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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따로, 또 같이” 일하는 방식의 새로운 기준, 하이브리드 워크 시대의 리더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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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작성일 22-06-17 10:26 조회 2,701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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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화제인 TV 드라마 <나의 해방일지>에는 경기 외곽에 살며 매일 서너 시간을 서울로 출퇴근하는 데 쓰느라 지친 삼 남매가 등장 한다. “내가 죽으면 서울로 출퇴근하다 죽은 지 알아라고 하는 극중 인물이 안쓰러운데, 만약 지금의 현실이라면 이들이 출퇴근의 고단함을 덜고 에너지를 업무에 집중할 수 있는 새로운 일하는 방식을 경험할 수도 있을 것 같다. 바로 일하는 방식의 뉴노멀이라고 불리는하이브리드 워크(Hybrid work)’이다.

 

하이브리드(hybrid)가 서로 다른 것의 결합이라는 뜻을 가지고 있듯이, 하이브리드 워크란 시간과 공간이라는 두 가지 요소에 대해 제약 없이 자유롭게 선택하여 탄력적으로 일하는 것을 말한다. 업무 시간이 동일하게 정해져 있고 일하는 공간을 선택할 수 있으면 원격 근무이다. 반대로, 사무실 근무가 원칙이되 업무 시간을 탄력 적으로 쓰는 것을 유연 근무라고 한다. 따라서, 이상적인 하이브리드 워크는 원격 근무와 유연 근무의 장점을 모두 합쳤다고 생각하면 쉽다. 원하는 시간에 원하는 장소(, 사무실, 혹은 제3의 장소) 에서 일하는 것이다.


코로나19 팬데믹 이전에는 모두가 같은 시간에 같은 장소에 모여 일하는 것이 지극히 보편적인 방식이었다. 그러다 2020, 많은 기업들은 미처 준비할 새도 없이 갑작스럽게 재택근무를 도입할 수밖에 없었다. 다행히 스마트폰, 클라우드 컴퓨팅, 비대면 협업 솔루션 등 디지털을 기반으로 한 기술적 토대는 이미 수년 전부터 마련되어 있었다. 여기에 밀레니얼과 Z세대는 디지털 네이티브답게 비대면 업무 환경에 빠르게 적응했다. 이들은 팬데믹이 끝나더라도 사무실로 돌아오는 것을 두려워하고 있다. 기업들 또한 반드시 사무실에 출근하지 않아도 성과를 낼 수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고, 이제 인재 확보를 위해서라도 일하는 방식을 다양화하고 있다. 예를 들어, 라인플러스는 작년에 국내 최초로 영구 재택근무를 선언했고, 올해 7월부터는 해외 원격근무도 허용하기로 했다. 네이버는 주 3일 이상 사무실에 출근하는 ‘Type O(Office-based work)’와 주 5일 원격 근무를 기반으로 하는 ‘Type R(Remote-based work)’ 중 직원이 자율적으로 선택하도록 하는커넥티드 워크(Connected Work)’ 근무제도를 도입한다고 발표했다. 현대카드는 업무 특성에 따라 허용되는 재택근무 비율 내에서 자유롭게 근무할 수 있다.

 

하이브리드 워크는 현장근무를 선호하는 직원과 원격 근무를 선호하는 직원 모두를 포용해야 하므로 리더는 이전보다 더욱 포괄적이고 다양한 요소에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하이브리드 워크를 성공적으로 정착시키고 싶다면 다음의 3가지 질문에 대한 성찰이 필요하다.

 


1. 경영진/리더가 일하는 장소는 어디인가?

 

개인적으로 현장근무를 선호하는 리더가 있다. 그리고 그는 진심으로 직원들에게눈치보지 않고 알아서 일하길기대한다. 하지만 그의 진심과는 상관없이 경영진과 리더가 매일 사무실에 나타나면 직원들은사무실 우선의 신호로 받아들일 수 있다. 이때 사무실에서 리더들과 함께 일하는 것을 선택하는 직원들은 더욱 눈에 띄게 될것이고, 그들의 일에 더 많은 관심을 끌 수 있다. 문제는 원격으로 일하는 직원들이 배제되는 것처럼 느끼게 만든다는 것이다. 이런 결과를 방지하려면, 경영층은 기본적으로 원격으로 일한다는 방침을 분명히 할 필요가 있다. 극단적으로는경영진은 사무실에 배치하지 않는다. 경영진은 한 달에 몇 번 이내로 사무실에 나온다는 것을 공식적으로 밝히는 것도 방법이 될 수 있다.

 


2. 누가 승진하고 인정받고 있는지를 인식하고 있는가?

 

하이브리드 워크에서 가장 위험한 문제는, 성과 평가와 보상에 있어 불평등을 초래할 수 있다는 것이다. 글로벌 IT 리서치 및 자문기업, 가트너(Gartner)에 따르면, 관리자의 64%는 사무실 근무자가 원격 근무자보다 더 높은 성과를 낸다고 판단해 더 높은 급여 인상을 제공하려고 한다. 그런데 같은 조사에서 사무실 근무자보다 원격 근무자가 더 좋은 성과를 낼 가능성은 5% 높았다. 이런 문제를 완화하려면, 원격 근무자에 대한 편견을 가려내도록 관리자 교육이 필요하다. 그리고 직원들의 말에 민감하게 귀 기울이는 것이 필요하다. 1:1 대화나 포커스 그룹 인터뷰, 설문 조사 등을 통해 지속적으로 피드백을 구하도록 해야 한다.

 


3. 일관된 환경을 제공하고 있는가?

 

하이브리드 워크 운영의 핵심은원격 우선임을 새겨야 한다. 대면 커뮤니케이션보다는 온라인 커뮤니케이션을 우선하는 지침을 만들어서 원격 근무자와 사무실 근무자가 동일한 경험을 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예를 들어, 회의나 행사를 계획할 때는 항상 원격 근무자를 우선에 두어야 한다. 대부분의 사람들을 회의실로 모이게 하고 나머지는 스크린을 통해 참여시킬 것이 아니라, 모든 사람들이 온라인 미팅으로 참여함으로써 같은 경험을 할 수 있게 해야 하는 것이다. 이렇게 해야 원격 근무자들이 참여하거나 의견을 내는데 있어 불편함을 느끼지 않고, 회사의 중요한 결정사항들을 놓치지 않고 따라갈 수 있다. 즉 모든 직원이 같은 정보를 적시에, 그리고 동시에 받을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처럼 하이브리드 워크는 신경 쓸 것들이 한둘이 아니다. 심지어 사무실로 출근하지 않는다는 것 자체에 대한 회의적인 시각도 여전히 존재한다. 대표적으로 넷플릭스의 창업자이자 CEO인 리드 헤이 스팅스는새로운 발상을 떠올리려면 구성원끼리 둘러앉아 토론을 해야 하는데, 떨어져서 근무를 하면 모이기 어렵다. 대면 접촉이 없는 방식은 부정적 영향밖에 없다고 말했다. 골드만삭스 CEO 데이비드 솔로몬은직원들 간 협업이 필수적인 금융업에서 재택근무는 이상적 형태가 아니다. 2020 10% 미만의 직원들이 사무실에 출근했는데, 이것은 뉴노멀이 아니라 일탈이다라고도 했다. 한마디로, 협업이나 소통이 어렵고 생산성도 걱정된다는 것이다. 한편, 2014년 설립 때부터 100% 하이브리드 워크를 도입하여 9년째 잘 운영하고 있는 기업도 있다. 소프트웨어 개발 및 협업 플랫폼 기업, 깃랩(GitLab)이다. 전 세계 65개국 이상에 약 1300명의 직원을 둔 깃랩은 원활한 협업과 생산성 향상을 위한 노하우를 자랑한다. 협업과 소통이 걱정된다면, 깃랩의 운영 방식에서 힌트를 얻어보면 어떨까?

 

먼저, 깃랩은 모든 것을 문서화하고, 모든 회의 내용을 녹음, 기록하여 공유한다. 그리고 구성원들이 전 세계에 흩어져 있기 때문에 시차를 고려한 협업을 지원한다. 아시아에 있는 직원이 낮 시간에 업무를 수행하고 문서를 저장했다면, 그다음에 낮 시간인 유럽의 직원이 그 문서를 꺼내어 업무를 이어서 수행하는 방식이다. 성과 측정 방식도 눈여겨봄 직하다. 이들은 컴퓨터 앞에 앉아 있는 시간, 즉 투입 시간보다는 이뤄낸 결과로 성과를 측정한다. 또한 깃랩은 원격으로 근무하는 구성원들의 고립감이나 번아웃을 걱정하여 이 문제를 방지하기 위한 가이드라인을 만들었다. 여기에는정신건강 관리가 가장 중요하다’, ‘친구 및 가족과 교류할 수 있는 휴식 일정을 보장한다’, ‘긴 근무시간은 장려하지 않는다등이 포함되어 있다.

 

깃랩의 원격근무부문장 대런 머프는직원들에게 늘 가족과 친구가 우선이고, 업무는 2순위라고 강조하고 있다. 회사는 이런 부분을 명시해야 한다고 말한다. 이 같은 기조 아래, 특이하게도잡담 시간을 집어넣었는데, 직원들은 챗봇이 무작위로 선정해 준 동료와 매일 30분간 의무적으로 대화를 해야 한다. 또 구글 행아웃에는 랜덤룸(random room)이 있어서 누구든지 들러 수다를 떨 수 있다. 이기업의 성과는 어떨까? 지난해 2월 깃랩은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본격적으로 제품 공급에 나선 2016년부터 2020년까지 매출이 50 배 성장했다고 자랑했고, 2021년 기업 공개(IPO) 이후 기업가치도 20조 원 규모로 뛰었다고 한다.

 

원하든 원치 않든 하이브리드 워크 시대는 이미 시작되었다. 어느 기업도 이 변화에서 자유로울 수는 없기에 일하는 시간과 공간, 일하는 방식 전체를 다시 설계하고 문화를 만들어 나가는 긴 여정에 나서야 한다. 시공간을 초월하여 직원들이 끊김없이 몰입할 수 있는 인프라는 기본이고, 성과 평가 및 보상 제도에 구멍은 없는지 계속 들여다보아야 한다. 또한 모든 구성원이 함께 지켜야 할그라운드 룰을 바탕으로 조직마다 세부 규칙을 정비해 나가야 한다. 정보나 기회에 있어 소외당하고 있는 직원들은 없는지, 유대감이나 소속감은 탄탄한지를 살피는 것도 리더의 일이다. 이 모든 것을 주도적으로 챙기는 기업에 최고의 인재가 몰릴 것은 분명하다. 언제, 어디에서 일하더라도 같은 목표를 공유하면서 긴밀하게 협력하며 하나의 팀으로 일하는따로, 또 함께를 향해 걸음마를 떼어야 할 때이다.

 

김민경 IGM세계경영연구원 수석연구원

 

 

* IGM세계경영연구원은 월간 인재경영에 해당 칼럼을 연재하고 있습니다. 칼럼 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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