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환상의 케미’, 팀워크를 위해 리더가 챙겨야 할 세 가지
페이지 정보
작성자 작성일 24-06-24 10:58 조회 511 댓글 0본문
아프리카 초원에서 최고로 사냥을
잘하는 동물은 무엇일까? 아마 많은 이들이 사자, 하이에나, 치타와 같은 동물을 생각할 것이다.
정답은 ‘리카온’이라는 아프리카 토종 들개다. 이름조차 생소한 리카온의 사냥 성공률은 약 90%에 달한다. 사자, 하이에나, 치타의
사냥 성공률을 훌쩍 뛰어넘는다.
사자보다 몸집이 작고, 하이에나보다 무는 힘이 약하며, 치타보다 느린 리카온이 최고의 사냥꾼이
된 비결은 ‘팀워크’에 있다.
사냥을 나가기 전 리카온 무리는
모여서 사냥 여부를 투표한다. 사냥에 찬성하면 ‘큽’하고 재채기를 하는데 소리 내는 리카온이 많을수록 사냥을 떠날 가능성이 높아진다. 사냥을 하기로 결정했다면 먹잇감을 향해 돌진한다. 주로 자기보다 10배나 큰 영양이 타깃이다. 이어달리기를 하는 것처럼 돌아가며 추격한다.
영양은 홀로 뛰지만 리카온은
혼자가 아닌 것이다. 지쳐버린 영양과 거리가 좁혀지면 앞에서 들이받아 쓰러뜨린다. 먹이를 잡은 후에는 그 자리에서 먹은 다음 집으로 돌아와 이를 토해내 새끼 리카온들에게 나누어 준다.
리카온은 우리에게 팀의 의미를
다시 생각하게 한다. 함께라서 더 강해지는 팀을 만들기 위해 리더가 반드시 챙겨야 할 세 가지를 알아보자.
1. 가슴 뛰는 ‘공동의 목표’를
공유하고 있는가
다양한 사람들이 모인 팀에서
공동의 목표는 구성원의 역량과 열정을 한 방향으로 모으는 역할을 한다. 책 ‘더 팀: 성과를 내는 팀에는 법칙이 있다’에서는 목표를 행동 목표, 성과 목표, 의미 목표로 구분한다. 행동 목표는 구성원이 취해야 할 행동 지침이다. 성과 목표는 팀이 달성해야 할 지표다. 의미 목표는 팀이 궁극적으로
조직과 사회에 미치고 싶은 영향력을 말한다.
저자 아사노 고지는 여기서 가장 중요한 것이 의미 목표라고 강조한다. 행동 목표만 제시하면 구성원은 작업의 노예가 되고, 성과 목표만 있으면 숫자의 노예로 전락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의미 목표는 구성원들이 ‘무엇을 해야 하는가’를 넘어 ‘왜
해야 하는가’에 답하게 한다. 이를 통해 구성원들은 자신이
취해야 할 행동과 창출해야 할 성과에 대해 자신만의 생각을 가질 수 있다.
의미 목표는 구성원들과 함께 발견하는 것이 중요하다. 리더는 질문을 통해 구성원의 입으로 의미 목표를 정리하도록 도와야 한다. 예를 들어 ‘우리가 가치를 제공하는 대상은 누구인가’, ‘그들이 우리에게 기대하는 것은 무엇인가’, ‘그들이 우리에게 고마워하는 것은 무엇인가’, ‘그들이 생각하는 우리의 강점은 무엇인가’, ‘우리가 없다면 그들은 어떤 어려움이 생길까’ 등의 질문을 활용할 수 있다.
2. 모두가 각자의 ‘역할’로
목표에 기여하고 있는가
역할이라고 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것이 직무와 관련된 ‘기능 역할(functional role)’일
것이다. 예를 들어 인사팀에는 채용 담당, 급여 담당, 교육 담당과 같은 기능 역할이 있다.
우리는 구성원들이 각자 맡은
기능 역할을 충실히 수행하면 팀 성과가 날 것으로 생각한다. 그러나 팀제 경영이론의 대부라 불리는 메러디스
벨빈 교수는 팀 성과를 높이려면 비공식적이고 직무와 직접적인 관련이 없는 ‘팀 역할(team role)’도 골고루 갖춰야 한다고 강조한다.
벨빈 교수는 팀 역할을 크게
사고, 관계, 행동의 세 가지 영역으로 나누고 총 9가지 역할로 정리했다.
사고 영역은 창의적이고 새로운
아이디어를 생각하는 자, 논리적이고 분석적인 방안을 고안하는 자, 심층적이고
전문적인 지식을 제공하는 자를 뜻한다.
관계 영역은 조직 외부에서 네트워크와 기회를 찾는 자, 내부 구성원을 포용하고 결속력을 높이는 자, 구성원이 목표에 집중하도록
촉진하는 자를 의미한다.
행동 영역이란 체계에 따라 효율적으로
업무를 수행하는 자, 실수 없이 최상의 품질로 완수하는 자, 장애물과
문제를 해결하는 자를 말한다.
리더는 팀이 9가지 역할을 균형 있게 갖추고 있는지 점검해야 한다. 팀 역할과 구성원의 이름을 연결해 보자. 빈자리가 있다면 그 역할을 잘 수행할 수 있는 구성원을 찾아 팀워크의 완성도를 높일 수 있다.
이를 위해 새로운 사람을 채용할 때 기준으로 삼거나 기존 구성원이 해당 역할을 하도록 코칭해야 한다.
3. 서로가 서로에게 힘이 되어주고 있는가
팀 스포츠 중계를 보면 팀플레이를 강조하는 말을 자주 듣게 된다. 축구를 예로 들어보자. 해설자는 공을 가진 선수뿐만 아니라 다른 위치에 있는 선수들의 움직임까지 살펴 경기의 흐름을 예측한다.11명의 선수들이 얼마나 협력하느냐에 따라 경기의 승패가 좌우되기 때문이다. 전 국가대표 이영표 선수는 “축구에는 커버플레이라는 것이 있다. 자신이 책임져야 하는 위치를 철저히 지키면서 도움이 필요한 동료를 돕기 위해 항상 준비하는 것이다”라고 말한 바 있다.
도움을 주고받는 팀을 만들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하버드대 경영대학원의 조직행동 전문가 제프 폴저 교수는 ‘취약성의 고리(vulnerability loop)’를 만들어야 한다고 제안한다.
취약성의 고리란 A가 B에게 자신이 취약하다는 신호를 보내면 B가 자신도 취약하다는 신호로 응답해 취약성을 공유하자는 무언의 합의가 이뤄지는 것을 말한다. 서로의 취약점을 알게 되면 상대방의 부족한 부분을 메꾸는 커버플레이가 가능해진다.
취약성의 고리는 리더로부터 시작돼야 한다. 흔히 리더는 완벽하고 강한 모습만 보여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리더십 전문가들은 자신의 취약성을 인정하는 리더를 구성원들이 더 신뢰한다고 말한다.
다만 취약한 모습을 있는 그대로 보이면 자칫 무능하게 보일 수 있으므로, 리더는 구성원들에게 미치는 영향도 고려해야 한다. 리더가 자신의 취약성을 보완하기 위해 무엇을 하고 있는지 알려주면 구성원은 ‘리더도 노력하고 있구나’라고 생각할 것이다.
또 리더가 구성원에게 도움을 요청하고 ‘고마워요’라고 마음을 표현한다면 구성원은 ‘내가 리더를 돕고 있구나. 리더로부터 인정받고 있네’라고 느낄 것이다. 이러한 인식은 자신의 취약성을 숨기려는 구성원의 마음을 잠금해제시킨다.
영어 ‘팀(TEAM)’의 알파벳을 딴 ‘함께하면 더 많은 것을 이룬다(Together Everyone Achieves More)’라는 문구가 있다.
팀은 개인의 능력을 합친 것보다 더 큰 성과를 낼 수 있음을 강조할 때 자주 사용되는 문장이다. 공동의 목표를 공유하고 그 목표에 기여할 수 있도록 역할을 나누고 도움을 주고받는 선순환의 고리를 만들어보자. ‘환상의 케미, 확신의 성과’를 만들 수 있을 것이다.
백재영 IGM세계경영연구원 인사이트연구소 수석연구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