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금치] 썩는 데 500년! 그 플라스틱을 먹어치우는 '버섯'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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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작성일 2025-08-08 16:36 조회 73 댓글 0본문
점심시간에 마신 테이크아웃 커피, 퇴근 후 시킨 배달 음식...
모두 한 번 쓰고 버려지는 플라스틱 용기에 담겨 있습니다.
우리 인간은 살아가는 동안 계속해서 환경에 영향을 미치고 있는데요.
심지어 갓난아기들이 쓰는 '일회용 기저귀'도 엄청난 플라스틱 쓰레기입니다. 아기가 기저귀를 떼기까지 사용하는 양은 5000장에서 많게는 8000장. 문제는 기저귀들이 땅에 묻힌 뒤 분해되는데 500년이나 걸린다는 점입니다. 한 사람이 죽은 뒤에도, 아기 시절에 썼던 기저귀는 수백 년 동안 지구 어딘가에 남아있는 거죠.
이 문제에 주목한 기업이 있습니다. 미국 스타트업 히로 테크놀로지스(Hiro Technologies)입니다. 단 9개월이 지나면 흙처럼 변하는 기저귀 ‘마이코다이제스터블(MycoDigestible)’을 선보였는데요. 사용 방법은요. 기저귀를 버리기 전, 곰팡이 가루가 들어있는 파우치를 기저귀에 넣는 겁니다. 이후 기저귀가 매립지에 묻히면 아기의 배변과 습기에 곰팡이가 반응해 1~2주 안에 생분해가 시작돼요.
이 곰팡이 가루, 뭘로 만들었을까요? ‘버섯균’입니다. 버섯은 나무를 단단하게 만드는 성분인 리그닌(lignin)을 분해하여 먹이로 삼는데요. 히로 테크놀로지스는 리그닌의 화학 구조가 플라스틱과 매우 유사하다는 점을 활용했습니다. 나무 먹는 버섯을, 플라스틱 먹는 버섯으로 바꾼 거죠. 창업자인 테로 이소카우필라(Tero Isokauppila)는 이렇게 말합니다. “우리는 버섯이 이미 할 줄 아는 일을 하도록, 재교육했을 뿐입니다.”
물론, 상대적으로 높은 가격대, 곰팡이 파우치를 따로 챙겨야 하는 번거로움 등 고민할 지점은 남아 있습니다. 하지만 분명한 건 지구가 지속가능해야 우리 삶도 계속될 수 있다는 거죠. 지난 5일부터 스위스 제네바에서는 '국제 플라스틱 협약 회의'가 진행 중입니다. 플라스틱의 생산부터 소비, 폐기까지 전 주기에 걸쳐 오염을 줄이기 위한 국제 협약을 도출하는 자리인데요. 이번 논의가 어떤 결론에 이르게 될지 우리 모두 관심 갖고 지켜보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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