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리스크 테이킹’을 두려워하지 않는 비즈니스 리더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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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작성일 21-12-14 17:53 조회 3,659 댓글 0본문
급변 하는 경영 환경 속에서 성장하려면 ‘좋은 리스크’를 이끌어 갈 리더십·조직 문화 갖춰야
2021년도 저물어 가고 있다. 한 해를 잘 마무리하기 위한 분주함과 2022년의 새로운 성장과 도약을 위한 준비와 고민이 크다. 급속한 산업의 패러다임 변화와 비즈니스 환경 변화에서 살아남기 위한 리더 그룹 중심의 논의가 많아지고 있다.
문제는 이런 워크숍을 통해 나오는 결과물들이 매년 반복되거나 딱히 만족스럽지 않은 것이 대부분이어서 경영진과 리더들이 표현하는 답답함과 불안감은 꽤나 커 보인다.
어떤 변화와 처방이 필요할까
워크숍의 내용과 함께 여러 경영진을 포함한 리더들과 이야기를 나누다 보면 공통적인 상황을 발견할 수 있다. 새로운 시도와 도전을 위해 필요한 ‘적극적인 리스크 테이킹(risk-taking)’보다 ‘수동적’이거나 ‘방어적인 안정성’에 초점을 맞춰 대부분의 판단과 의사 결정을 진행하고 있다는 점이다. 조금은 조심스럽고 과한 표현일 수 있지만 이것이 한국 경영진의 현실이다.
이 시대를 대변하는 단어 중 하나는 ‘애자일’이다. 빠른 변화 속도만큼이나 우리에게 다가오는 리스크는 크기와 속도 그리고 영향력이 크다. 그리고 앞으로의 비즈니스와 경영에 더욱 중요한 이슈가 될 것이다.
불행히도 한국 기업들의 리스크 테이킹 능력은 다른 역량과 능력에 비해 많이 부족한 편이다. 이유는 참 단순하고 아이로니컬하다. 우리는 리스크를 피하는 것으로 배우고 경험해 왔기 때문이다. 심지어 상대방을 설득하기 위한 전술적인 스킬로 상대가 얻게 될 리스크를 언급하는 것이 효과적이라는 점을 배우기도 했으니 리스크에 대한 우리의 인식을 짐작할 수 있다.
그런데 이제 새로운 게임 체인저들이 나타나고 기존의 영위하던 사업 모델이나 가치를 너무나도 빠른 시간에 흔들어 버리는 현상이 비일비재하다.
내년, 아니 바로 지금 이 순간 우리가 상시 외치는 끊임없는 시도와 변화·혁신·도전이라는 단어가 제대로 구현되려면 우리 기업과 우리 조직의 리스크 테이킹 능력을 강하게 만들어야 한다.
특히 조직의 방향성과 지속 성장의 가치를 제시할 수 있어야 하는 임원 그룹과 리더들에게 리스크 테이킹 역량은 비즈니스 리더십의 가장 핵심적인 미션이자 역할이다.
그렇다면 새로운 성장에 도전하기 위한 리스크 테이킹 역량을 강화하기 위해 필요한 것은 무엇일까.
첫째, 리스크를 바라보는 시각과 생각을 바꿔야 한다. 리스크를 구분하는 방법은 여러 가지가 있다. 그중 필자가 강의와 워크숍에서 자주 하는 질문은 바로 ‘좋은 리스크’와 ‘나쁜 리스크’의 차이점이다. 굉장히 중요한 질문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당연한 얘기지만 ‘리스크의 성격이나 심각성 등을 고려해 선택해야 하는가’, ‘얼마나 분석이 잘돼 있는가’ 혹은 ‘준비가 어느 정도 돼 있는가’ 등의 판단 기준이 있다. 그럼에도 이 질문이 중요한 이유는 비즈니스와 업무 현장에서 우리가 리스크를 바라보는 시각에 따라 그 과정과 결과물이 완전히 다른 이야기가 되기 때문이다.
핵심은 리스크를 바라보는 프레임과 방식이 중요하다는 점이다. 리스크를 어떻게 보는지에 따라 좋은 리스크가 될 수도, 나쁜 리스크가 될 수도 있다는 사실을 받아들일 필요가 있다.
리스크를 긍정적이고 도전적인 시각에서 바라보고 대응하기 시작하면 새로운 기회를 얻을 확률이 아주 높다.
최근 우리가 접하는 국내외의 게임 체인저들을 보면 적극적인 리스크 테이킹을 통해 혁신적인 성과와 성장의 기회를 만들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아쉬운 점은 그것이 단순히 벤치마킹 사례를 찾아다니던 사람에게는 머리로만 이해하고 시각의 전환을 통한 의지와 실천으로 발현되는 경우가 매우 적다는 것이다. 이 생각을 바꾸는 것이 가장 먼저이고 중요하다.
들째, ‘좋은 리스크’를 이끌어 갈 수 있는 조직의 분위기와 문화 그리고 환경이 바뀌어야 한다.
흔히 리스크를 이야기할 때 빠지지 않는 단어는 바로 실패에 대한 두려움과 실패 확률이다. 실패를 용인하지 않는 문화는 조직 내 그 누구에게도 어떠한 도전과 용기를 쉽게 허락하지 않는다. 이는 실패에 대한 기회비용을 손실로만 계산하고 있기 때문이다.
아마존이나 구글 같은 기업의 성장 DNA를 들여다보면 ‘실패의 문화(culture of failure)’, ‘똑똑한 실패(smart failure)’ 등과 같은 살아있는 개념이 있다. 한마디로 생산적인 실패와 창의적인 갈등을 통해 새로운 성장의 에너지로 활용하고 있는 것이다.
실패를 축하하는 이벤트들도 있다. 정확히 말하면 실패를 통해 갖게 된 학습과 그 내용을 축하하는 것이다. 즉 새로운 학습과 성장의 가장 효과적인 방법으로 사용하고 있다는 의미다. 널리 알려진 구글의 아리스토텔레스 프로젝트가 이 내용을 입증하고 있다.
우리 조직의 성장 방식에 리스크 테이킹할 수 있는 DNA와 두려움 없이 도전하고 일하는 의지와 긍정적 공감대의 심리적 안전감이 자리 잡도록 해야 한다. 당연한 얘기지만 이를 위해선 보다 열린 리더십의 자세와 주도적인 변화가 먼저 필요하다.
“가장 큰 위험은 어떤 위험도 감수하지 않는 것”
리스크의 발생 가능성과 위험도를 표현하는 단어도 늘어나고 있다. 지속적인 경고와 예측 가능성에도 불구하고 간과하고 있다가 위험에 빠지고 마는 현상을 뜻하는 ‘회색 코뿔소(grey rhino)’부터 발생 가능성은 낮지만 일단 발생하면 충격 자체가 매우 큰 ‘블랙 스완(black swan)’과 ‘네온 스완(neon swan)’, 기후 변화가 초래하는 위기를 경고하는 ‘그린 스완(green swan)’, 계속 발생되고 있음에도 대응책을 준비하지 못해 발생하는 안타까운 리스크를 뜻하는 ‘화이트 스완(white swan)’ 등이다.
기업이 직면하고 도전해야 하는 리스크가 어떤 것인지 구조화하고 준비해야 한다. 더 중요한 것은 리스크 분석과 대응을 기존의 경험과 한정된 리소스의 프레임에서 벗어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일단 현장 중심의 주도적이고 선제적인 리스크 테이킹을 위한 원칙과 가이드라인을 제시할 필요가 있다. 그리고 관련한 지식과 역량을 갖출 수 있는 학습과 경험이 필요하다.
건설적인 리스크 테이킹은 적절한 대응 차원을 넘어서는 순간 새로운 비즈니스 가치를 만드는 데 직결되기 때문이다.
위험이라는 뜻을 가진 단어는 많다. 대부분의 단어가 ‘피하다’는 의미를 갖고 있는 반면 ‘라시카레(risicare)’라는 라틴어에서 유래된 리스크라는 단어는 유일하게 ‘용기 내 도전하다’라는 뜻을 가지고 있다. 능동적 선택의 의미가 있다.
“급속도로 변화하는 세상에서 가장 큰 위험은 어떤 위험도 감수하지 않는 것이다.”
마크 저커버그가 페이스북(현 메타)을 창업할 시기에 페이팔의 공동 설립자이자 ‘페이팔 마피아’, 집단의 정신적 대부라고 불리는 피터 틸 팰런티어 테크놀로지 회장이 그에게 해 준 조언이다.
모바일 혁명에서 모빌리티 혁명으로의 큰 흐름 속에서 기존과는 다른 새로운 성장의 기회를 찾아야 하는 기업의 미션과 리더들의 고민에 너무도 의미 있게 다가오는 말이다.
변화·혁신·도전은 기업의 가장 큰 생존의 미션이다. 다가오는 2022년 차별화와 새로운 모멘텀이 필요하다면 우리 조직의 리스크 테이킹 능력을 어떻게 강화하고 새로운 지속 성장의 에너지와 문화로 만들 것인지 시간을 들여 고민해야 할 때다. ‘좋은 리스크’를 통해 새로운 기회와 가치를 창출해 내는 비즈니스 리더십이 절실하게 필요한 시점이다.
김광진 IGM세계경영연구원 교수
** IGM세계경영연구원은 한경비즈니스에 해당 컬럼을 연재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