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목표 달성을 위해 반드시 필요한 효율적 시간 관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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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작성일 23-11-08 09:59 조회 1,200 댓글 0본문
어느덧 2023년을 마무리하는 시기가 됐다. 올해 초에 세운 목표를 얼마나 이뤘는지 돌아보며 안도한다면 다행이지만 많은 사람들은 아쉬운 마음이 들기 마련이다. 하루하루 발등에 떨어지는 불을 끄며 바쁘게 살다가 정신을 차리니 한 해가 지나가 있다.
터널에서는 멀리 보이는 출구를 빠져나가기에만 집중하듯이 당장 할 일에 매달려서 정작 중요한 것들을 놓치는 현상을 ‘터널링 효과’라고 한다. 시간은
유한하지만 누구에게나 평등하게 주어지는 인생의 예산이다. 갑자기 잡힌 회의, 쉴 새 없이 울리는 알람들, 쌓여만 가는 메일에 휘둘리지 않고 시간을
주도적으로 사용하면서 원하는 목표를 이루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스티븐 코비는 ‘성공하는 사람들의
7가지 습관’에서 ‘중요한 것을 먼저 하라’고 답한다. 긴급한지 중요한지를 축으로 일을 구분하고 당장 급하지는
않지만 중요한 일에 먼저 시간을 투자하라는 것이다. 중요하고 급한 일은 현안이므로 빠르게 처리할 수밖에
없지만 중요해도 급하지는 않다면 미루게 된다.
자신의 능력을 과신하지 말 것
유리병에 모래와 자갈을 먼저 채우면 큰 돌이 들어갈 수 없다. 시장
트렌드 조사, 새로운 사업 기획, 신기술 교육, 운동, 독서와 같이 미래를 위한 투자가 없다면 조직 차원에서나 개인의
차원에서나 성장을 기대하기 어렵다.
백번 맞는 말이지만 주어진 역할만으로도 일정이 빠듯해서 도저히 시간을 낼 수 없다고 항변할지 모르겠다. 회사에서는 정해진 마감, 정기적인 미팅이 일정표를 채우고 있고 개인
생활에서도 집안일, 육아, 가족행사로 빈틈이 나오지 않는다. 예상치 못한 일까지 생기면 대처 불능 상태에 빠진다.
퓰리처상을
수상한 유능한 기자이면서 아이 둘을 키운 브리짓 슐트는 늘 시간이 부족해서 스트레스가 극에 달했다. 50년간
시간관리를 연구한 사회학자인 존 로빈슨을 찾아가 상담을 받다가 그녀에게 일주일에 30시간의 여유시간이
숨어 있다는 말에 크게 놀란다. 이를 계기로 그녀는 시간관리에 대한 탐구를 계속해서 ‘타임 푸어’를 썼다.
어쩔 수 없이 강제된 시간으로 꽉 차 있다는 강박에서 벗어나는 것에서 시작해 보자. 출근 전 시간, 출퇴근 시간, 점심시간, 잠들기 전 시간을 어떻게 활용하고 있는지, 회의 시간을 효율적으로
사용하고 있는지 등을 돌아보면 의외의 여력을 발견할 수 있다.
또 필요한 정보를 검색하러 스마트폰에 들어갔다가 부지불식간에 몇십 분째 소셜미디어에서 시간을 보내고 있을지 모른다. 캐서린 프라이스는 ‘재미의 힘’에서
스크린 중독 현상이 오히려 공허함을 늘리는 ‘가짜 재미’라고
명명한다. 내 인생의 예산을 지불할 만한 가치가 있는지 냉정히 따져야 한다.
시간을 확보했더라도 중요한 일은 통상적으로 업무량이 많고 시간이 오래 걸려 시작하기가 부담스럽다. 한 프로젝트 관리자의 9살 아들은 일이 너무 많아 지쳐 보이는 아빠에게 ‘일을 나눠서 한 번에 하나씩 하세요’라고 초롱초롱하게 눈을 반짝이며
말했다.
어린 현자의 비결은 강력하다. 한 번에 하나씩 집중하면 효율이 높아진다. 하나씩 완수하다 보면 어느덧 끝이 보인다.
완벽하게 하려는 욕심도 시작을 어렵게 한다. 결국 미루고 미루다가
마감을 넘겨버리는 사태가 벌어질 수 있다. 비즈니스 세계에서 마감은 신뢰의 문제다. 수주를 위한 제안서를 시한을 넘겨 제출한다면 기회 자체를 상실하게 된다.
초안을 빨리 만들고 남은 기간 동안 반복해서 보완하면 마감에 쫓기지 않고 품질도 높아진다. 생태학자이자 사회활동가인 최재천 이화여대 석좌교수가 하버드대 재학 당시에 동료 학생들에게 배워 평생 지키는
원칙이라고 한다.
중간에 다른 일이 밀려올 때 이 정도는 충분히 시간 내에 다 할 수 있다고 자신의 능력을 과신하는 오류도 경계해야
한다.
미국의 한 매체에서는 유명인들이 천국에 갈 확률이 얼마나 될지 추정해 달라는 설문조사를 했다. 농구 황제 마이클 조던은 65%, 전 미국 대통령 빌 클린턴은 52%가 나왔다. 빈자의 성녀 테레사 수녀는 79%였다.
놀랍게도 테레사 수녀보다도 천국 갈 가능성이 높은 사람이 있었다. 바로
설문에 응답한 자기 자신이다. 심리학자인 로저 뷸러 교수가 대학생들을 대상으로 과제를 마치는 데 얼마나
걸릴지 물어보고 실제로 걸린 시간과 비교한 실험에서도 자기과신 현상이 나타났다.
올바른 질문을 던져라
시간을 잘 계획하고 효율적으로 관리해도 여전히 함정이 도사리고 있다. 엉뚱한
산을 열심히 오르고 있다면 결국은 시간 낭비가 된다. 처음부터 올바른 목표를 설정하기 위해서는 일의
맥락을 읽어야 한다.
단편적인 현상에 매몰되지 않고 숨은 의미를 제대로 파악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매슈 커츠는 ‘맥락 지능’에서 과거의 경험을
통한 후견지명, 미래를 예측하는 선견지명, 현재의 직관에
따른 통찰 세 차원으로 맥락 지능을 설명한다.
‘이런 일이 예전에도 일어났는지, 그 영향은 무엇이었는지’를 살펴서 과거의 교훈을 가져온다. ‘만약 ~라면 어떻게 될까’라는 ‘왓-이프(What-If)’ 질문을 던져서 미래의 다양한 시나리오를 가늠한다. 그렇다고 이미 지나간 과거와 아직 오지 않은 미래가 현재를 결정짓지는 못한다.
‘지금 이 순간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지, 지금 상대가 무엇을 바라는지’를 간파해야 한다. 업무 개선 보고서를 작성하는 경우를 생각해 보자. 다양한 경우의 수를 고려한 대안을 마련하고 사례 조사로 근거를 제시하고 보고받을 사람의 의도를 담았다면 나무랄
데가 없는 보고서이지 않겠는가.
상대의 의도를 알기가 쉬울 리는 없다. 상사에게 업무 지시를 받았을
때를 떠올려보면 A부터 Z까지 친절하고 소상하게 말해주는
경우는 드물다.
사람들은 자신이 이미 알고 있는 사실은 다른 사람도 어느 정도 알고 있을 것이라고 가정하는 ‘지식의 저주’에 걸리기 때문이다.
독심술이 있는 것도 아닌데 어떻게 다른 사람의 마음속으로 들어갈 수 있을까.
답은 간단하다. 물어봐야 한다. 안타까운
일화가 있다. 2010년 서울에서 개최된 G20 정상회의의
폐막 기자회견에서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한국 기자들에게 특별 질문권을 줬다.
한국이 개최국 역할을 훌륭하게 수행해 준 것에 대한 감사의 표시였다. 침묵이
흘렀다. 한국 기자가 질문하지 않자 중국 기자가 일어나서 아시아를 대표해 질문해도 되겠냐고 했다. 오바마 대통령이 다시 한번 한국 기자들에게 질문을 권했지만 결국 중국 기자에게 질문권이 돌아갔다.
눈치를 보느라 또는 바보 같아 보일까 봐 질문을 주저하지만 질문 없이 자신의 짐작만으로 일을 처리하면 엉뚱한
산에 오르는 결과를 초래한다. 이때 일이 최종적으로 완성됐을 때 모습을 그려보는 질문이 도움이 된다.
많은 테크 기업들을 성공으로 이끈 애자일 방법론은 고객에게 직접 질문하는 방식이라고 할 수 있다. 어설프더라도 시제품을 빨리 만들어 고객에게 보여주고 답변을 받아서 몇 번이고 수정하는 과정이야말로 시간을 단축하면서도
목표에 빠르게 도달하는 지름길이다.
‘고객에게 반드시 필요한 기능’과
‘있으면 좋은 기능’을 판단해 전자에 집중하는 것은 결과적으로 중요한 일을 먼저 하는 것과
다르지 않다.
2024년이 머지않았다. 세상의
변화는 늘 우리의 기대보다 빠르고 비즈니스 현장은 숨 가쁘게 쫓아가기 바쁘다. 이럴 때일수록 터널 속을
하염없이 질주하고 있지는 않은지 돌아봐야 한다.
무엇이 중요한지, 엉뚱한 산을 오르고 있지는 않은지 재점검해야 한다. 계획은 최선의 추정일 뿐이다. 새로운 변수는 계속 나타난다. 올바른 질문은 당신을 다시 올바른 궤도에 올려놓을 것이다.
이용수 IGM세계경영연구원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