로 인식되는 것’이라고 정의한다. 다시 말해, 위기의 본질은 사건 자체의 심각성보다는 이해관계자들이 그 사건을 어떻게 인식하고 받아들이는가에 달려 있다는 것이다.탁월한 위기관리 대표 사례로 자주 거론되는 1982년 ‘타이레놀 독극물 사건’의 경우를 보자. 제조사 존슨앤드존슨은 사건 직후 CEO가 직접 미디어에 출연해 타이레놀의 구입과 복용 중단을 당부했으며 신문에 광고를 실어 사건에 대해 빠르게 알렸다. 이러한 과정에서 ‘소비자 안전을 최우선 가치로 삼는다’는 메시지를 일관되게 전달할 수 있었다. 덕분에 존슨앤드존슨은 인명 사고 위기를 겪었음에도 여전히 신뢰할 수 있는 기업이라는 인식을 유지할 수 있었다. 이처럼 적절한 위기 대응 커뮤니케이션은 사건의 프레임을 새롭게 정의하여, 받아들이는 사람들의 인식을 전환하는 강력한 도구가 된다.※ '2편: 위기 대응 커뮤니케이션에서 꼭 지켜야 할 3가지 원칙'은 다음 글에 게시될 예정입니다. <참고자료>· “What the 2024 CrowdStrike Glitch Can Teach Us About Cyber Risk”, January 10, 2025, HBR· “From Crisis to Comeback: The Long Road to Rebuilding Corporate Trust”, November 21, 2024, BCG· “How to Apologize to a Customer When Something Goes Wrong”, May 5, 2023, HBR· “The Trust Crisis: Facebook, Boeing, and too many other firms are losing the public’s faith. Can they regain it?”, July, 2019, HBR· “Sorry, Not Sorry: Did CrowdStrike’s CEO Really Owe the Public an Immediate Apology?”, July 23, 2024, PR News· “Protecting Organization Reputations During a Crisis: The Development and Application of Situational Crisis Communication Theory”, W.T. Coombs, September 14, 2007, Corporate Reputation Review
    작성자 작성일 07-28 조회 151
  • 435
    [시금치] 전세계 생중계된 고자극 '사내 불륜' 스캔들…
    며칠 전, 록 밴드 콜드플레이 콘서트장에서 있었던 일입니다. 공연 중간에 다정한 커플이 전광판에 잡혔어요. 그런데 여자는 어쩔 줄 몰라 하며 얼굴을 가리고, 남자는 소스라치게 놀라 숨어버렸습니다. 이를 본 콜드플레이 멤버 크리스 마틴은 “둘이 바람 피우고 있거나 부끄러움이 많은 분들인 것 같네요”라며 농담했는데요. 이 영상이 SNS에서 일파만파 퍼졌고, 알고 보니 정말 불륜인 것으로 밝혀졌습니다. 게다가 남자는 데이터 운영 스타트업의 CEO, 여자는 같은 회사의 CPO(인사책임자)였죠. 결국 남자는 CEO에서 물러났습니다.사내 불륜. 실제 기업에서 자주 일어난다고 합니다. 문제는, 특히 리더가 부적절한 관계를 맺고 있을 경우 조직에 큰 피해를 끼친다는 겁니다. 리더는 조직의 기준이 되기 때문에, 모범을 보이고 존경을 받을 수 있어야 하는데요. 부적절한 사생활이 퍼지면 인간적인 존경심은 물론, 그 리더를 따르려는 마음도 사라지기 마련이겠죠. 또한 직원들 사이에선 조직 내 공정성에 대한 불신이 싹틀 수도 있습니다. ‘덜 힘든 일이나 중요한 일을 몰아준다더라’, ‘저 직원이 곧 승진할 거라더라’ 라는 근거 없는 가십들이 퍼지면서 공적인 결정조차 사적인 관계에 휘둘렸을 거라는 의심이 들기 때문이죠. 마지막으로 회사의 이미지도 큰 타격을 입습니다.만약 사내 부적절한 관계가 드러났다면, 가능한 빨리 당사자들을 퇴사시키는 편이 좋다고 합니다. 실제로 우리나라에서는 직장 내 불륜을 일으킨 직원을 해고하는 것은 정당하다는 판결이 난 적이 있습니다. 하지만 회사에 정말 꼭 필요한 인재라 아쉽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하버드 경영대학원에서 사내 불륜 상황을 시나리오로 만들어 전 세계의 전문가들에게 조언을 구한 적이 있는데요. 대부분의 전문가들은 ‘상황을 해결한다’는 관점보다는 ‘치료를 한다’는 생각으로 접근하라고 말합니다. 문제 해결 관점으로 접근하면 당장 상황을 덮어두고 더 이상 커지지 않게 하려는 데 초점이 맞춰지게 됩니다. 그래서 당사자를 잠시 휴직 시키거나 부서를 이동시켜 직원들의 입을 단속하는 수준의 해결책만 나오게 되죠. 그러면 불륜 당사자는 “이런 짓을 해도 능력이 있으니 괜찮구나” 라는 착각에 빠질 수 있고, 직원들 역시 회사가 상황을 덮는 것에만 급급하다며 불신이 깊어질 수 있습니다.치료의 관점이라는 것은 재발의 불씨를 원천 차단하는 것에 초점을 맞춥니다. 먼저 불륜 당사자가 자신의 행동이 조직에 미친 영향을 정확히 인식하게 만드는 것이 중요합니다. 당신의 부적절한 행동이 회사에 이러한 피해를 주고 있고, 앞으로도 피해를 줄 가능성이 있으니 같은 일이 발생할 경우 가차없이 해고하겠다고 엄중하게 경고하는 것이죠. 그런데 경고를 주는 것만으로는 직원들의 신뢰를 회복할 수는 없습니다. 직원들은 ‘겨우 부서 이동 시키고 경고하면 끝이야?’ 라며 반감을 가질 수도 있고요. ‘저 정도 일을 저질러도 조직은 크게 안 바뀌는구나’ 라며 사내 불륜을 대수롭지 않게 생각하게 될 수 있습니다. 신뢰를 회복하는 데 더 중요한 것은 사내 윤리에 대한 명확하고 강력한 규정을 마련해 공표해야 합니다. 사내 불륜과 같은 윤리적 문제가 발생했을 때, 어떤 징계를 내릴 것인지 밝히고, 이를 리더들이 앞장서서 지키겠다고 서약하는 것이죠. 이미 벌어진 사건을 무마하려고 하기보다, 수면 위로 드러내 바로잡으려는 조직의 모습을 보여주어야 합니다.회사가 개인의 윤리적 일탈까지 신경 써야 하냐고요?회사에 나쁜 영향을 미친다면, 마땅히 그래야 할 겁니다!* 매주 금요일, IGM 시금치로 메일로도 받아볼 수 있습니다. 뉴스레터 구독하기
    작성자 작성일 07-25 조회 133
  • 434
    [프리즘] 양자 위협 카운트다운! 메타, 삼성이 사활을…
    * '새로운 보안 패러다임, 양자내성암호' 주제는 2편의 시리즈로 연재됩니다. 이전 게시글(1/2) 보기양자 공격에 맞서는 차세대 방어 기술,'양자내성암호'란?양자내성암호(Post-Quantum Cryptography, PQC)는 양자컴퓨터로도 해독하기 어려운 수학적 문제(격자, 다항식 등)를 기반으로 암호키를 생성하는 기술이다. 기존 네트워크 인프라에 적용 가능하며, 거리 제약이 없어 확장성도 높다. 이에 HNDL 공격 위협과 양자컴퓨터의 급속한 발전에 대비한 현실적인 방안으로 주목받고 있다. 양자내성암호로 전환하는 선도 기업들양자내성암호에 대한 기술 검증 단계를 넘어, 기업 내부 시스템이나 제품, 서비스에 직접 적용하는 움직임이 본격화되고 있다. 몇 가지 활용 사례를 살펴보자.1) 디지털 자산, 블록체인 위에서 더 안전하게블록체인 네트워크는 기존 암호 기술에 의존하고 있어, 양자컴퓨터의 위협에서 안전하지 않다. 특히 한번 탈취되면 회수하기 어려운 디지털 자산의 특성상, 거래 단계부터 양자 내성을 갖추는 것이 중요하다. 영국 최대 금융사, HSBC는 양자컴퓨팅 기업인 퀀티넘(Quantinuum)과 함께 블록체인 기반의 토큰화된 금 거래를 양자 보안 기술로 보호하는 파일럿 테스트를 성공적으로 마쳤다.금 토큰을 양자내성암호로 보호한 채, 여러 블록체인 간 안전하게 전송할 수 있는지 검증했고, 금 토큰을 ERC-20(이더리움 기반의 표준 토큰)으로 변환하여 다른 블록체인 시스템과 지갑에서도 문제없이 사용할 수 있음을 확인했다. 또한, 암호화에 필요한 무작위 값을 안정적으로 생성하는 ‘양자 난수 생성’ 기술도 적용해, 암호 키 예측 가능성을 차단하고, 해킹, 데이터 변조, HNDL 공격에도 대비했다.HSBC 양자 기술 총괄 책임자 ‘필립 인탈룰라(Philip Intallura)’은 “토큰화된 자산과 양자내성암호를 결합한 이번 시도는 양자 시대의 디지털 금융의 보안과 신뢰를 위한 새로운 기준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2) 스마트폰 속 개인정보, 양자 해킹에도 털릴 틈 없게양자컴퓨터가 상용화되면, 스마트폰 속 개인정보나 금융 데이터도 순식간에 뚫릴 수 있다. 이에 삼성전자는 2025년 2월 초에 출시한 갤럭시 S25에 모바일 최초로 양자내성암호 기술을 탑재해 선제적인 대응에 나섰다. 이어 2월 말에는 양자내성암호 보안 칩 ‘S3SSE2A’를 개발했다. 이 칩은 향후 양자컴퓨터가 기존 암호체계를 무력화하는 상황에 대비해, 스마트폰의 중요한 데이터를 독립적인 장치에서 처리하도록 설계됐다. 또한 미국 국립표준기술연구소(NIST)가 지정한 양자내성암호 표준(FIPS 204)을 적용해 보안성을 높였고, 암호 연산 속도도 약 17배 높여 모바일 환경에서도 빠르게 작동한다. 삼성전자는 스마트폰을 시작으로 디지털 기기 전반에 양자 내성 기술을 확장 도입해, 소비자들이 안심할 수 있는 강력한 보안 환경을 구축하겠다고 밝혔다.3) 수십억 사용자 일상을 지킨다! 보이지 않는 양자 방패페이스북, 인스타그램 등 플랫폼을 운영하는 메타(Meta)는 고객 데이터 보호를 위해 기존 암호 알고리즘과 양자내성암호를 함께 사용하는 하이브리드 보안 체계로 전환하고 있다. 가장 먼저, 전담 팀을 꾸려 내부 통신망부터 사용자 앱까지 어느 영역에 양자내성암호를 우선 도입할지 파악했다. 현재는 대부분의 내부 네트워크에 하이브리드 키 교환 방식 을 성공적으로 도입했다. 앞으로는 메타 서버와 사용자 기기(브라우저, 앱 등) 간의 외부 인터넷 통신에도 이를 단계적으로 확대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를 통해 개인정보 보호 수준을 한층 끌어올릴 수 있을 것이다.준비 없이는 파국!새로운 보안 패러다임에 올라타라인공지능에 이어 양자컴퓨터 시장은 전 세계 국가들과 빅테크 기업들의 격전지가 됐다. 양자 기술이 산업 전반에 혁신을 가져오는 만큼, 보안 위협도 함께 인지해야 한다. 특히 개인정보, 금융 데이터, 영업 비밀 등 오랜 기간 보호해야 할 데이터를 다루는 조직이라면, 지금부터 암호체계를 정비해야 한다. 선제적으로 양자내성암호로 전환한 조직은 양자 시대에도 안전한 서비스를 제공하며 앞서 나가겠지만, 그렇지 못한 조직은 양자 기술을 무기로 삼은 해커나 경쟁자의 위협에 노출될 것이다.<참고자료>· “NIST PQC The Road Ahead”, 2025.3, NIST· "2025 Top Strategic Technology Trends", Gartner· “HSBC pilots quantum-safe technology for tokenised gold”, 2024.9.19, HSBC· "What is post-quantum encryption? Everything to know about the high-tech security feature adopted by Apple, Meta, and Zoom", 2024.6.1, Fast company· "Post-quantum readiness for TLS at Meta", 2024.5.22, Meta· "Quantum communications: a major step change for security on the way", 2024.5.28, Kearney· "What is the cyber security risk from quantum computing?", 2024.4.23, KPMG· “Quantum computing: it’s time to start planning for Q-day”, 2024.3.12, Kearney· "When—and how—to prepare for post-quantum cryptography", 2022.5.4, Mckinsey&Company· “양자컴퓨팅 시대의 Quantum Readiness”, 2025.5.29, Kearney Insight Forum· “2030년까지 양자컴퓨터로 RSA 암호화 깨질 수 있다, 구글 연구진”, 2025.5.27, CIO
    작성자 작성일 07-22 조회 148
  • 433
    [시금치] 빅테크에 밀린 몰락 직전의 이 기업, 어떻게…
    스마트워치하면 뭐가 제일 먼저 떠오르세요? 대부분 애플워치나 갤럭시워치일 텐데요. 운동 좀 하는 분이라면 ‘가민(Garmin)’을 생각하셨을지도 모르겠습니다. 가민은 마라톤, 철인3종 같은 전문적인 스포츠에 특화된 스마트워치 브랜드로, 운동인들 사이에선 확실한 존재감을 갖고 있습니다. 2024년 4분기 기준, 프리미엄 스포츠워치 출하량의 45%를 가민이 차지했는데요. 애플(20%)보다 두 배 이상 높습니다.가민은 원래 스마트워치 회사가 아니었습니다. 1989년, 항공기와 선박에 들어가는 GPS 장치 기업으로 시작했는데요. 1990년대 후반, GPS 기술을 바탕으로 자동차 내비게이션 기기를 선보이며 큰 성공을 거뒀습니다. 클리프 펨블(Gliff Pemble) 가민 CEO는 자사 내비게이션을 두고 이렇게 말합니다. “가민은 미국 정부가 군사용으로 개발한 GPS 기술을 활용해, 일반 소비자용 GPS 기기라는 틈새 시장을 발견하고 성장했다. 자동차 내비게이션은 우리가 개척한 카테고리다.”하지만 2007년, 애플이 아이폰을 내놓으면서 상황이 달라졌습니다. 스마트폰에 구글맵이 탑재되면서 별도의 내비게이션 기기를 쓸 이유가 사라진 거죠. 그해 120달러가 넘던 가민 주가는 16달러대로 폭락했고요. 업계에서는 가민이 사업을 접을 거라고 전망했습니다.그러나 가민은 무너지지 않았죠! 핵심 역량인 GPS 기술을 바탕으로 ‘웨어러블 기기’ 사업에 눈 돌린 덕분인데요. 애플이나 삼성이 자리잡은 대중적인 스마트워치 시장을 정면으로 겨냥하기보다는, ‘틈새’를 파고들었습니다. 일반 스마트워치에 만족하지 못하는 사람들에 주목한 건데요.예를 들어, 마라톤, 사이클, 철인3종 같은 스포츠를 즐기는 사람들은 거리와 심박수는 물론이고 훈련 부하, 회복 시간, 케이던스(ex. 달리는 동안 발이 땅에 닿는 분당 횟수) 등 정밀한 데이터를 필요로 합니다. 가민은 이런 니즈에 맞춰 세분화된 제품 라인업을 만들었고요. 등산, 하이킹, 스쿠버다이빙처럼 극한의 환경에서 활동하는 사용자를 위한 제품 라인업도 갖췄습니다. 러너를 위한 ‘포러너(Forerunner)’, 거친 자연환경에 특화된 ‘피닉스(Fenix)’가 대표적이에요.“Change or die(변하지 않으면 죽는다)”누구나 들어본 말이죠. 중요한 건 어떻게 변화하느냐인데요. 가민 사례는 그 답을 잘 보여줍니다. 가민은 핵심 역량인 ‘GPS 기술’을 기반으로, 선박/항공기용 장비에서 자동차 내비게이션으로, 그리고 스마트워치로 사업을 변화시키며 살아남았죠.핵심 역량이라는 용어를 처음으로 사용한 개리 하멜(Gary Hamel) 교수는 기업을 나무에 비유하며 다음과 같이 말한 바 있습니다. “가지는 사업 영역이고, 열매는 제품이나 서비스이며, 열매를 맺게 하고 가지를 성장시키는 데 필요한 양분을 제공하는 뿌리가 바로 핵심역량이다.” 가뭄이나 태풍으로 인해 가지는 말라버리거나 부러지기도 하죠. 이때 오래 사는 나무는 안으로 뿌리를 더 깊이 내리고 동시에 새 가지를 뻗는데요. 우리 기업은 어떤 풍파에도 무너지지 않을 만큼 단단히 뿌리를 내리고 있나요?* 매주 금요일, IGM 시금치를 메일로도 받아볼 수 있습니다. 뉴스레터 구독하기
    작성자 작성일 07-21 조회 126
  • 432
    [칼럼] AI로 절약한 시간, 성과로 연결하는 법
    업무 시간 줄여준 AI, 근데 업무량은 늘었다? “이제 일은 좀 빨라지겠네.”“보고서 작성 시간은 절반으로 줄겠어.”생성형 AI를 처음 도입한 조직에서 자주 들리는 말이다. 문서 요약, 기획안 정리, 코드 생성까지 몇 번의 프롬프트만 입력하면 결과물이 순식간에 나오고, 이를 통해 반복 작업에서 해방감을 느끼는 이들이 많다.하지만 아이러니하게도, 그렇게 시간을 절약한 실무자가 “이제 좀 여유롭다”고 말하는 경우는 드물다. 오히려 “할 일은 더 많아졌다”는 반응이 잦다. 필자가 기업 교육 현장에서 만난 한 중간 관리자는 “챗GPT(오픈AI의 채팅형 AI)로 보고서를 더 빨리 쓰게 됐는데, 그걸로 끝나는 게 아니다. 더 많은 버전을 요구받고, 검토도 더 오래 걸린다. 결국 시간은 줄었는데 일은 더 많아졌다”고 말했다.AI 사용으로 시간은 절약했지만, 체감은 어렵다. 단순한 개인의 느낌일지, 정말 그런 것인지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이사벨 엥겔러 스위스 로잔대 경영학부 부교수 등 연구에 따르면, 업무에 AI를 활용해 시간을 줄인 경험이 있는 관리자 37%는 자신이 얼마나 시간을 절약했는지 인식하지 못했고, 38%는 절약한 시간의 절반 이상을 비생산적으로 사용하고 있다. AI 사용으로 업무 시간을 줄였지만, 절약한 시간을 낭비하고 있다는 것으로 해석된다.절약한 시간은 어디로 갔을까?실제 현장 사례는 이런 AI 사용 문제를 더 선명하게 나타낸다. 한 유통 대기업 실무자는 ‘앱시트(프로그래밍 지식 없이도 앱을 만들 수 있는 무코드 플랫폼)’를 활용해 현장 판매 데이터를 자동으로 정리할 수 있게 된 뒤, 하루 평균 업무 시간을 약 두 시간 절약하게 됐다. 그러나 두 시간의 시간이 막상 생기니 그 시간에 무엇을 해야 할지 모르겠다는 말을 전했다. 그는 “그냥 회의 준비를 좀 더 꼼꼼히 하거나 원래 하던 반복 작업을 더 하게 됐다”고 말했다. 절약한 시간을 어떻게 쓸지에 대한 방향성이 없었고, 결국 시간은 기존 루틴(습관)에 다시 흡수됐다.또 다른 사례로 한 중견 제조 기업의 책임급 직원은 “챗GPT 덕분에 생산 계획 보고서 작성 시간을 기존에 비해 40% 줄였지만, 줄인 시간만큼 더 많은 자료를 요구받거나 다른 버전의 보고서를 작성했다”라고 했다. 오히려 업무량은 줄지 않았고 기대 수준도 높아졌다는 것이다. 결과적으로 절약한 시간이 체감되지 않았으며, 일이 더 많아진 느낌까지 받았다고 한다. 조직 구성원에게 피로를 유발할 뿐 아니라, AI 활용의 효과성에 대한 회의감을 키운 사례로 여겨진다.미국 하버드대 경영대학원의 경영학 잡지 ‘하버드비즈니스리뷰(HBR)’는 이런 상황을 세 가지 함정으로 설명하고 있다.첫째, 시간 절약을 인식하지 못하는 것, 둘째, 절약된 시간을 어디에 쓸지 계획하지 않는 것, 셋째, 그 활용을 도와줄 리더십이 부재한 것 등이다. AI는 업무 시간을 줄여줄 수 있지만, 그 시간을 어떻게 새로이 채울지 몰라 방황하게 되면, 절약한 시간은 금세 낭비로 바뀌고, 조직은 또다시 소모적인 일로 시간을 채우는 악순환에 빠지게 된다.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조직이 할 수 있는 일은 무엇일까?AI로 확보한 시간, '성과'로 바꾸는 3가지 방법AI 사용에 따른 시간 재설계에는 세 가지 방향이 필요하다. 첫 번째는 ‘시간을 보이게 만들라’는 것이다. 많은 구성원은 AI가 시간을 절약하게 해줬다는 사실조차 명확하게 인식하지 못한다. 실제 필자가 만난 교육생 중 다수는 “업무가 빨라진 느낌은 있지만, 얼마나 줄었는지는 모르겠다”는 반응을 보인다. 그래서 팀 단위로 AI 도입 전후의 시간을 시각화해 보여주자, 교육생은 ‘분명히 바뀐 것이 있구나’를 눈으로 확인하고 실감했다. 2023년 HBR 기사에 따르면, 절약한 시간이 실제 얼마인지를 알려주는 시각화 도구가 없다면 AI 도입 효과는 단기 기억에 머문다고 한다. 사람은 ‘효율성’이라는 추상적 표현에 반응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두 번째 제안은 ‘시간 활용법을 함께 제시하라’다. 단순히 시간이 생긴다고 해서 그 시간을 누구나 효과적으로 활용하는 것은 아니다. 행동경제학자 리처드 세일러와 캐스 선스타인은 공동 저서인 ‘넛지’에서 “사람들은 자유로운 선택보다 구조화된 선택지를 더 선호한다”고 말했다. AI 활용도 예외는 아니다. 글로벌 컨설팅사 맥킨지의 2023년 보고서에 따르면, AI 도입 이후 ‘작업 단위별 활용 방안’을 명확하게 제시한 조직일수록 AI 도입률과 직원 만족도가 높았다.IGM이 운영한 기업 교육 과정에서도 유사한 결과를 확인할 수 있었는데, ‘고객 불만 분석’, ‘자동화 아이디어 제출’, ‘챗GPT 팁 공유’ 등 구체적인 활용 방안을 제시한 팀이 더 높은 성과를 냈다. AI를 통해 확보한 여유 시간을 실질 성과로 바꾸려면, 그 시간을 어떻게 쓸지에 대한 명확한 ‘메뉴판’이 함께 제시돼야 한다. 세 번째 제안은 ‘절약한 시간을 공동 학습의 시간으로 구조화하라’다. 많은 관리자는 “AI 툴을 알아서 잘 쓰고 있겠지”라고 생각하며, 구성원이 아낀 시간에 대해서는 무관심하다. 시간을 절약하라고 지시해 놓고, 그 시간이 어떻게 사용되는지에는 관심을 두지 않는 것이다. 이는 아무 일도 이뤄내지 못한 것과 같다. HBR에 따르면, 한 글로벌 AI 기업 데이터 책임자는 “AI 덕분에 시간이 생긴 만큼, 그 시간에 무엇을 할지 함께 고민해야 한다”고 했다. 실제 절약한 시간이 성과로 이어지려면 그 시간을 그냥 흐르도록 두지 않고 ‘학습과 확산의 시간’으로 구조화하는 리더십의 개입이 필요하다.필자와 프로젝트를 진행한 한 금융기관은 회의 중에 AI 실험을 공유하는 시간을 정례화했다. 매주 팀원이 돌아가며 ‘AI 덕분에 달라진 한 가지’를 공유하고, 그 시간을 자연스럽게 실험과 학습의 계기로 활용했다. 이런 기반 위에서 비로소 ‘절약된 시간-새로운 시도-성과’라는 선순환이 만들어질 수 있다.시간을 설계하는 데 가장 중요한 변수는 도구가 아니라 사람이고, 특히 리더다. 기술은 여유 시간을 만들어주지만, 이 시간을 다시 무엇으로 채울지 결정하는 주체는 사람이다. 보고서를 빠르게 끝내고 난 후, 우리는 무엇을 할 것인가?장유정 IGM세계경영연구원 디지털인재혁신본부 책임연구원 * IGM 이코노미조선 칼럼을 정리한 글입니다.
    작성자 작성일 07-14 조회 2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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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금치] 고졸 수박 농부가 물리 박사가 되기까지! 비…
    30대까지 평범한 농부로 살다가, 물리학을 공부하려고 뒤늦게 러시아로 유학을 떠난 사람이 있습니다. 만학도의 전설로 불리는 ‘공근식 박사’ 이야기입니다. 고등학교 자퇴 후 수박 농사를 짓던 그는, 우연히 찾은 야학에서 물리학에 빠지게 됐고, 검정고시로 대학에 진학했습니다.40줄, 늦었다면 늦은 나이에 러시아의 MIT로 불리는 모스크바 물리 기술원(MIPT) 유학을 결정했는데요. 러시아어 실력이 모자라 중간에 퇴학에 처하는 위기를 겪었지만, 그의 열정을 알아본 노교수 덕분에 재입학 기회를 얻었고 10년 만에 항공우주공학 석사와 박사 학위를 받았죠. 무려 석사는 수석 졸업, 박사 논문은 만장일치로 통과했다고 해요. 지금 공 박사는 성균관대학교에서 ‘양자역학’을 강의합니다.이런 놀라운 성취, 타고나길 똑똑해서 그런 것 아니냐고요? 글쎄요. 공 박사는 자신의 비결을 ‘끈기’라고 말합니다. 생각의 속도가 놀라울 정도로 빠르지만 조금만 막히면 금방 생각을 그만두던 천재형 동료들과 달리, 자신은 풀리지 않는 문제도 끝까지 붙잡고 늘어졌었다고 말이죠. 실제로 그는 유학 시절 어려운 수업을 따라가기 위해 하루에 이가 세 개씩 빠질 정도로 공부했다고 합니다.공근식 박사와 같은 사람들이 가진 역량을 일컫는 말이 있습니다. 바로 ‘그릿(Grit)’인데요. 장기적이고 의미 있는 목표를 끝까지 해내는 열정과 끈기를 일컫습니다. 그릿은 단순히 ‘오래 버틴다’는 의미는 아닙니다. 무의미한 반복을 견디는 인내심이 아니라, 스스로 의미를 부여한 목표를 끝까지 붙잡고 해내는 힘을 말하죠. 그래서 그릿은 그 사람의 타고난 재능, 환경, 성격보다 더 강력한 성공 예측 요인으로 꼽힙니다.이 개념을 처음 말한 안젤라 더크워스 교수(펜실베이니아대학교 심리학과)의 연구에 따르면, 성공한 사람들은 분야에 따라 가진 재능은 다르지만, 공통적으로 그릿이 높다는 특성이 있었죠.요즘은 ‘끝까지 붙잡고 해내는 힘’이 종종 가볍게 여겨지기도 합니다. 성과가 지지부진하면, “다른 거 해볼까?”라는 말이 금방 나오죠. 세상이 워낙 급변하니, 빠른 실행과 빠른 전환이 현대 사회의 새로운 가치 기준이 된 것도 사실입니다. 그럼에도 그릿의 가치는 여전히 유효합니다. 빠르게 움직이는 세상일수록, 끝까지 해내는 사람의 능력은 더욱 빛나거든요. 불확실한 상황 속에서도 스스로 정한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어떻게든 길을 찾아내고, 결국 완주하죠.그렇다면 그릿이 높은 사람이 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당장 위대한 목표가 필요한 것은 아닙니다. 안 풀리는 보고서의 마지막 문장을 끝까지 써 내고, 계속 미뤄뒀던 책장 정리를 마무리하는 것, 이 사소해 보이는 일을 완주하는 경험이 쌓일 때 우리의 그릿은 조금씩 높아집니다.지금 여러분이 ‘마무리 해야 되는데…’라고 생각하는 바로 그 일! 지금 당장 실천할 수 있는 ‘그릿’입니다. 물리학에 대한 열정과 끈기로 가득한 공박사의 삶(출처 : tvN 유퀴즈온더블럭) * 매주 금요일, IGM 시금치를 메일로도 받아볼 수 있습니다. 뉴스레터 구독하기
    작성자 작성일 07-11 조회 46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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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프리즘] 암호 다 털리는 Q-day 온다? 양자 시대…
    보안체계를 뿌리째 흔드는 '양자컴퓨터’의 등장우리가 디지털 환경을 믿고 쓸 수 있는 이유는 ‘암호’ 덕분이다. 인터넷 뱅킹, 암호화폐 거래, 기업 IT 시스템, 국가 기밀까지 모든 민감한 데이터는 암호화되어 해킹으로부터 안전하게 보호되고 있다. 실제로 가장 널리 쓰이는 암호 알고리즘(RSA*, ECC**)을 해독하려면 슈퍼컴퓨터로도 100만 년 이상이 걸린다.그런데 1994년, 수학자 피터 쇼어는 ‘쇼어 알고리즘’이라는 양자 알고리즘을 통해 기존 암호체계가 양자컴퓨터에 의해 빠르게 해독될 수 있음을 수학적으로 증명한 바 있다. 게다가 이 양자 알고리즘으로 기존 알고리즘을 단숨에 풀 만큼 강력한 차세대 컴퓨팅 기술, ‘양자컴퓨터’가 등장할 날이 빠르게 다가오고 있다.[용어 간단 설명!]*RSA: ‘큰 정수를 소인수분해하는 것이 매우 어렵다’는 수학적 원리에 기반한 공개키 암호 알고리즘으로, 공개키와 개인키 한 쌍을 이용해 데이터를 암호화하고 복호화함**ECC: ‘타원 곡선 위의 이산 로그 문제를 해결하기 매우 어렵다’는 수학적 원리에 기반한 공개키 암호 알고리즘으로, RSA보다 훨씬 짧은 암호 키 길이로도 동등한 수준의 보안을 제공함양자컴퓨터(Quantum Computer)란, 양자역학의 원리를 활용해 복잡한 데이터를 기존 컴퓨터보다 훨씬 빠르게 처리하는 컴퓨터다. 기존 컴퓨터(Classical Computer)는 정보를 0 또는 1의 상태로 처리하는 ‘비트(Bit)’ 단위를 쓰는 반면, 양자컴퓨터는 0과 1이 동시에 존재하는 ‘큐비트(Qubit)’ 단위로 정보를 처리한다. 예를 들어, 미로 속에서 가장 빠른 길을 찾으려면 기존 컴퓨터는 한 번에 하나의 경로를 순차적으로 탐색하지만, 양자컴퓨터는 모든 경로를 동시에 계산해 훨씬 빠르게 최적의 답을 찾는다.이에 양자컴퓨터는 다양한 산업의 난제를 풀 수 있는 기회이자, 현존하는 암호체계까지도 무력화할 위협으로 부각되고 있다. 양자컴퓨터로 인해 전 산업의 디지털 보안체계에 비상등이 켜진 것이다. 구글의 양자컴퓨터, 시카모어(Sycamore)Source: Google강력한 양자컴퓨터, 언제 등장할까?다가오는 운명의 날 Q-dayQ-day(큐데이)는 인류가 쌓아 올린 모든 암호체계를 무너뜨릴 만큼 강력한 양자컴퓨터가 등장하는 날이다. 이 날을 대비하지 않으면, 메신저부터 은행 계좌, 암호화폐 거래, 기업 정보 시스템까지 안전하게 보호받던 민감한 정보들이 양자컴퓨터 공격에 의해 무방비로 노출될 수 있다.양자컴퓨터의 상용화 시점에 대해서는 전문가들의 견해가 다소 엇갈린다. 낙관적으로는 2030년 전후, 보수적으로는 최소 10년 이상이 걸릴 것으로 전망한다. 글로벌 컨설팅사 가트너(Gartner)는 양자컴퓨터 등장으로 2029년부터 기존 암호체계를 신뢰하기 어려워지고, 2034년부터는 기존 암호체계가 완전히 뚫릴 것이라고 예측한다.왜 지금, 암호체계를 전환해야 하는가앞서 말한 상용화 시점과 무관하게, 전문가들은 암호체계 전환을 서둘러야 한다는 데는 이견이 거의 없다. 암호체계 전환에는 수년이 걸릴 뿐 아니라, ‘지금 암호화된 데이터를 탈취해 두었다가, 미래에 양자컴퓨터가 발전하면 그때 해독한다’는 HNDL(Harvest now, decrypt later) 공격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시간이 지나면서 중요성이 떨어지는 데이터는 해독되더라도 큰 문제가 되지 않지만, 10년 이상 기밀을 유지해야 하는 정보라면 심각한 위협이 된다.게다가 최근 양자컴퓨터의 발전 속도는 예상을 뛰어넘고 있다. 한때 구글은 RSA-2048을 해독하려면 2000만 개 큐비트를 가진 양자컴퓨터가 필요하다고 봤다. 그런데 지난 2025년 5월, 단 100만 개의 큐비트만으로도 일주일 만에 해독할 수 있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예상보다 20배 적은 큐비트만으로 암호를 풀 수 있다는 뜻이다. 현존하는 양자컴퓨터는 아직 1,000개 수준의 불안정한 큐비트에 머물러 있지만, 이 사례는 기존의 암호체계가 생각보다 더 빠르게 뚫릴 수 있음을 보여준다.이에 여러 보안 전문가들은 새로운 방어 기술, ‘양자내성암호’로의 빠른 전환을 권고하고 있으며, 전 세계 주요 국가기관에서도 이 암호체계의 표준과 가이드라인을 마련하고 있다.거스를 수 없는 양자 시대! 가장 시급하고 중요한 보안 과제로 주목받는 ‘양자내성암호(Post-Quantum Cryptography, PQC)’란 무엇인지, 사례와 함께 살펴본다.※ 본 글 2편, '양자내성암호란?'은 다음 글에 게시될 예정입니다.<참고자료>· “NIST PQC The Road Ahead”, 2025.3, NIST· "2025 Top Strategic Technology Trends", Gartner· “HSBC pilots quantum-safe technology for tokenised gold”, 2024.9.19, HSBC· "What is post-quantum encryption? Everything to know about the high-tech security featureadopted by Apple, Meta, and Zoom", 2024.6.1, Fast company· "Post-quantum readiness for TLS at Meta", 2024.5.22, Meta· "Quantum communications: a major step change for security on the way", 2024.5.28, Kearney· "What is the cyber security risk from quantum computing?", 2024.4.23, KPMG· “Quantum computing: it’s time to start planning for Q-day”, 2024.3.12, Kearney· "When—and how—to prepare for post-quantum cryptography", 2022.5.4, Mckinsey&Company· “양자컴퓨팅 시대의 Quantum Readiness”, 2025.5.29, Kearney Insight Forum· “2030년까지 양자컴퓨터로 RSA 암호화 깨질 수 있다, 구글 연구진”, 2025.5.27, CIO
    작성자 작성일 07-09 조회 279
  • 429
    [시금치] 사람이 날아서 구조한다고? '아이언맨 슈트'…
    하늘을 나는 상상, 한 번쯤 해본 적 있으시죠? 곧 가능할지도 몰라요. 영화 ‘아이언맨’의 토니 스타크가 입은 슈트가 진짜 현실이 됐거든요. 영국의 제트팩(공중 비행을 위해 착용하는 장치) 스타트업, ‘그래비티 인더스트리(Gravity Industries)’가 만든 ‘제트 슈트’를 입으면 높은 하늘까지는 아니어도 공중을 날 수 있어요.그래비티 인더스트리는 발명가이자 전직 해병 장교인 리처드 브라우닝(Richard Browning)이 2017년에 설립했는데요. 그는 어렸을 때부터 ‘인간이 하늘을 자유롭게 날 수 있다’는 상상에 매료됐다고 합니다. 그의 할아버지는 전투기 조종사, 외할아버지는 헬리콥터 제조사 CEO, 그의 아버지는 항공 엔지니어이자 발명가였으니, 브라우닝에게는 해볼 만한 도전이었는지도 모르겠어요. 하지만 그의 상상이 진짜 성공할 거라고 여기는 주변 사람은 한 명도 없었고 수많은 테스트와 실패가 반복됐습니다.그는 기존의 항공 기술이 아니라 인간의 신체 구조와 균형 감각에 기반해 완전히 새로운 비행 슈트를 고안해냈는데요. 마침내, 팔과 등에 소형 제트 엔진을 부착해 사용자가 몸의 움직임으로 방향과 속도를 조절하며 날 수 있게 하는데 성공합니다. 지난 달에는 영국의 항공모함 행사에서, 군인들이 제트 슈트를 입고 비행했는데요. 이 슈트를 입으면 지상 3~5m 상공을 최대 시속 50km로 날 수 있다고 합니다.그래비티 인더스트리는 실제적인 문제 해결에 기여할 것이라는 기대를 받고 있는데요. 영국 호수지방구조대와의 협업에서 그래비티 인더스트리의 슈트를 착용한 구조 요원이 30분 이상 걸리는 산악 구조 미션을 단 90초 만에 수행했고, 네덜란드 해병대 및 영국 공군과 함께 군사훈련에도 참여한 바 있습니다. 지금은 의료 이송, 재난 대응, 산업 작업자용 이동 수단 등으로 적용 가능성을 확대 중이고요.아래 영상은 노르웨이 북부 오지에서 노르웨이 적십자와 함께 진행한 그래비티 인더스트리의 '구급 대응 훈련 모습'입니다. 도보로 15분 이상 걸리는 험난한 지형을 제트 슈트를 입고 45초 만에 올라, 위급 환자를 위한 골든 타임을 확보하죠. 출처: ‘Gravity Industries’ 유튜브 (클릭!)그래비티 인더스트리는 2023년까지 전 세계 40개국 이상에서 데모 비행을 진행했는데요. 교육, 군사, 응급 구조 등 다양한 기관과의 파일럿 협력을 통해 기술 검증을 마쳤다고 합니다. 일반인을 대상으로 비행 교육 프로그램 ‘그래비티 비행 체험(Gravity Flight Experience)’ 서비스도 운영 중이고요. 하지만 이들이 제공하는 것은 서비스 그 이상의 가능성입니다. 새로운 방식으로 인간의 이동 능력을 확장하겠다는 포부로 모빌리티에 대한 상상력을 자극하니까요.지금 눈 앞의 현실 문제를 개선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누군가는 한 발짝 먼 미래를 상상하며 그 때를 준비하고 있는데요. 한발 앞선 기술보다 중요한 건, ‘그래서 그 미래의 문제는 무엇일까’에 대한 집요한 질문이 아닐까요?* IGM 시금치를 메일로도 받아볼 수 있습니다. 뉴스레터 구독하기
    작성자 작성일 07-04 조회 2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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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칼럼] 거침없이 시도하는 조직을 만들려면? 2가지를 …
    세상의 모든 변화와 혁신은 누군가의 ‘시도’에서 시작됐다. 보고서 뚝딱 써주는 생성형 AI(Generative AI), 손 하나 까닥하지 않고 생각만으로 기계를 움직이는 BCI(Brain Computer Interface), 병든 세포만 겨냥해 치료하는 유전자 가위(Genetic Scissors)까지. 이 모든 기술은 누군가의 시도가 없었다면 세상에 존재하지 않았을 것이다.조직도 마찬가지다. 변화, 혁신하려면 구성원이 시도해야 한다. 하지만 현실에서 시도는 많지 않다. 많은 리더들이 비슷한 경험을 털어놓는다. 회의 시간에 “이번 건 누가 해보겠어요”라고 물어보면 회의실은 조용해지고 구성원은 “기간이 너무 촉박하다”, “리소스가 부족하다”며 안 되는 이유부터 줄줄이 꺼낸다. 어떤 리더는 요즘 직원들은 뭘 해보려는 의지가 없다고 푸념한다.하지만 정말 그럴까. 움직이지 않는 구성원을 탓하기 전에 왜 시도하지 않는지 이해해야 한다. 그저 시도를 밀어붙이기보다는 시도가 나오게 만드는 조건을 고민해야 한다. 시도하는 조직을 만들기 위해 리더가 무엇을 챙겨야 할지 알아보자.크든 작든 모든 시도는 의미가 있다‘시도’라는 단어를 들으면 사람마다 떠올리는 게 다르다. 누군가는 신시장 개척이나 신제품 개발 같은 큰 도전을 생각한다. 물론 이런 시도도 필요하다. 하지만 조직 안에서 큰 도전만 인정받는다면 일상 속에서의 작은 시도는 점점 사라질 수밖에 없다. ‘이건 너무 사소해서 해봤자 인정도 못 받겠지’라고 구성원이 생각하면 그 시도 아이디어는 조용히 묻히고 만다. 따라서 리더는 작든 크든 구성원이 무엇이든 해보려는 움직임을 놓치지 않아야 한다.조직에는 어떤 시도들이 있을까. 크게 세 가지로 나눠볼 수 있다. 첫째 ‘개선’은 지금 하고 있는 방식이나 도구를 더 효율적이고 편리하게 바꾸려는 시도다. 예를 들어 불필요하게 복잡한 보고서 양식을 간단하게 바꾸는 것이다. 둘째 ‘변화’는 환경이 달라졌을 때 그에 맞춰 기존 것을 수정하거나 대체하는 시도다. 예컨대 팬데믹 이후 원격근무 체계를 도입하거나 고객 니즈에 맞춰 기존 서비스를 개편하는 것이다. 셋째 ‘도전’은 아예 새로운 방식으로 접근하거나 새로운 영역을 개척하는 시도다. 신제품 기획, 신시장 진출이 여기에 해당한다.리더는 개선, 변화, 도전의 어느 영역에서든 구성원의 작은 시도를 장려해야 한다. 그리고 그 과정에서 나타나는 작은 성취를 포착하고 인정해야 한다. 이때 단순히 “수고했다”, “잘했다”라는 말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 그 시도가 팀과 조직에 어떤 의미가 있는지 짚어주는 것이 중요하다. ‘하던 대로’의 함정에서 벗어나게 하라“저번에도 이렇게 했으니 이번에도 이렇게.” 많은 조직에서 흔히 오가는 말이다. 사람은 한번 효과를 본 방식이 있으면 다음에도 그 방법을 반복하는 경향이 있다. 실패 위험이 적고 이미 검증된 길처럼 보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문제는 이 익숙함이 어느 순간 새로운 시도의 발목을 잡는다는 것이다. 경험이 많을수록 그럴 가능성은 더 크다. 리더는 특히 베테랑 구성원이 새로운 시각을 가질 수 있게 도와야 한다. 이때 다음과 같은 질문을 활용해 볼 수 있다.“고객이 보면 뭐가 불편할까?” “경쟁사가 보면 어떤 약점이 보일까?” “외부 전문가라면 무엇을 개선하라고 할까?” “신입사원이 보면 어떤 의문이 생길까?”이런 질문을 통해 구성원은 자신의 시각에서 보이지 않던 새로운 시도의 기회를 발견할 수 있다.애플 창업자 스티브 잡스는 ‘새로운 시각’의 힘을 누구보다 잘 아는 리더다. 현 애플 최고경영자(CEO) 팀 쿡은 과거 잡스와 함께 일하던 시절을 이렇게 회상한다. “스티브 잡스는 일부러 논쟁을 벌이기도 했습니다. 때로는 자기 생각과 반대되는 의견을 말하기도 했죠. 그는 확신했던 겁니다. 문제를 외부 관점으로 깊게 고민해 봐야 더 나은 결정을 내릴 수 있다고.” 이미지: CNBC스티브 잡스의 이런 모습을 보여주는 일화가 있다. 2000년대 중반 첫 번째 아이폰을 개발하던 때로 돌아가보자. 당시 개발팀은 디스플레이를 덮는 소재를 유리로 할지 플라스틱으로 할지를 두고 고민에 빠졌다. 유리는 깨질 수 있고 플라스틱은 쉽게 흠집이 나는 단점이 있었다. 결국 개발팀은 플라스틱을 선택한다. ‘개발자 시각’으로는 깨질지도 모를 제품을 만들 수 없었기 때문이다. 이때 스티브 잡스가 한마디 던졌다.“고객 입장에서 생각해봤나요? 폰은 늘 주머니에 넣고 다니는데, 주머니 속엔 열쇠도 있고 동전도 있습니다. 그러면 금세 잔스크래치가 생기겠죠. 고객은 어떻게 생각할까요? ‘애플이 잘못 만들었네’ 할 겁니다. 하지만 유리가 깨지는 건 폰을 떨어뜨렸을 때예요. 정상적으로 사용할 때는 괜찮습니다. 만약 떨어져서 깨지더라도 고객은 ‘내가 실수했네’ 하고 자신도 일부 책임이 있다고 생각하겠죠.”이 한마디에 개발팀의 시각이 넓어졌다. 그동안 개발팀은 깨질 수 있는 소재는 안 된다고만 생각했지 실제 고객이 어떻게 제품을 쓰고 어떤 생각을 할지 상상해보지 못했던 것이다.아쉬운 결과는 리프레이밍하라애써 시도했지만 결과가 따라주지 않을 때가 있다. 사람이라면 의욕이 꺾이고 ‘괜히 시도했네’ 하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리더는 실패 경험이 단지 실패로만 남지 않고 다음 시도로 이어지도록 도와야 한다. 이를 위해 ‘리프레이밍(reframing)’을 활용할 수 있다. 리프레이밍이란 말 그대로 관점의 틀을 바꾸는 것이다. 같은 실패 결과라도 관점을 바꾸면 완전히 다른 의미가 된다.사례를 보자. 미국의 한 보험사 직원은 고객에게 거절당할 때마다 ‘25달러 벌었다’고 생각한다. 언뜻 이상하게 들릴 수 있다. 그의 계산은 이렇다. 하나의 계약을 성사시키기까지 평균 20번의 통화가 필요하고 계약 건당 버는 커미션이 500달러라면 전화 한 통당 25달러의 가치가 있다는 셈이다.실험이 일상인 연구조직 NASA도 리프레이밍을 활용한다. 2021년 NASA는 인류 최초로 화성에서 헬리콥터를 이륙시키는 데 성공했다. 기존 화성 탐사는 인공위성과 탐사로봇에 의존해왔다. 하지만 위성은 멀리서만 볼 수 있고 탐사로봇은 이동 속도가 느려 한계가 있었다. 헬리콥터가 화성 공중 탐사라는 새로운 시대를 연 것이다. 그 도전의 중심에는 미미 아웅이라는 과학자가 있었다. 미미 아웅이 이끄는 연구팀은 지구 대기의 1% 수준인 화성에서 뜰 수 있는 헬리콥터를 만들어야 했다. 헬리콥터는 공기 저항을 이용하기 때문에 이런 환경에서는 비행 자체가 불가능하다고 여겨졌다. 연구팀은 이 한계를 넘을 수 있는 기체 무게, 날개 회전 속도, 모터 조건을 찾아야 했다. 이 도전에 6년의 시간이 걸렸다. 바꿔 말하면 6년 동안 수없이 실패하고 다시 시도하고 또 실패한 것이다. 그럼에도 시도를 이어갈 수 있었던 이유 중 하나가 ‘리프레이밍’이다.어떤 프로젝트가 실패했을 때 NASA는 그 일을 맡았던 사람을 ‘그 일을 가장 잘 아는 사람’이라고 부른다. 실패를 단순히 결과로 보지 않고 그 과정에서 얻은 지식과 인사이트에 가치를 둔 것이다.사람은 누구나 앞으로 나아가고 싶어한다. 조직 혁신의 대가 테레사 아마빌 하버드경영대학원 석좌교수는 ‘전진의 법칙(progress principle)’을 통해 이 사실을 실증적으로 밝혔다. 아마빌 교수는 3개 산업, 7개 기업, 26개 팀에서 일하는 직장인 238명으로부터 일기를 받아 분석했다. 그 결과 사람은 자신의 일에서 ‘전진’이 있을 때 가장 기분이 좋고 동기부여돼 일에 더 깊이 파고 들었다.시도하는 조직을 만들고 싶은가. 그렇다면 구성원이 무엇이든 해보려는 전진의 순간을 놓치지 말자. 크든 작든 그 시도를 인정하고 아쉬운 결과는 리프레이밍해 다음 시도를 향한 용기를 심어주자. 구성원 한 사람, 한 사람이 전진할 때 그 조직은 앞서가는 조직이 될 것이다.백재영 IGM세계경영연구원 수석연구원* IGM 한경비즈니스 칼럼을 정리한 글입니다.
    작성자 작성일 07-02 조회 2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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