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조용한 퇴직’ 퇴치법… 직원의 ‘성장감’을 키우는 세 가지 방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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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작성일 23-08-21 09:43 조회 1,414 댓글 0본문
몇 년 전부터 ‘조용한 퇴직’이란 현상이 많은 기업 내부에서 이슈가 되고 있다. 주변 사람도 전혀 알아차리지 못하는 상황에서 조용히 퇴사 준비를 하고 나간다는 말이기도 하지만, 실제로는 직장 내에서 자신이 맡은 일만 최소한으로 하고 그 외의 회사 일에는 가능한 한 참여나 관여하지 않으려고
하는 생각과 행동을 말한다. 다시 말해, 퇴사한 것과 같은
마음 상태로 회사에 다니며 일을 하고 있다는 것이다.
지속 가능한 성과 창출과 성장이
모든 기업의 비전이자 과제인 지금, 기업의 경영진과 인사(HR) 담당자, 조직의 리더들은 조용한 퇴직이라는 이슈의 심각성을 인지하고 HR 제도
개선이나 조직 문화 차원의 다양한 해법을 고민하고 있다.
특히 이러한 현상을 이해하기
위해 직원들의 의견에 귀를 기울이고 있다. 기업마다 진행 중인 조직 구성원들을 대상으로 한 인터뷰와
설문을 살펴보면 한 가지 중요한 사실을 확인할 수 있다.
성과를 잘 내는 직원이든 잘 내지 못하고 있는
직원이든 상관없이 모두 이직을 고민하고 있다는 점이다. 조직 만족도가 떨어지는 직원들 모두가 개인별로
처한 상황별로 이유는 다양하지만, 공통적으로 이야기하는 것이 바로 성장감 부족이었다. 이들은 ‘내가 성장을 멈춘 것 같다.’라고 느끼고 있었다.
성장이라는 단어를 바라보는 시각은
확연히 달라지고 있다. 조직 내부에서는 매우 현실적인 이야기다. 조직
성장을 통해 개인의 비전과 성장을 함께 이룬다는 것이 과거의 시각이었다면, 직원 개개인의 성장을 통해
조직의 성장을 만들어 간다는 것이 지금의 변화된 시각이다. 쉽게 말해 개인마다 성장에 대한 욕구는 커지고
있으며, 점점 더 중요한 가치로 자리 잡고 있다.
그리고
그 성장을 판단하는 기준은 지금 내가 하는 일이 무슨 의미가 있는지, 나의 커리어(경력)와 비전에 도움이 되는지, 성장을
위한 기회가 공정하게 오는지, 합당한 평가와 인정을 받는지, 사회적으로도
보람을 느낄 수 있는지 등이다.
개인의 성장이 기업의 성장으로
이어진다는 시각에 공감할 수 있다면, 기업 경영진과 리더들의 미션은 단순해진다. 어떻게 하면 성장의 기회를 만들어 주고, 조직 구성원들이 스스로
성장감을 느끼며, 기업과 조직의 성장으로 연결할 수 있게 할까를 고민하면 된다.
미국의 사회심리학자 에리히 프롬은 “인간이 자신의 잠재적 가능성을
발휘하는 것에 대한 욕구를 갖고 있다.”며 “스스로 중요하게
생각하는 방향성에 대해 자아실현과 자기 성장을 할 수 있을 때, 비로소 상상 이상의 몰입과 가치를 만들어
낸다”고 말했다.
이러한 조건이 충족될 수 있다면, 이는 곧 조직과 기업의 성과 창출과 지속 가능한 성장의 에너지원이 될 것이다.
그러면 어떤 경우 직원들의 성장감이 커질까? 다음의 세 가지 방법을 생각해 볼 만하다.
직원 개인의 호기심 적극 활용
첫 번째는 개인 관점에서 성장감을
경험하게 돕는 데 집중하는 것이다. 조직의 리더가 조직 구성원 개개인의 관심과 호기심을 성장감을 경험할
기회로 만들 수 있도록 돕고 관리하는 것이다.
개인적으로 관심 있는 것에 몰입할 수 있게 하는 것이
핵심이다. 사람은 자기 관심 영역에 있는 것에는 무한한 에너지를 쏟고 즐긴다. 그리고 그 대상에 대한 도전 의식과 열정은 매우 높다. 개인의 취미와
취향에 대한 이야기가 아니다. 개인의 성장에 대한 욕구와 에너지를 표출할 수 있도록 지원해주고, 이끌어줘야 한다는 것이다.
회의만 효율적으로 해봐도 관심과 호기심은
어렵지 않게 발견할 수 있다. 왜냐하면, 현업에서의 문제는
실무 담당인 구성원들이 제일 잘 안다. 각자의 업무 현장에서 비효율성을 제거하고 유의미한 보람과 성과를
내기 위해 필요한 것들은 이미 머릿속에 있다. 이를 표출할 수 있도록 도우면 되는 것이다. 그리고 이를 어려워한다면, 문제나 상황을 제대로 바라볼 수 있는
시각과 동기를 제시해주면 되는 것이다. 리더의 관심과 관찰이 그 시작이다.
개개인의 관심과 호기심을 성장감으로
이어지게 만든 대표적인 사례가 구글의 ‘20% 프로젝트 규칙’이다. 직원들에게 근무시간 중 20%를 자신이 관심을 가지고 있는 다른
분야나 프로젝트에 할애할 수 있도록 하는 제도다. 이는 업무 외적으로 개개인의 관심과 호기심을 발산할
기회를 제공한다. 구글 직원들은 자신이 호기심을 갖고 있는 주제에 시간을 써 자기 성장을 위한 긍정적인
경험을 만들고 경험하고 있으며, 이를 통해 만족감과 성취감이 매우 높게 나타나고 있다고 한다.
새로운 경험과 연결 강화
두 번째 방법은 새로운 경험과
연결을 강화하는 것이다. 성장감을 느끼는 좋은 방법 중 하나가 새로운 경험을 통해서 생각과 지식의 범위가
커질 때라고 한다. 기존에 갖고 있던 지식과 전문성의 영역을 넘어 다른 전문성 영역에서 새로운 경험을
접하게 될 때, 처음에는 이질적인 상황에서 낯섦이 생기지만, 이러한
마찰을 통해 우리의 생각과 경험은 새로운 가치를 만들게 된다.
조직 관점에서 개인의 성장과 성장감을
키울 수 있는 매우 좋은 방법이 바로 조직 내 낯선 환경을 만들어 주는 것이다. 예를 들어, 기업 내부에서 잘 만나지 않는 사람과 부서를 연결하고 새로운 시너지를 만들어 보는 것이다.
한 사례를 들어보자. 혹시 본인이 속한 기업의 영업팀과 구매팀이
얼마나 많이 교류하고 만나고 있는지 알고 있나. 필자가 정말로 많은 기업에서 프로젝트를 하면서 확인해
본 결과는 상상 이상이었다. 거의 교류가 없는 경우가 허다했기 때문이다. 교류가 없어 서로 낯선 이 두 부서가 협업하면 어떻게 될까. 아마
협업 시너지가 커질 것이다. 회사가 조직 구성원 간 새로운 연결을 위한 환경을 제공하고, 서로 다른 지식과 경험을 전이시키게 함으로써, 성장감을 느끼게 할
수 있다.
피드백 있는 의사소통
마지막으로, 성장감을 키울 수 있는 방법은 피드백(feedback) 있는 의사소통이다. 여기에서 핵심은 구성원이 힘들어하는 부분과 고민이 해결될 수 있도록 피드백을 줘서 지원하는 것이다.
성과에 대한 피드백이 아니라 성장에 대한 피드백이 있는 소통을 해야 한다는 것이 관건이다. 피드백은 조직 구성원 개인의 성장을 위한 의사소통에 초점을 둬야 한다. 그리고
그 의사소통 과정에서 개인과 현업에서의 이슈를 해결해 볼 수 있는 경험을 하게끔 지원해야 한다.
이러한
경험을 확인하고 키울 수 있는 사내 플랫폼도 필요하다. 단순히 직원 경험이 아니라 구체적으로 구성원들의
성장 경험을 쌓고 관리하는 플랫폼을 구축해 각자의 업무 영역에서 학습과 리뷰를 할 수 있도록 운영하는 것이다.
기업들의 경영진과 리더들은 성장감의
가치와 효용에 대해 진지하게 생각해 봐야 한다. 각 개인이 업무를 더 열심히 하는 과정에서 성장을 느끼고, 개인의 역량 향상은 물론 자신의 전문성과 가치를 높이는 경험을 하도록 하는 게 필요하다. 이 과정에서 조직과 기업의 성과와 성장을 함께 만들어 낼 수 있다고 생각한다.
이러한 프로세스가 잘 작동될 때, 조직 구성원들은 성장감을 느끼게 될 것이다.
성장감은 구성원들의 자발적인 노력과 도전 그리고 몰입할 수 있도록 하는 긍정적인 생각을 갖도록 만든다. 최근 개인발전계획(IDP)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이와 관련한 교육과 프로젝트도 늘고 있다. 개인의 성장을 통한 조직과
기업의 성장을 위한 좋은 선택이라고 본다.
김광진 IGM세계경영연구원 교수
* IGM세계경영연구원은 이코노미조선에 칼럼을 연재하고 있습니다. 해당 칼럼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