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협업 잘 되는 최강조직의 비결, '아웃워드 마인드셋'
페이지 정보
작성자 작성일 2025-11-18 14:34 조회 14 댓글 0본문
협업이 말처럼 쉽지 않은 이유,
마인드셋 차이에 있다
협업은 모든 조직과 리더들이 원하는 것이다. 엄청난 속도로 변화하며 모든 경계가 무너지는 융합의 시대에 당면한 문제들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어느 한 조직, 개인의 능력만으로는 역부족이기 때문이다. 필자가 만나는 사람들은 직급불문하고 협업의 필요성에 동의한다. 하지만 자기 일만 혹은 본인 팀만 챙기는 구성원 때문에 힘들다는 하소연도 여전하다. 왜 우리는 협업이 필요하다고 말하면서 실제 행동은 다른 것일까. 결론적으로 말하자면 협업을 하고 싶은 마음이 들지 않아서일 것이다. 실제 행동을 끌어내려면 우선 사람의 마음을 이해해야 한다.
먼저 인간의 마인드셋(Mindset)을 살펴보자. 마인드셋이란 개인이 세상을 바라보고 해석하는 방식, 즉 생각의 틀과 태도를 의미한다. 이는 개인의 신념, 가치관, 사고방식, 그리고 행동 패턴에 영향을 미친다. 어반저 연구소의 저서 ‘아웃워드 마인드셋’에서는 ‘타인을 보는 방식’을 기준으로 인워드(Inward) 마인드셋과 아웃워드(Outward) 마인드셋으로 나눈다.
인워드 마인드셋은 타인을 ‘대상’으로 보고 나의 목표 달성을 위한 도구, 내가 이용해도 되는 수단으로 여긴다. 자신에게만 초점을 맞추기 때문에 협업 상황에서 ‘그건 내 문제가 아니야. 나는 내 할 일을 다했어. 굳이 내가 왜’라고 반응한다. 반면 아웃워드 마인드셋은 타인을 ‘사람’으로 보며 각자 목표를 가진 구성원, 함께 일하며 도움을 주고받는 인격체로 여긴다. 자신에게서 벗어나 공동의 결과에 초첨을 맞추기 때문에 ‘어떻게 도와줄 수 있을까. 힘을 합하면 더 잘할 수 있을 거야’라는 생각과 태도를 보인다.

아웃워드 마인드셋이 왜 중요할까
우리는 두 가지 마인드셋을 동시에 가지고 있고 하루에도 몇 번씩 이 둘 사이를 오간다. 다음 사례를 생각해보자. 지하철에서 두 명의 아이들이 큰 소리로 떠들면서 종횡무진하고 있는데 아버지로 보이는 남자는 이를 제지하지 않고 그저 멍하니 앉아만 있다. 참다못한 한 승객이 왜 아이들을 통제하지 않느냐며 나무라자 그 남자는 ‘아 죄송합니다. 사실 조금 전 아내가 세상을 떠나서…’라고 대답했다. 순간 우리는 그를 비난하는 마음에서 도와주고 싶은 마음으로 순식간에 바뀌었을 거고 아마도 아이들을 자상하게 챙기지 않았을까. 이것이 인간의 마음이다. 그래서 협업을 촉진하기 위해서는 아웃워드 마인드셋으로 향하도록 해야 한다. 즉 상대를 사람으로 바라보고 그 사람의 상황, 입장, 목표, 필요, 어려움 등을 이해할 수 있도록 유도해야 하는 것이다.
매출을 담당하는 영업부와 리스크를 관리하는 부서의 갈등 상황을 살펴보자. 영업부는 ‘어렵게 뚫은 기회인데 매번 절차 운운하며 반대하네’라며 툴툴거리고 리스크 관리 부서는 ‘자세히 살펴보지 않고 덜컥 승인했다가 문제라도 생기면 어쩌냐’며 날을 세운다. 전형적인 인워드 마인드셋의 모습이다. 만약 계속 이러한 태도로 상대를 비난만 한다면 결국 목소리는 더 커지고 절대로 상대에게 질 수 없는 자존심 싸움으로 변하기 마련이다. 사람은 다른 사람에게 공격이나 비난을 당하면 두려움을 느끼면서 저항하게 되고 자신의 태도에 정당성을 더 부여하기 마련이다.
마인드셋을 바꿔 협업을 이끌려면?
우선 서로 비난하는 것을 멈춰야 한다. 그리고 상대의 상황을 이해하는 데 먼저 초점을 맞춰야 한다. 앞서 언급한 지하철 사례를 다시 떠올려보자. 우리는 상대방의 상황을 이해할수록 그들의 어려움을 도와주고자 하는 욕구가 생긴다. 일단 아웃워드 마인드셋으로 바뀌게 되면 이제 우리는 서로 윈윈할 수 있는 창의적인 해결책을 생각해낼 수 있을 것이다. 사람 사이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상대가 변하기를 바라지 말고 내가 먼저 변하는 것이 유일한 방법이라는 것을 우리는 알고 있다. 상대를 비난하지 말고 스스로의 태도를 바꿔 일관되게 유지하자.
다음은 협업을 유도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 주는 것이다. 인워드 마인드셋에 계속 머물러 있는 원인이 환경에도 있다. 유명한 마이크로소프트(MS)의 사례를 살펴보자. MS는 모바일과 클라우드를 새로운 비전으로 세우면서 크고 작은 스타트업, 심지어는 경쟁사인 애플과도 협업을 해야 하는 상황이 됐다. 하지만 당시 MS 내부에서는 남을 누르고 자기네 팀 또는 나만 잘되면 그만이라는 이기주의와 내부경쟁이 만연한 상황이었다. 새로운 수장인 사티아 나델라는 협업을 가장 중요한 가치로 강조하면서 이를 견인하기 위해 성과제도를 변경했다.
우선 성과를 칭하는 용어를 성과(performance: 본인 목표 대비 달성도)에서 영향력(Impact: 내 성과뿐만 아니라 다른 사람의 성공)에 기여한 정도로 바꿨다. 그리고 세 가지 평가 항목에 구체적인 사례를 적도록 했다. 필자는 실제 강의에서 이 세 항목을 가지고 실습을 진행한다. 첫 번째 항목은 ‘내가 어떠한 결과를 냈는가’인데 대부분 잘 작성한다. 두 번째 항목은 ‘다른 사람의 성공에 기여한 내용’을 쓰는 것인데 그럭저럭 찾아낸다. 마지막은 ‘다른 사람의 아이디어와 노력을 바탕으로 무엇을 달성했는가’인데 한참을 고민하거나 혹은 아예 적지 못하는 분도 많다.
협업을 하지 않는다고 다그치지만 말고 다른 사람을 돕고 동시에 도움을 받아 성과를 내는 것이 결과적으로 나와 조직의 성과에 도움이 된다는 생각이 들 수 있도록 환경을 만들고 강조해야 할 것이다.

예를 들어 A라는 직원이 자신의 목표인 프로젝트 수주를 했다고 치자. 하지만 그 결과를 만들기 위해 B 직원은 아이디어, C 직원은 업무지원, D 직원은 행정처리를 했을 수 있다. 이 부분을 잘 찾아내서 인정해줘야 한다.
우리는 일반적으로 칭찬할 때는 공개적으로 하는 것이 좋다고 알고 있다. 하지만 필자는 칭찬도 신중하게 하라고 조언한다. 위의 상황에서 A 씨만 공개적으로 칭찬을 하게 된다면 나머지 그 일에 관여한 사람들은 소외감을 느낄 것이기 때문이다. 만약 A 씨와 면담을 한다면 노고를 치하하면서 ‘이러한 결과에 기여한 사람이 있을까요’라는 질문을 통해 기여자를 파악할 수 있을 것이다. 또한 이러한 질문을 자주 한다면 자신의 노력을 다소 과하게 인지하는 우리의 생각도 점차 바꾸어 놓을 수 있을 것이다.
이번 칼럼을 쓰면서 해와 바람이 나그네의 외투를 벗기는 내기에 관한 이솝우화가 계속 머릿속에 맴돌았다. 바람이 힘을 보여 주겠다며 세게 불면 불수록 나그네는 옷을 더 꽁꽁 여미었다. 반대로 해는 웃으며 따뜻한 햇볕을 비췄고 나그네는 스스로 외투를 벗었다는 이야기. 이 짧은 이야기에 담긴 인간에 대한 통찰을 기억하자.
임주영 IGM세계경영연구원 교수
* IGM 한경비즈니스 칼럼을 정리한 글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