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금치] 영구적 위기의 세상… 죽거나, 겨우 살아남거나, 눈부시게 성장하거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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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작성일 22-11-29 17:01 조회 2,173 댓글 0본문
영국의 콜린스 사전은 매년 말 ‘올해의 단어(Word of the year)’를 발표합니다. 2020년에는 ‘lockdown(봉쇄)’, 작년에는 ‘NFT’를 선정했죠. 그렇다면 2022년, 올해의 단어는?
‘permacrisis(영구적 위기)’입니다.
Permanent(영원한)와 crisis(위기)를 합친 permacrisis는 1970년대 학계에서 처음 사용됐는데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인한 전쟁과 이에 따른 공급망의 혼란, 원자재 가격 상승과 인플레이션 등 암울한 경제 환경, 인류의 생존을 위협하는 기후 위기, 언제 또 다시 닥쳐올지 모르는 바이러스의 공포, 디지털 기술 격차에 따른 양극화 심화까지… 전 세계가 직면한 현 상황은 불안정과 불안이 지속되는 영구적 위기로 풀이됩니다.
기업 활동에 빨간 불이 켜지고 극도의 위기감이 팽배한 지금, 만연한 위험과 위기를 극복하고 변화를 적극적으로 주도하는 조직이 되려면 무엇이 필요할까요? 코로나19 팬데믹 동안, 전에는 불가능하다고 생각했던 것을 이뤄낸 조직들을 살펴보면 실마리를 얻을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두바이에 본사를 둔 마지드 알 후타임(Majid Al Futtaim) 그룹은 중동 및 북아프리카에 쇼핑몰, 영화관 등의 소매 및 레저 시설을 소유한 지주회사인데요. 코로나19 감염을 막기 위해 정부가 극장을 폐쇄한 와중에 온라인 슈퍼마켓에 대한 수요가 늘어나자, 단 이틀만에 1천명의 극장 안내인과 티켓 판매자를 재교육하여 온라인 슈퍼마켓 업무에 재배치했습니다. 위기 상황이 없었다면, 이처럼 큰 규모로 빠르게 구성원들이 새로운 업무 역량 교육을 받는 일도 없었겠죠. 미국의 신시내티 아동병원 의료센터는 2019년 일년 동안 2천번의 원격진료를 했는데, 지금은 일주일에 5천번을 시행하고 있습니다. 팬데믹 이전에는 몇 년 후에나 가능할 것으로 추정했던 수치입니다. 유니레버는 단 나흘만에 탈취제를 만들던 공장 라인을 손세정제를 만드는 공장 라인으로 전환했고요.
이를 두고, 마이크로소프트의 CEO 사티아 나델라는 “2년치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이 두 달 만에 일어났다”고 했습니다. 코로나19라는 예측하지 못한 변수가 기업의 변화를 가속화한 것이죠.
불가능을 가능으로 만든 바탕에는 과거에 비해 기하급수적으로 발전한 디지털 기술이 자리하고 있는데요. 하지만 그렇다 하더라도 정상적인 상황에서 정책과 시스템 전환에만 몇 년 씩 걸릴 수도 있는 일을 단기간에 이뤄낼 수 있었던 힘은 변화를 기꺼이 수용하고 기민하게 움직이는 사람들로부터 나왔습니다. 이들은 지금껏 일을 느리게 만드는 정책이나 관료주의적 시스템을 뛰어넘어 생각하고 행동합니다. 상상할 수도 없이 빠른 속도로 고객이 새로운 환경에 적응할 때, 기업의 목표가 그저 변화에 적응하고 살아남는 정도만으로는 부족할 겁니다. 오히려 몇 배로 더 크게, 몇 배로 더 빨리 열망하는 목표가 필요하죠. 재설정된 신념과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구성원 전체가 어떻게 움직일 것인지, 더 높은 곳으로 빠르게 갈 수 있는 여력을 만들기 위해 무엇을 하지 않을 것인지에 대한 전략과 구체적인 행동의 기준도 필요하고요.
글로벌 컨설팅 기업, 맥킨지에 따르면 “조직이 한 두가지 대담한 행동을 하는 것은 변화를 일으킬 확률을 두 배 이상 높이고, 세 번 이상 하는 것은 변화의 확률을 여섯 배로 만든다”고 합니다. 지금이 위기임은 분명하지만 이전보다 더욱 새롭고 긍정적이고 영향력 있는 방법으로 조직을 이끌기 원한다면 리더가 먼저 대담한 비전을 제시하고 이전과는 다르게 움직이는 모습을 보여줘야 하지 않을까요? 지금과 같은 전례 없는 위기 속, 어떤 기업은 아예 사라지거나, 어떤 기업은 겨우 살아남을지도 모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위기를 발판삼아 놀랍도록 높이 튀어 오르는 기업도 분명 있을 것이고요. 리더라면 최근 몇 년의 반복되는 위기 속 ‘우리 조직이 배운 교훈은 무엇인가?’, ‘우리는 무엇을 미치도록 열망할 것인가?’를 반드시 자문해 보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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