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불확실성 시대의 성공 비결…‘좋은 질문’을 발견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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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작성일 21-07-02 10:18 조회 4,299 댓글 0본문
새로운 생각을 부르고 길을 찾는데 도움을 주는 것이 질문이 가진 ‘힘’
변화와 위기, 기회가 빠르게 오고 가는 지금은 답이 아니라 질문을 발견할 때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이후 가속화된 디지털 전환, 환경·사회·지배구조(ESG) 등
엄청난 속도의 변화와 불확실성 속에서 어떻게 대응할 것인지에 대한 답을 찾는 것보다 새로운 생각을 부르고 새로운 길을 찾도록 에너지를 불어넣는 적절한 질문을 찾는 것이 더 나은 길이다.
현대 경영학의 창시자인 피터 드러커는 “적절한 답을 찾는 것은 결코 중요하거나 어려운 일이 아니다. 적절한 질문을 찾는 일이 중요하고 어려운 일이다”라고 했다.
파괴적 혁신을 강조했던 클레이튼 크리스텐슨 전 하버드대 교수도 “어떻게 하면 더 좋은 자동차를 만들까 고민하기보다 고객의 관점에서 어떻게 하면 고객을 그곳까지 더 잘 모셔다 드릴 수 있을까”를 질문하라고 했다. 그는 또 성공한 혁신가들에게서 찾아낸 첫째 핵심 성공 요인으로 더 많은 질문을 던지는 습관을 제시했다.
자신이 틀렸다는 태도를 가져보자
조지 이스트먼 코닥 창업자는 “평범한 사람들도 사진 찍기를 즐길 수 있을 만큼 쉽고 덜 번거로울 수는 없을까”라는 질문에서 재능 있는 사람들을 모아 코닥을 창업했다.
마이클 델은 “왜 컴퓨터가 각각의 부품 값을 모두 더한 것보다 다섯 배나 비싼가”라는 질문을 통해 델을 창업했다.
이처럼 적절한 질문은 새로운 생각을 부르고 관련 지식과 기술을 가진 사람들이 모이게 한다. 또 일하고 싶은 열정도 만들어 준다. 더 나은 질문을 계속 던지지 않으면 더 나은 답을 찾기 어렵고 지금까지 걸어온 그 길에서 조금씩 나아가는 것만 할 수 있을 뿐이다.
친환경 기업의 대명사로 불리는 미국의 아웃도어 기업 파타고니아도 계속해 질문을 던지고 있다. 이본 쉬나드 파타고니아 창업자는 “어떻게 해야 사업을 하면서도 영혼을 잃어버리지 않고 살 수 있을까”라는 질문으로 사업을 시작했다고 한다.
그리고 사업이 확장되면서 “제조 및 유통 단계에서 환경에 해가 되는 것을 최소화하려면 무엇을 해야 하는가”라는 질문으로 이어졌다. 더 나아가 “환경뿐만 아니라 사회 전체에 아무런 악영향을 미치지 않으려면”으로 질문을 확장시켜 나갔다.
그렇다면 새롭고 획기적인 생각을 부르고 인재를 그러모으며 지속적인 성과를 만들어 내는 적절한 질문을 발견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할 그레거슨 매사추세츠공과대(MIT) 슬론경영대학원 교수가 쓴 ‘어떤 질문은 당신의 벽을 깬다’에서 그 답을 찾을 수 있다. 그에 따르면 적절한 질문이란 촉매 작용을 일으키는 질문이다. 아이디어 생성을 가로막는 장벽들을 무너뜨리고 에너지를 보다 새롭고 생산적인 길로 인도하는 질문이다. 그는 적절한 질문을 발견하는 세 가지의 방법을 제시했다.
첫째, 자기 자신이 아마도 틀렸을 것이라고 가정하는 태도를 가져 보자. 우리는 어려서부터 답을 찾는 데 익숙해져 있다. 틀렸다는 것에 부끄러움을 느낀다. 그런데 틀렸을 것이란 생각 없이 옳다는 판단과 확신이 있다면 질문을 발견하기 어렵다. 스스로 틀렸을 수도 있다는 생각이 있어야 질문을 발견하기 쉽다.
엘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는 ‘제1 원칙의 사고(first-principles thinking)’를 중요한 핵심 가치로 삼고 있다. 당연하게 여겨지는 모든 전제 요소를 제거하고 가장 근본적인 진리만 남긴 뒤 거기에서부터 다시 생각하는 것을 의미한다.
“과연 이것이 진실이라고 확신할 수 있는가”라는 질문을 통해 모든 것은 틀렸을 수 있다고 생각하는 것이다. 지금 정답 또는 당연하다고 생각하는 모든 것에 틀림이라는 가정을 넣어 보자.
둘째, 매일 하던 일에서 벗어나 무언가 익숙하지 않은 일에 도전해 보자. 사람들은 대부분 불편함보다 안전함을 선호한다. 원래 하던 일과 달리 갑작스럽게 변화가 생기면 불편하고 힘들어한다. 그런데 불편한 상황이 되면 감각이 예민해지고 보다 더 주의를 기울이며 의문을 갖는 상태가 된다. 다만 아무 생각도 할 수 없을 만큼의 불편이 아니라면 그렇다.
따라서 익숙하지 않은, 조금은 불편한 환경을 만들면 질문을 발견하는 데 도움이 된다. 예를 들어 가보지 못한 곳을 가거나 새로운 사람을 만나는 것도 도움이 된다.
기존의 생각들을 비워라
그리고 당신이 경영자나 리더라면 평소 상사의 불편함을 만들지 않기 위해 상사가 듣고 싶은 것만 말하려고 노력하는 구성원들을 인정하고 스스로 익숙한 사무실과 업계를 벗어나 익숙하지 않은 상황을 만들 필요가 있다.
에드윈 캣멀 픽사 CEO는 “당신에게 도전장을 내밀 의향이 있는 사람들을 찾고 그런 사람을 찾는다면 절대 놓치지 말아야 한다”고 말했다. 가끔은 익숙하지 않은 불편함에 도전해 보자.
셋째, 곧바로 의견을 말하고 싶은 충동을 억누르고 입보다 귀를 열고 살아보자. 우리는 듣고 바로 자신의 의견을 말하는 경향이 있다. 가끔은 상대방의 말을 끊기도 한다.
관찰과 경청의 중요성을 잘 알지만 실제 상황에서는 쉽지 않다. 적절한 질문을 발견하려면 타인의 말에 귀를 기울이고 다양한 형태의 정보를 흡수하면서도 머릿속에 가득 찬 기존의 생각들을 비우면 도움이 된다.
권오현 전 삼성전자 종합기술원 회장은 최근 필자의 회사에서 진행한 스케일업을 위한 스타트업 CEO 대상 간담회에 참석했다. 그는 “직원들의 솔직한 이야기를 듣고 싶다면 듣고 말하는 기존의 습관을 버리고 경청하고 이야기하는 새로운 습관을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조용하게 듣고 깊이 생각하고 의견을 나누는 시간을 자주 만들어 보자.
마지막으로 적절한 질문을 발견했다고 변화가 일어나는 것은 아니다. 그 질문을 실질적인 영향력으로 만들어야 한다.
그렇게 하려면 지속적으로 에너지를 불어넣는 질문으로 이어져야 하고 끊임없이 새로운 질문을 던질 수 있는 문화를 만들어야 한다. 당신이 리더라면 모든 구성원이 끊임없이 질문할 수 있는 환경, 틀렸을 수도 있다는 가정과 불편함에 도전 그리고 조용하게 귀 기울이는 환경을 만들어 보자.
그렇다면 질문의 발견을 어디에서 시작하면 좋을까. 사람들은 누구나 본인에게 가장 중요한 질문을 가지고 산다. 회사나 조직도 마찬가지다.
우리는 왜 사는지, 우리 회사는 왜 존재하는지에 대한 미션이다. 쉬나드 파타고니아 창업자가 그랬듯이 미션에서 적절한 촉매 작용을 하는 질문을 찾아보자.
그레거슨 MIT 교수는 ‘어떤 질문은 당신의 벽을 깬다’는 제목의 책 마무리에서 이렇게 말했다.
“조금 덜 옳고, 덜 편하고, 덜 말하는 상황에 푹 빠져 지낸다면 당신의 질문은 몇 배로 불어날 것이다. 변화는 거기에서부터 시작된다.”
김용우 IGM세계경영연구원 교수
** IGM세계경영연구원은 한경비즈니스에 해당 컬럼을 연재하고 있습니다.
https://magazine.hankyung.com/business/article/202106166287b