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지속 가능한 성장을 위한 세 가지 방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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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작성일 22-12-02 16:31 조회 2,681 댓글 0본문
의견 일치·기회 찾기·도전으로 조직원들이 함께 기업 문화 만들어야
대부분의 기업들이 추구하는 비전에서 빠지지 않는 단어들이 있다. 바로 성장과 지속 가능성(sustainability)이다. 오래된 숙제이자 앞으로도 계속될 미래의 핵심 실천 전략이기도 하다.
환경과 에너지 전환에 대한 실험적 이슈, 글로벌 전쟁으로 인해 더욱 격해지고 있는 공급망 이슈 등 비즈니스의 흐름과 변수가 가득한 패러다임의 변화가 심해지면서 지속 가능성은 생존을 위한 핵심적이고 공격적인 화두가 되고 있다. 기업들의 전략과 도전은 다양하지만 접근 방법은 크게 두 가지로 나뉜다.
기존의 내부 역량을 중심으로 자생적인 성장을 만들어 가는 ‘유기적 성장(organic growth)’에 집중하는 방법과 또 하나는 외부의 역량과 경험을 적극적으로 활용한 ‘비유기적 성장(in-organic growth)’이다. 양자택일의 이슈는 아니지만 최근에는 후자를 통한 성장의 시도가 많아지고 있다.
기존에는 전혀 접해 보지 못했던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들이 빠른 속도로 출현하는 상황들이 이러한 인수·합병(M&A)을 통한 성장 방식의 선택을 가속화하고 있다.
글로벌 컨설팅 펌인 프라이스워터하우스쿠퍼스(PwC)에 따르면 2021년까지 아시아·태평양을 포함한 글로벌 M&A 거래 건수가 무척 증가한 것을 볼 수 있고 기업들의 성장 동력 찾기를 위한 움직임이 꽤 커지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EY의 최고경영자(CEO) 관련 조사를 통해서도 이런 시도는 그대로 보인다.
전 세계 기업 CEO 2000여 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 조사 결과를 보면 글로벌 CEO들의 59%가 향후 12개월간 M&A를 추진할 계획이 있다고 응답했다. 그중 한국의 CEO들의 72%가 시장점유율을 높이기 위한 소규모 M&A인 볼트온(bolt-on) 인수부터 새로운 성장 동력을 개발하기 위한 M&A까지 외부와의 시너지를 통한 성장과 가치 창출 계획이 있다고 응답했다.
M&A 후의 성장통 막으려면
방식이야 어떻든 각 기업마다의 상황에 맞는 전략이고 의사 결정의 이슈일 것이다. 중요한 것은 M&A 후의 변화와 혁신을 위한 도전의 과정에서 기업들이 간과하거나 놓쳐 어려움에 부닥치고 성장의 진통을 겪는 경우가 비일비재하다는 사실이다.
이유는 이런 도전과 성장의 과정에서 반드시 필요한 인재와 역량의 준비, 구성원들의 경험 그리고 문화적인 이슈들을 체계적으로 기획하고 실천하는 것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조직 문화가 전략을 아침 식사로 먹어치운다”는 경영학 구루 피터 드러커의 명언이 새삼 중요하게 들리는 배경이다.
그렇다면 어려워지는 상황에서의 생존과 지속 가능한 성장을 위한 효과적인 도전 과정에서 놓치지 않아야 하는 것은 무엇일까. 핵심 세 가지를 다시 한 번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첫째는 ‘의견 일치를 만드는 것(make consensus)’이다. 필요성에 대한 공감대 형성이 핵심이다. 기존에 형식적으로 진행하는 목적에 대한 전달과 공유가 아니라 왜 필요한지, 어떤 의미와 가치가 있는지를 이해하고 공감할 수 있는 비전과 가시적인 실천 계획을 구성원이 함께 만들어야 한다.
M&A 방식에 따라 다양한 상황과 이슈가 연출되지만 중요한 것은 각자 구성원들의 생각과 이해관계 그리고 해석은 꽤 복잡하게 발생하고 빠르게 확장된다는 점이다.
너무도 당연한 이야기지만 공감대를 만들지 못하면 직원들의 생각은 소문으로 흩어지고 소속감은 급속도로 낮아진다. 그리고 이러한 현상은 업무 집중도를 끌어내리고 끊임없는 내·외부의 잡념과 잡음을 만들어 낸다.
원칙과 규칙을 잘 지키는 것만의 문제가 아니라 얼마나 주도적으로 참여하고 함께 해결해 나가는가의 문제다. 유일한 방법은 소통이고 소통을 통해 지식과 정보를 제공함과 동시에 함께 바라봐야 할 문제의식을 공유하고 건설적인 토론과 참여를 독려하는 공식적·비공식적인 다양한 채널을 활용해야 한다. 이러한 첫 단계의 결과물로 신뢰가 만들어지는 것이다.
둘째 포인트는 ‘기회 찾기(take chance)’다. 어떤 변화를 추구하고 실천해 나가야 하는지를 명확히 제시하고 현업 중심에서 어떤 이슈들이 있는지 발견해 낼 수 있어야 한다.
성장에 뛰따르는 피로감
이런 과정을 통해서 리더 그룹은 새로운 비전을 가능하게 할 수 있는 시너지를 디자인하고 구성원들은 다양한 접점에서 시너지 가능성을 발견하고 실천해 볼 수 있다. 이 같은 기회 찾기가 중요한 이유는 가시적인 성과와 경험을 만들 수 있는 가장 좋은 방법이기 때문이다.
각 현장에서의 작은 시도를 통한 경험과 성공 스토리들이 만들어 내는 긍정적인 효과는 ‘M&A 후 통합 과정(PMI)’을 포함한 성장 과정이 겪게 될 변화 관리 여정의 핵심 성공 요인이자 시너지를 위한 건설적인 토양을 형성하게 된다.
분명한 것은, 기존에 영위하던 사업에서의 효율을 높이는 관점을 넘어 새로운 비전을 위한 가치를 만들고 그 새로운 가치를 담은 성장의 기회를 확보하는 데 초점을 맞춰야 한다는 사실이다.
기회는 조직 안과 밖 도처에 있다. 그것을 볼 수 있는가, 만들 수 있는가의 이슈다. 모든 것이 리스크라고 생각하면 그 기회는 회피의 대상이 될 것이고 새로운 가능성이라고 보기 시작하면 리스크는 더 이상 리스크가 아니라 성장 동력이 될 가능성이 높다. 리더와 구성원 모두가 문제의식과 호기심을 갖고 함께 찾아내는 데 동참해야 한다. 이 단계에서 기대할 수 있는 결과물은 오너십이다.
셋째로 집중해야 할 점은 ‘끊임없는 도전(keep challenge)’이다. 보통은 일회성이나 휘발성의 액션들이 많다. 변화와 혁신은 아무리 좋은 취지를 갖고 있더라도 사람들을 지치게 하는 것은 맞다. 하물며 기업의 생존과 관련된 인위적인 변화는 그 파장의 넓이와 깊이가 상당히 다르다.
혁신과 성장의 또 다른 이름은 피로감이다. 혁신 활동을 해 본 사람은 누구나 공감할 것이다. 그만큼 무언가를 지속하는 것은 쉽지 않다.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은 하나다.
바로 문화다. 지속적이고 주도적인 실천을 지원하기 위한 모두의 그라운드 룰(ground rule)이 필요하고 도전(challenge)을 촉진하기 위한 환경과 동기를 제공해야 한다. 가장 현실적인 실천 방법은 바로 두려움이라는 마음과 행동의 브레이크를 풀어버릴 수 있는 도전 문화를 만드는 것이다.
도전의 다른 이름인 실패를 용인하고 적극적으로 장려함으로써 새로운 혁신과 도전의 자양분으로 활용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한 가지는 확실하게 하자. 문화는 형성되는 것이 아니라 여러 경험들이 시간을 거쳐 함께 만들어 가는 것이다.
이 셋째 단계에서 기대할 수 있는 결과물이 바로 성장을 지속 가능하게 하는 DNA가 자리 잡는 것이다.
정리해 보자. 2023년에도 변화와 혁신을 통한 생존과 지속 가능한 성장이라는 큰 프레임은 바뀌지 않을 것이다. 다만 같은 실패의 경험을 반복하는 것은 안타깝다.
필요한 사람을 미리미리 키우고 리더와 구성원들의 주도적인 참여를 통해 만들어지는 성장의 경험을 디자인하고 실천해야 할 것이다. 멋진 비전과 전략도 결국 실천할 수 있는 인재가 준비되지 않으면 불가능할 것이기 때문이다.
우리가 어려움에 직면해 머리가 복잡할 때 흔히 하는 말이 있다. 본질에 집중해야 한다. 생존이든, 지속 가능한 성장이든 그 본질은 사람이다.
김광진 IGM세계경영연구원 교수
* IGM세계경영연구원은 한경비즈니스에 해당 칼럼을 연재하고 있습니다. 칼럼 링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