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비대면 시대…영업 현장도 변화가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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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작성일 21-02-01 15:04 조회 5,030 댓글 0본문
일차원적인 영업은 이제 경쟁력 잃어…'초개인화 비즈니스'에 초점 맞춰야
2021년은까. '이 또한 지나가리라'라는 마음이 아닌 '2021년을 어떻게 만들어 가야 할까'라는 의지와 적극적인 마인드로 바라보면 그 답이 참 궁금하 어떤 한 해가 될기도 하고 재미있기도 한 요즘이다.
신뢰도는 각자 주관의 몫이지만 올해가 어떨지 엿볼 수 있는 발표와 지표들은 꽤 있다. 대부분의 기업들이 고민 끝에 내놓은 신년사에서도 무엇에 중심을 두려고 하는지를 볼 수 있다. 또 최근 디지털의 현재와 미래를 보여준 '세계 가전 전시회(CES) 2021'의 화두였던 '200년 변화보다 2년 혁신'에서도 그 느낌을 알아차릴 수 있다.
대부분의 메시지에 담겨 있는 공통점 한 가지는 2021년은 벼랑 끝의 자세로 '변화와 혁신'을 실행하지 않으면 성장하지 못한 채 망하는 길에 들어서는 중요한 한 해가 될 것이라는 점이다.
이런 시각을 갖고 기업의 변화를 바라볼 때 유난히도 많이 힘들어 하는 영역은 바로 일선 비즈니스 영업의 멤버들과 리더들일 것이다.
코로나19로 힘들어진 영업 현장
조직 문화 관점이든, 전략과 사업 관점이든 혁신 활동을 많이 해 왔음에도 불구하고 영업과 사업 현장에서의 이슈와 고민들은 쉽사리 시원하게 해결되지 못한 것이 사실이다.
영업 부문은 고객을 만나는 첨병이자 사업을 실행하고 완성하는 현실적인 주체다. 경영진의 바람으로 보면 변화와 혁신이 빨랐으면 하는 곳이지만 기대만큼 만족스러운 혁신을 하지 못하는 것이 현실이다.
특히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나타난 이후부터 영업 현장이 비대면이란 익숙한 듯 불편한 상황으로 인해 더 힘들어진 상황이다. 이런 비대면 상황에서 실적과 활동을 논의해야 하는 관리자와 영업 일선의 멤버들과의 신뢰조차 흔들리는 경우도 발생하고 있다.
도대체 비대면이 만들어 내는 어떤 상황들이 이렇게 영업팀을 힘들어하는 것일까. 몇 가지만 살펴보자.
우선 소통의 방법이 달라지고 있다는 것은 너무도 당연하다. 비대면 시대에서는 전화와 화상이라는 툴을 단순히 사용하기보다 이 툴들을 활용해 소통의 효율성을 어떻게 더 높일 수 있느냐에 초점이 맞춰지고 있다. 소통의 효율성을 높이는 것은 대면에서조차 어려웠던 일인 만큼 비대면 상황에서 이를 이행하는 것은 결코 녹록하지 않다.
또한 비대면에서는 고객의 반응을 알아차리고 대응하는 예민함과 프로세스도 다소 변화할 수밖에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마케팅과 세일즈의 이원화된 인식이 아직 존재하는 것도 영업팀이 힘들어하는 요소 중 하나다. 비대면 시대에서는 두 가지의 이질적인 활동이 이제는 하나로 이뤄져야 한다.
더 나아가 고객의 판단과 해석 및 의사 결정의 속도와 단계별 밀도도 달라지고 있다. 결정적으로 고객과의 신뢰를 형성하고 공감을 만들어 내는 것이 점점 더 어려워지는 경향도 보인다.
비대면 상황에서의 비즈니스를 개선하고 효과를 높이기 위해 고민해야 할 것들이 많다. 그중에서도 작고 사소하지만 임팩트가 큰 것도 있고 긴 호흡으로 전략적으로 준비하고 실행해야 할 것도 있다.
고객 데이터 확보 중요해져
만약 이런 비대면 영업 상황에서의 고민을 갖고 있는 현업 부서의 리더와 관리자라면 다음의 한 가지는 먼저 검토해 보면 어떨까.
우리 기업이, 우리 영업 조직 혹은 사업 조직이 그리고 고객이 갖고 있는 니즈가 무엇인지 모든 신경을 쏟아 관심을 갖고 고민하고 있는지 살펴보자는 것이다.
수년 전 한 기업에서 이와 비슷한 프로젝트를 할 때의 일이다. 당시 인터뷰와 사전 분석을 통해 정말 많은 데이터들을 수집할 수 있었다. 하지만 이 데이터들이 고객들의 불만 담긴 목소리를 온전히 담고 있지 못한다는 것을 깨달았다.
고객에게서 전략적이고 능동적인 정보를 얻지 못하고 수동적인 시각에서의 단편적인 불만과 현상만을 확인하는 수준의 데이터였기 때문에 그 뒤의 그 정보들을 활용하고 해석하는 프로세스에서의 오류는 말할 필요도 없었다. 이른바 잘못된 처방과 헛발질이 많을 수밖에 없었다.
영업과 비즈니스에서도 디지털 인프라를 활용한 고객 데이터가 더욱 중요해질 것이다. 더 정확히 말하면 어떤 데이터를 만들고 찾아내며 기업과 조직에 쌓일 데이터를 어떻게 적극적으로 활용할 것인지가 스마트한 비즈니스를 만들어 낼 것이다.
다만 땀의 현장이었던 영업 일선에서의 데이터를 떠올리는 것은 생각이 필요할 수 있다. 예를 하나 들어보자. 모든 영업 부서에서 갖는 고민 중 하나가 신규 기업과 고객을 창출하는 것이다.
회사에 따라 다르겠지만 낮게는 10%에서 높게는 40% 정도의 비율을 신규 고객 창출에 힘을 쏟는다. 이런 미션을 갖고 있는 영업 부서 직원 한 명이 고객을 발굴하려는 장면을 떠올려 보자. 창의적인 발상이 번뜩이는, 이를테면 드라마에서나 등장하는 김 과장이나 박 대리가 아니라면 그 준비 과정과 내용은 대동소이할 것이다.
코로나19로 인해 대면 미팅은 고사하고 어렵사리 잡은 화상 미팅에서 무엇을 보여줄 수 있을까. 다시 말해 인내심이 떨어져 있는 화면 건너편 고객의 신뢰를 어떻게 형성할 수 있을까.
한 가지 분명한 것은 긴 설문도 기다려 주지 않을 수 있고 우리 제품과 서비스의 장점들도 흥미롭지 않은 이야기일 수도 있다는 사실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많은 영업 일선의 비즈니스 현장에서는 이러한 현상들이 반복되고 있다. 주목해야 할 것은 조금 부지런한 고객들의 화상 화면 아래 책상 위에는 이미 어느 정도 알고 있는 자료가 준비돼 있을 것이라는 것이다. 자신의 강점과 자랑을 듣기에는 화면이 너무 건조하고 효과가 작다.
결론적으로 초개인화 비즈니스가 흐름인 지금 고객에 대한 이해도를 얼마나 높일 수 있는지는 매우 중요한 경쟁력이 될 것이고 이를 위한 데이터를 만들어 내는 것이 최전방의 영업인에게는 필수 역량이 될 것이다. 과거의 단순한 필요를 채워 주는 일차원적이고 기능적인 영업과 비즈니스는 자연스럽게 경쟁력을 잃어 갈 것이다. 이른바 그 정도는 고객도 충분히 스스로 할 수 있는 세상이기 때문이다.
실제로 우리가 익히 알고 있는 글로벌 기업들은 거론하지 않더라도 많은 기업들이 이런 이슈들을 개선하고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세상의 흐름에 대한 변화를 비즈니스로 연결하고 디지털 마케팅과 변화의 코어들을 경험하고 자산화하고 있으며 성과와 미션에 대한 본질조차 바꾸는 시도를 하고 있다.
올해도 비대면 비즈니스의 상황은 계속 유지될 것이다. 그리고 그 흐름 속에서 비즈니스 패턴의 변화에 맞춰 앞서가는 기업과 영업 일선의 프로페셔널들은 새로운 시도와 가치를 만들어 낼 것이고 놀라운 성장을 만들어 낼 확률이 높다. 아마 2022년이 되면 어떤 기업은 좀 더 편하고 스마트하게 고객을 창출하며 똑똑한 비즈니스를 하고 있을지도 모른다.
<IGM세계경영연구원 김광진 교수>
** IGM세계경영연구원은 한경비즈니스에 해당 컬럼을 연재하고 있습니다.
https://magazine.hankyung.com/business/article/202101279237b