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금치] 파산 직전 레고를 살린 단 하나의 질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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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작성일 2026-06-12 16:10 조회 8 댓글 0본문
수많은 조직이 혁신이라는 이름 아래 밤낮없이 달립니다. 신기술을 도입하고, 조직을 개편하고, 마케팅 예산을 쏟아붓죠. 그런데 그 치열한 노력이 늘 성과로 이어지지는 않습니다. 실패하는 조직을 들여다보면 공통점을 발견할 수 있는데요. 능력이 부족해서가 아니라, 틀린 문제를 너무나 완벽하게 푸는 데 자원을 쏟고 있다는 것이죠.
2003년, 세계 최대 완구기업 ‘레고(LEGO)’는 60년 역사상 최악의 위기에 빠졌습니다. 매출은 전년 대비 30% 급감했고, 파산이 코앞이었죠. 당시 경영진은 문제를 이렇게 정의했습니다. “디지털 시대 아이들은 성격이 급하다. 비디오 게임 같은 즉각적인 재미를 원하니, 느리고 복잡한 조립 블록은 매력이 없다.” 이 같은 진단에 따라 레고는 블록을 더 쉽고 단순하게 바꾸고, 의류와 테마파크로 사업을 무분별하게 확장했습니다. 결과는 처참했어요. 정체성을 잃자 충성 고객이 등을 돌렸고, 재고만 쌓였습니다.
2004년, 새로 부임한 CEO 외르겐 비 크누드스토르프는 질문의 방향을 완전히 틀었습니다. “어떻게 비디오 게임보다 더 재미있는 것을 만들까?”가 아니라 “아이들에게 있어 놀이의 본질은 무엇인가?”를 물은 것이죠. 그리고 인류학적 관찰을 시작합니다. 조사팀을 만들어 전 세계 아이들의 집을 방문해 일상을 지켜보도록 했어요. 그러던 중 독일의 11세 소년의 방에서 결정적 실마리를 발견합니다. 소년은 가장 아끼는 보물로 낡은 운동화를 꼽았는데요. 이유를 묻자 소년은 옆면이 닳은 자국을 가리키며 말했습니다.
“이건 제가 스케이트보드의 어려운 기술을 마스터하려고 수천 번 연습했다는 증거예요.”
이 짧은 대화로 레고는 모든 전략을 뒤집었습니다. 아이들이 원한 것은 ‘쉬운 재미’가 아니었던 겁니다. 무언가에 깊이 몰입하고 인내해서 마침내 제 손으로 완성했을 때 느끼는 ‘숙달의 성취감’이었죠. 레고는 블록을 단순화하려던 계획을 폐기하고, 오히려 더 정교하고 어려운 제품으로 돌아갔습니다. 질문 하나를 바꿨을 뿐인데, 레고는 ‘장난감을 파는 엔터테인먼트 회사’에서 ‘창의적 숙달을 돕는 도구’로 스스로를 재정의하며 화려하게 부활했습니다.

경영학의 아버지, 피터 드러커는 “가장 위험한 것은 잘못된 답을 내놓는 게 아니라, 잘못된 질문에 매달리는 것”이라고 했습니다. 기술이 화려해지고 경쟁이 치열해질수록, 리더는 본질로 돌아가야 합니다. 파산 위기의 레고를 살린 것은 파괴적인 신기술이 아니었습니다. “우리가 지금 풀고 있는 이 문제가, 진짜 문제가 맞는가?”를 되묻는 리더의 용기와 통찰이었습니다.
모두가 ‘속도’를 외치고 있는 지금, 빠르게 답을 찾는 것도 중요하지만 진짜 물어야 할 것이 따로 있습니다. 바로 “혹시 우리가 틀린 질문에 매달리고 있는 건 아닐까?”입니다. 방향이 틀렸다면, 속도는 오히려 독이 될 수도 있으니까요.
지금 우리 팀이 매달리고 있는 그 과제, 정말 풀어야 할 진짜 문제가 맞나요?
어쩌면 혁신은 더 나은 질문을 던지는 리더의 입에서 시작될지도 모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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