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메타버스서 돈 버는 MZ 세대…로블록스 경제 시스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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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작성일 21-06-30 18:18 조회 6,196 댓글 0본문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pandemic·감염병 대유행)으로 우리의 경제·사회 활동에 비대면이 녹아들었다.
그리고 비대면 시대를 맞아 2000년대 초 싸이월드와 세컨드라이프 등을 통해 인기를 끌었다가 식은 메타버스가 다시 부상하고 있다.
메타버스는 가상·초월을 의미하는 메타(meta)와 세계를 뜻하는 유니버스(universe)의 합성어로, 3차원의 가상공간이다. 메타버스 참여자는 아바타를 꾸며 자신을 나타낸다.
싸이월드 세대는 ‘미 니 미 꾸미기’를 떠올리면 된다.
5세대 이동통신(5G), 증강현실(AR), 가상현실(VR) 등의 기술이 발전하면서 오늘날 메타버스는 단순한 가상공간에서 현실과 가상이 융합된 세계로 진화했다.
미국 UC 버클리는 전 세계에서 가장 인기 있는 게임 플랫폼 ‘마인크래프트’에 가상캠퍼스를 만들고, 이곳에서 비대면 졸업식을 진행했다.
국내에서는 순천향대가 SK텔레콤의 ‘점프VR’에 본교 대운동장을 구현하고, 비대면 입학식을 했다.
순천향대 신입생들은 자신의 아바타에 ‘과잠(같은 학과 구성원들이 단체로 맞춰 입는 잠바)’을 입히고, 교수·재학생·동기 아바타와 소통하는 새로운 입학식을 경험했다.
메타버스는 로블록스·제페토 등 게임·소셜 서비스를 중심으로 발전했고, 주 이용자가 MZ 세대(밀레니얼+Z 세대·1981~2010년생)다.
메타버스를 MZ 세대가 게임하며 노는 가상 놀이터 정도로 여긴다면 메타버스의 가능성을 간과하는 것이다.
로블록스에는 ‘로벅스(Robux)’, 제페토에는 ‘젬(Zem)’이라는 전용 화폐가 있다. 사용자는 이들 가상화폐로 가상콘서트 티켓 같은 아이템을 구매할 수 있다.
싸이월드 세대는 가상화폐 ‘도토리’가 생각날 것이다.
싸이월드와 차이점은 로블록스·제페토 이용자 누구나 아이템과 가상세계 경험을 생산해 판매하고 수익을 창출할 수 있다는 사실이다.
나아가 메타버스에 대체불가토큰(NFT·Non-Fungible Token) 기술을 적용하면 가상자산에 대한 신뢰성까지 확보할 수 있다.
전문가들은 이러한 경제 시스템이 메타버스 산업을 지속해서 성장시키는 핵심 요인이 될 것으로 전망한다.
비대면 시대의 메타버스 산업은 더 높은 몰입감과 상호작용을 제공해 이용자를 늘리고, 가상경제 체제를 구축해 성장 동력을 확보했다.
독일 통계 플랫폼 스태티스타에 따르면, 메타버스 시장 규모는 올해 약 34조1077억원에서 2024년 약 329조8559억원 규모로 9배 넘게 성장할 전망이다.
MZ 세대가 생산하고 소비하는 가상공간, 메타버스의 경제 시스템을 살펴보고 비즈니스 기회를 찾아보자.
‘게임계의 유튜브’라고 불리는 로블록스는 사용자가 직접 게임을 만들고, 다른 사용자가 만든 게임을 플레이하는 플랫폼이다.
로블록스에는 5000만 개 이상의 게임이 있으며, 월간 활성 사용자 수(MAU)는 약 1억5000만 명이다.
미국 9~12세의 3분의 2, 13~16세의 3분의 1이 로블록스에서 시간을 보낸다. 외출을 어렵게 만든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로블록스 이용자는 85% 증가했고,
이용 시간은 124% 늘었다.
스마트폰 하나로 유튜브 영상 제작이 가능한 것처럼, 로블록스 스튜디오를 이용하면 코딩을 모르는 사람도 쉽게 게임을 제작할 수 있다.
영상 크리에이터가 유튜브와 광고 수익을 나누는 것처럼, 게임 개발자는 로블록스와 아이템 판매 수익을 배분한다.
판매 수익은 가상화폐 로벅스로 받는데, 10만 로벅스 이상의 수익을 내면 금융 서비스를 이용해 실제 돈으로 환전할 수 있다.
2020년 기준 로블록스에는 125만 명의 개발자가 있으며, 이들은 3억2800만달러(약 3723억원)의 수익을 창출했다.
로블록스가 많은 메타버스 플랫폼 중 가장 주목받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로블록스는 단순히 게임하고 체험하는 가상공간을 넘어서, 노동과 생산 활동이 가능한 미래 공간을 제공한다.
디센트럴랜드는 NFT를 적용한 가상부동산 거래 플랫폼이다. NFT는 비트코인과 유사하지만, 디지털 자산 각각에 고유한 인식값을 부여해,
말 그대로 대체 불가능하다는 점에서 비트코인과 다르다. 디센트럴랜드의 가상부동산인 ‘랜드(Land)’는 위·변조가 불가능하고, 누구에게 얼마에 판매했는지 정보를 투명하게 축적한다. 세상에 하나밖에 없는 자산으로서 가치를 지녔다.
디센트럴랜드 이용자는 ‘마나(Mana)’라는 화폐를 통해 가상부동산을 구매하고, 아바타를 매개로 다양한 활동을 한다.
예를 들어 이용자는 자신이 소유한 토지에서 전시회나 공연을 개최하고, 여기서 발생한 수익을 수수료 없이 가져갈 수 있다.
수수료가 발생하지 않는 이유는 디센트럴랜드가 NFT에 기반해 탈중앙화 시스템으로 운영되기 때문이다.
디센트럴랜드뿐 아니라 다른 많은 메타버스 플랫폼이 NFT를 주목한다. 그 이유는 NFT가 그림·영상·아이템에 희소성과 소유권을 부여해
디지털 자산의 생산과 거래를 보다 활발하게 할 것이기 때문이다.
과거 싸이월드와 세컨드라이프처럼 일시적으로 스쳐 지나가는 유행으로 치부하기엔 메타버스 기반 기술의 발전과 산업의 성장세가 가파르다.
글로벌 인공지능(AI) 반도체 기업 엔비디아의 최고경영자(CEO) 젠슨 황은 지난해 10월 자사 개발자 행사에서 “메타버스가 오고 있다.
메타버스는 인터넷의 뒤를 잇는 가상공간의 주류가 될 것이다”라고 선언했다.
로블록스와 디센트럴랜드에서 찾은 인사이트를 정리해보자.
오늘날 메타버스는 현실 세상은 아니지만 사람들이 실제 돈을 지불할 만큼 충분히 현실적이다.
그리고 미래의 잠재 고객들은 메타버스에서 유튜브보다 더 많은 시간을 보내고 있고, 이용자 스스로 콘텐츠를 생산·유통·소비하고 있다.
메타버스는 이미 미래를 향해 출발했다. 아직 메타버스에 탑승하지 않은 기업들은 어서 메타버스 티켓을 사야 할 때다.
백재영 IGM세계경영연구원 수석연구원
** IGM세계경영연구원은 이코노미조선에 해당 컬럼을 연재하고 있습니다.
http://economychosun.com/client/news/view.php?boardName=C06&page=1&t_num=1361106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