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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팔지 말고 알게 하라”…팬덤을 만드는 3가지 시작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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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작성일 21-03-10 11:15 조회 5,002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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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전 세계가 휘청거린 가운데에서도 기록적인 성장을 달성한 제품, 서비스에는 공통점이 있다. 바로 모든 세대를 압도하는 구매력이 있는 MZ 세대(밀레니얼+Z세대·1980~2000년대생)의 열광, '팬덤'을 가진 제품, 서비스라는 점이다.

'디지털 네이티브', MZ 세대는 그 어느 때보다 똑똑하며, 지금, 이 순간에도 점점 더 똑똑해지고 있다. 김난도 서울대 소비자학과 교수가 언급한 대로 맹목적인 성공보다 '성장'을 추구하는 자기 계발형 인간, '업글 인간'의 출현이다. 이들은 '남들보다 나은 나'가 아닌 '어제의 나보다 나은 나'를 바라며, 배움으로써 삶 전체의 질적 변화를 추구한다. 기업이 자사 제품과 서비스를 통해 추구하는 바도 이와 다르지 않다. 이 접점에 '팬덤' 만들기의 비밀이 숨어 있다. 바로 '팔지 말고 알게 하는 것'이다.

2018년 국내 핀테크 기업 최초로 유니콘(기업 가치 10억달러 이상인 비상장 기업)에 등극한 토스부터 한국 가수 최초로 '미국 빌보드 메인 싱글차트 1위'를 차지한 방탄소년단(BTS), 세계 최대 전자상거래 업체 아마존의 입점을 철회하고도 매출과 영업 이익이 상승한 나이키, 창업한 지 불과 20년 만에 공룡 오라클의 시가 총액을 추월한 세일즈포스까지. 이들은 '알게 하는 것'을 통해 어떻게 팬덤을 만들 수 있었을까? 여기 세 가지 출발점이 있다.

파타고니아는 '멸종을 마주하다'라는 캠페인을 통해 사회적 이슈에 목소리를 내는 마케팅을 진행했다. 사진 유튜브 


'왜' 하는지 알려주는 토스 

최근 유튜브를 통해 공개한 지 약 열흘 만에 조회 수 83만 회를 돌파한 기업의 다큐멘터리가 화제다. 모바일 금융 플랫폼 토스가 자체 제작한 '핀테크, 간편함을 넘어'라는 다큐멘터리로, 기존 마케팅 문법으로 이해되지 않는 이야기가 담겨 있다. 바로 기업의 신념이다. 토스의 운영사 비바리퍼블리카 이승건 대표는 본 다큐멘터리에 출연하여 "이미 세상에 존재하지만, 일부한테만 가능한 것들. 그것을 모든 인류가 쓸 수 있게 만들면서 모든 사람의 삶을 조금씩 바꾸는 것", 이를 통해 "대한민국 국민 전체의 삶을 바꾸는 데 집중"하고 있음을 여러 번 강조한다. 50여 분 길이의 다큐멘터리 어디에도 토스라는 서비스가 다른 금융 기업이 제공하는 서비스보다 얼마나 더 좋은지, 무엇이 다른지에 대한 내용은 등장하지 않는다. 오히려 그들이 왜 그토록 치열하게 금융업을 혁신하려 하는지 보여준다. 그런데 여기에 달린 400여 개의 댓글이 호평 일색이다. 기업 광고임을 모두가 알고 있지만, 토스가 이야기하는 신념에 공감을 표현하고 있다. 소비에도 가치와 신념, 철학이 담기는 시대임을 제대로 짚어낸 똑똑한 선택이다. 그리고 이 선택을 더욱 효과적으로 만들어 준 것이 바로 다큐멘터리라는 형식이다. 다큐멘터리는 문서·증서를 뜻하는 라틴어 'documentum'에서 유래했는데, 주관이나 허구를 빼고 현실의 본질을 담는다는 특성이 있다. 이에 오랫동안 지적 욕구를 충족하는 수단으로 활용되어 왔다. 왜 기업을 하는지, 왜 이 제품과 서비스를 만들었는지를 '알게 하는 것'에 소비자의 자발적 참여를 일으킨 훌륭한 선택이다.


나이키는 'You Can't Stop Us' 광고를 통해 스포츠 현장의 소수자 차별을 다뤘다. 사진 유튜브  


'어떻게' 하는지 알려주는 방탄소년단(BTS)과 파타고니아

K팝을 넘어 글로벌 스타로, 세계적인 기록을 세우고 있는 방탄소년단. 이들이 수많은 글로벌 스타 가운데 유독 성공할 수 있었던 것은 선한 영향력으로 세계를 바꾸고 있는 글로벌 팬덤 '아미(ARMY)'의 지원에 있었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데뷔를 준비하던 연습생 시절부터 글로벌 스타로 도약한 지금까지, 방탄소년단은 모든 성장 과정을 팬들과 공유하고, 일상을 중계하고 있다. 여기에 더해 다양한 사회적 이슈에 대해 팬들과 소통하고, 진정성 있는 참여를 끌어내고 있다. 말 그대로 어떻게 이뤄가고 있는지를 모두 알게 한 것이다. 이에 방탄소년단의 성장과 성공은 그대로 팬덤 '아미'의 성장과 성공이 되었다.

글로벌 아웃도어 패션 브랜드 '파타고니아' 역시 브랜드 액티비즘을 통해 팬덤의 적극적 참여를 끌어내고 있다. 브랜드가 하나의 인격체처럼 사회적 이슈에 목소리를 내며 행동하는 것을 의미하는 '브랜드 액티비즘(Brand Activism)'은 기업이 어떻게 신념을 이뤄가는지를 소비자가 알게 함으로써 브랜드와 동일성, 브랜드가 갖는 진정성을 느끼게 한다. '파타고니아'는 2019년 9월, '멸종을 마주하다(Facing extinction)'라는 캠페인을 펼쳤다. 전 세계 2500여 명의 파타고니아 직원이 하루 매장을 닫고, 거리로 나가 기후 활동가들과 연대한 이 캠페인을 기획하고, 준비하고, 실행하는 모든 과정을 다양한 채널을 통해 그대로 공유해 소비자의 지속적인 참여를 유도하고 있다.

유튜브에 업로드된 토스 관련 다큐멘터리에 대한 시청자의 반응이 뜨겁다. 사진 유튜브 


'무엇을' 하는지 알려주는 나이키

올해 2월 미국의 경제 미디어 '포천(Fortune)'이 발표한 '2021 가장 존경받는 기업' 20위 안에 의류 기업으로는 유일하게 이름을 올린 나이키. 196 이래4년 창립한로 나이키는 스포츠가 만들어내는 가치를 끊임없이 소비자에게 알려주고 있다. 지난해 말 일본에서 공개된 'You Can't Stop Us' 캠페인을 통해 재일 조선인 소녀, 일본인 왕따 소녀 그리고 흑인 혼혈 소녀들이 학교에서 겪는 차별을 축구라는 스포츠로 극복하는 과정을 보여줌으로써, 나이키가 브랜드를 통해, 스포츠를 통해 세상을 바꾸고자 함을 알렸다. 미국 조지 플로이드 사망 사건에 대한 인종 차별 반대 캠페인인 'For Once, Don't do it(이번만은 하지 말자)'을 통해 전달한 메시지도 이와 다르지 않다. 소비자는 나이키를 선택함으로써 브랜드가 하고자 하는 일에 동참하는 팬덤이 된다.

마케팅 캠페인의 시대는 끝났다. 글로벌 CRM 솔루션 1위 기업 세일즈포스의 CMO(최고마케팅담당임원)로서 7년간 브랜딩, 마케팅을 이끈 스테파니 부세미는 2019년 '포브스'가 주최한 콘퍼런스에 참여하여 기간과 목표가 정해진 마케팅 캠페인의 시대는 끝났다며, 지속적이고 투명하고 진실성이 있는 콘텐츠로의 전환이 필요하다고 이야기했다. 17만여 명의 고객과 개발자가 참여하는 연례행사 '드림포스'를 진행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이 행사를 통해 소비자는 세일즈포스가 왜, 어떻게, 무엇을 하는지 알게 됨으로써 더욱 적극적인 참여, 강력한 팬덤으로 거듭나고 있다. 실제 '드림포스'가 열리는 동안 샌프란시스코 거리는 세일즈포스에 대해 이야기하는 사람들로 가득 차 걷기가 힘들 정도가 된다.

우리 기업의 제품과 서비스가 왜, 어떻게, 무엇을 하는지 '제대로' 알게 하는 것. 기업에 따라 어디에서 출발할지는 다를 수 있으나 이것이 바로 소비자 팬덤을 만드는 시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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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인표 IGM세계경영연구원 책임연구원>


** IGM세계경영연구원은 이코노미조선에 해당 컬럼을 연재하고 있습니다.

http://economychosun.com/client/news/view.php?boardName=C06&page=1&t_num=136104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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