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리즘] 팬덤과 기술의 만남, 팬덤 테크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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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작성일 24-05-20 10:28 조회 719 댓글 0본문
2023년 전세계를 휩쓴 단어가 있다면, 바로 ‘스위프트노믹스(Swiftnomics)’일 것이다. 미국의 팝가수 테일러 스위프트가 월드 투어 콘서트를 여는 곳마다 지역 경제가 살아나면서 탄생한 신조어다. 블룸버그 통신에 따르면, 스위프트의 미국 투어는 비욘세의 투어와
더불어 2023년 7~9월 미국의 GDP를 약 7조 2000억
원가량 끌어올렸다. 바야흐로 한 가수의 팬덤이 국가 경제까지 움직이는 시대가 왔다.
팬덤은 이제 단순히 특정 대상을
좋아하고 지지하는 사람들의 집단을 넘어, 거대한 비즈니스의 핵심 소비층이 되었다. IT 기술과 콘텐츠 IP(Intellectual Property, 지적재산권)의 만남으로 전세계 어디에서든 좋아하는 콘텐츠를 즐기고, 같은 취향을
가진 사람들과 소통하며, 영향력을 전파할 수 있게 되었기 때문이다. 본
글에서는 세계를 들썩이게 할 정도로 팬덤 비즈니스의 규모를 확장하고 있는 여러가지 기술을 알아보고, 기술
도입의 핵심은 무엇인지 살펴보고자 한다.
팬덤과 기술의 만남, 팬덤 테크(Fandom Tech)란?
팬덤 테크(Fandom tech)란, 팬덤 경험을 확장하거나 전세계 팬덤을 연결하여, 콘텐츠 IP 비즈니스의 영향력을 더 크게 만드는 IT 기술을 말한다. 지금까지의 스포츠, 엔터테인먼트 등 팬덤을 주 소비층으로 하는 비즈니스는 대부분 공급자 위주로 이루어져 왔다. 콘텐츠 공급은 일방향적이며, 팬들의 접근성에도 시공간적 제약이 존재했다. 그러나 이제는 IT 기술을 통해 팬덤 비즈니스의 영역이 넓어지고, 경험은 한층 다이내믹 해지고 있다.
기술을 통해 콘텐츠 IP 비즈니스의 영역을 확장해가고 있는 대표 기업은 엔터테인먼트 라이프스타일 플랫폼 기업 ‘하이브(HYBE)’이다. 하이브는 2020년, 2022년에 이어 올해 세번째로 패스트 컴퍼니(Fast company)가 선정한 ‘세계에서 가장 혁신적인 기업 Top 50’에 이름을 올렸다. K-POP 아이돌 그룹 BTS의 제작사를 넘어서, 글로벌
IT 플랫폼 기업으로 비즈니스 패러다임 전환에 성공한 덕분이다.
하이브는 2019년 팬덤 플랫폼 ‘위버스(Weverse)’를
출시한 뒤, 2022년 경쟁사였던 네이버로부터 동종 플랫폼 ‘브이라이브’를 인수하면서 IT 기술력 획득과 동시에 ‘위버스’를 글로벌 팬덤 플랫폼 시장 점유율 1위 서비스로 만들었다. 현재는 이 플랫폼을 기반으로 인공지능(AI), 대체 불가능 토큰(NFT) 등 다양한 IT 기술을 접목하여 새롭고 다양한 팬덤 경험을 제공하고 있다.
최근에는
플랫폼 내 K-컬처 매체 ‘위버스 매거진’에 AI 음성 기업 수퍼톤의
TTS(Text to Speech) 기술을 적용해 AI 성우가 텍스트를 읽어주는 ‘귀로 듣는 콘텐츠 서비스’를 도입했다. 또한 2021년부터 핀테크 기업 두나무와의 협업을 통해 아티스트 IP 기반 콘텐츠 상품을 팬들의 디지털 자산으로 만드는 NFT 사업도
준비 중이다. 기존에 음반 판매를 위한 파생 상품 정도로 여겨졌던 포토카드 등에 블록체인 기술을 도입해
디지털 상에서 독자적이고 안전한 가치를 지닌 상품으로 판매하기 위한 전략이다.
신기루 같던 IT 기술들, 팬들의 마음을 사로잡다
1) 확장 현실(XR)
확장 현실(eXtended Reality, XR)이란, 가상 세계를 실제처럼
구현하는 가상 현실(Virtual Reality, VR), 실제 세계에 가상의 요소를 덧입히는 증강
현실(Augmented Reality, AR), 가상 세계 또는 실제 세계에 정보를 융합해 보여주는
혼합 현실(Mixed Reality, MR)을 아우르는 몰입형 기술이다. 확장 현실이 가장 활발하게 이용되는 팬덤 비즈니스 영역은 e스포츠이다.
세계적으로 사랑받는 RPG 게임 ‘리그 오브 레전드(League
of Legend, LoL)’의 제작사 라이엇 게임즈(Riot Games)는 XR 기술을 바탕으로 새로운 콘텐츠 문화를 창조해가고 있다. 라이엇
게임즈는 2018년부터 게임 홍보를 위해 게임 속 캐릭터를 멤버로 한
K-POP 장르 아이돌 그룹을 결성해 음반을 발표하고 있다.
가장 잘 알려진 LoL 버추얼 아이돌 ‘K/DA’는
2018년 리그 오브 레전드 월드 챔피언십 오프닝 공연을 해 세간의 눈길을 끌었다. 이
무대는 AR 기술을 통해 게임 속 캐릭터와 실제 가수가 함께 공연하는 듯한 모습으로 꾸며졌다.
[K/DA 오프닝 공연]
(Source: League of Legend Youtube)
지난해 데뷔한 또 다른 LoL 버추얼 그룹 ‘하트스틸’ 역시 2023 리그
오브 레전드 월드 챔피언십 무대에서 AR 및 다양한 그래픽 기술을 통해 게임 속 세계가 그대로 구현된
듯한 무대를 선보였다. 이 가상 아이돌 마케팅은 기존의 게임 팬덤 뿐 아니라, 실제 노래를 부른 가수의 팬덤, 장르별 음악을 즐기는 일반 대중의
관심까지 얻고 있어 팬덤 확장에 큰 효과를 얻고 있다.
[하트스틸 오프닝 공연]
(Source: League of Legend
Youtube)
2) 빅데이터 및 인공 지능(AI)
인공 지능(AI) 기반 데이터 분석 기술은 다양한 경우의 수에 따라 경기의 결과가 바뀌는 스포츠 비즈니스에서 많이 활용된다. 스포츠 경기 생중계 화면에는 인공 지능이 실시간으로 선수들의 움직임을 분석하고, 다음 동작이나 결과를 예측한 데이터를 제공해 시청자의 몰입을 돕는다. 또한
경기 시즌이 아닐 때에도 팬덤 대상 어플리케이션을 통해 AI기반 데이터 정보를 공유하여 팬들의 소속감을
이끌어내는 데 기여하고 있다.
미국 프로농구리그 NBA는 마이크로소프트 애저(Azure)와 파트너십을 맺어, 선수들의 코트 위 행동을 추적 및 분석하는 인공 지능 기반 플랫폼 ‘코트옵틱스(CourtOptix)’를 출시했다. 경기장에 설치된 카메라가 선수들의
움직임을 지속적으로 캡처하여, 한 경기당 약 천만 개의 데이터를 생성하면, 애저의 인공 지능이 해당 데이터들을 분석해 결과값을 제공한다.
코트옵틱스를
통해 전세계의 NBA 팬들은 선수별 슈팅 유형, 수비 효율성, 움직임 속도와 같은 정량적 데이터와 함께 각 선수가 이번 시즌 가장 두각을 나타내고 있는 영역, 시즌 동안 가장 큰 성장을 보인 영역과 같은 정성적인 데이터까지 확인할 수 있다. 이러한 정보를 통해 팬들은 각 선수에 대해 더 큰 관심과 애정을 느낄 수 있고, 팬덤 커뮤니티 안에서 스토리 콘텐츠로 재생산될 수 있어 NBA 팬덤
확장에 긍정적 영향을 미치고 있다.
실제로 코트옵틱스 도입은 NBA 경기
시청률 증가로 이어지고 있다. NBA 최고기술관리자에
따르면, 2023년 NBA 구독자 수는 전년 대비 50%, 시청률은 52% 증가했다.
[NBA 코트옵틱스]
(Source: Microsoft Website)
국내 기업 중에는 SK텔레콤이 스포츠 중계와 인공 지능 기술의 융합을 위한 비즈니스를 적극적으로 이어가고 있다. 특히, 2023년에 개최된 ‘SK텔레콤
오픈 2023’ 남자 골프 대회 중계에 다양한 인공 지능 기술이 도입되었다. 프로 골퍼 최경주의 모습과 음성을 그대로 구현하여 경기를 분석, 예측해
준 ‘AI 최경주’와 함께 주요 경기 장면을 자동으로 맞춤
편집해 제공하는 ‘AI 하이라이트 기능’, 실제 경기 생중계
화면에 경기 데이터를 결합해 볼의 낙하지점, 비거리, 샷
분포도를 가상으로 보여주는 ‘메타버스 중계 화면’의 기능을
통해 골프 팬들에게 경기 시청의 재미를 더했다.
[AI 최경주]
(Source: SK텔레콤 오픈 조직위원회)
<References>
· “Generative
AI가 바꿀 미래, 기업은 어떻게 준비할까”,
2023.6.29, Kearney Insight Seminar
· “웹툰 사례로
살펴본 국내 미디어 컨텐츠 사업의 해외 성공 방식”, 2023.2.23, Kearney Insight Seminar
· Next in
loyalty: Eight levers to turn customers into fans, 2021.10.12, McKinsey
Insights
· 2024 Fandom
Trend Report, 2024.2, b.stage.in
· “SKT, KLPGA와
협력해 AI로 골프 중계 시청의 패러다임을 바꾼다”,
2024.3.27, SK텔레콤 뉴스룸
· “나이키, NFT로만 2400억 벌었네. 침체장에도
문 두드리는 기업들”, 2023.11.25, 이코노미스트
· “실력 있는 ‘중소돌’을 해외 팬덤과 연결 영세 기획사들의 듬직한 ‘글로벌 도약대’”, 2023.07, DBR
· “두 골대와
공 하나, 그리고 디지털, 미 프로농구의 DX 현황”, 2023.06.09, CIO Korea
· “IT기자의
난생처음 BTS 콘서트, 질서 기술 완벽”, 2022.03.12, Zdnet Korea
· “XR을 통해
환호의 함성으로 이어지는 e스포츠와 관객들”, 2021.06.18,
CUZ 공식블로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