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금치] 나이 들수록 속절없이 빨리 흐르는 시간, 붙잡는 방법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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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작성일 22-12-06 17:11 조회 2,259 댓글 0본문
10대에는 시속 10km로 흐르던 시간, 60대에는 시속 60km로 시간이 쏜살같이 날아간다는데...
나이가 들수록 시간이 더 빨리 지나가는 것 같다는 생각 많이 하시죠?
사실 대부분의 사람들이 겪는 자연스러운 심리 현상이라고 하는데요. 이것을 ‘시간수축 효과(Time-Compression Effect)’라고 합니다.
미국의 신경학자 피터 맹건(Peter Mangan)이 이런 실험을 했습니다. 19~24세 학생과 60~80세 노인 등 나이대별로 그룹을 나누고 3분을 마음 속으로 세어보라고 했는데요. 어린 학생들은 평균 3분 3초에 스톱워치를 정지시켰고, 노인 그룹은 3분하고도 40초가 지나서야 스톱워치를 눌렀답니다. 즉 나이 든 사람들이 3분이라고 느꼈던 시간이 실제로는 훌쩍 지나면서, 젊은 사람보다 시간이 더 빠르게 흐른 것처럼 느끼는 것이죠.
도대체 왜 나이가 들수록 시간이 더 빨라지는 느낌이 들까요?
미국 듀크대 기계공학 교수 애드리안 베얀(Adrian Bejan)에 따르면, 누구에게나 똑같이 주어지는 실제 시간(clock time)과 사람마다 다르게 흘러가는 마음 시간(mind time)이 있다고 합니다. 마음 시간은 여러 이미지들로 엮여 있습니다. 사람은 시각, 청각, 후각 등 여러 감각 자극으로 얻은 이미지들을 엮어 시간의 흐름을 느끼는데요. 노화가 진행될수록 뇌가 이미지에 반응하는 속도도 느려지고, 눈동자 등 신체의 움직임이 둔화되다 보니 이미지를 바꾸는 시간도 많이 걸리죠. 그러다 보니 나이가 들수록 더 적은 이미지로 한 해를 떠올리게 되고, 돌이켜보면 기억에 남는 일이 별로 없어 시간이 빨리 지나간 느낌이 드는 겁니다. 또 행복과 쾌락을 느낄 때 나오는 호르몬인 도파민이 점점 줄어드는 것도 영향을 줍니다. 도파민은 20살 때 가장 많이 나오다가 10년을 주기로 5~10% 감소합니다. 낙엽만 굴러가도 깔깔 웃던 어릴 때와는 다르게, 웬만큼 신기한 걸 봐도 점점 무디어지고 별 감흥을 못 느끼는 것이죠.
‘점점 더 멀어져 간다. 머물러 있는 청춘인 줄 알았는데…♬’ (故 김광석 노래, ‘서른 즈음에’)
이 노래가 서글프게 들리신다면, ‘마음 시간’이 천천히 가도록 생생한 이미지와 역동적인 감정으로 채워보세요. 생생한 이미지들을 뇌에 담아 시간을 촘촘하게 잇는 것이 도움이 됩니다. 예컨대 과거 좋았던 기억을 떠올리고 기록해서 다시 경험해 보거나, 새롭고 다채로운 일들에 도전해보는 겁니다. 죽기 전 꼭 해보고 싶은 버킷리스트가 있다면 “Just do it!”. 뇌는 반복적인 일엔 별 반응을 보이지 않지만, 온 신경을 쏟을 만큼 흥미로운 일은 오래 기억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뻔할 것 같은 일상에서도 새로움을 발견할 수 있습니다. 아이 같은 호기심으로 접근해보세요. 많은 경험이 쌓일수록 ‘어차피 별 다를 게 없을 거야’ 하고 어림짐작하거나 원래 습관대로 생각하고 행동하는데, 이런 관성이 시간이 쏜살같다고 느껴지게 만드는 원인이기도 하니까요.
올해도 얼마 남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일상을 조금만 새로운 순간들로 채워 보시면, 더 길어진 마음 시간을 선물로 받게 되실 거예요. 매 순간 행복한 기억들 많이 만드시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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