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금치] 전설이 남긴 위대한 유산, 무어의 법칙 어깨 위에 서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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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작성일 23-03-31 10:05 조회 1,659 댓글 0본문
‘반도체 전설’이자 인텔의 공동창립자 고든 무어가 지난 24일, 94세의 나이로 세상을 떠났습니다. 인텔은 “오늘 우리는 선지자를 잃었다.”라는 트윗과 함께 그의 죽음에 깊은 애도를 표했어요. 고든 무어는 원래 캘리포니아 공대에서 화학을 전공한 과학자였는데요, 쇼클리 반도체 연구소와 페어차일드에 재직하며 반도체 산업에 몸을 담게 되었습니다.
그 후, 1968년 로버트 노이스와 함께 인텔을 창립해 2006년 명예회장직에서 물러날 때까지 수십 년간 인텔을 이끌며, 개인용 컴퓨터(PC)의 대중화를 열었습니다. 컴퓨터와 스마트폰이 일상이 된 지금의 모습은 그가 만들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죠.
가장 유명한 그의 업적은 바로 ‘무어의 법칙(Moore’s Law)’을 예측했다는 것입니다. 쉽게 말하면, 작은 실리콘 반도체 칩 하나에 올라가는 트랜지스터(전기 스위치와 증폭 작용을 하는 반도체 소자, 컴퓨팅 성능을 결정짓는 부품)의 개수가 2년마다 2배씩 증가한다는 법칙입니다. 곧, 반도체의 정보처리 속도와 메모리 용량은 2배씩 증가하고, 가격은 상대적으로 떨어진다는 의미인데요.
실제로 이 법칙은 50년 넘게 정확히 맞아떨어졌으며, 전자제품을 더 작고 빠르고 저렴하게 만드는 기술 혁신의 원동력이 되었어요. 그 결과 소비자들은 2년마다 성능이 2배 이상인 신제품을 비싸지 않은 가격에 살 수 있게 되었고, 주기적인 수요에 힘입어 제조기업들도 눈부신 성장을 이룰 수 있었죠.
무어의 법칙이 말한 숫자는 물리적 한계로 인해 끝났다는 평가를 받지만, 첨단 기술이 기하급수적으로 발전할 것이라는 그의 예측은 그대로입니다. 오히려 훨씬 더 빨라지고 있죠.
특히, 인공지능의 발전은 놀라울 정도입니다. 스턴퍼드 대가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2012년 이후로 인공지능의 성능은 3-4개월마다 2배씩 늘어나고 있다고 합니다. 무어의 법칙보다 7배나 빠른 것이죠. 인공지능에게 이미지 분류 시스템을 훈련시키는데 걸리는 시간이 2년 사이 180분의 1수준으로 빨라졌다고 하니, 그 발전 속도가 체감되시나요?
무어의 법칙을 넘어 첨단산업의 새로운 패러다임이 될 새로운 법칙도 등장했습니다. 엔비디아의 CEO 젠슨 황이 주장한 황의 법칙(Huang’s Law)인데요, 인공지능을 구동하는 반도체칩의 성능이 2년마다 2배 이상 증가한다는 겁니다. 자율주행차, 모바일 AI기기 뿐 아니라 우리 주변의 모든 제품이 2년마다 2배 넘게 똑똑해지는 세상이 곧 펼쳐진다는 거죠.
거대한 가속의 시대, 무어의 법칙보다 기간은 짧아지고 발전 속도는 훨씬 빨라졌습니다. 이런 시대를 살아가야 할 우리에게 ‘반도체 전설’이 남긴 유산은 무엇일까요? 바로, 기술을 통해 미래를 보는 눈. 그리고 그 미래를 현실로 만드는 행동력 아닐까 싶습니다. 이제는 ‘무어의 법칙’이라는 거인의 어깨 위에 서서, 그 너머를 바라볼 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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