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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리즘] 영원한 적도 친구도 없다! '코피티션(Coopetition)'이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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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작성일 23-01-04 11:02 조회 2,992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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첨단기술의 발전 등 변화의 속도가 빨라지면서 기존에 존재하던 모든 것들의 경계가 뒤섞이는 빅블러(Big Blur)현상이 가속화되고 있다. 산업 간 경계를 넘나드는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이 출현하고, 생각지도 못했던 기업이 오늘의 경쟁자로 떠오르면서 경쟁과 협력 구도가 갈수록 복잡해지고 있다. 많은 기업들이 협쟁(協爭), 즉 코피티션 전략을 추진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급변하는 비즈니스 환경에서 혁신 동력으로 떠오르는 코피티션은 무엇이며, 코피티션이 어떤 가치를 창출해 낼까?

 

빅블러 시대 속 혁신 동력, 코피티션


1996년 학계에 처음 소개된 코피티션(Coopetition)’은 협력(Cooperation)과 경쟁(Competition)의 합성어로 가치를 창출하기 위해 협력과 경쟁을 동시에 추구하는 전략을 의미한다. 이 전략은 승자와 패자가 명확히 갈리는 제로섬(zero-sum) 게임이 아니라 경쟁자들과 때로 협력하면서 상호이익과 동반성장을 도모하는 포지티브섬(positive-sum) 게임에 기반한다. 코피티션의 큰 특징 중 하나는 협력과 경쟁이 동시에 일어나는 것이다. 예컨대 기업간 최종 제품은 경쟁하면서 부품 공급망은 협력 관계를 맺는 것처럼 일부 시장에서는 경쟁하는데 다른 시장에서는 협력해 시너지를 발휘한다. 이때 협력과 경쟁의 균형이 잡힌 코피티션 관계가 가치를 창출하는 데 가장 유리하다. 경쟁이 지나치면 상생을 도모하기 어렵고, 협력에 비해 경쟁이 약하면 효율성과 혁신을 촉진하기에 어려울 수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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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ource: Sage Journal, “Nuances in the Interplay of Competition and Cooperation: Towards a Theory of Coopetition”


오늘날 전 산업에 걸친 코피티션은 어느 때보다 흔히 볼 수 있다. 예컨대 클라우드 산업에서 주도권을 쥐고 다투는 소프트웨어 기업 레드햇(Red Hat) VM웨어(VMWare) 2022년 말부터 오픈소스를 호환시키기로 했다. 글로벌 모빌리티 기업 GM은 전기보트 스타트업 퓨어 워터크래프트(Pure Watercraft)와 배터리 전기 선박을 공동 개발하여 상용화하고 있고, 글로벌 스트리밍 기업 넷플릭스(Netflix)는 아마존 프라임(Amazon Prime)과 경쟁하지만 아마존웹서비스(AWS)를 사용해 스트리밍을 재생한다. 삼성과 애플(Apple)도 경쟁사지만, 삼성은 애플에 OLED 스크린을 공급하고 애플은 삼성TV 제품으로 스트리밍 서비스를 제공하는 등 일부 시장에서는 협력하고 있다. 그렇다면 기업은 어떤 상황에 직면했을 때 코피티션 전략을 최우선으로 채택하는 것일까?


 

경쟁 기업 간 협력하는 주된 이유


Harvard Business Review는 경쟁자끼리 협력하는 이유로 2가지를 꼽았다. 첫 번째, 협력 기회가 왔을 때 협력하지 않는다면 예상되는 경쟁 비용이 크기 때문이다. 가령 미국 물류 기업 UPS는 경쟁사인 독일 기업 DHL의 제안을 받아들여 코피티션을 추진했다. 당시 DHL의 제안은 미국 내 자사 수하물을 운송해달라는 것이었다. 협력할 경우 연 10억 달러( 1 5천억 원)를 절약할 것으로 기대되던 DHL에 비해 UPS가 얻을 임대 수익은 크진 않았다. 하지만 만일 UPS가 이 제안을 거절한다면, DHL는 또 다른 경쟁사 페덱스(FedEx)와 손잡을 가능성이 있었고 그렇게 되면 UPS는 협력을 통한 추가 수익도 얻지 못했을 것이다.


다음으로, 한 기업에서만 관리·수행하기에 너무 큰 규모의 프로젝트라면 코피티션이 유일한 성공 전략이 될 수 있다. 예컨대 미국 제약 기업 화이자(Pfizer)와 독일 생명공학 기업 바이오엔테크(BioNTech)는 코로나19 팬데믹 상황에서 백신 시장을 선점하려 경쟁하기 보다 협력함으로써 1년 안에 개발에 성공할 수 있었다. 이전에는 1년 내 백신을 개발한다는 것은 불가능한 일로 여겨졌는데 경쟁 기업 간 협력이 혁신을 촉발한 돌파구가 된 것이다. 이는 자체 개발에만 의존하다가 결국 포기했던 글로벌 5대 제약 기업 머크앤컴퍼니(Merck&Co.)의 모습과 대조된다. 이 외에, 아래와 같은 기업의 내·외부 및 관계적 상황에서도 코피티션이 발생할 가능성이 높다.


1) 외부 동인

· 산업의 불확실성과 불안정성이 높은 경우

· 경쟁우위의 급격한 잠식과 진입장벽이 축소되어 안전판이 필요한 경우

· 산업 간 융합이 발생하여 새로운 기회를 찾거나 기존과 다른 비즈니스 모델에 의한 도전에 대응해야 하는 경우

· 산업의 라이프사이클로 봤을 때, 매우 초기 단계에 있거나 성숙 단계에 있는 경우

 * 초기 단계: 빠르게 산업 표준을 설정해야 하거나 융복합이 발생한 신규 분야에 다른 산업의 리더들이 진입할 경우

 * 성숙 단계: 비용 축소, 규모의 경제 달성, 기존 판매 채널 침투 등의 필요성이 큰 경우

· 기술의 융합, 기술의 불확실성 및 복잡성, 짧은 제품수명주기 등 기술적 수요가 있는 경우

· 정부와 주요 고객사 등 영향력 있는 외부 이해관계자들의 요구가 있는 경우

 

2) 내부 동인

· 새로운 시장에 침투하고 성과를 높일 기회를 찾기 위해 끊임없이 경영환경을 조사하고 역량 있는 파트너를 탐색하고 있는 경우

· 경쟁우위 감소, 필요한 자원의 부족 등 취약성을 인식하는 경우

· 코피티션에 대해 과거 성공 경험이 있는 경우

 

3) 관계 동인

· 경쟁 기업과 목표가 완전히 혹은 부분적으로 일치하는 경우

· 상호 보완적인 자원 및 역량을 보유한 경쟁 기업과 관계를 발전시키는 것이 목표를 달성하는 데 도움이 되는 경우

· 경쟁 기업의 자원과 유사하고 관련이 있어 빠른 정보교환이 가능한 경우


<References>

· 박병진, 「코피티션(Coopetition) 전략의 연구동향과 향후 연구방향」, 한국전략경영학회, 94-97p., 2022

· 매일경제, “판 흔드는 인텔, 영원한 적도 동지도 없다", 2022.09.29

· KOTRA, “2021년 인도 IT 산업_통신 산업”, 2021.12.31

· 조선비즈, “美 최대 완성차 업체 GM이 전기보트 스타트업에 투자한 이유”, 2021.11.23

· Fortune, “WhatsApp grocery ordering in India is a first step in fulfilling Mark Zuckerberg’s super app dreams”, August 2022

· Disher, “The Value of Partnerships & Coopetition”, February 2022

· McKinsey Insights, “CROs and biotech companies: Fine-tuning the partnership”, January 2022

· McKinsey Insights, “Growing beyond groceries: The ecosystem expansion”, March 31, 2022

· McKinsey Insights, “Strengthening collaboration in the European space ecosystem”, June 2022

· Forbes, “Three Key Benefits of Coopetition Marketing”, December 2021

· Harvard Business Review, “How Working with Competitors Made Jio a Telecom Giant”, December 2021

· Harvard Business Review, “The Rules of Co-opetition”, January-February 2021

· Boston Consulting Group, “Making Technology Transformation Competitively Relevant”, June 2021

· Businessbecause, “Will COVID-19 Vaccine Success Inspire Future Coopetition?”, February 2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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