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금치] 누군가의 '뼈 때리는' 평가에 쉽게 긁히지 않는 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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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작성일 2026-04-24 16:52 조회 7 댓글 0본문
상사, 동료, 구성원 등 다양한 관점의 피드백을 받아보는 다면평가 결과가 나왔습니다. 동일 직급 리더 평균보다 낮은 점수를 받았네요. 유난히 점수가 낮은 영역에 눈에 띄는 코멘트들이 있습니다.
"소통이 일방적입니다”, “의견을 내도 반영되지 않아요”, “바쁘신 건 알지만, 피드백 받는 데 너무 오래 걸립니다”
숨이 턱 막힙니다. 나름대로 최선을 다했다고 생각했는데 억울하기도 합니다. 솔직히 누가 썼는지 짐작이 가는 코멘트도 있습니다. 다음 주엔 본부 워크숍까지 잡혀 있는데, 솔직히 그냥 이 상황을 피하고 싶은 심정입니다.
부정적 피드백을 가득 받은 이 상황, 여러분이라면 어떻게 하시겠어요?
저명한 조직심리학자이자 와튼스쿨 최연소 종신교수, 애덤 그랜트(Adam Grant)도 비슷한 순간을 겪었습니다. 박사 과정을 막 마친 25살 무렵, 애덤은 군 장교급 리더들을 대상으로 동기부여 강의를 맡았습니다. 잘해내고 싶었던 그는 4시간 동안 최선을 다해 강의했지만, 돌아온 피드백은 너무 가혹했습니다. “우리가 더 잘 아는 내용이다”, “아마 강사가 우리한테 더 많이 배웠을 거다…” 애덤은 쥐구멍에라도 숨고 싶었을 겁니다. 더 난감한 것은 일주일 뒤, 같은 사람들 앞에서 또 강의가 예정돼 있었다는 거죠. 그는 도망칠 수도 없었습니다.
이때 애덤은 한 가지 관점을 바꿉니다. 바꿀 수 없는 점수(First score)에 매달리는 대신, 그 점수를 대하는 방식(Second score)을 바꿔 보기로 한 거죠. '세컨드 스코어'는 하버드 대학의 쉴라 힌 교수가 저서 'Thanks for the Feedback'에서 처음 제시한 개념인데요. 내가 타인의 피드백을 얼마나 잘 처리하는지에 대해 스스로 매기는 점수를 의미합니다.
애덤은 ‘그들이 내 강의를 싫어했다는 사실은 바꿀 수 없다. 하지만 내가 피드백에 열려 있고, 그 비판에서 기꺼이 배우려 했다는 것을 보여줄 순 있다.’고 마음을 먹고 두 번째 강의를 들어갔습니다. 스스로를 내려 놓고 “여러분의 피드백을 들었습니다. 이렇게나 어린 저한테서 배울 게 없다고 말씀하셨죠. 맞는 말씀이십니다. 그래서 저는 여기서 여러분에게 배우고 싶고, 우리 모두가 함께 배우는 대화를 만들어 나가고 싶습니다.”라는 말로 수업을 시작하죠. 점차 분위기는 풀렸고, 강의 피드백도 완전히 달라졌습니다. 애덤이 퍼스트 스코어를 바꾸려 하기보다, 세컨드 스코어를 높이는 데 집중한 결과였습니다.
직급이 높아질수록 주변에서 쓴소리를 듣는 일이 점점 줄어듭니다. 그러다 아래로부터, 동료로부터 불편한 피드백을 들으면 직시하기가 쉽지 않죠. 바로 이 지점에서 리더의 세컨드 스코어가 중요합니다. 리더가 피드백을 받아들이는 방식이 조직문화에 큰 영향을 미치기 때문입니다. 리더가 비판이나 반대의견에 방어적으로 반응하면 구성원들은 ‘여기선 윗사람한테 솔직하게 말하면 안 되겠구나’하고 학습합니다. 그럼 의견을 내기가 조심스러워지죠. 의견을 내더라도 돌아오는 코멘트가 없거나 달라지는 게 없으면, 어차피 안 바뀐다는 생각에 말문을 점차 닫을 수도 있습니다. 여기에, 반박한 사람에게 눈치를 주거나 불이익을 주는 것까지 목격되면 그 조직엔 침묵만이 남을 겁니다.
세컨드 스코어를 높이는 방법은 거창하지 않습니다. 불편한 피드백을 들으면, 딱 한 가지만 스스로에게 물어보시기 바랍니다. “상대의 말에서 반박할 근거를 찾고 있는가, 아니면 앞으로 나아갈 길을 찾고 있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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