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리즘] 2025 돌아보기: K-잘파 소비코드 (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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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작성일 2026-01-19 10:11 조회 15 댓글 0본문
※ 'K-잘파 소비코드' 콘텐츠는 총 2편으로 연재됩니다.
젊은 층을 대표하던 MZ의 자리를 이제는 ‘잘파(Zα)’가 대체하고 있다. Z세대(1997~2009년생)와 알파 세대(2010년 이후 출생)에 속하는 이들은 인류 최초의 ‘모바일 네이티브’이자 ‘AI 네이티브’로, 이전 세대와는 상당히 다른 특징을 보인다. 또한, 국내 Z세대는 경제 활동에 본격적으로 진입해, 구매력과 트렌드 주도권을 동시에 갖춘 세대로 부상하고 있다. 알파 세대 역시 디지털 콘텐츠 유행의 주도층이자 부모 세대의 구매를 좌우하는 중요 소비자로 자리잡았다. 지금 국내 기업들이 잘파 세대에게 주목해야 하는 이유다.
과연 잘파 세대는 어떤 특징을 가지고 있으며, 무엇에 끌리고, 무엇을 사는가? 국내 주요 리서치 기관의 조사 결과와 다양한 시장 데이터를 종합 분석하여, 2025년 한 해 동안 일어난 K-잘파의 소비 패턴을 IGM이 다섯 가지 핵심 코드로 정리했다.
떠오르는 소비층 ‘잘파(Zα)’, 그들은 누구인가?
2023년 이미 우리나라 인구의 25%를 돌파한 잘파(Zα) 세대는 소비 시장에 막강한 영향력을 미치는 집단으로 떠오르고 있다. 맥킨지가 18개국 소비자를 대상으로 한 조사에 따르면, 모든 국가에서 Z세대는 수입 대비 가장 돈을 많이 쓰는 세대다. 또한 국내 Z세대를 대상으로 한 시장조사 결과에서도 ‘나에게 중요한 분야에 기꺼이 돈을 쓸 의향이 있다’고 답한 응답자가 50%에 달했다. 알파 세대는 아직 미성년이지만 간접적인 방식으로 상당한 구매력을 발휘한다. 저출생 시기 태어난 알파 세대는 이른바 ‘에잇포켓(8pocket, 한 아이를 위해 부모, 친조부모, 외조부모, 이모, 삼촌 등 8명의 어른들이 주머니에서 돈을 꺼낸다는 의미)’의 수혜자로, 가정 내 소비에 실질적 영향력을 행사한다.
즉, 잘파 세대는 현재의 소비 주체일 뿐 아니라 미래 시장의 구조를 바꾸는 핵심 소비층이라고 해석할 수 있다. 미래 시장의 작동원리를 이해하려면 이 새로운 세대가 무엇에 열광하고 어떤 방식으로 소비하는지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잘파(Zα) 소비 트렌드 Big 5
1) Calm but Hip
고요함과 차분함이 새로운 힙(hip)의 척도가 되고 있다. 클래식 음악이나 미술, 독서, 종교 등 과거에는 정적이라고 여겨지던 활동들이 잘파 세대의 취향 콘텐츠로 부상했다. 특히, 올해 2025 국제 불교 박람회는 표를 구하기 어려울 만큼 인기를 끌었다. 불교 박람회가 젊은 세대의 주목을 받기 시작한 것은 2024년부터다. ‘극락도 락(Rock)이다’, ‘사랑아 중생해’와 같이 인터넷 밈(meme)을 불교 용어로 재해석한 슬로건과 ‘목탁 키링’, ‘미니어처 불상’ 등 아기자기한 굿즈가 SNS에서 큰 인기를 끈 것이 계기가 되었다. 덕분에 올해 불교 박람회는 종교 행사 최초로 누적 방문객 20만 명이라는 대흥행을 기록했다. 젊은 감각을 적극적으로 수용하는 개방성과 더불어, ‘해탈’, ‘깨달음’, ‘명상’ 등 고요한 내면 수양을 중시하는 교리가 잘파 세대의 마음을 사로잡았다는 평가다.

국립중앙박물관 또한 이 트렌드의 중심에 있다. 2025년 들어 연간 누적 관람객 수 500만 명을 돌파하며, 20년 만에 최고치를 달성했다. 특히 젊은 관람객층을 겨냥한 박물관 특화 상품 ‘뮷즈(뮤지엄+굿즈)’는 예약 판매를 해야 할 정도로 인기다. 뮷즈 매출액만 지난 해 기준 213억 원에 달한다. 이는 잘파 세대에게 전통과 문화유산이 더 이상 낡고 지루한 것이 아니라, 트렌디한 소비로 받아 들여지고 있음을 보여준다.

이러한 현상은 잘파 세대의 정서적 회복 욕구와 문화적 자기 연출이 결합된 새로운 감성 코드로 해석할 수 있다. 날 때부터 과잉 자극 속에서 자라온 그들은 내면의 평화를 원하는 동시에 ‘평화와 안정’의 이미지를 다시 외부에 보이고자 하는 욕구가 공존한다. 관람이나 감상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힙한 굿즈가 불티나게 팔리며 내부 인증샷이 허용되는 전시가 대흥행하는 이유다.
브랜드가 잘파 세대 소비자를 잡으려면, 정서적 안정의 경험을 제공하는 동시에 ‘평온한 나’를 외부에 감각적으로 표현할 수 있는 매개체가 될 수 있어야 한다. 그들이 추구하는 본질적인 정서 경험 설계는 물론, 그 경험을 즐기는 ‘나’를 힙하게 연출할 수 있는 미학적 접근이 필요하다.
2) Neo China Cool
이전 세대에게 중국이 ‘세계의 공장’, ‘저가형 물건 수출국’으로 인식되었다면, 잘파 세대에게 중국은 ‘익숙하지만 신선한 문화를 가진 나라’에 가깝다. 중국 음식인 마라탕, 탕후루는 떡볶이를 제치고 1020 최고 인기 간식이 되었으며, SNS 틱톡(TikTok)에 유행하는 중국식 메이크업을 따라하기도 한다. 특히, 최근에는 중국발 브랜드들이 독창적인 디자인과 감성으로 소비재 시장의 새로운 강자로 등장하고 있다.
대표적인 사례는 중국 아트 토이 브랜드 ‘팝마트(Pop Mart)’의 자체 캐릭터 ‘라부부(Labubu)’다. 홍콩 출신 디자이너 ‘카싱 룽’이 창작한 이 캐릭터는 기존의 일본이나 미국 캐릭터들과는 다른 낯선 귀여움으로 글로벌 인기를 얻었다. 특히, 어떤 종류가 들어있는지 알 수 없는 랜덤박스형 판매 방식이 호기심과 소장욕구를 부추겼다는 평가다. 국내에서도 ‘라부부 뽑기 대란’이 일어나며 수백만원 대 중고 거래가 이어지기도 했다. 이러한 글로벌 열풍에 힘입어 팝마트는 최근 전세계 완구 업체 시가 총액 1위를 달성했다.

패션 분야에서도 잘파 세대의 중국 브랜드 사랑이 눈에 띈다. 상하이에서 온 하이엔드 브랜드 ‘슈슈통(Shushu/Tong)’은 마치 동화 속 공주 같으면서도 현대적인 스타일로 국내 및 아시아권 20대 여성들에게 큰 인기를 끌고 있다. 국내에서는 K-Pop 아이돌 블랙핑크의 멤버 ‘제니’가 입으며 열풍이 시작됐다. 현재 상하이 슈슈통 매장은 Z세대 여행객의 필수 방문지로 불리고 있을 정도다. 최근에는 29CM과 Kream 등 국내 패션 플랫폼에 입점하며 그 인기를 입증하고 있다.
이 현상은 중국이 더 이상 제조력 중심의 국가가 아닌 독창적 미감과 취향을 생산하는 플레이어로 부상했음을 보여준다. 이 트렌드는 잘파 세대가 매력을 느끼는 ‘신선한 낯섦’의 감각이 무엇인지 파악할 수 있는 하나의 단서이자, 앞으로 국내 기업이 글로벌 감성 경쟁을 위해 주목해야 할 요소이라는 점에서 의미 있다.
* 'K-잘파 소비코드' 3~5번은 다음 게시글(2/2)로 이어집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