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코칭 피드백 잘하려면? ‘상대’ 관점으로 바라봐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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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작성일 23-09-04 10:26 조회 1,402 댓글 0본문
중학생인 필자의 아이가 몇
달 전 반 친구들과의 대화에 관한 고민을 털어놓은 적이 있다. 자신이 친구들에게 도움이 된다고 생각되는
얘기를 열심히 해 주는데 그 말을 전혀 듣지 않는 친구도 있고 심지어 누구는 자신을 보고 재수 없다며 눈을 흘긴다고 속상하다고 한다.
오지랖이 넓어 남의 일에 끼어들기 좋아하고 직선적으로 말하는 아이의 성향을
고려할 때 충분히 예상할 수 있는 일이다. 필자가 해 준 조언은 커뮤니이케션의 가장 기본이 되는 개념이었다.
“아들아, 사람들과 대화할 때
잊지 말아야 할 단 하나의 법칙은 말하는 사람이 아닌 듣는 사람이 어떻게 받아 들이고 느끼는지가 중요하다는 것이다. 친구들을 답답해 하거나 비판하지 말고 어떻게 하면 네 말을 잘 받아들이게 할 수 있는지에 대해 고민해 보면
좋겠다.”
이런 상황은 우리 어른들의 세상인 직장에서도 그대로 발생한다. 리더들이 구성원 성장을 목적으로 대화하는 코칭 피드백 활동을 살펴보자. 코칭
피드백은 조직원의 잠재력을 극대화해 성과 향상과 조직원 성장을 이끄는 지원 및 육성 활동을 지칭한다. 결국
개인 성과에 관한 리더의 조언을 듣고 자신의 생각이나 행동을 수정해야 그 활동이 완성된다.
그런데 많은 리더들은 “나는
충분히 할 만큼 했는데 상대가 바뀌지 않는다”고 하소연한다. 맞는
얘기일 수도 있고 아닐 수도 있다.
실제 자신과 일할 때는 책임감 없이 제멋대로 행동하는 친구였는데 다른 부서에
가더니 전혀 다른 모습을 보이는 충격적인 경험을 할 수도 있다. 그래서 우리는 겸손한 자세로 자신의
코칭 피드백 스킬을 연습해야 한다.
구성원을 변화시키는 지원은 무엇일까
우선 구성원을 변화시키는 지원에는 무엇이 있을까 생각해 보자. 크게 세 가지로 나눠 볼 수 있다. 첫째는 업무 지원이다. 여기에는 구성원들에게 필요한 것들을 가르치고 조언하는 것이 포함된다.
둘째는 성찰 지원이다. 이 지원은
구성원 스스로 상황을 파악하고 보다 나은 방법을 모색하게 하는 것을 의미한다.
마지막 셋째는 정서 지원이다. 구성원들을
격려하고 칭찬하는 활동을 의미한다. 이 세 가지 지원을 여러 상황에서 활용할 수 있는데, 먼저 상대에게 초점을 맞춰 그가 어떠한 상황인지 살피고 그에 맞는 적절한 지원을 할 수 있다.
아직 업무 지식과 경험이 부족한 구성원이라면 업무 지원의 방법을 주로 써야
할 것이고 역량과 태도가 뛰어난 구성원들에게는 믿고 맡겨 스스로 방법을 찾아내는 성찰 지원이 더 적합할 수 있다.
역량도 뒤떨어지고 동기도 부족한 이들에게는 업무 지원과 정서 지원을 함께
사용하면 좋을 것이다. 여기에 더해 자기 자신에 대한 성찰도 필요하다.
업무 지시나 필요한 지식을 잘 전달해 주는 능력이 뛰어난 리더가 있고 자신감을 불러일으키고 분위기를 띄우는 일이 천성이 이들도 있다. ‘지피지기면 백전불태’라는 말은 여기에서도 진리다.
다음은 코칭 피드백을 주는 자신이 아닌
‘받는 상대’에서부터 시작해 보자. 피드백을
받는 사람이 갖고 있는 세 가지 장벽이 있다.
첫째 진실의 장벽이다. 피드백을
받는 사람이 ‘그런 피드백은 틀렸어. 내게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아’라고 생각하는 것이다. 예를 들어 ‘당신은 참 소극적이야’라는 피드백을 들었을 때 우리는 어떤 반응을
하게 될까. ‘아 그렇구나’라고 단숨에 인정하기보다는 ‘내가 그렇다고? 언제? 무슨
근거로?’라는 저항이 자연스레 일어난다.
이 장벽을 뛰어넘기 위해서는 ‘구체적이고
정확한 피드백’을 하면 된다. 이를 위해 우리는 휘리릭 순식간에
작동하는 자신의 머릿속을 차근차근 주의 깊게 살펴봐야 한다. ‘내가 왜 이런 생각을 하는 것이지?’, ‘내가 바라는 상대의 구체적은 행동은 무엇일까?’라는 두 가지
질문을 던져보면 도움이 될 것이다.
이제 자신은 구성원이 다른 부서와 협업할 때 의견을 적극적으로 내며 문제를
해결하기를 바라는데 지난 1개월 동안 타 부서와의 회의에서 거의 말을 하지 않는 것을 보고 ‘소극적이라고 판단하는지’ 알아차릴 수 있다.
그러면 ‘소극적이다’가 아닌 ‘지난 1개월간
타 부서와의 회의 시간에 의견을 거의 내지 않았다’는 구체적인 행동에 관해 피드백을 전달할 수 있게
될 것이다. 상대가 수긍할 가능성이 훨씬 높아질 것이다.
구성원과 함께 시간을 보내보자
구체적인 피드백을 주기 위해
‘K.S.A.H’ 개념을 활용하는 것도 유용하다. 구성원들이 일을 잘하고 못하는 이유에
대해 한 차원 아래로 분석해 보는 것이다. 바로 역량의 개념이다. 선배가
직접 동반해 후배의 영업 활동을 관찰하며 피드백을 진행하는 경우를 가정해 보자.
우선 고객에게 상품 설명하는 것을 보면서 아직 우리 회사 제품에 관한 ‘지식(Knowledge)’ 혹은 상대 니즈를 파악하는 질문 ‘스킬(Skill)’이 부족하다는 것을 파악할 수 있다.
영업 전문가의 자신감 있는 ‘태도(Attitude)’가 좀 더 필요할 수도 있고 자신의 시간을 아껴 쓰며 관리하는 ‘습관(Habit)’이 제대로 자리 잡지 않았을 수도 있다. 반대로 K.S.A.H 중 어느 부분이 탁월해 성과가 잘 나는지도
분석할 수 있게 된다.
이제 리더는 각 부분을 강화하거나 교정할 수 있는 구체적인 방법에 대해
좀 더 자세히 조언해 줄 수 있고 구성원들은 리더의 전문적인 피드백에 고개를 끄덕일 것이다.
둘째는 관계의 장벽이다. 이는 ‘당신이 뭔데 그런 피드백을 해, 내가 아니라 당신이 문제야’라는 상대의 인식이다. 평소 존경하거나 신뢰하지 않는 사람이 주는
피드백을 듣고 ‘자진해 자기 생각과 행동을 바꿀 의향이 있는가’라는
질문에 대부분은 아니라고 대답할 것이다.
그래서 우리는 구성원들과 긍정적인 관계를 평소에 구축해야 한다. 여러 방법이 있을 수 있겠지만 필자가 권하는 가장 가성비(?) 좋은
방법은 구성원들과 시간을 함께 보내면서 그들의 얘기를 들어보는 것이다.
대화 주제도 그들이 하고 싶은 이야기가 먼저여야 한다는 것도 잊으면 안
된다. 그리고 격려하고 인정하는 정서적 지원도 긍정적 관계 구축에 도움이 될 것이다.
마지막은 정체성 자극의 장벽이다. 이러한
피드백은 ‘당신은 내 정체성을 흔들었어. 나를 모욕한 거야’라는 강한 부정적 생각이 들게 한다.
이 장벽을 넘는 방법은 간단하다. 어떤
일이 있어도 상대방의 정체성을 건들지 않도록 조심하면 된다. 한 인사 관련 플랫폼에서 진행한 설문에서 ‘회사 생활을 하면서 직장 상사에게 험한 말을 들은 적이 있나요’라는
질문을 던졌고 무려 10중 7명이 ‘있다’라고 답했다.
‘구체적으로 머리는 장식품이냐’, ‘시키는
대로 하기나 해’, ‘당신이 그러고도 리더입니까’라는 누구나
한 번쯤 아니 여러 번 들어봤을 법한 실감나는 예시도 언급됐다.
이와 함께 공개 석상에서의 망신, 상대의
약점을 악용하는 것, 상대의 가족과 종교 등을 언급하는 것, 큰소리로
화를 내는 것도 상대의 정체성을 자극하는 언행일 수 있으니 주의해야 한다.
우리는 ‘당신은 엉망이군요’와 ‘당신의 업무는 엉망이군요’의
차이를 구분할 수 있어야 하고 후자 관점에서 피드백해야 한다. 만약 자기도 모르게 상대 인격에 상처를
주는 언행이 튀어나왔다면 즉시 아무런 조건 없이 사과해야 한다. 다른 방법은 없다.
정리해 보자. 리더는 구성원이
업무를 잘 수행할 수 있도록 그리고 성장할 수 있도록 코칭 피드백을 해야 할 의무가 있고 현장에서 만나는 대부분의 리더들은 진정성을 가지고 이를
실천하고 있다. 이 과정에서 꼭 기억해야 할 가장 중요한 개념은 ‘나’ 중심이 아닌 ‘상대’ 중심으로의
관점 전환이다. 그래야 그들의 관점에서 충분히 수용할 수 있는 실천 가능한 구체적인 피드백을 주는 고마운
리더가 될 수 있을 것이다.
임주영 IGM세계경영연구원 교수
* IGM세계경영연구원은 한경 비즈니스에 칼럼을 연재하고 있습니다. 해당 칼럼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