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금치] “이러다 다 죽어!” 인간은 죽어서까지 지구온난화의 주범이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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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작성일 23-05-26 16:57 조회 1,393 댓글 0본문
약 45억년의 지구 역사를 놓고 보면, 생물종의 90% 이상이 사라지는 대멸종이 5차례 있었다고 합니다. 5번째 대멸종은 1억 6500년 동안 지구를 점령했던 공룡이 완전히 사라진 것인데요. 과학자들은 지구온난화로 인한 6번째 대멸종이 앞당겨지고 있다는 섬뜩한 경고를 하고 있습니다. 지구 기온이 앞으로 1.6도 오르는 날이 대멸종의 시작점인데요. 이 때 생명체의 18%가 사라지고, 2도가 오르면 빙하가 사라집니다. 그리고 6도 이상 오르면 인간은 완전히 멸종된다는 시나리오입니다.
사실 대멸종을 자초하는 것은 바로 우리, 인간입니다. 우리의 삶을 위해 온난화를 발생시키며 지구를 해하고 있죠. 그런데 심지어 인간은 죽어서도 심각한 환경 오염을 일으킨다는 사실을 아시나요?
죽음은 우리가 남기는 마지막 탄소 발자국입니다. 매장과 화장은 오늘날 장례를 치르기 위한 대표적 방식인데요. 시신을 그대로 매장하면 부패하는 과정에서 극심한 토양 오염을 일으킵니다. 또 미국의 전통적인 장례식에서는 시신을 단장하는데요. 방부처리를 위해 ‘포름알데히드’라는 독성 물질을 주입하면서 환경에 악영향을 끼치게 됩니다.
한편, 화장을 할 경우 토양 오염은 적지만 400kg의 이산화탄소를 방출한다고 하네요. 게다가 화장 후 유골을 모실 납골당 시설은 일반 묘지보다 더 크게 환경을 훼손하기도 합니다.
‘친환경적 죽음’에 대한 필요성이 대두되며, 새로운 트렌드가 생겨났는데요. 미국장례지도사협회에 따르면, 미국인의 절반 이상이 Green Funeral, 즉 친환경 장례식을 찾고 있으며 그 비율이 점점 더 높아지고 있다고 합니다. 영국 BBC도 2023년 선정, ‘세상을 바꿀 미래 기술’ 중 하나로 'Green Funeral'을 꼽았죠.
그렇다면 구체적인 기술로는 무엇이 있을까요?
1) 퇴비화
나무껍질과 흙, 짚 및 자연 분해를 촉진하는 미생물 등이 있는 안치실에 시신을 넣으면 30일 후 숲과 정원에 뿌릴 수 있는 퇴비로 변합니다. 그야말로 ‘흙으로 돌아가는’ 방식이죠. 환경에 미치는 영향은 아주 미미하며, 오히려 뿌려진 흙은 공기 중 이산화탄소를 흡수한다고 하는데요. 미국 여러 주에서 합법화되어 있고 'Earth Funeral', 'Recompose' 같은 기업들이 서비스를 제공합니다.
2) 친환경 자연장
관을 사용하지 않는 대신 ‘버섯포자 수의‘를 입히고 매장하면, 시신이 부패하면서 발생하는 독소가 제거되고 식물 영양분으로 분해된다고 합니다. MIT 출신의 재미교포, 이재림씨가 창업한 ‘Coeio’에서 개발한 ‘버섯 수트’는 약 1500달러로 기존 장례 비용에 비하면 훨씬 저렴하죠. ‘베벌리힐스 아이들‘에 출연했던 미국 유명 배우 ‘루크 페리‘도 사망 후 ‘버섯 수트’를 입고 묻혔다고 합니다.
3) 알칼리 가수분해
미국 28개 주에서 합법화된 이 기술은 시신을 뜨거운 고알칼리성 물(물 95%, 수산화칼륨 5%)이 담긴 통에 담그는 방식입니다. 그 결과 나오는 액체(염분, 당분, 아미노산이 DNA에서 분리된 멸균 혼합물)는 비료로 땅에 뿌리거나 하수구에 버려도 안전한데요. 약 4시간 동안 진행되는 이 과정은 적당한 양의 전기와 물을 사용하며, 기존 화장보다 약간 비싸지만 온실가스 배출량은 극히 미미하다고 합니다.
죽음은 누구에게나 필연적입니다. 우리가 살아온 이 행성과 미래 세대를 위해서, 나의 죽음 이후 남겨진 사람들이 친환경적 선택을 할 수 있도록 미리 진지하게 생각해 두시면 어떨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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